[2026 카페경제④] 대형 간판 아래 소상공인…5.4조 정책이 가르는 가맹점과 직영점
이재명 정부 소상공인 예산 5.4조·정책자금 3조3620억원…연매출 1억400만원 미만엔 25만원 바우처 컴포즈는 가맹 중심·스타벅스는 전 매장 직영…같은 커피 체인도 사업자 성격부터 달라 고유가 피해지원금도 카페 가맹점 사용 가능·프랜차이즈 직영점 제한…본사 성장과 점주 생계 분리해 봐야
[KtN 최기형기자]같은 거리에서 커피를 파는 대형 브랜드 매장이라도 정부 정책이 적용되는 방식은 다르다. 2026년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신용·체크·선불카드로 사용할 경우 매출액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매장을 대상으로 한다. 정부가 든 사용 가능 업종에는 카페를 포함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들어갔다. 프랜차이즈 직영점과 대형 외국계 매장은 사용 제한 대상이다. 소비자 눈에는 모두 전국적인 커피 체인이지만 정책에서는 매장을 운영하는 사업자가 누구인지부터 갈린다.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 빽다방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 상당수는 개인사업자가 가맹계약을 맺고 운영한다. 컴포즈커피는 졸리비그룹이 인수를 발표한 2024년 당시 국내 2470개 점포가 모두 가맹점이었다. 반대로 스타벅스코리아는 1999년 이대점 개점 이후 국내 모든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간판의 크기나 본사 자본만 놓고 소상공인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구조다.
소상공인기본법도 브랜드의 유명세가 아니라 개별 사업자의 규모를 기준으로 삼는다. 소기업 가운데 업종별 근로자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음식점업을 포함해 광업·제조업·건설업·운수업 이외 업종은 상시근로자 5명 미만이 기준이다. 전국에 수천개 점포를 둔 브랜드의 간판을 달았더라도 개별 가맹사업자가 법정 요건을 충족하면 소상공인 정책의 대상이 될 수 있다.
2026년 이재명 정부가 편성한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 예산은 5조4000억원이다. 역대 최대 규모다. 지원사업 통합 공고에는 7개 분야 26개 사업, 1조3410억원이 배정됐고 별도의 소상공인 정책자금은 3조3620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부터 지역상권, 디지털 전환, 경영부담 완화와 재기지원까지 정책 범위도 넓어졌다.
5조4000억원이라는 숫자를 모두 점주에게 지급되는 지원금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3조3620억원 규모의 정책자금은 융자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사업자가 빌리고 이후 상환해야 하는 돈이다. 정부 예산의 규모와 카페 사장의 실제 손익에 꽂히는 현금은 같은 숫자가 아니다.
직접적인 비용 지원에는 경영안정바우처가 있다. 올해 예산은 5790억원으로 약 230만개사를 대상으로 잡았다. 전기·가스요금 등 공과금과 4대 보험료 등에 사용할 수 있으며 연매출 1억400만원 미만 소상공인에게 사업자당 최대 25만원이 지급된다.
카페에서는 매출 기준이 또 하나의 경계를 만든다. 가맹점주라는 이유만으로 25만원을 받는 것이 아니다. 연매출 1억400만원을 넘으면 경영안정바우처 대상에서 빠진다. 손에 남는 순이익이 적더라도 매출 자체가 기준을 넘으면 해당 지원과 거리가 생긴다. 매출이 상당하지만 임차료와 인건비, 원부자재 비용 부담도 큰 외식업 점포에서는 매출액만으로 경영 여력을 모두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반대로 폐업을 선택한 사업자에 대한 지원은 커졌다. 희망리턴패키지 예산은 2025년 2450억원에서 올해 3056억원으로 늘었다. 원스톱 폐업지원 가운데 점포 철거비 지원 한도는 최대 4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올랐다. 재기사업화 지원은 정부 지원 한도 2000만원을 유지하면서 사업자의 자부담을 2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낮췄다.
카페 산업에서는 성장 지원과 폐업 지원 사이에 놓인 점포가 적지 않은 구조다. 브랜드 전체 점포가 늘어나는 동안 특정 상권의 개별 점포가 같은 속도로 성장한다는 보장은 없다. 본사에는 신규 가맹점이 브랜드 규모와 공급량을 늘리는 수단이지만 기존 점주에게는 인근 경쟁점 증가가 매출 분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자는 본사가 아니라 각 점포의 사업자이고, 본사의 성장률과 점주의 경영 상태를 따로 봐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메가MGC커피에서 올해 2월 벌어진 일회용 컵 공동구매는 가맹점주가 실제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비용이 어디에 있는지를 드러냈다. 가맹점주협의회는 14온스 컵의 본사 공급가격이 개당 59.4원인 데 비해 자체 공급가는 35원이라고 밝혔다. 32온스 컵은 본사 공급가 149.6원, 협의회 공급가 65원이라고 설명했다. 컵은 본사가 지정한 필수품목이 아닌 권장품목이어서 일부 점주들이 별도 조달에 나섰다.
본사 공급가격이 곧바로 부당한 이익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품질 관리와 물류, 제품 규격 등 다른 비용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메가MGC커피 측도 외부에서 구매한 컵이 본사의 품질·재질 기준을 충족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14온스 컵 한 개의 수십원 차이까지 점주들이 직접 줄이려 움직였다는 사실은 2000원대 판매가격 뒤에서 비용 절감 경쟁이 얼마나 촘촘하게 진행되는지를 짚게 한다.
정책자금으로 수천만원을 빌려주는 것과 컵 한 개의 공급가격을 낮추는 일은 서로 다른 영역이다. 대출은 유동성을 확보해 주지만 가맹본부와 점주 사이의 원부자재 공급가격이나 로열티, 상권 내 출점, 배달 플랫폼 비용 자체를 바꾸지는 않는다. 저가 커피 점주의 손익을 좌우하는 요인이 금융비용에만 있지 않다면 자금 공급 확대만으로 점포 수익구조 전체가 달라지기는 어렵다.
이재명 정부도 올해 소상공인 정책의 방향을 단순한 보호에서 성장과 재도약으로 넓혔다. 3월 발표한 정책은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 위기 사업자의 신속한 회복과 재도전, 정책 지원체계 개선을 세 갈래로 잡았다. AI·디지털 역량을 높이고 플랫폼·대기업과의 상생협력을 확대하며 지역 기반 창업도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프랜차이즈 카페에 적용하면 정책의 성격은 조금 복잡해진다. 독립 카페는 메뉴와 공급업체, 가격, 온라인 판매 전략을 사업자가 비교적 직접 결정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점주는 브랜드 표준과 가맹계약 안에서 영업한다. 디지털 전환을 지원받더라도 주문 앱이나 멤버십, 메뉴와 프로모션을 본사가 통합 운영하면 점주가 임의로 바꿀 수 있는 범위는 제한된다. 가맹점에 필요한 성장정책은 독립 소상공인과 완전히 같을 수 없다는 분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지역에 따라 정책자금의 조건도 달라졌다. 정부는 올해 소상공인 정책자금의 60% 이상을 비수도권·인구감소지역에 공급하고 해당 지역 사업자의 금리를 0.2%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사업 목적으로 쓴 가계대출의 대환 한도는 기존 1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확대했다. 디지털·온라인 분야에서는 사업 성장 단계에 따라 정책자금 한도를 차등화하는 방식도 도입했다.
3월 이후에는 경기 충격에 대응하는 자금이 추가됐다. 정부의 제1차 추가경정예산을 반영해 4월 소상공인 정책자금 3200억원이 더해졌다. 일시적 경영애로자금 700억원, 신용취약소상공인자금 1000억원, 청년고용연계자금 1500억원이다. 7월에는 홈플러스 회생절차와 관련한 피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긴급경영안정자금 500억원을 별도로 신설하고 금리를 0.5%포인트 우대하며 대출 한도를 최대 1억원으로 정했다.
정책이 위기 발생 뒤 대상과 자금을 세분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카페 업종에서도 원두 국제가격과 환율, 임대료, 배달 비용 같은 외부 충격이 점포 손익을 빠르게 바꿀 수 있다. 가맹점은 여기에 본사가 정한 공급·판매 구조까지 겹친다. 매출 감소가 발생했을 때 자금을 빌려 버티는 정책과 사업자가 반복적으로 부담하는 비용을 낮추는 정책은 효과가 다를 수밖에 없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직접적인 소상공인 지원사업과 성격이 다르다. 고유가·고환율·고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민에게 지급한 총 6조1000억원 규모의 소비지원이다. 소득과 지역에 따라 1인당 10만~60만원을 지급하고 사용처를 지역 소상공인 매장으로 제한해 가계 지원과 골목상권 소비를 결합했다. 사용 가능 매장에 프랜차이즈 카페 가맹점이 명시적으로 포함됐다.
여기에서 전국 브랜드의 가맹점주라는 이중적 위치가 다시 드러난다. 세계적인 외식기업이 70% 지분을 확보한 컴포즈커피라도 매장에서 실제 영업하는 가맹사업자가 소상공인 요건을 충족하면 정책이 겨냥하는 지역 사업자가 될 수 있다. 컴포즈커피 인수 당시 졸리비그룹은 2470개 점포가 100% 가맹점이라고 밝혔다. 졸리비는 이 구조를 자본 투입을 줄이면서 확장할 수 있는 모델로 평가했다.
스타벅스는 반대 구조다. 스타벅스코리아가 국내 모든 매장을 직접 운영한다. 개별 매장마다 독립된 가맹점주가 존재하지 않는다. 스타벅스 매장에서 근무하는 바리스타와 매니저는 점포를 소유한 소상공인이 아니라 회사의 조직 안에서 일한다.
같은 커피 시장에서 메가MGC커피·컴포즈커피 같은 브랜드와 스타벅스를 단순히 ‘대형 프랜차이즈’라는 한 이름으로 묶으면 정책 분석도 어긋난다. 한쪽에는 거대한 본사와 수천명의 독립 가맹사업자가 함께 존재하고, 다른 한쪽에는 하나의 대형 법인이 전국 매장을 직접 운영한다. 소비자가 보는 간판의 크기보다 매출이 누구에게 귀속되고 영업 위험을 누가 부담하는지가 정부 지원의 경계를 만든다.
이재명 정부가 내건 ‘성장과 재도약’은 카페 시장에서 본사의 성장과 점주의 성장을 분리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컴포즈커피처럼 가맹망이 글로벌 외식기업의 성장 자산이 될 수 있고, 메가MGC커피처럼 브랜드가 전국적인 대형 체인으로 커져도 개별 매장에서는 일회용 컵 몇십원의 공급가격을 놓고 원가 절감에 나설 수 있다.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는 것과 매장 한 곳의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것은 같은 결과가 아니다.
25만원의 경영안정바우처, 수조원 규모의 정책자금, 폐업 때 최대 600만원의 철거비 지원은 각각 다른 단계의 사업자를 겨냥한다. 지원 규모 확대와 함께 어떤 카페가 대상에 들어오고 어떤 점포가 빠지는지, 대출을 받은 뒤 수익구조가 개선되는지까지 살펴봐야 정책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 연매출 1억400만원을 넘어서 바우처에서는 제외되지만 실제 수익성이 낮은 사업자와, 대형 브랜드에 속했지만 소상공인인 가맹점주를 동일한 기준으로 세밀하게 구분하는 작업도 남아 있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오는 8월 31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카페 가맹점은 조건을 충족하면 사용처가 될 수 있지만 프랜차이즈 직영점과 온라인 배달앱 결제는 제한된다. 소비자가 같은 커피를 사더라도 결제가 어느 사업자에게 들어가는지에 따라 정책의 돈길이 달라지는 구조다.
2026년 카페 시장에서는 2000원짜리 커피를 파는 전국 체인이 대형 자본의 사업으로 성장하는 동시에 매장을 운영하는 가맹점주는 소상공인 정책 안에 남아 있다. 이재명 정부의 하반기 정책자금 집행과 경영안정 지원, 지역 소비지원이 실제 점포의 매출과 폐업 흐름에 어떤 변화를 만드는지는 본사 실적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카페 간판 하나 아래 놓인 대기업과 소상공인의 두 경제가 올해 정부 정책에서도 서로 다른 숫자로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