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카페경제⑧] 개인카페, 저가커피·배달앱 사이서 버틴다…원두·디저트·지역성으로 다시 짜는 경쟁

배달 주문자 29.6% 개인카페 이용…2030 여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선택 2025년 폐업사업자 97.6만개·주요 6대 업종 폐업률 11.08%…음식업 포함, 카페만의 폐업률은 별도 확인 필요 정부도 ‘브랜드 소상공인’·생활문화 혁신 지원 확대…‘근본이즘’은 유행어보다 다시 찾게 만드는 이유로 검증

2026-08-18     최기형 기자
카페 트렌드.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최기형기자]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가 수천개 점포를 깔고, 스타벅스가 전국 직영망과 앱을 붙잡고, 중국 차 브랜드가 서울 주요 상권으로 들어오는 동안 개인카페도 소비자의 선택지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최근 한 달 카페 배달을 직접 주문한 소비자의 29.6%가 비프랜차이즈·개인 커피전문점을 이용했다. 베이커리·디저트 전문점은 27.7%였다. 남성보다 여성에서 개인카페 이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20~30대 여성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오픈서베이가 2026년 7월 조사한 결과다.

29.6%를 개인카페의 시장점유율로 읽을 수는 없다. 최근 한 달 배달을 직접 주문한 791명이 어떤 유형의 매장을 이용했는지를 복수로 집계한 수치다. 매장 방문과 테이크아웃은 포함하지 않는다. 다만 소비자가 배달앱 안에서도 프랜차이즈만 고르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남는다.

개인카페가 맞닥뜨린 경쟁 조건은 몇 년 전보다 복잡해졌다. 2000원 안팎의 아메리카노를 파는 저가 프랜차이즈와 가격으로 맞붙어야 하고, 대형 카페의 멤버십과 앱, 중국 차 브랜드의 새로운 메뉴, 배달 플랫폼의 리뷰와 할인 경쟁까지 동시에 상대한다. 늦은 오후와 저녁에는 디카페인이라는 별도의 선택지도 커졌다. 커피 한 잔만 잘 만들면 주변 상권에서 손님을 확보할 수 있었던 영업환경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가격 경쟁부터 개인 점포에는 부담이 크다. 대형 체인은 수천개 매장의 구매량을 묶어 원두와 식자재, 포장재를 조달하고 전국 단위 마케팅을 집행할 수 있다. 개인카페 한 곳이 같은 규모의 구매력과 광고 효율을 갖기는 어렵다. 저가 프랜차이즈 본부와 개별 가맹점 사이에서도 원부자재 가격을 둘러싼 갈등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독립 점포가 가격만으로 대형 체인과 맞서는 전략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

가격을 똑같이 낮추지 않는다면 소비자가 더 지불할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개인카페의 경쟁은 결국 한 잔의 원가보다 ‘다시 그 매장을 선택할 이유’를 얼마나 확보하느냐로 이동한다. 원두의 선택과 로스팅, 추출 방식, 디저트, 메뉴 구성, 응대, 공간, 상권과의 관계가 모두 포함될 수 있다. 모든 요소를 갖춰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프랜차이즈가 쉽게 복제하기 어려운 한두 가지를 사업의 중심에 놓지 못하면 가격과 편의에서 밀릴 가능성이 커진다는 산업 구조의 변화다.

배달은 개인카페에 양쪽 문을 동시에 열었다. 골목 안쪽에 있어도 앱에서 메뉴와 리뷰가 노출되면 기존 상권 밖 주문을 받을 수 있다. 유명 브랜드인지 여부보다 맛과 가격, 최소주문금액과 배달비가 앞선다는 소비 흐름도 브랜드 인지도가 약한 점포에는 진입 기회가 된다.

반대쪽에서는 플랫폼 비용과 노출 경쟁이 기다린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동반성장위원회가 배달앱 입점업체 808곳을 조사한 결과 월평균 매출의 36.0%, 주문건수의 34.6%가 배달앱에서 발생했다. 입점업체는 평균 2.3개 앱을 이용했지만 매출 1순위 앱이 앱 주문의 평균 67.7%를 차지했다. 이용료 수준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28.3%였고, 업체들이 적정하다고 생각한 평균 중개수수료 4.5%와 실제 1순위 앱 평균 8.2% 사이에도 차이가 있었다. 카페만을 조사한 수치는 아니지만 외식 자영업자가 플랫폼을 끊기도, 비용을 무시하기도 어려운 환경을 설명한다.

개인카페가 배달에서 주문을 얻으면 매출 통로가 늘지만, 매장 방문 고객과 다른 손익계산서가 만들어진다. 메뉴 가격에 중개수수료와 배달 관련 비용, 할인·프로모션 부담이 붙는다. 포장 상태와 배달 후 음료 품질도 평점에 영향을 미친다. 매장에서 잘 팔리는 커피와 배달에서 이익이 남는 메뉴가 반드시 같지도 않다.

프랜차이즈에는 본사가 메뉴 개발과 마케팅, 포장 규격을 설계할 조직이 있다. 개인카페에서는 같은 일을 사업자가 직접 해야 한다. 커피를 내리고 직원을 관리하면서 원가를 계산하고 SNS를 운영하며 배달앱 메뉴 사진과 리뷰까지 관리해야 한다. ‘작은 가게이기 때문에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과 ‘모든 일을 한 사업자가 떠안는다’는 부담이 같은 구조에서 나온다.

폐업 통계는 골목 사업자의 현실을 더 넓은 범위에서 짚게 한다. 2025년 국내 폐업 사업자는 97만6000개로 2024년 100만8000개보다 줄었다. 전체 사업자 폐업률도 9.04%에서 8.64%로 낮아졌다. 다만 제조·도매·소매·음식·숙박·서비스 등 소상공인 주요 6대 업종의 폐업률은 11.08%로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해당 통계에서 커피전문점만 따로 떼어낸 폐업률은 제시되지 않았다. ‘개인카페 폐업률이 11.08%’라고 쓰면 통계를 잘못 사용하는 셈이다.

폐업 원인에서는 매출과 수익성이 크게 작용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공개한 2026년 폐업 소상공인 실태조사에서는 폐업자의 70.9%가 수익성 악화와 매출 부진을 폐업 이유로 꼽았고, 고객 감소 62.5%, 원재료비 부담 29.4%가 주요 경영 어려움으로 집계됐다. 폐업 결심 당시 부채를 보유한 비율은 68.5%, 평균 부채는 8531만원이었다. 평균 폐업 비용도 1286만원으로 조사됐다. 역시 카페에 한정한 통계는 아니지만 매출이 줄었다고 바로 문을 닫을 수조차 없는 소상공인의 비용구조를 드러낸다.

커피는 이런 자영업 환경에서도 진입 문턱이 상대적으로 눈에 잘 보이는 업종이다. 에스프레소 머신과 그라인더, 냉장·제빙 설비, 인테리어와 임차 공간을 갖추면 영업 형태를 이해하기 쉽다. 소비자도 매일 커피를 마신다. 반면 브랜드가 없는 신규 매장이 수천개의 프랜차이즈 점포와 이미 자리 잡은 지역 카페 사이에서 반복 구매 고객을 확보하는 일은 별개의 문제다.

대형 체인의 숫자는 소비자가 카페를 발견하는 방식부터 바꾼다. 출근길에 저가 브랜드가 여러 곳 있고 앱을 열면 동일 브랜드가 다시 노출된다. 소비자가 개인카페를 선택하려면 더 걷거나, 더 기다리거나, 경우에 따라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할 수 있다. 추가 비용을 상쇄할 이유가 약하면 반복 구매는 가까운 체인으로 이동하기 쉽다.

반대로 개인카페에는 대형 체인이 갖기 어려운 특성도 있다. 메뉴와 원두를 본사가 정하지 않고, 주변 고객 반응에 따라 빠르게 바꿀 수 있다. 지역 제과점과 협업하거나 특정 산지 원두를 집중적으로 취급하고, 상권에 맞춰 영업시간과 좌석 구성을 조정할 수도 있다. 이런 운영 방식이 실제 매출을 높인다고 일괄적으로 단정할 자료는 없다. 개인카페의 자유도가 생존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차별화할 수 있는 권한을 사업자가 직접 갖고 있다는 정도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2026년 정부 정책에서도 소상공인을 단순히 ‘보호해야 할 작은 사업자’로만 다루는 방식에서 벗어나 브랜드와 상품 경쟁력을 키우려는 사업이 늘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브랜드 소상공인 점프업’ 사업을 별도로 마련해 역량을 갖춘 소상공인을 전문 광고·마케팅 회사와 연결하고 프리미엄 브랜드로 육성하는 사업을 공고했다. 정부가 소상공인의 금융 지원뿐 아니라 ‘브랜드를 만드는 능력’을 성장 정책의 대상으로 올린 셈이다.

‘생활문화 혁신지원’도 푸드·뷰티·패션 등 생활밀착형 업종을 대상으로 전국 약 400개사를 선정해 제품·서비스 개선을 위한 기술개발과 사업화를 묶어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지원 한도는 기업당 최대 1억원이다. 대상에는 정상 영업 중인 소상공인과 로컬창업가가 포함된다. 카페가 자동으로 지원받는 사업은 아니지만 음식과 지역 기반 서비스를 단순한 생계형 영업에서 상품·기술·브랜드 사업으로 확장하려는 정책 방향은 확인된다.

2026년 전체 소상공인 예산 역시 5조4000억원으로 편성됐고 AI·디지털 전환, 성장 단계별 지원, 지역상권 활성화가 주요 분야에 포함됐다. 자금을 빌려 버티게 하는 정책만으로는 프랜차이즈와 플랫폼이 재편한 카페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정책 설계에도 일정 부분 반영돼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개인카페에 ‘브랜드’라는 단어가 중요해질수록 프랜차이즈와 닮아가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이름과 로고를 통일하고 여러 점포를 내는 것만 브랜드가 아니다. 원두와 메뉴, 가격, 서비스가 소비자에게 일정한 기대를 만들고 다시 방문할 이유를 축적하면 한 점포도 브랜드가 될 수 있다.

‘트렌드 코리아 2026’이 올해 제시한 10개 소비 키워드의 마지막은 ‘근본이즘(Returning to the Fundamentals)’이다. 같은 책에는 프라이스 디코딩, 픽셀라이프, 건강지능 HQ 등도 함께 제시됐다. 카페 산업에 ‘근본이즘’을 적용한다면 오래된 물건을 진열하거나 복고풍 인테리어를 갖추는 것만으로 좁힐 필요는 없다.

커피에서 가장 근본적인 요소는 결국 마시는 한 잔이다. 원두가 어디에서 왔는지, 어떻게 볶고 추출했는지, 같은 메뉴를 다시 주문했을 때 맛이 유지되는지, 가격이 납득되는지가 먼저다. 인테리어와 SNS 사진이 첫 방문을 만들 수 있어도 재방문까지 보장하지 않는다.

트렌드 키워드도 여기서는 결과를 증명하는 자료가 아니다. ‘근본이즘이 유행하기 때문에 개인카페가 성장한다’는 인과관계를 뒷받침하는 통계는 없다. 오히려 거꾸로 검증하는 편이 적절하다. 대형 체인이 가격과 접근성, 플랫폼과 멤버십을 장악한 시장에서 소비자가 굳이 개인카페를 다시 찾는다면 어느 요소가 실제 재방문을 만들고 있는지를 매출과 인터뷰로 확인한 뒤 ‘근본’이라는 해석을 붙일 수 있다.

프랜차이즈도 이미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스타벅스는 브랜드 경험과 리워드를 강화하고, 투썸플레이스는 디저트를 커피와 결합하며, 메가MGC커피와 컴포즈커피도 신메뉴와 대중적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개인카페만 ‘진짜 커피’를 하고 대형 체인은 표준화된 제품만 판다는 구분도 현실과 맞지 않는다.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원두와 메뉴 개발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수 있다.

개인카페의 경쟁력은 ‘진정성’ 같은 추상적인 말보다 구체적인 차이에서 확인돼야 한다. 같은 상권의 저가 프랜차이즈보다 2000원을 더 받는다면 그 차액이 원두, 디저트, 좌석, 서비스 가운데 어디에서 소비자에게 돌아오는지 설명돼야 한다. 가격이 같다면 품질이나 메뉴에서 다른 선택을 줄 수 있어야 하고, 가격이 더 낮다면 대형 체인보다 작은 구매 규모를 견딜 원가구조가 필요하다.

소비자의 하루도 하나의 카페에 묶이지 않는다. 아침에는 가까운 저가 프랜차이즈에서 아메리카노를 사고, 오후에는 개인카페에서 디저트를 먹으며, 사무실에서는 배달앱을 열고, 저녁에는 디카페인을 고를 수 있다. 중국계 차 전문점까지 들어오면서 한 사람이 사용하는 음료 브랜드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어느 브랜드 하나가 소비자를 독점하기보다 시간과 목적을 나눠 갖는 경쟁이다.

바로 이 구조 때문에 개인카페가 전국 체인보다 작다는 사실만으로 퇴장을 예측하기도 어렵다. 모든 커피 수요를 가져올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특정 시간, 특정 메뉴, 특정 지역의 고객을 붙잡아도 사업은 성립할 수 있다. 동시에 목표 시장이 작은 만큼 임대료와 인건비가 조금만 오르거나 핵심 고객층이 이동해도 매출 충격을 크게 받을 수 있다.

저가 커피는 규모를 키우며 가격을 낮췄고, 대형 프랜차이즈는 앱과 브랜드 자산을 축적했다. 중국 차 기업은 새로운 음료 선택을 늘렸고, 배달 플랫폼은 카페와 소비자 사이의 유통권을 넓혔다. 디카페인은 커피를 마시는 시간을 확장했다. 개인카페에는 어느 한 축에서도 규모의 우위를 갖기 어려운 시장이 만들어졌다.

남는 경쟁은 한 점포를 선택해야 할 구체적인 이유다. 원두가 될 수도 있고 디저트가 될 수도 있으며 지역에서 축적한 단골 관계나 다른 카페에서 찾기 어려운 메뉴가 될 수도 있다. 무엇이 실제 경쟁력이 되는지는 상권과 고객층에 따라 달라진다. 정부의 브랜드 지원이나 2026년 소비 키워드가 대신 결정해 줄 수 있는 영역도 아니다.

2025년 소상공인 주요 업종의 폐업률이 전체 평균을 웃돈 상황에서 올해 정부는 브랜드 육성과 제품·서비스 혁신, 디지털 전환을 동시에 확대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개인카페의 신규 개업과 폐업, 배달 매출 비중, 지역별 임대료와 원재료 가격, 정부 지원사업의 실제 선정·집행 결과가 골목 카페의 수익성을 가늠할 숫자로 남는다.

2026년 카페 시장은 2000원 커피와 5000원 커피 가운데 하나가 승자가 되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가격을 중시하는 소비, 새로운 차를 찾는 소비, 배달을 원하는 소비, 카페인을 조절하는 소비가 같은 사람 안에서 동시에 나타났다. 개인카페도 거대한 체인을 정면으로 밀어내는 방식보다 잘게 나뉜 소비 시간 가운데 자신의 자리를 확보하는 쪽에 가까워지고 있다.

수천개 점포를 가진 본사와 글로벌 자본, 배달 플랫폼 사이에서도 골목의 한 점포가 선택되고 있다는 사실은 아직 남아 있다. 앞으로 확인할 숫자는 점포 수보다 재방문과 점포당 매출, 폐업과 생존 기간이다. ‘근본’이라는 이름이 실제 경쟁력이 되는지도 결국 소비자가 같은 카페의 문을 다시 여는 횟수에서 판가름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