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롯데백화점 ‘상생’ 20개사…두 이름보다 오래 남을 거래가 필요

13일 사업설명회서 지원·정산 절차 설명하고 참여기업 질의응답 롯데쇼핑 매출 4년간 11.8% 감소했지만 백화점 수익성 확대…2분기 영업이익 1197억원 20개사 명시 지원한도 합산 최대 1억4000만원…사업 종료 뒤 후속계약·추가발주까지 이어져야

2026-08-13     박준식 기자
추미애 경기도지사. 사진=추미애 facebook,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준식기자]경기도와 롯데백화점이 13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코워킹스페이스에서 도내 중소기업 20곳을 대상으로 판로개척 지원사업 설명회를 열었다. 뷰티·식품·패션잡화·라이프스타일 분야에서 선정된 기업들이 참석했고,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과 롯데백화점은 사업 추진 절차와 지원금 신청·정산, 세부 지원내용과 향후 일정을 설명한 뒤 참여기업의 질의를 받았다. 9월 22일 경기도 동반성장페어에서는 롯데백화점을 비롯한 대형 유통기업 상품기획자(MD)와 입점 상담을 진행하고, 이후 경기도 소재 롯데백화점 점포 팝업스토어와 온라인몰 입점·기획전으로 판매 접점을 넓힌다.

경기도는 이번 사업을 ‘대·중·소 상생협력 프로그램’으로 추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MD 전문성과 점포·온라인 유통망을 활용해 중소기업의 제품과 브랜드를 개선하고 실제 시장 진입까지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우수기업에는 L-LAB 컨설팅과 중소기업 판로지원 전문매장 ‘드림플라자’ 입점 기회도 추가로 제공한다. 경기도가 제시한 사업의 최종 목표는 ‘안정적인 판로 확대’다.

경기도와 롯데백화점이라는 두 브랜드가 ‘상생’을 함께 내걸 만큼 20개 기업에 어떤 지속 가능한 경제적 결과를 남길 것인가. 이번 사업은 9월 품평회와 팝업스토어가 끝난 뒤부터 본격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경기도와 롯데백화점의 협업 사실은 이미 대외적으로 공개됐지만, 중소기업의 몫은 MD 상담이 납품으로 전환되고 팝업 판매가 추가 주문으로 이어지며 온라인몰 입점이 지속적인 거래로 남을 때 비로소 숫자로 나타난다.

롯데백화점의 최근 실적은 이번 협업을 단순한 사회공헌 사업으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배경도 보여준다. 롯데쇼핑 연결 매출은 2021년 15조5736억원에서 2022년 15조4760억원, 2023년 14조5559억원, 2024년 13조9866억원, 2025년 13조7384억원으로 4년 동안 약 11.8%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76억원에서 5470억원으로 증가했다. 외형을 줄이면서 수익성을 높이는 흐름이 이어졌다.

백화점의 수익 기여도는 올해 들어 더 커졌다. 롯데쇼핑의 올해 1분기 전체 매출 가운데 국내 백화점이 차지한 비중은 23%였지만 영업이익 기여도는 73%였다. 롯데쇼핑은 당시 핵심 점포와 외국인 고객의 판매 증가, 수익성이 높은 패션 상품군의 호조를 백화점 실적 개선 요인으로 제시했다.

2분기에도 백화점 사업 매출은 891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197억원으로 84.0% 늘었다. 롯데쇼핑 전체 2분기 영업이익 899억원보다 백화점 부문 영업이익이 더 컸다. 마트·슈퍼·이커머스 등 다른 사업부문의 적자가 백화점에서 발생한 이익 일부를 상쇄했다. 상반기 백화점 영업이익은 310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9.4% 증가했다.

백화점에서 새로운 브랜드와 상품을 발굴하는 일은 이런 수익구조와 직접 연결된다. 롯데쇼핑은 핵심 점포 리뉴얼과 함께 국내외 인기 콘텐츠, 패션·뷰티 브랜드, 팝업스토어를 활용해 상품 경쟁력과 집객력을 강화해 왔다. 경기도가 선정한 20개 기업의 제품을 MD가 검토하고 실제 점포와 온라인몰에서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는 과정은 중소기업에 유통망 진입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롯데백화점에도 새로운 판매 상품을 확보할 기회를 준다.

20개 기업의 선정 방식에도 유통사업의 성격이 반영돼 있다. 참여기업은 경기도에 본사 또는 공장을 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모집됐으며, 상품경쟁력 강화와 MD품평회, 온라인·오프라인 입점을 묶어 지원한다. 경영기반이 취약한 기업에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방식보다 일정 수준의 제품과 판매 준비를 갖춘 기업을 실제 유통시장으로 연결하는 판로개척 사업에 무게가 실려 있다.

돈은 유통망 진입을 뒷받침하는 수단으로 배치됐다. 세부 공고에는 상품경쟁력 강화에 기업당 최대 200만원, MD품평회 운영에 최대 300만원, 롯데백화점 팝업스토어 운영에 최대 200만원이 제시됐다. 기업당 금액이 명시된 지원한도는 최대 700만원이며 20개 기업을 같은 기준으로 합산하면 최대 1억4000만원이다. 롯데백화점의 MD 컨설팅과 온라인몰 입점, L-LAB·드림플라자 연계 지원까지 포함한 전체 사업비와 비용 분담 규모는 공개된 사업 안내에서 구체적인 금액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1억4000만원의 크기보다 중요한 숫자는 이후에 나온다. 상품 개선과 품평회, 팝업에 수백만원을 지원받은 기업이 롯데백화점과 장기 납품계약을 맺거나 다른 대형 유통기업까지 거래처를 넓힌다면 판로지원의 경제적 효과는 지원금보다 커진다. 팝업 판매가 끝난 뒤 추가 주문이 끊긴 기업에는 일시적인 판매실적과 유통 경험이 남는다. 같은 사업비를 집행해도 후속 거래에 따라 기업이 얻는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9월 22일 열리는 MD품평회도 상담 건수만으로 성과를 판단하기 어렵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별도로 진행하는 올해 하반기 통합 품평회 역시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AK 등 백화점과 대형마트·온라인 플랫폼을 연결하고, MD 심사를 거쳐 실제 입점이나 상생사업 참여로 넘어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유통기업과 중소기업을 연결하는 품평회가 이미 여러 기관에서 활용되는 만큼 경기도 사업의 차별성도 결국 상담 이후 실제 거래 전환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팝업스토어 역시 백화점에는 중요한 판매·집객 수단이다. 롯데백화점은 현재도 지역 브랜드와 디저트 업체 등을 묶은 팝업을 점포 콘텐츠로 활용하고 있다. 중소기업에 팝업 참여 자체가 의미 없는 것은 아니지만 백화점의 통상적인 영업전략과 공공기관이 붙은 ‘상생 사업’의 성과를 같은 수준에서 볼 수는 없다. 경기도가 참여했다면 소비자에게 제품을 한 차례 선보이는 데서 더 나아가 거래가 이어질 통로까지 남기는 것이 공공지원의 몫이다.

사업은 오는 11월 30일까지 진행된다. 11월에는 팝업 판매액과 온라인몰 입점기업 수, 실제 계약으로 넘어간 업체 수를 확인할 수 있다. 이후에는 추가 발주와 거래 유지 여부가 남는다. 한 차례 판매된 제품이 다시 발주되고, 기획전이 끝난 뒤에도 온라인 판매가 이어지고, 팝업에 참여한 기업이 롯데백화점이나 다른 유통기업과 정규 거래를 시작했다면 경기도가 말한 ‘안정적인 판로 확대’가 구체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20개 기업 모두가 정규 입점에 성공할 필요는 없다. 소비자 반응과 가격, 생산능력에 따라 거래가 이어지지 않는 기업도 나올 수 있다. 공공사업의 성과를 확인하려면 성공한 몇 개 기업의 입점 소식만 따로 꺼내기보다 20개 가운데 실제 판매에 들어간 기업, 후속 계약을 맺은 기업, 추가 발주를 받은 기업, 거래가 종료된 기업을 함께 집계해야 한다. 전체 결과가 나와야 경기도가 투입한 지원과 롯데백화점의 유통 인프라가 기업 성장에 어느 정도 연결됐는지 판단할 수 있다.

경기도에는 지역 중소기업의 판로를 넓혀야 할 정책 목적이 있고, 롯데백화점에는 백화점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상품과 브랜드를 확보해야 할 사업적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에는 대형 유통망을 통하지 않고서는 확보하기 어려운 MD와 소비자 접점이 필요하다. 세 이해가 장기 거래로 이어진다면 ‘상생’이라는 이름에도 경제적 내용이 채워진다.

13일 설명회에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과 롯데백화점은 지원금 신청과 정산 절차를 설명하고 기업들의 질문을 받았다. 9월에는 MD가 제품을 평가하고, 그 뒤에는 소비자가 상품을 평가한다. 마지막 평가는 사업이 끝난 뒤 남는 거래가 하게 된다.

경기도와 롯데백화점이라는 두 브랜드가 ‘상생’을 함께 내건 만큼 20개 기업에는 두 이름보다 오래가는 경제적 결과가 남아야 한다. 팝업스토어가 철수한 뒤에도 발주가 이어지고, 온라인 기획전이 끝난 뒤에도 매출이 발생하며, 다음 해에도 거래를 유지하는 기업이 얼마나 남았는지가 이번 사업의 성적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