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garet Howell FW26④] 셔츠·니트·재킷의 반복…마가렛 하웰이 만든 FW26 일상복

검정·회색·흰색 중심의 절제된 구성…기능성과 활용도 앞세운 겨울 옷장

2026-08-16     박인경 기자

[KtN 박인경기자]마가렛 하웰(Margaret Howell)의 2026년 가을·겨울(FW26) 컬렉션에는 재킷과 셔츠, 니트, 팬츠처럼 익숙한 옷이 거듭 등장한다. 한 번의 착장을 위해 특별한 형태를 만들어내기보다 서로 바꿔 입고 겹쳐 입을 수 있는 품목을 중심으로 겨울 옷장을 구성했다. 검정과 회색, 흰색을 주로 사용하고 장식을 줄이면서 옷의 길이와 폭, 소재의 차이가 각 착장을 나눈다.

FW26 캠페인이 내세운 방향도 실제 생활에서 입을 수 있는 옷에 가깝다. 여유 있는 테일러링과 부드럽게 다듬은 유틸리티 요소를 함께 사용하고, 셔츠 위에는 니트나 재킷을 겹친다. 팬츠는 몸에 밀착시키기보다 움직일 공간을 남겼다. 하나의 강한 스타일을 완성하기보다 옷장 안의 기본 품목을 여러 방식으로 연결하는 구성이다.

Collier Schorr Lenses Margaret Howell’s FW26 Campaign. 사진=Collier Schorr,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짙은 니트 아래로 흰 셔츠 칼라가 드러나고, 하의에는 검은 팬츠가 이어진다. 니트 가슴 부분에는 밝은 무늬가 가로로 놓였지만 전체 착장의 색은 제한적이다. 셔츠와 니트, 팬츠라는 단순한 조합 안에서 칼라의 흰색과 니트의 무늬가 작은 차이를 만든다.

니트는 몸의 윤곽을 강하게 드러내지 않고 허리 부근까지 곧게 내려온다. 팬츠 역시 여유를 남겼다. 상의와 하의를 모두 크게 부풀리지 않으면서도 몸에 밀착시키지 않아 겨울철 겹쳐 입기에 필요한 공간이 생긴다. 셔츠를 안에 두고 니트를 더하는 익숙한 방식이지만 비례를 느슨하게 잡으면서 정돈된 인상과 편안한 착용감을 함께 가져간다.

같은 컬렉션 안에서 셔츠는 베스트, 니트, 재킷과 반복해서 조합된다. 팬츠도 상의에 따라 별도의 성격을 강하게 부여하기보다 전체 실루엣을 받쳐준다. 한 벌의 완성된 세트보다 각각의 품목을 다시 활용하는 방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색 구성도 조합을 어렵게 만들지 않는다. 검정과 짙은 회색, 흰색이 여러 착장에서 이어지고 강한 색의 대비는 많지 않다. 색을 줄이면서 재킷의 거친 질감과 셔츠의 매끈한 면, 니트의 짜임처럼 소재에서 생기는 차이가 상대적으로 눈에 들어온다.

유틸리티웨어의 성격도 장식적인 기능성을 드러내는 쪽과는 다르다. 작업복을 연상시키는 강한 디테일보다는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여유와 겹쳐 입는 구조가 남는다. 테일러링 역시 각을 세운 정장보다 재킷과 팬츠의 기본 형태를 유지하면서 허리와 다리에 공간을 두는 방식으로 풀었다.

마가렛 하웰 FW26에서 반복되는 옷들은 특정한 상황에만 맞춰져 있지 않다. 셔츠와 팬츠에 재킷을 더하면 비교적 단정한 착장이 되고, 재킷 대신 니트를 입으면 한층 가벼워진다. 같은 기본 품목을 바탕으로 겹치는 옷을 바꾸면서 계절과 상황에 맞춰 조정할 수 있는 구조다.

Collier Schorr Lenses Margaret Howell’s FW26 Campaign. 사진=Collier Schorr,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흰 티셔츠 위에는 검은 아우터가 놓였다. 칼라가 넓게 열린 겉옷 안쪽으로 흰색이 크게 드러나고, 별도의 장식은 거의 없다. 가까운 거리에서 촬영해 하의는 보이지 않지만 검은색과 흰색 두 가지 색만으로 상체가 정리된다. 겉옷을 열어 입은 방식도 옷을 단단하게 갖춰 입기보다 일상적인 착용 상태에 가깝다.

티셔츠와 검은 아우터의 조합은 이번 컬렉션에서 반복되는 단순한 겹쳐 입기를 압축해 보여준다. 셔츠와 니트, 셔츠와 베스트, 셔츠와 재킷처럼 안쪽의 밝은 옷과 바깥의 어두운 옷을 겹치는 방식이 여러 착장에서 이어진다. 새로운 품목을 계속 추가하지 않아도 안과 밖의 길이와 색, 소재를 바꾸면서 서로 다른 인상을 만든다.

콜리어 쇼어(Collier Schorr)의 촬영도 옷의 실용적인 성격을 지나치게 꾸미지 않는다. 모델들은 재킷 단추를 완벽하게 채우거나 셔츠와 팬츠를 정장처럼 맞춰 세우지 않는다. 니트 안으로 셔츠 칼라가 나오고, 겉옷은 열린 상태로 남으며, 손을 주머니에 넣은 자세도 등장한다. 완성된 스타일을 전시하기보다 실제로 옷을 입었을 때 나오는 상태를 그대로 두었다.

FW26에서 말하는 기능성은 눈에 띄는 장치보다 반복해서 조합할 수 있다는 데 가깝다. 셔츠 한 장을 베스트나 니트, 재킷과 연결하고 넓은 팬츠를 여러 상의에 맞춘다. 옷마다 강한 성격을 부여하기보다 같은 옷장 안에서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색과 실루엣의 범위를 좁혔다.

마가렛 하웰의 FW26는 유행을 과장해 보여주는 방식보다 이미 익숙한 재킷과 셔츠, 니트, 팬츠를 다시 입는 방법에 집중한다. 넉넉한 재킷과 팬츠, 겹쳐 입은 셔츠와 니트, 제한된 색 구성이 컬렉션 전반을 잇는다. 한 번 보고 지나가는 착장보다 실제 생활에서 여러 차례 조합할 수 있는 옷에 가까운 구성이다.

마가렛 하웰 FW26 컬렉션은 브랜드 웹스토어와 오프라인 부티크에서 판매되고 있다. 뉴욕에서 촬영한 캠페인도 판매되는 옷과 일상의 착용 상태 사이에 큰 간격을 두지 않았다. 재킷과 셔츠, 니트, 팬츠처럼 겨울마다 다시 꺼내 입는 품목을 중심으로 FW26의 옷장을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