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보이콧에 결국 무릎 꿇은 그래미…'아시안 팝' 신설 전면 백지화 수순?
정규 5집 '아리랑' 출품 거부 2주 만에 레코딩 아카데미 CEO "음악인 목소리 수용" 공식 입장 '언어 제한·인종 격리' 비판 부른 신설 카테고리 존폐 및 선정 프로세스 재검토 하이브·亞 음악계 연쇄 긴급 회동…21일 제69회 그래미 출품 마감 앞두고 초미의 관심
[KtN 신미희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그래미 어워즈 출품 전면 거부 선언에 시상식 주관사인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가 결국 한발 물러섰다. 신설을 추진하던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이 유색인종 아티스트를 주류 본상(General Field)에서 배제하는 '게토화 장치'라는 역풍을 맞자 전면적인 개편과 규정 재검토에 돌입한 것이다.
15일 빌보드와 할리우드 리포터 등 외신에 따르면 하비 메이슨 주니어 레코딩 아카데미 최고경영자(CEO)는 14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내고 "그래미 조직은 모든 음악인을 위해 존재하며 어떤 목소리나 커뮤니티도 간과되거나 오해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메이슨 주니어 CEO는 "지난 2주간 많은 이해관계자와 나눈 대화를 통해 해당 카테고리가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원하는 방식으로 대변하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음이 분명해졌다"며 "이를 마음 깊이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갈등은 레코딩 아카데미가 지난 6월 다양성 확대를 명목으로 아시안 팝 부문 신설을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하나 이상의 아시아 언어를 의미 있게 사용해야 한다'는 세부 규정이 공개되자 글로벌 팝 시장의 유색인종 아티스트를 비주류 범주로 격리하려는 차별적 장치라는 비판이 음악계 안팎에서 쏟아졌다.
이에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29일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의 그래미 출품 전면 거부를 선언하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멤버들은 당시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나뉘기보다는 그 자체로 온전히 들려지고 사랑받기를 바란다"고 밝혀 글로벌 음악계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뉴욕대 댄 차나스 교수를 비롯한 현지 전문가들도 그래미의 부문 다변화를 '음반 산업의 역사적 인종 격리가 낳은 부산물'로 규정하며 방탄소년단의 결단에 힘을 실었다.
파장이 커지자 레코딩 아카데미는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HYBE)를 비롯해 K팝·J팝·C팝 및 인도 음악계 관계자들과 긴급 연쇄 회동을 가졌다. 이어 전체 이사회와 시상·후보 선정 위원회를 소집해 해당 부문의 존폐와 규정 수정, 100여 개가 넘는 부문 신설 프로세스 전반의 투명성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보수적인 미국 주류 음악계의 견고한 유리천장을 상대로 글로벌 팝 정상에 선 아티스트의 실력 행사가 제도적 변화를 이끌어낸 이례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2027년도 제69회 그래미 어워즈 온라인 출품 마감이 오는 21일로 다가온 가운데, 주최 측의 규정 개편 수위가 방탄소년단의 시상식 복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