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e ②] 한 벌에 280개 공정, 미즈사와 다운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1970년 문 연 미즈사와 공장, 스키웨어 생산 기술에서 고기능 다운 개발 2007년 봉제선 수분 침투 문제에 착수해 2008년 첫 ANCHOR 출시 2025년 7월 신공장 준공…증산보다 개발·생산 결합에 무게

2026-08-17     박인경 기자
가로 퀼팅 봉제선이 드러나지 않는 미즈사와 다운 FW26 제품. 열접착 논퀼팅 방식은 제품의 기능과 외관을 함께 결정한다. 사진=데상트

[KtN 박인경기자]미즈사와 다운 한 벌이 완성되기까지 거치는 공정은 280개다. 데상트는 일반적인 다운재킷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원단 검사와 재단부터 다운을 담는 공간을 만드는 열접착, 봉제선 안쪽을 막는 심 테이핑, 다운 주입, 부품 조립, 완제품 검사까지 작업이 이어진다. 공정의 출발점과 마지막이 놓인 곳은 일본 이와테현 오슈시의 미즈사와 공장이다.

미즈사와 공장은 1970년 가동을 시작했다. 처음부터 다운재킷만 생산한 공장은 아니었다. 부품 수가 많고 봉제 구조가 복잡한 스키웨어를 만들면서 방수 의류에 필요한 생산 기술을 쌓았다.

다운웨어와 방수웨어를 한 공장에서 만들 수 있는 설비, 복잡한 패턴을 실제 옷으로 구현하는 작업자의 경험은 2000년대 미즈사와 다운 개발로 이어졌다. 공장의 이름이 제품명이 된 배경에는 지역보다 생산 기술이 먼저 자리한다.

개발은 2007년 시작됐다. 출발점은 기존 다운재킷의 약점이었다.

일반적인 다운재킷은 충전재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겉감과 안감을 봉제해 여러 개의 칸을 만든다. 바늘이 원단을 통과한 자리에는 작은 구멍이 남는다. 비나 눈이 봉제선을 통해 들어가 다운이 젖으면 보온력이 낮아질 수 있다. 봉제 구멍으로 충전재가 빠져나오는 문제도 발생한다.

데상트는 봉제선을 막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다운을 담는 공간을 만드는 방식 자체를 바꿨다. 겉감과 안감을 바느질하는 대신 열과 압력을 가해 접착했다. 소매와 몸판 연결부처럼 봉제가 필요한 곳에는 안쪽에서 심 테이프를 붙였다.

열접착 논퀼팅 방식은 제품 구조와 외관을 함께 바꿨다. 다운을 구획하는 가로 스티치가 사라지면서 빗물과 눈이 들어갈 수 있는 봉제 구멍이 줄었다. 겉면은 일반적인 다운재킷보다 매끈해졌다. 미즈사와 다운을 구분하는 디자인이 별도의 장식이 아니라 생산 방식에서 나온 셈이다.

미즈사와 다운 FW26 제품의 목과 전면 지퍼 부분. 봉제선을 줄인 구조와 매끈한 외관이 드러난다. 사진=데상트

첫 제품 ANCHOR는 2008년 출시됐다. FW26 컬렉션에서도 같은 이름이 이어진다. 남성용 ANCHOR와 여성용 ANCHOR-L의 일본 판매가는 각각 13만2000엔이다.

제품 이름은 유지됐지만 생산 과정에는 소재와 패턴, 기능 변화가 축적됐다. 초기 제품이 열접착과 심 테이프로 기존 다운재킷의 수분 침투 문제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후 제품은 후드와 환기, 수납, 실루엣으로 기능을 넓혔다.

대표 모델 MOUNTAINEER에는 눈이나 물이 후드 안쪽에 고이는 것을 줄이는 파라후드가 적용됐다. 전면의 두 지퍼를 활용한 환기 구조는 옷 안에 쌓인 열기와 습기를 배출한다. FW26 여성용 MOUNTAINEER-L에는 양옆에 주머니를 추가했고 주머니 안쪽에 별도의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최상위 EXPEDITION에는 제품 표면의 물을 일정한 방향으로 흘려보내는 도수 구조가 들어갔다. TRIDENT는 목 부분에서 내려오는 세 개의 지퍼를 전면 구조에 활용했다. 열접착 논퀼팅이라는 기본 방식 위에 사용 환경에 따른 기능을 더한 결과다.

후드와 전면 지퍼, 주머니 구조를 적용한 미즈사와 다운 FW26 제품. 열접착 구조를 바탕으로 모델별 기능과 형태를 확장했다. 사진=데상트

열접착 공정은 원단에 높은 열을 가하는 작업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원단의 성질과 접착 부위에 맞춰 열과 압력을 조절해야 한다. 접착 위치가 어긋나거나 원단이 손상되면 완성된 제품의 형태와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접착을 마친 뒤에는 구획마다 다운을 넣는다. 충전재의 양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제품의 두께와 보온성이 고르게 나오기 어렵다. 주입구를 마감하고 소매와 지퍼, 후드, 주머니 등 부품을 조립한 뒤 봉제선 안쪽에 심 테이프를 붙인다.

완성된 외관만 보면 공정의 차이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가로 퀼팅 선이 사라진 몸판 안에는 여러 개의 다운 구획이 유지돼 있다. 접착선은 충전재가 이동하는 것을 막아야 하고 겉면에서는 자연스러운 실루엣을 만들어야 한다.

280개 공정에는 기계와 사람이 함께 들어간다. 열과 압력을 일정하게 가하고 다운을 계량하는 작업에는 장비가 필요하다. 원단 상태를 확인하고 접착 위치와 봉제 결과, 완제품 형태를 판단하는 일에는 작업자의 경험이 개입한다.

데상트는 미즈사와 공장을 일본에서도 드문 다운웨어 일관 생산 시설로 소개한다. 여러 공장에 공정을 나누는 대신 원단 검사부터 완제품 검사까지 한곳에서 이어간다. 생산 과정에서 발견한 문제를 이전 공정으로 돌려보내고 패턴과 시제품에 반영할 수 있는 구조다.

공장은 2025년 7월 재건축을 마쳤다. 데상트는 신공장을 미즈사와 다운의 수량을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한 시설로만 설명하지 않는다. 고부가 제품을 개발하고 시제품을 생산 현장에서 구현하는 기능에 무게를 뒀다.

신공장에는 별도의 아틀리에가 들어갔다. 디자이너가 제안한 형태를 패턴으로 옮기고 시제품을 제작하는 공간이다. 설계와 생산을 물리적으로 가깝게 배치해 원단과 접착 방식, 봉제 구조를 개발 단계에서 함께 조정한다.

의류 디자인은 도면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평면 원단을 입체적인 몸의 형태로 바꾸는 패턴이 필요하고 열접착과 봉제가 가능한 구조인지 생산 과정에서 확인해야 한다. 주머니 하나를 더하거나 지퍼 위치를 바꾸는 일도 원단의 겹침과 심 테이프, 다운 구획에 영향을 준다.

신공장의 아틀리에는 디자인과 생산 사이에서 발생하는 조정을 공장 안에서 처리한다. FW26에서 등장한 여성용 카디건과 경량 다운재킷, INVISIBLE 시리즈의 여러 형태도 열접착 구조를 재킷 밖으로 확장한 제품군이다.

초기 미즈사와 다운은 기존 다운의 봉제선 문제를 해결하는 재킷에서 출발했다. FW26 제품군은 재킷과 반코트, 미드렝스 코트, 베스트, 카디건으로 나뉜다. 같은 열접착 방식을 사용하더라도 제품 길이와 다운의 부피, 목과 후드의 형태가 달라지면 패턴과 생산 순서도 달라진다.

외피 소재도 FW26에서 교체됐다. 열접착 공정을 견디면서 비와 눈에 노출되는 바깥 면을 구성해야 하는 소재다. 데상트는 환경을 고려하면서 외관과 품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새 원단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새 원단이 들어오면 접착 조건과 완제품 형태도 다시 맞춰야 한다. 소재의 두께와 신축성, 표면 상태가 달라지면 같은 온도와 압력에서도 접착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원단 개발과 제품 생산을 한 공장 안에서 연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26년 FW 컬렉션은 재건축한 미즈사와 공장에서 본격적으로 생산하는 첫 가을·겨울 제품군이다. 2008년 첫 ANCHOR에서 시작한 열접착 논퀼팅과 심 테이프 구조를 유지하면서 최상위 EXPEDITION부터 경량 재킷과 카디건까지 형태를 넓혔다.

22만엔짜리 EXPEDITION과 9만9000엔짜리 경량 다운재킷은 가격과 용도가 다르다. 두 제품은 모두 미즈사와 공장의 생산체계를 거친다. 미즈사와 다운을 하나의 디자인이 아니라 하나의 제조 방식으로 볼 수 있는 이유다.

1970년 스키웨어 공장으로 출발한 생산시설은 2007년 다운재킷의 약점을 해결하는 개발에 들어갔고 2008년 공장 이름을 단 제품을 내놓았다. 2025년에는 공장을 다시 짓고 아틀리에와 생산라인을 연결했다.

280개 공정은 미즈사와 다운의 완성도를 설명하는 숫자이면서 제품 개발과 생산이 한곳에서 이어지는 구조를 나타낸다. FW26은 해당 구조가 한 종류의 방한 재킷을 넘어 서로 다른 길이와 부피, 사용 환경을 가진 제품군으로 확장된 첫 시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