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e ③] 도시와 설산 사이, 누가 미즈사와 다운을 입나
암벽과 정원을 오간 FW26 룩북, 고기능 방한복을 도시형 외투로 전개 9만9000엔 경량 재킷부터 22만엔 EXPEDITION까지 사용 환경 세분화 MOUNTAINEER의 방수·환기 구조, 코트·카디건에는 일상성 앞세워
[KtN 박인경기자]검은색 다운을 입은 남성이 암벽 사이에 앉아 있다. 재킷의 높은 목과 후드는 바람을 막고, 허리 아래로 내려오는 겉감은 바위 위로 길게 펼쳐졌다. 산악 장비를 보여주는 장면처럼 보이지만 모델은 등산화가 아닌 검은색 구두를 신었다.
데상트의 미즈사와 다운 FW26 룩북은 암벽과 물가, 숲만 보여주지 않는다. 정원과 목조 주택, 콘크리트 벽 앞에도 제품을 배치했다. 고사양 후드 재킷은 바위와 물가에서, 부피를 줄인 재킷과 코트는 주거 공간에서 보여준다.
한쪽에는 비와 눈을 견디는 방한복이 있고 다른 쪽에는 출퇴근과 일상에 입는 외투가 있다. FW26 컬렉션은 두 영역을 제품별로 나눴다. 가격은 9만9000엔부터 22만엔까지다.
미즈사와 다운은 2008년 기존 다운재킷의 봉제선 문제를 줄이는 제품으로 출발했다. 다운을 나눠 담는 공간을 봉제하는 대신 원단을 열과 압력으로 접착하고, 봉제가 필요한 부분에는 안쪽에서 심 테이프를 붙였다. 빗물과 눈이 들어갈 수 있는 봉제 구멍을 줄이기 위한 생산 방식이다.
열접착 논퀼팅은 제품 외형도 바꿨다. 일반적인 다운재킷을 가로지르는 퀼팅 선이 사라지면서 표면이 매끈해졌다. 산악용 장비보다 코트나 재킷에 가까운 형태를 만들 수 있는 바탕이 됐다.
대표 제품 MOUNTAINEER는 두 성격이 겹치는 지점에 있다. 남성용과 여성용의 FW26 일본 판매가는 각각 15만4000엔이다.
후드에는 눈이나 물이 고이는 것을 줄이는 파라후드가 들어갔다. 전면에는 두 줄의 지퍼와 그 사이의 메시 원단으로 구성한 환기 구조를 적용했다. 지퍼를 조절하면 외부 공기가 들어오고 옷 안에 쌓인 열기와 습기가 빠져나간다.
기능은 비와 눈, 낮은 기온을 고려했지만 실루엣은 몸에 비교적 가깝게 정리됐다. 데상트 공식 매장의 이전 시즌 착장 자료에서도 MOUNTAINEER는 방수와 보온 성능뿐 아니라 단순한 디자인과 일상 착용을 중심으로 소개됐다.
오버사이즈 MOUNTAINEER는 같은 기능을 여유 있는 형태로 바꾼 제품이다. 판매가는 기본형과 같은 15만4000엔이다. 성능 등급보다 옷의 폭과 어깨선, 안에 겹쳐 입을 수 있는 공간으로 선택지를 나눴다.
2008년 첫 제품의 이름을 잇는 ANCHOR는 도시형 제품군의 기준점에 가깝다. 남성용 ANCHOR와 여성용 ANCHOR-L의 판매가는 각각 13만2000엔이다. MOUNTAINEER보다 후드와 환기 구조의 존재감을 줄이고 미즈사와 다운의 열접착 구조와 간결한 실루엣을 앞세운다.
여성용 ANCHOR-HC는 재킷과 롱코트 사이의 길이를 택했다. 허리와 엉덩이 부분을 덮지만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지 않는다. 판매가는 15만4000엔이다. SHUTTLE-L도 다운의 부피를 억제한 형태로 같은 가격에 나온다.
FW26은 남성 고기능 재킷 중심의 제품군을 여성용 코트와 카디건까지 넓혔다. 여성용 INVISIBLE 미드렝스 코트는 16만5000엔, 오버사이즈 재킷은 15만4000엔이다. 미즈사와 다운 최초의 여성용 카디건은 12만1000엔이다.
카디건에는 일반적인 고기능 다운에서 볼 수 있는 큰 후드와 높은 목이 없다. 외투 안에 입거나 실내외를 오가며 걸칠 수 있는 형태다. 겨울철 야외 활동보다 이동과 실내 체류가 반복되는 생활을 겨냥한다.
남성용 INVISIBLE 시리즈도 후드 재킷과 코치 재킷, 반코트, 베스트로 나뉜다. 가격은 12만1000엔에서 16만5000엔이다. 다운의 부피와 기능을 앞세우기보다 기존 생활복의 형태 안에 충전재를 넣는 방식이다.
경량 다운재킷은 9만9000엔으로 FW26 미즈사와 다운 가운데 가격이 가장 낮다. 단독 외투와 내피로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22만엔짜리 EXPEDITION과 비교하면 가격은 절반에 미치지 않는다.
EXPEDITION은 컬렉션의 반대편에 자리한다. 제품 표면에 닿은 물을 일정한 방향으로 흘려보내는 도수 기능을 적용한 최상위 모델이다. TRIDENT는 목에서 내려오는 세 개의 지퍼를 환기와 수납, 전면 디자인에 활용한다. 판매가는 각각 22만엔과 19만8000엔이다.
두 제품은 미즈사와 다운의 기술을 가장 강하게 드러내는 역할을 맡는다. 경량 재킷과 카디건이 기능을 외형 안으로 숨긴다면 EXPEDITION과 TRIDENT는 지퍼와 후드, 패널 구조를 밖으로 드러낸다.
제품군의 양쪽 끝은 서로 다른 구매자를 향한다. 비와 눈에 장시간 노출되는 환경과 고사양 구조를 원하는 소비자는 EXPEDITION과 TRIDENT를 고를 수 있다. 출퇴근과 일상 착용, 실내외 겹쳐 입기를 중시하는 소비자는 ANCHOR와 INVISIBLE, 경량 재킷과 카디건에서 선택할 수 있다.
도시형 제품 확대는 판매 공간에서도 드러난다. 데상트 오르테라인의 공식 매장 목록에는 도쿄 시부야구의 DESCENTE TOKYO를 비롯해 신마루노우치빌딩, 다카시마야, 도부백화점, 라라포트, 뉴우먼 등 도심 상업시설이 포함돼 있다.
판매 장소는 전문 산악장비점에 한정되지 않는다. 백화점과 복합쇼핑몰, 도심 직영점에서 정장과 일상복을 입은 소비자에게도 제품을 제시한다. 미즈사와 다운이 극한 환경 성능을 강조하면서 도시형 실루엣을 놓지 않는 배경이다.
판매 현장에서 강조되는 요소도 기능과 일상성으로 나뉜다. 데상트 공식 매장 직원들이 게시한 이전 시즌 착장 자료에서는 MOUNTAINEER의 방수·보온과 파라후드를 설명하면서 동시에 몸에 가까운 실루엣과 도시 착용을 언급했다.
오버사이즈 모델은 어깨와 몸통의 여유, 겹쳐 입는 방식으로 설명됐다. INVISIBLE 계열은 다운의 양과 부피를 줄여 업무복과 가벼운 외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해당 게시물은 독립적인 소비자 평가가 아니라 데상트 판매 직원의 설명이다. 다만 매장에서 어떤 기능을 앞세워 제품을 판매하는지는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미즈사와 다운의 가치는 방수와 보온만이 아니라 실루엣과 출퇴근 활용, 실내에서의 착용 편의까지 넓어졌다.
FW26 제품은 8월 21일부터 판매 또는 예약에 들어간다. 출시 전인 만큼 새 컬렉션의 모델별 판매량과 구매자 구성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제품 가격과 판매망, 룩북이 보여주는 대상은 분명하다.
미즈사와 다운은 산에서만 입는 방한복으로 머물지 않는다. 열접착과 심 테이프, 후드와 환기 구조를 기술적 기반으로 삼으면서 퀼팅 선이 없는 외관을 도시 생활에 연결한다.
암벽에서 구두를 신고, 정원에서 고기능 재킷을 입은 FW26 룩북은 해당 전략을 한 장면에 압축한다. 미즈사와 다운이 겨냥하는 곳은 설산과 도시 가운데 하나가 아니다. 겨울의 악천후에 대응하는 기능을 일상적인 외투 안에서 원하는 소비자가 두 영역 사이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