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이크의 ‘Ice Gradient’ Daytona, 롤렉스가 나눈 고객의 계급

드레이크의 원오프 데이토나, 롤렉스 희소성은 누구에게 돌아가나 일반 고객은 공인 판매점의 배정을 기다리고 유명인은 카탈로그에도 없는 단 한 점을 받는다 'Rolex Oyster Perpetual Cosmograph Daytona “Ice Gradient”'

2026-08-17     임우경 기자
롤렉스가 나눈 고객의 계급 'Rolex Oyster Perpetual Cosmograph Daytona “Ice Gradient”'. 사진=champagnepapi 인스타그램 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임우경기자]드레이크가 세상에 하나뿐인 롤렉스 데이토나를 공개했다. 흰색과 파란색 보석을 그러데이션 형태로 배치하고, 케이스 뒷면에는 'FREEZE THE WORLD'라는 문구를 새긴 제품이다. 드레이크는 2026년 차트 기록을 기념해 롤렉스가 제작한 '아이스 그러데이션 데이토나'라고 소개했다.

시계가 기념하는 기록은 앨범 'ICEMAN'의 빌보드 200 1위다. 드레이크는 이 앨범으로 통산 15번째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했다. 남성 아티스트 가운데 제이지를 넘어 가장 많은 1위 앨범을 보유하게 됐고, 당시 솔로 아티스트 전체에서는 테일러 스위프트와 같은 기록에 올랐다.

롤렉스는 차트 기록을 손목 위의 트로피로 바꿨다. 흰색에서 파란색으로 이어지는 보석은 앨범 제목인 'ICEMAN'과 연결되고, 뒷면 문구는 드레이크만을 위한 제품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가격과 보석의 종류, 세부 제작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다.

시계의 가격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제품이 주인을 찾아간 방식이다. 일반 고객은 공개된 제품 가운데 원하는 모델을 고른 뒤 공인 판매점의 배정을 기다린다. 드레이크의 시계는 처음부터 공개 카탈로그에 존재하지 않았다. 한쪽은 같은 제품을 원하는 사람들과 구매 기회를 놓고 경쟁하고, 다른 한쪽은 누구도 살 수 없는 제품을 받는다.

롤렉스가 나눈 고객의 계급 'Rolex Oyster Perpetual Cosmograph Daytona “Ice Gradient”'. 사진=champagnepapi 인스타그램 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가격표는 있지만 구매 순서는 없다

롤렉스는 일부 제품의 수요가 생산 능력을 넘어 공급이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새 시계는 공인 판매점에 정기적으로 공급되며, 고객별 배정과 판매는 각 판매점이 독립적으로 맡는다.

소비자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제품의 소재와 기능, 권장 판매가격을 확인할 수 있다. 2026년 8월 미국 공식 가격을 기준으로 오이스터스틸 데이토나는 1만6900달러다. 옐로 골드와 다이아몬드를 사용한 제품은 15만6600달러, 에버로즈 골드와 다이아몬드를 사용한 일부 모델은 16만900달러에 이른다.

정가가 공개됐다고 바로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요가 많은 모델은 매장에 들어오는 물량이 제한적이다. 어느 고객에게 제품을 판매할지는 공인 판매점이 결정한다.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가 자신의 순서와 대기 기간을 정확히 알기 어려운 구조다.

시계 구매자 사이에서는 기존 거래 이력과 매장과의 관계가 인기 모델 배정에 영향을 준다는 경험담이 이어져 왔다. 판매점과 지역마다 사정이 달라 하나의 기준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가격은 공개하면서 구매 순서와 선정 기준은 드러내지 않는 구조가 소비자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것은 분명하다.

판매점의 재량은 지역별 수요와 고객 관계를 반영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공급이 수요보다 적을 때는 의미가 달라진다. 판매점의 판단이 곧 희소한 제품을 살 수 있는 사람을 가르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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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데이토나, 다른 접근권

드레이크는 인기 모델을 남보다 먼저 받은 데 그치지 않았다. 일반 고객이 카탈로그에서 선택할 수 없는 구성을 갖춘 시계를 받았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베젤과 브레이슬릿에는 흰색과 파란색 계열의 보석이 촘촘하게 이어진다. 다이얼에도 보석을 세팅했다. 케이스 뒷면에는 'FREEZE THE WORLD'라는 문구가 파란색으로 들어갔다.

롤렉스가 판매하는 데이토나 가운데도 다이아몬드를 사용한 제품은 있다. 드레이크의 시계처럼 흰색과 파란색 보석을 그러데이션 방식으로 배열하고 개인을 위한 문구를 새긴 모델은 공개 제품군에서 찾을 수 없다.

정규 제품과 단 한 점만 제작된 제품은 희소성이 만들어지는 방식부터 다르다. 정규 제품은 생산량이 적어도 여러 고객이 같은 모델을 소유할 수 있다. 원오프 제품은 처음부터 소유자가 한 명뿐이다. 구매 순서를 기다릴 필요도, 다른 고객과 경쟁할 이유도 없다.

드레이크의 차트 기록은 시계의 제작 배경이 되고, 시계는 다시 기록의 규모를 보여주는 개인 트로피가 된다. 데이토나의 성능이나 시간 측정 기능보다 누가 어떤 이유로 소유했는지가 제품의 가치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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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수 없는 시계가 수요를 만든다

드레이크가 시계를 공개한 뒤 사진은 패션·시계 매체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카탈로그에도 없는 제품이 별도의 광고 없이 세계 시장에 노출됐다.

일반적인 유명인 광고는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을 소개한다. 원오프 제품은 반대로 움직인다. 살 수 없다는 사실이 시계의 가치를 높이고,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이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키운다.

'아이스 그러데이션 데이토나' 자체는 판매할 수 없는 제품이다. 같은 데이토나 이름을 단 오이스터스틸과 골드, 다이아몬드 모델은 이미 시장에 나와 있다. 유명인의 손목에서 공개된 단 한 점이 판매 중인 전체 제품군의 상징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기존 보유자에게 희소성은 시계의 자산가치를 지탱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새 제품을 구하려는 소비자에게는 부담으로 돌아온다. 관심이 높아져도 공급과 배정 방식이 그대로라면 구매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공인 판매점에서 제품을 구하지 못한 수요가 중고시장으로 이동하면 정가와 실제 거래가격의 격차도 벌어질 수 있다.

롤렉스가 얻는 효과는 제품 한 점의 노출에 그치지 않는다. 드레이크가 받은 시계를 일반 고객이 살 수 없다는 사실은 브랜드가 모든 고객에게 같은 문을 열어두지 않는다는 인상을 강화한다. 접근하기 어려울수록 갖고 싶어지는 명품 소비의 성격을 제품 자체가 증명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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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성의 두 얼굴

드레이크의 시계 한 점 때문에 일반 고객에게 돌아갈 데이토나가 줄었다고 볼 근거는 없다. 개별 보석 세팅과 각인 작업을 거쳤다면 정규 모델과 생산 과정도 다를 가능성이 크다.

유명인에게 특별 제품을 제공하는 전략도 롤렉스만의 방식은 아니다. 명품업계는 스포츠 선수와 음악가, 배우의 성취를 브랜드 역사와 연결해 왔다. 유명인의 영향력은 제품을 알리고, 브랜드는 희소한 제품으로 유명인의 지위를 시각화한다.

차이는 희소성을 경험하는 방식에 있다. 일반 고객에게 희소성은 원하는 제품을 언제 살 수 있을지 모르는 기다림으로 나타난다. 유명인에게 희소성은 다른 누구도 가질 수 없는 제품의 소유권으로 돌아온다.

일반 고객은 공개된 가격을 보고도 구매 시점을 알 수 없다. 드레이크는 가격조차 공개되지 않은 시계의 유일한 소유자가 됐다. 같은 데이토나라는 이름 아래 판매점의 배정을 기다리는 시장과 특정 인물을 위해 별도로 제작되는 시장이 나뉘어 있다.

브랜드에는 부담도 따른다. 공급 부족이 품질 기준과 생산 능력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판매 과정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필요하다. 인기 모델의 배정 기준은 알기 어려운데 유명인을 위한 원오프 제품이 잇따라 등장하면 희소성은 장인정신의 결과보다 선택된 고객에게 주어지는 특권으로 읽힐 수 있다.

롤렉스가 나눈 고객의 계급 'Rolex Oyster Perpetual Cosmograph Daytona “Ice Gradient”'. 사진=champagnepapi 인스타그램 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계 한 점이 드러낸 고객의 서열

'아이스 그러데이션 데이토나'의 가격과 보석 중량은 알려지지 않았다. 생산에 걸린 시간과 세부 제작 과정도 공개되지 않았다. 정확한 금액을 알 수 없어도 제품의 역할은 분명하다. 시계는 드레이크의 15번째 빌보드 200 1위를 기념하고, 동시에 롤렉스의 고객이 모두 같은 방식으로 제품에 접근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드러냈다.

공개 시장에서는 공인 판매점이 제한된 물량을 고객에게 나눈다. 카탈로그 밖에서는 브랜드가 특정 인물의 기록과 명성에 맞춰 단 한 점을 만든다. 일반 고객에게는 기다림을, 유명인에게는 유일성을 제공하는 구조다.

드레이크의 데이토나는 가격보다 접근권의 격차를 드러냈다. 일반 고객은 구매 순서를 기다리지만, 선택된 한 사람에게는 세상에 하나뿐인 제품이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