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얼리경제③] 금은 덜 쓰고 크기는 맞춘다…고금가 시대 ‘주얼리 사이즈 경제학’
한국 2분기 금 주얼리 수요 2.8t·전년보다 6% 증가…저순도·경량화 지속, 얼굴·이목구비 크기 따라 액세서리 비례도 세분화
[KtN 박준식기자]2026년 2분기 한국의 금 주얼리 수요는 2.8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t보다 6% 늘었다. 세계 수요가 335.3t에서 278.2t으로 17% 감소한 것과 다른 흐름이다. 웨딩 수요가 금값 조정기에 유입됐지만 국내에서도 낮은 순도와 가벼운 제품으로의 이동은 계속됐다.
금 주얼리 시장에서 ‘가볍게 만든다’는 선택은 세계적으로도 넓어졌다. 높은 금값이 구매 가능한 중량을 줄이면서 경량 제품의 비중이 높아졌고 아시아 일부 시장에서는 저순도 제품이 확대됐다. 중국에서는 경량 순금 제품이 가격 접근성과 디자인을 앞세워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였고, 인도와 미국에서도 가벼운 제품과 낮은 순도의 제품으로 소비가 이동했다.
한국도 같은 방향에 놓여 있다. 2분기 수요량은 전년보다 증가했지만 1분기 3.9t에서 2.8t으로 28% 감소했다. 세계금협회는 한국 시장에서 저순도·경량 제품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품 한 점에 들어가는 금이 줄어들면 제조 단계의 계산도 달라진다. 반지 폭과 두께, 체인의 굵기, 펜던트의 면적과 내부 공간을 조정해 금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 금값이 높은 시기에는 몇 g을 덜 사용하는지가 원재료비와 완제품 가격에 직접 연결된다.
제이아이티앤코(JIT&CO) 임효민 대표는 서울에서 열린 ‘THE MOST Valuables 2026’에서 “원자재가 비싸지니까 점점 주얼리가 가벼워지려고 노력하고, 더 적게 금을 넣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실제 제조 현장에서 금 사용량을 줄이는 방향과 제품 경량화가 맞물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크기 변화는 소비자가 찾는 제품에서도 나타난다. 임 대표는 최근 주얼리 흐름으로 심플한 디자인과 스몰 사이즈, 레이어드, 데일리 착용을 꼽았다. 큰 제품 하나에 중량을 집중하기보다 작은 제품을 일상적으로 착용하거나 여러 개 조합하는 방식이다.
작은 주얼리가 늘어날수록 크기를 정하는 기준은 더 세밀해진다. 귀걸이나 목걸이처럼 얼굴 가까이에 놓이는 제품은 같은 크기라도 착용자의 이목구비와 얼굴 골격에 따라 차지하는 비율이 달라진다. 얼굴 각 부분을 파인(Fine)·미디엄(Medium)·스트롱(Strong)으로 나누고 작은·중간·큰 스케일에 맞춰 액세서리 사이즈를 구분하는 방식도 여기에 들어간다.
CMK 이미지코리아 조미경 대표는 액세서리 크기에 대해 “이목구비가 작으면 작은 걸로, 크면 큰 걸로” 맞추는 방식을 설명했다. 주얼리의 크기를 유행이나 제품 자체의 볼륨만으로 정하지 않고 착용자의 얼굴 비례와 함께 살피는 방식이다.
금 사용량을 줄이는 경량화와 얼굴 크기에 맞추는 사이즈 선택은 출발점은 다르지만 완성품에서는 동시에 적용될 수 있다. 얼굴 스케일이 작은 소비자에게는 적은 중량의 작은 귀걸이나 펜던트가 자연스러운 비례가 될 수 있다. 상대적으로 큰 스케일에는 단순히 금을 더 많이 사용하는 대신 길이와 배열, 비어 있는 공간을 활용해 외형을 조정하는 디자인이 가능하다.
레이어드도 중량 배분을 달리하는 방식 가운데 하나다. 목걸이 하나에 금속을 집중하는 대신 작은 목걸이 두 개를 조합하거나 가는 반지 여러 개를 나눠 착용할 수 있다. 다만 이미지 스타일링에서는 체형에 따라 여러 개를 겹치는 방식과 하나의 간결한 액세서리를 사용하는 방식을 다르게 적용한다. 스트레이트 유형에는 심플하고 기본적인 액세서리를, 웨이브 유형에는 작은 액세서리의 복합적인 구성을 제안한다.
한국의 금 주얼리 수요는 2분기 전년보다 6% 증가했지만 저순도와 경량 제품으로의 이동은 계속됐다. 제조업체에는 금을 몇 g 사용할지가 원가의 문제이고, 소비자에게는 어느 정도 크기가 자신의 얼굴과 체형에 맞는지가 선택의 문제가 된다.
고금가 시대의 주얼리 사이즈는 단순히 ‘큰 제품에서 작은 제품으로’ 이동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금 사용량은 줄이면서 얼굴과 체형에 맞는 크기와 존재감을 설계하는 방식으로 제품의 크기 자체가 세분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