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얼리경제⑤] 주얼리 구매 67%가 ‘나를 위해’…매장도 개인별 추천으로 재편
Zales 핵심 고객군 구매 3건 중 2건 자기구매…맞춤제작·QR 가상 트레이·1대1 상담 결합, 리치몬트 직접판매 비중 77%
[KtN 박준식기자] 미국 주얼리 브랜드 Zales의 핵심 고객군에서 2026 회계연도 들어 2분기까지 발생한 구매의 67%는 선물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소비였다. 결혼과 기념일, 생일처럼 특정 날짜에 집중되던 주얼리 구매가 일상적인 자기구매로 넓어지면서 매장에서 상품을 나누고 권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Zales는 데일리 주얼리, 스태킹·레이어링, 브라이덜·인게이지먼트를 서로 다른 스타일군으로 구성하고 있다.
자기구매가 늘어나면 판매자는 ‘누구에게 선물할 것인가’보다 ‘구매자가 무엇을 자주 착용할 것인가’를 더 세밀하게 다루게 된다. Zales는 테니스 브레이슬릿과 목걸이, 스터드와 후프를 묶은 이어 스택, 솔리테어 펜던트를 데일리 제품군에 배치하고, 골드 체인과 팔찌·밴드·펜던트는 서로 섞어 착용하는 스태킹·레이어링으로 구성했다. 약혼반지도 클래식·로맨틱·글래머·모던 등 네 가지 스타일로 나눴다.
판매 공간도 제품을 진열해 두고 고르게 하는 데서 한 단계 더 들어갔다. Zales가 2025년 말 선보인 새로운 매장 모델 ‘The Edit’에는 개인 맞춤 제작 구역인 ‘Zales By You’, 상품의 QR코드를 찍어 마음에 드는 제품을 가상 트레이에 담는 ‘Z-Curator’, 1대1 상담과 커스텀 디자인을 위한 ‘Z-Hub’가 들어갔다. 4개 시장에서 먼저 문을 열었고 2026년 추가 확대 계획도 세웠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별개의 판매망으로 나누는 방식도 약해지고 있다. 소비자는 매장에서 제품을 직접 착용하면서 QR코드로 다른 상품을 함께 살펴보고, 상담 과정에서 디자인을 바꾸거나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좁힐 수 있다. 하나의 매장에서 진열, 검색, 비교, 맞춤제작, 상담이 이어지는 구조다.
Zales를 운영하는 Signet Jewelers는 KAY Jewelers, Jared, Blue Nile 등을 포함해 약 26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26년 1월 말 종료된 회계연도 매출은 68억1360만달러로 전년보다 1.6% 증가했고, 상품 평균 판매단가는 약 7% 올랐다. 이듬해 1분기에도 평균 판매단가는 전년 동기보다 약 5% 높아졌다.
고가 주얼리 시장에서도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판매 비중은 커졌다. 까르띠에(Cartier),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 부첼라티(Buccellati), 베르니에(Vhernier)를 보유한 리치몬트(Richemont)는 2026년 3월 말 종료 회계연도에 전체 매출의 77%를 소비자 직접 판매에서 거뒀다. 오프라인 리테일이 전체 매출의 71%를 차지했고 온라인 리테일 매출은 전년보다 2%, 고정환율 기준으로는 8% 증가했다.
직접판매 비중이 높아지면 매장은 단순한 결제 장소보다 상품을 선택하는 과정에 더 깊이 들어간다. 가격대와 금속 종류, 목걸이·귀걸이·반지 같은 품목 분류에 더해 소비자가 실제 착용했을 때의 색과 크기, 형태를 함께 제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얼굴 각 부분의 크기는 파인(Fine)·미디엄(Medium)·스트롱(Strong)으로 나눌 수 있고, 작은·중간·큰 스케일에 따라 액세서리 사이즈도 달라진다. 얼굴의 선 역시 직선형(Straight), 곡선형(Curved), 복합형(Balanced)으로 구분해 주얼리 형태와 연결할 수 있다.
같은 고객에게 모든 제품을 보여주기보다 골드와 실버, 작은 크기와 큰 크기, 직선과 곡선, 하나의 장식과 여러 개를 겹치는 방식으로 선택지를 좁힐 수 있는 구조다. 스트레이트 유형에는 심플하고 기본적인 액세서리를 중심으로 하고, 웨이브 유형에는 작은 액세서리를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방식도 적용된다.
CMK 이미지코리아 조미경 대표는 주얼리 선택에서 “면인 사람들은 면으로, 선인 사람들은 선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설명했다. 작은 진주 여러 개를 이어 선을 만들거나 한 알의 진주로 면적을 강조하는 식으로 얼굴과 액세서리의 형태를 맞추는 방식이다.
판매자에게는 상품 분류 기준이 더 많아진다. 예전처럼 ‘100만원 이하 목걸이’나 ‘14K 귀걸이’만으로 제품을 묶는 대신 골드·실버, 얼굴 스케일, 직선·곡선, 단독 착용·레이어드처럼 소비자의 착용 방식에 맞춰 상품군을 다시 구성할 수 있다. 가격과 소재가 같은 제품이라도 누구에게 권하느냐에 따라 진열 순서와 조합이 달라질 수 있다.
레이어링은 판매 단위에도 영향을 준다. 목걸이 하나를 고르는 대신 길이가 다른 두세 개의 체인을 함께 조합하고, 하나의 반지 대신 여러 개의 가는 링을 겹치는 식이다. Zales가 스태킹과 레이어링을 별도의 스타일군으로 구성한 것도 여러 제품을 하나의 착장 안에서 함께 고르는 소비를 겨냥한 판매 방식이다.
맞춤제작도 이름이나 문구를 새기는 수준에서 넓어지고 있다. Zales의 ‘The Edit’는 맞춤제작 공간과 디지털 상품 탐색, 1대1 상담을 한 매장 안에 두고 있다. 온라인 기반 주얼리 브랜드 Blue Nile 역시 2026년 8월 새로운 경영진을 맞으면서 개인화된 럭셔리 경험을 성장 방향으로 제시했다.
Zales 핵심 고객군에서는 이미 구매 3건 가운데 약 2건이 자기 자신을 위한 소비로 집계됐다. 리치몬트는 전체 매출의 77%를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고 있고, Zales는 매장 안에 맞춤제작·QR 가상 트레이·1대1 상담을 함께 배치했다. 주얼리 유통의 판매 단위가 제품 한 점에서 소비자 한 사람의 색과 크기, 형태와 착용 방식까지 세분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