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얼리경제⑥] 주얼리 1억1200만개 팔린 판도라…‘자기표현’까지 상품이 된 시장
2025년 매출 325억덴마크크로네·온오프라인 방문 9억1500만명…금속·보석에 컬러·형태·개인 의미 더한 소비 확장
[KtN 박준식기자]2025년 판도라(Pandora)가 판매한 주얼리는 1억1200만 점에 달했다. 매출은 325억덴마크크로네, 매장과 온라인 채널 방문자는 9억1500만명을 기록했다. 세계 100여 개국, 약 7000개 판매처에서 주얼리를 판매하는 판도라는 제품의 역할을 자신의 이야기와 취향을 표현하는 ‘자기표현’과 연결하고 있다. 금과 은, 보석이라는 소재를 판매하는 데서 소비자가 자신을 드러내는 상품으로 범위를 넓힌 것이다.
2026년에도 이런 방향은 이어졌다. 판도라는 2분기 72억1900만덴마크크로네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보다 유기적 성장률은 3%, 동일매장 성장률은 1%였다. 회사는 제품 선호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디자인을 강화하고 지역별 문화와 연결되는 마케팅, 시장별 성장 전략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7월 시작한 장기 브랜드 플랫폼 ‘Pandora Wonders’에는 소재 자체보다 소비자가 제품에서 받아들이는 개성과 이야기를 강화하려는 전략이 담겼다. 첫 컬렉션에는 모양이 각각 다른 담수 바로크 진주를 사용했고 14K 골드 도금을 적용했다. 같은 규격으로 정제된 진주보다 개별 진주가 가진 서로 다른 형태를 그대로 활용했다. 제품은 파리 오트쿠튀르 위크 기간 공개된 뒤 일부 매장과 온라인에서 한정 수량으로 판매됐다.
판도라의 주력 상품 구조에서도 개인의 선택이 제품 구성에 들어간다. 팔찌에 여러 개의 참을 조합하고, 문구를 새기거나 반지·목걸이·귀걸이를 자신의 스타일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현재 판매 서비스에도 각인과 팔찌·참 조합이 별도 항목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나의 완성품을 고르는 소비와 여러 요소를 조합해 자신의 제품을 만드는 소비가 같은 브랜드 안에서 함께 움직이는 방식이다.
주얼리는 옷차림 전체에서도 독립적으로 떨어져 있지 않다. 스타일을 구성하는 요소에는 컬러와 실루엣, 소재, 패턴, 신체 비율과 함께 액세서리, 헤어·그루밍, 체형·자세가 포함된다. 귀걸이와 목걸이, 반지, 팔찌는 금속의 종류나 보석의 가격뿐 아니라 착용자의 옷과 얼굴, 신체 비례와 함께 인상을 구성하는 요소가 된다.
같은 골드 주얼리도 제품의 크기와 선, 착용 위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얼굴 가까이에 놓이는 귀걸이와 목걸이는 피부색과 얼굴선의 영향을 받고, 손에 착용하는 반지와 팔찌는 다른 액세서리와의 조합까지 고려할 수 있다. 파인(Fine)·미디엄(Medium)·스트롱(Strong)처럼 얼굴 각 부분의 크기에 따라 액세서리 사이즈를 나누는 방식도 주얼리 선택에 적용된다.
CMK 이미지코리아 조미경 대표는 퍼스널 컬러와 주얼리 형태를 함께 적용하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웜 계열에는 골드색을 연결하고, 얼굴에서 면이 강조되는 경우에는 면적인 디자인을, 선이 강조되는 경우에는 선을 살린 디자인을 조합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이목구비가 작으면 작은 액세서리를, 크면 상대적으로 큰 액세서리를 선택하는 비례도 함께 적용했다.
주얼리 기업 입장에서는 같은 금속과 보석을 사용하면서도 소비자에게 제안할 수 있는 제품군이 늘어난다. 골드와 실버, 작은 크기와 큰 크기, 직선과 곡선, 단독 착용과 여러 제품의 조합처럼 선택 조건을 세분화할 수 있다. 소비자가 이미 가지고 있는 옷과 액세서리에 맞춰 제품을 추가하고 조합하도록 설계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스타일을 한 번의 착장으로 끝내지 않고 비슷한 톤의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일관성(Consistency)’도 이미지 구성에 포함된다. 주얼리는 의류보다 같은 제품을 반복 착용하기 쉽다는 특성이 있어 귀걸이와 목걸이, 반지처럼 자주 사용하는 제품이 개인의 외형적 특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단품 판매와 함께 서로 조합할 수 있는 컬렉션을 구성할 여지가 생긴다.
판도라가 2026년 제품 전략에서 디자인과 브랜드 선호도를 다시 강조한 것도 이런 소비와 맞닿아 있다. 2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디자인을 제품 선호도의 주요 동력으로 제시했고, ‘Pandora Wonders’를 통해 소재와 장인기술을 새롭게 해석하면서 소비자가 브랜드와 만날 새로운 이유를 만들겠다는 방향을 내놨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률 전망은 22~23%로 제시됐다.
금이나 은의 시세에는 매일 시장가격이 붙는다. 완제품 주얼리는 같은 금속을 사용해도 브랜드와 디자인, 세공, 착용 방식에 따라 판매가격이 달라진다. 여기에 소비자가 자신의 컬러와 얼굴, 체형, 취향에 맞는 제품을 고르는 과정이 더해지면 금속의 중량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선택이 만들어진다.
판도라는 2025년 325억덴마크크로네의 매출과 1억1200만 점의 판매량을 기록했고, 2026년에는 디자인과 자기표현을 앞세운 제품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주얼리 한 점의 경제적 가치는 금속과 보석에서 출발하지만 소비자의 손에 놓이는 마지막 단계에서는 컬러와 크기, 형태, 개인의 취향까지 가격표 옆의 선택 조건으로 붙는다. 주얼리 시장은 귀금속을 파는 산업에서 착용자의 이미지를 함께 설계하는 소비재 산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