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조직혁명⑥] 다양성 경영 후퇴론에도 기업 81%는 유지·확대했다

글로벌 리더 90% “여전히 우선순위”…북미는 유지·확대 비율 75% 측정 가능한 성과 부족 30%·다른 경영과제와 경쟁 29%가 걸림돌

2026-08-22     최기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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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N 최기형기자]정치·사회적 논쟁이 커진 뒤에도 글로벌 기업 5곳 중 4곳은 다양성과 포용성 정책을 유지하거나 확대했다. 관련 사업을 축소한 기업도 전면 폐지보다 일부 프로그램을 중단하거나 운영 방식을 바꾸는 쪽을 택했다.

맥킨지가 2026년 발간한 ‘조직의 현주소 2026’에 따르면 글로벌 리더의 90%는 다양성과 포용성 정책을 기업의 우선순위로 평가했다. 조직의 46%는 장기 목표와 계획에 포함된 전략 과제로, 26%는 구체적인 사업을 시행하는 운영 과제로 분류했다.

관련 정책을 유지하거나 확대한 조직은 81%였다. 지역별로는 아시아·태평양 84%, 유럽 83%, 북미 75%였다. 정책과 제도를 둘러싼 변화가 가장 컸던 북미에서도 다양성과 포용성을 현재 우선순위로 두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16%에 그쳤다.

지난 1년 동안 관련 사업을 축소한 조직은 16%였다. 전체 조직의 11%는 일부 프로그램을 중단했지만 다른 프로그램은 유지했다. 모든 활동을 일괄적으로 폐지하기보다 사업별 효과와 부담을 다시 검토한 조직이 많았다.

축소 이유는 정치·사회적 환경 변화가 가장 컸다. 관련 사업을 줄인 조직 가운데 글로벌 평균 40%, 북미 기업의 48%가 바뀐 사회·정치 환경을 이유로 들었다. 측정 가능한 성과가 부족하다는 응답은 29%, 다른 경영 과제와의 경쟁은 28%였다.

축소한 조직의 45%는 향후 1∼2년 안에 관련 사업을 적어도 일부 복원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시 중단과 예산 조정, 프로그램 재편이 포함된 수치로 전면 철회와는 차이가 있었다.

다양성과 포용성 정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도 성과 측정이 가장 큰 부담으로 지목됐다. 리더의 30%는 측정 가능한 결과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다른 경영 과제와의 경쟁은 29%, 양극화된 사회·정치 환경은 27%였다.

직원 구성 비율이나 교육 참가자 수만으로는 사업의 효과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채용과 승진, 보수, 이직, 직원 참여도에서 변화가 나타났는지 추적해야 하지만 기업마다 기준과 공개 범위가 달랐다. 프로그램 시행과 실제 인사 결과 사이의 연관성을 밝히지 못하면 비용과 성과를 둘러싼 논쟁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응답자 9472명이 평가한 기업 내부 효과에서는 직원 참여도와 건강 개선이 41%로 가장 높았다. 인재 유치와 유지가 39%, 조직문화와 소속감 강화가 38%였다. 기업 평판 개선은 31%, 다양한 관점을 통한 혁신 증가는 29%였다.

고객과 시장의 범위가 넓어졌다는 응답과 투자자·협력사·지역사회 등 외부 이해관계가 개선됐다는 응답은 각각 24%였다. 의사결정 개선은 22%, 법률·규제 위반 감소는 18%, 내부 부정행위 감소는 17%였다.

효과를 경험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6%, 알 수 없다는 응답은 3%였다. 정책 시행 여부와 실제 성과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점도 함께 나타났다.

직원의 소속감은 업무 성과와 이직 위험에 영향을 미쳤다. 맥킨지가 인용한 기존 연구에서는 강한 소속감을 느낀 직원의 업무성과가 56% 높았고 이직 위험은 50% 낮았다. 포용적인 조직으로 평가된 기업의 직원은 계속 근무할 가능성이 47% 높았다.

다양한 관점을 확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과정이 성과를 갈랐다. 구성원의 배경이 달라도 발언권과 정보 접근, 승진 기회가 일부 집단에 집중되면 인력 구성의 변화가 조직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

채용과 승진 체계에 다양성과 포용성 기준을 반영한 조직은 38%였다. 임금 형평성을 우선 과제로 둔 조직은 39%였고 유연근무와 휴가 정책을 중점적으로 운영한 비율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소속감과 포용적인 문화를 강화하는 데 집중한 조직은 40%였다. 포용적 리더십 등 관련 역량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운영한 조직은 35%였다. 선언이나 일회성 교육보다 채용과 평가, 보상, 승계 계획에 기준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무게가 이동했다.

운영 과정에서는 상징적 활동과 구조적 변화의 구분이 중요해졌다. 기념일 행사와 선언문 발표는 단기간에 가시성을 높일 수 있지만 채용과 승진, 보수에서 변화가 없으면 직원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대표성 확대만 강조하고 직무 능력과 성과 기준을 명확히 설명하지 못해도 공정성을 둘러싼 갈등이 생긴다.

기업들은 프로그램별 목표와 측정 지표를 세분화하기 시작했다. 교육을 시행한 뒤 참가 인원만 집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관리자의 행동과 직원 경험이 달라졌는지 확인하고, 효과가 없는 사업은 중단하거나 수정하는 방식이다.

채용에서는 지원자 범위를 넓히고 개인 정보를 가린 심사를 적용할 수 있다. 승진 후보 선정 기준과 후계자 계획을 공개하고 같은 가치의 노동에 대한 보수 차이를 점검하는 방식도 포함된다. 돌봄과 휴가제도는 특정 집단만을 위한 지원보다 전체 직원이 이용할 수 있는 제도로 확대됐다.

AI 확산은 다양성과 포용성 정책에 새로운 변수를 더했다. 과거 채용과 평가 자료에 편향이 남아 있으면 AI가 기존 격차를 반복할 수 있다. 자동화된 서류 심사와 면접, 성과평가에서 사용한 데이터와 판단 기준을 검증하지 않으면 효율을 높이는 과정에서 차별 위험이 커진다.

기술은 반대 방향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채용과 승진 기준을 일관되게 적용하고 임금 격차와 평가 편향을 빠르게 찾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같은 AI라도 데이터와 감독체계, 이의제기 절차에 따라 기존 불평등을 확대하거나 줄일 수 있다.

다양성과 포용성 정책의 지속 여부는 명칭보다 인사제도에 남은 변화에서 확인된다. 채용 대상과 승진 기준, 임금 격차, 직원 이탈률이 달라지지 않았다면 프로그램 수를 유지해도 성과는 제한적이다. 정치적 논쟁이 커진 뒤 기업들은 선언을 줄이고 측정 가능한 인사·경영 성과를 요구하는 단계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