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조직혁명⑦] 명령하는 리더보다 성찰하는 리더가 변화에 강했다
변화 적응 자신감 30% 대 17%…AI 도입도 적극적 직원 만족·신뢰 향상 56%…시간 압박과 실패 두려움이 심리적 안전 막아
[KtN 최기형기자]스스로 성찰이 늘었다고 평가한 리더의 30%는 소속 조직이 변화에 신속히 적응할 수 있다고 답했다. 성찰이 줄었다고 답한 리더는 17%에 그쳤다. 조직의 핵심 과제를 명확하게 파악한 비율도 각각 49%와 21%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맥킨지가 2026년 발간한 ‘조직의 현주소 2026’에 따르면 성찰적인 리더는 지정학과 기술 변화에 따른 위험을 더 크게 인식하면서도 조직의 대응 능력에는 높은 자신감을 보였다.
지정학적 변화가 조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답한 비율은 성찰이 늘어난 리더가 22%였다. 성찰 수준이 그대로인 리더는 10%, 성찰이 줄어든 리더는 4%였다.
생산성을 더 높여야 한다는 압박을 느낀 비율도 성찰이 늘어난 리더가 74%로 가장 높았다. 성찰 수준이 유지된 리더는 61%, 줄어든 리더는 54%였다. 외부 충격과 내부 부담을 더 크게 인식하면서 대응 가능성도 높게 평가했다.
차이는 AI 도입에서도 나타났다. 외부에서 개발된 AI 시스템을 대부분의 부서에 도입했다고 답한 비율은 성찰이 늘어난 리더가 33%였다. 성찰 수준이 유지되거나 드문 리더는 28%, 성찰이 줄어든 리더는 29%였다.
직접 AI 도입을 주도한다고 답한 비율은 성찰이 늘어난 리더가 61%였다. 성찰 수준이 유지되거나 드문 리더는 53%, 성찰이 줄어든 리더는 43%였다. 기술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조직 안의 실험을 장려하는 행동에서 격차가 커졌다.
성찰 수준은 리더가 스스로 평가한 결과다. 조직의 실제 변화 속도나 재무성과를 측정한 수치와는 다르다. 성찰만으로 조직의 적응력이 높아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리더의 인식과 행동 사이의 차이는 확인됐다.
기업이 인간 중심 리더십을 도입해 얻은 효과로 직원 만족과 인력 유지, 조직 내 신뢰가 각각 56%를 기록했다. 의사결정 개선은 42%, 조직의 적응력과 회복력 향상은 40%였다.
인간 중심 리더십에는 겸손과 공감, 회복력, 취약성을 드러내는 태도 등이 포함됐다. 실적을 요구하지 않거나 결정을 미루는 방식과는 다르다. 단기 성과와 장기 투자, 통제와 자율, 자신감과 불확실성의 인정 사이에서 판단하는 능력에 가깝다.
AI 확산은 리더의 역할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AI가 자료 수집과 분석, 보고서 작성, 일부 의사결정을 맡으면 관리자는 결과를 지시하고 검토하는 데서 벗어나 사람과 기술의 역할을 조정해야 한다. 속도와 효율을 높이면서 오류와 책임의 경계도 관리해야 한다.
과거의 성공 경험만으로 판단하면 새로운 기술이 만든 변화를 늦게 받아들일 수 있다. 반대로 검증 없이 AI 도입을 밀어붙이면 직원의 반발과 업무 혼란이 커진다. 실험 결과를 점검하고 잘못된 판단을 수정하는 능력이 기술 도입의 속도만큼 중요해졌다.
심리적 안전을 확보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시간 압박이었다. 리더의 47%가 빠른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직원이 자유롭게 의견을 내기 어렵다고 답했다. 실패하거나 평가받는 데 대한 두려움은 42%였다.
위계적인 조직문화와 불분명한 기대는 각각 38%를 기록했다. 직원이 반대 의견이나 오류를 보고했을 때 받을 불이익을 우려하거나, 어느 수준까지 문제를 제기해도 되는지 알지 못하면 위험 신호가 경영진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AI가 생산한 결과의 오류도 같은 구조에서 커질 수 있다. 직원이 모델의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도 경영진이 추진하는 사업이라는 이유로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면 잘못된 결과가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심리적 안전은 직원 만족뿐 아니라 기술 위험을 조기에 찾는 통제 장치로 작용한다.
글로벌 리더의 40%는 적어도 매주 자신의 리더 역할과 목적을 돌아본다고 답했다. 3명 중 2명은 한 달에 한 번 이상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성찰은 개인적인 생각에 머무르지 않고 의사결정과 평가, 피드백 절차에 연결될 때 조직의 행동으로 이어졌다.
슈나이더일렉트릭은 2030년을 향한 사업 전환에 맞춰 리더십 기준을 바꾸고 있다. 2020년 4월부터 최고인사책임자를 맡은 차리스 르는 맥킨지와의 인터뷰에서 개방성과 공감, 어려운 대화를 나누는 능력을 리더의 주요 행동 기준으로 제시했다.
슈나이더일렉트릭은 리더가 회사의 가치에 맞게 행동했는지를 연간 성과평가에 포함했다. 리더는 스스로 행동을 평가하고 관리자와 결과를 논의한다. 부하 직원의 상향 평가도 매년 통합 보고서로 제공한다.
경영성과만큼 행동 기준도 평가에 반영했다. 부서의 실적을 달성했더라도 협업과 신뢰를 훼손한 리더를 같은 기준으로 인정하지 않는 방식이다. 리더가 모든 답을 알고 있다는 태도보다 부족한 지식을 인정하고 전문성이 높은 인재를 기르는 능력을 중시했다.
리더 교육에는 국가와 세대가 다른 구성원을 이끄는 방법을 포함했다. 100개가 넘는 국가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직원 16만명을 둔 조직의 특성을 반영했다. 직원 의견은 세대와 문화 등 집단별로 나눠 분석하고 참여 정책에 사용했다.
개인별 리더십 개발에는 AI 코치도 시험 도입했다. 이용자는 자신의 평가와 피드백 자료를 입력하고 슈나이더일렉트릭의 가치와 리더십 기준에 맞춘 조언을 받을 수 있다. 모국어로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적용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AI 코치에는 민감한 평가 자료가 들어간다. 개인 정보 보호와 자료 접근 권한, AI가 제공한 조언의 정확성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리더십 개발을 자동화된 답변에 맡기기보다 자기평가와 관리자·직원의 피드백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
슈나이더일렉트릭 직원 가운데 회사 주식을 보유한 비율은 63%였다. 회사는 직원의 주식 보유 확대를 미래에 대한 신뢰를 나타내는 지표로 평가했다. 다만 리더십 제도와 주식 보유, 경영성과 사이의 인과관계는 공개된 자료만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과거의 리더십은 목표를 정하고 업무를 지시한 뒤 결과를 평가하는 데 집중했다. AI와 사람이 함께 일하는 조직에서는 리더가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현장의 반대 의견을 받아들이며 잘못된 결정을 빠르게 고쳐야 한다.
변화 대응력은 강한 지시보다 정확한 위험 인식과 수정 능력에서 갈렸다. 직원이 오류와 실패를 숨기지 않는 환경, 리더가 자신의 판단을 다시 검토하는 절차, 행동까지 평가하는 성과체계가 조직의 적응 속도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