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트렌드②] 딥티크 보디케어가 내세운 ‘정서적 웰빙’, 향기의 역할도 확장

향을 제품의 부수적 요소가 아닌 활성 성분으로 배치…세정·보습에서 감정과 생활 리듬으로 넓어진 표현

2026-08-23     박채빈 기자
[향수트렌드②] 딥티크 보디케어가 내세운 ‘정서적 웰빙’, 향기의 역할도 확장. 사진=Diptyqu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채빈기자]딥티크(Diptyque)는 2026년 9월 출시하는 ‘Les Rituels de Soin’에서 향을 보디 제품의 부수적인 요소로 다루지 않았다. 조향사 나탈리 세토(Nathalie Cetto)가 각 제품의 향을 총괄했고, 향을 과학적으로 측정한 활성 성분으로 설명했다. 제품이 제공하는 가치도 세정과 보습을 넘어 정서적 웰빙과 연결했다.

향수에서는 향 자체가 상품이지만 화장품에서 향은 제형과 사용감을 보완하는 요소로 취급돼 왔다. ‘Les Rituels de Soin’은 향초와 클렌징 젤, 오일, 보디밤을 아침과 저녁으로 나누고 각 시간대에 다른 향을 배치했다. 향기가 보디케어 제품을 구분하고 사용 순서를 만드는 기준으로 들어간 셈이다.

‘활성 성분’이라는 표현도 향의 위치를 바꾼다. 보디 제품에서 활성 성분은 일반적으로 피부에 작용하는 성분과 연결돼 사용된다. 딥티크는 향을 같은 언어로 설명하면서 후각 경험을 제품 기능의 일부로 앞세웠다.

식물 향으로 시작하고 캐모마일로 끝나는 하루

아침 제품군에는 식물 계열 향을 담은 ‘Le Matin’ 향초가 배치됐다. 베르가모트와 스위트 아몬드 밀크를 적용한 ‘Nurturing Cleansing Gel’, 드라이 보디 브러시가 함께 구성된다.

아침과 저녁을 나누는 첫 번째 기준은 향초다. ‘Le Matin’ 향초는 브러싱과 세정에 앞서 사용되고, ‘Le Soir’ 향초는 보디밤과 괄사를 사용하는 저녁 제품군에 들어간다. 같은 공간에서 향초를 바꾸는 방식으로 하루의 시간대를 구분했다.

베르가모트와 스위트 아몬드 밀크를 적용한 클렌징 젤은 몸을 씻는 기능에 향을 결합한다. 향초에서 시작된 향기 사용이 샤워 과정으로 이어지도록 제품을 배열했다. 향초와 클렌징 젤을 각각 판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연속해서 사용하는 품목으로 묶은 방식이다.

[향수트렌드②] 딥티크 보디케어가 내세운 ‘정서적 웰빙’, 향기의 역할도 확장. 사진=Diptyqu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일도 같은 제품군에 포함됐다. 액체 세정제와 오일, 보디밤처럼 제형이 다른 제품을 함께 구성하면서 향은 여러 단계의 사용 경험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향수를 한 번 뿌리는 방식과 달리 세정과 보습 과정에서 서로 다른 질감의 제품을 사용하게 된다.

저녁 제품군에는 캐모마일을 적용한 ‘Le Soir’ 향초가 놓였다. 볶은 보리와 장미를 적용한 ‘Rich Soothing Body Balm’이 세라믹 괄사와 함께 구성된다. 캐모마일, 볶은 보리, 장미처럼 식물과 식재료를 떠올리게 하는 요소를 사용해 아침 제품군과 다른 향의 구성을 만들었다.

향수의 언어가 보디케어 효능의 언어로

[향수트렌드②] 딥티크 보디케어가 내세운 ‘정서적 웰빙’, 향기의 역할도 확장. 사진=Diptyqu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딥티크가 사용한 ‘정서적 웰빙’은 피부 상태보다 사용자의 감정과 기분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클렌징 젤이나 보디밤의 기능을 세정과 보습에 한정하지 않고 향을 맡고 제품을 사용하는 시간까지 효능 설명에 포함한다.

향초와 화장품, 브러시, 괄사를 함께 배치한 구조도 정서적 웰빙이라는 표현을 뒷받침하는 형식으로 사용됐다. 하나의 성분이 피부에 작용하는 방식보다 향초를 켜고 제품을 바르며 도구를 움직이는 전체 과정을 앞세운다.

여기서 화장품과 향초, 피부 관리 도구의 기능은 서로 다르다. 클렌징 젤은 몸을 씻는 제품이고 보디밤과 오일은 피부에 바르는 제품이다. 향초는 공간에 향을 내며 브러시와 괄사는 손으로 사용하는 도구다. 딥티크는 서로 다른 품목을 아침과 저녁의 루틴으로 묶고 컬렉션 전체를 감각적 관리 과정으로 제시했다.

‘과학적으로 측정한 활성 성분’이라는 설명은 감각적 경험에 과학의 언어를 결합한다. 향의 선호나 사용 후 기분처럼 개인차가 큰 영역을 측정 가능한 효과로 제시하면서 향수와 보디케어의 판매 문법도 달라진다.

[향수트렌드②] 딥티크 보디케어가 내세운 ‘정서적 웰빙’, 향기의 역할도 확장. 사진=Diptyqu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Les Rituels de Soin’은 향을 제품마다 다른 분위기를 만드는 요소로만 사용하지 않는다. 아침과 저녁을 나누고 세정과 보습의 순서를 연결하며 컬렉션 전체의 기능을 설명하는 중심에 배치했다.

향기가 보디 제품의 활성 성분으로 제시되면서 소비자가 접하는 효능 표현의 범위도 넓어진다. 피부에 직접 사용하는 화장품의 기능과 향초·도구를 포함한 전체 사용 과정의 경험이 ‘정서적 웰빙’이라는 하나의 표현 안에서 결합됐다.

딥티크의 보디케어 진출은 향수 브랜드가 향기의 역할을 어디까지 넓히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향은 향수병 안에 머물지 않고 클렌징 젤과 오일, 보디밤, 향초를 연결하는 기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