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KE FW26 ②] 새 옷에 먼저 입힌 낡은 흔적, 9만5700엔 코듀로이 셋업

안료를 입힌 뒤 다시 벗겨낸 커버올과 이지 팬츠…작업복의 사용감까지 디자인한 YOKE

2026-08-23     박인경 기자

[KtN 박인경기자]YOKE의 FW26 세 번째 물량에는 오래 입은 듯 색이 빠진 코듀로이 재킷과 바지가 포함됐다. 커버올 재킷은 5만2800엔, 원 플리츠 이지 트라우저는 4만2900엔이다. 위아래를 함께 구입하면 9만5700엔이다. 작업복에서 가져온 옷에 안료를 입힌 뒤 다시 벗겨내 새 제품의 표면을 일부러 낡게 만들었다.

YOKE Readies Third Drop of Its FW26 Collection. 사진=YOK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코듀로이 커버올 재킷은 면 100%의 가는 골 원단을 사용했다. 원단에 안료를 입히고 완성된 옷을 다시 가공해 색을 불규칙하게 뺐다. 밑바탕의 색이 부분적으로 드러나면서 소매와 몸통에 농담 차이가 생긴다. 오랫동안 입고 세탁한 작업복에서 나타나는 탈색을 출고 전에 만들어낸 방식이다.

커버올은 공장과 농장, 철도 현장 등에서 덧입던 작업용 재킷에서 출발했다. 두꺼운 원단과 넉넉한 품, 큼직한 패치 포켓은 공구와 소지품을 넣고 몸을 보호하기 위한 구성이었다. YOKE 제품에도 앞면 패치 포켓과 단순한 단추 배열이 남아 있다.

재킷의 두께는 일반적인 겨울용 작업복보다 가볍다. 셔츠처럼 걸칠 수 있도록 원단의 무게를 줄였고 품도 지나치게 크지 않게 정리했다. 작업복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실제 쓰임은 초가을용 일상 재킷으로 바뀌었다. 큰 포켓은 남았지만 옷의 가격과 유통 공간은 작업 현장보다 디자이너 편집매장에 맞춰졌다.

YOKE Readies Third Drop of Its FW26 Collection. 사진=YOK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낡은 옷의 흔적은 오랫동안 착용한 결과가 아니다. 안료를 바르고 다시 탈색하는 공정을 거쳐 균일하지 않은 색을 처음부터 만들었다. 소비자는 새 옷을 사면서 누군가 오래 입은 듯한 표정까지 함께 구입한다.

빈티지 가공은 패션 시장에서 새로운 방식이 아니다. 데님과 군복, 작업복을 다루는 브랜드들은 워싱과 마찰, 탈색으로 사용 흔적을 반복해 만들어 왔다. YOKE는 굵은 데님 대신 가는 골의 코듀로이를 택했다. 거칠게 찢거나 얼룩을 크게 남기지 않고 갈색과 검은색의 농도를 낮추는 데 그쳤다.

마모 흔적을 조용하게 처리했지만 가격은 작업복의 범위를 벗어난다. 재킷 한 벌에 5만2800엔, 셋업에는 10만엔에 가까운 비용이 들어간다. 낡아 보이는 상태가 저렴함을 뜻하던 작업복의 기준도 뒤집혔다. YOKE의 코듀로이는 사용 흔적이 많아서 값이 내려가는 옷이 아니라 사용 흔적을 별도 공정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값이 붙는 옷이다.

YOKE Readies Third Drop of Its FW26 Collection. 사진=YOK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원 플리츠 이지 트라우저에도 같은 면 100% 코듀로이와 안료 가공을 적용했다. 허리에는 고무 밴드와 같은 원단의 조임끈을 넣었다. 앞에는 사선 포켓, 오른쪽 뒤에는 덮개가 있는 포켓을 달았다. 허리와 엉덩이에 여유를 두고 바짓단까지 넓은 폭을 유지했다.

재킷은 작업복의 포켓과 단추를 남겼고 바지는 이지 팬츠의 편의를 더했다. 위아래를 함께 입으면 정장보다 느슨하고 일반 작업복보다 정돈된 셋업이 된다. 셔츠처럼 가벼운 재킷과 고무 밴드 바지라는 구성이어서 착용 방식도 어렵지 않다.

편의성만 놓고 보면 9만5700엔의 가격을 설명하기는 부족하다. 면 100% 코듀로이와 고무 밴드, 조임끈, 패치 포켓은 널리 쓰이는 구성이다. 가격 차이는 안료를 입혔다가 벗겨내는 가공과 실루엣 조정, YOKE라는 상표에서 발생한다.

코듀로이는 골 사이에 먼지가 끼기 쉽고 마찰이 잦은 무릎과 엉덩이, 소매 끝부터 눌리거나 번들거릴 수 있다. 이미 탈색한 원단은 착용과 세탁이 이어질수록 색이 더 달라진다. 출고 단계에서 만든 얼룩과 소비자가 입으면서 생긴 마모가 한 옷에 겹치는 구조다.

YOKE Readies Third Drop of Its FW26 Collection. 사진=YOK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7만1500엔짜리 폴리에스터 메모리 태피터 풀오버는 코듀로이 셋업과 다른 방식으로 실용복을 다룬다. 폴리에스터 100% 원단에 발수 가공을 하고 가슴과 허리에 포켓을 배치했다. 후드는 접어 넣을 수 있으며 내부 와이어와 허리 조임끈으로 외곽선을 바꿀 수 있다.

코듀로이 커버올이 낡은 작업복을 되살렸다면 태피터 풀오버는 등산복과 바람막이의 기능을 가져왔다. 한쪽은 사용 흔적을 미리 만들고, 다른 한쪽은 발수와 수납, 형태 조절을 앞세웠다. 두 제품 모두 생활과 노동, 야외 활동을 위해 만들어진 옷에서 출발했지만 YOKE의 판매가는 5만~7만엔대로 올라갔다.

폴리에스터 풀오버는 코듀로이 재킷보다 1만8700엔 비싸다. 천연 소재인지 합성섬유인지보다 와이어와 접이식 후드, 발수 가공, 조임 장치가 가격 차이를 만들었다. FW26 세 번째 물량에서는 가죽과 알파카뿐 아니라 가공과 기능도 높은 가격을 붙이는 수단으로 사용됐다.

YOKE의 코듀로이 셋업은 작업복을 그대로 복원하지 않는다. 무거운 보호복은 가벼운 재킷으로 바뀌고, 사용자가 만들던 탈색은 제조 공정으로 앞당겨졌다. 바지에는 고무 밴드와 조임끈을 넣어 일상복의 편의를 더했다. 노동을 위해 필요했던 기능보다 작업복이 쌓아온 외형과 사용감이 더 크게 남았다.

9만5700엔짜리 셋업을 오래 입으면 공장에서 만든 탈색 위에 실제 마모가 더해진다. 판매 시점부터 낡아 있던 옷이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을지, 가공한 표면부터 먼저 무너질지는 반복 착용과 세탁 뒤 갈린다. 새 옷에 오래된 흔적을 입힌 디자인은 구입 순간보다 몇 계절 뒤 상태에서 가격의 차이를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