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KE FW26 ③] 장 아르프에서 검은 셋업까지…매장으로 옮겨온 ‘Beyond Form’

유기적 곡선 내세운 파리 런웨이와 절제된 세 번째 판매…15개 착장 가운데 남은 변화는 길이와 폭

2026-08-24     박인경 기자

[KtN 박인경기자]YOKE는 FW26 컬렉션의 이름을 ‘Beyond Form’으로 정하고 장 아르프(Jean Arp)의 조각과 회화에서 출발했다. 비대칭과 우연성, 유기적인 곡선을 옷의 형태로 옮긴다는 구상이었다. 8월 22일 시작한 세 번째 판매에서는 검은색 셋업과 회색 상의, 갈색 팬츠, 올리브색 외투가 중심을 이룬다. 파리에서 앞세운 조형적 구상은 매장에서 입기 쉬운 색과 기본 품목 안으로 들어갔다.

YOKE Readies Third Drop of Its FW26 Collection. 사진=YOK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검은색 재킷과 팬츠를 맞춘 착장은 폭을 크게 벌리지 않는다. 재킷은 엉덩이 윗부분까지 내려오고 바지는 허벅지부터 바짓단까지 곧게 떨어진다. 셔츠와 넥타이를 빼고 검은색 상의를 받치면서 정장의 격식을 덜었다.

재킷의 어깨와 허리는 과장되지 않았다. 바지도 주름이나 장식을 앞세우지 않고 길이와 통으로 윤곽을 정리했다. 장 아르프의 둥글고 불규칙한 형태보다 1990년대식 미니멀 남성복에 가까운 구성이다. 컬렉션의 출발점이 된 미술 작품을 모른 채 옷만 접하면 검은색 셋업 이상의 차이를 찾기 쉽지 않다.

YOKE는 옷의 구조를 부드럽게 만들고 예상 밖의 비례와 미세한 뒤틀림을 넣었다. 세 번째 판매에서 변화는 한 벌 전체보다 소매산과 상의 길이, 바지 폭, 편직물의 굴곡에 나뉘어 들어갔다. 큰 변형을 피한 덕분에 일상복으로 입기 쉬워졌지만 브랜드를 곧바로 구별할 만한 형태도 약해졌다.

YOKE Readies Third Drop of Its FW26 Collection. 사진=YOK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회색 반소매 상의 아래에는 검은색 긴소매를 겹쳐 입고 검은색 팬츠를 맞췄다. 목선과 소매 끝, 허리선에 검은색이 반복되면서 회색 상의가 몸통 중앙에만 남는다. 두 겹의 소매가 색을 나누지만 품목 자체는 티셔츠와 팬츠라는 기본 조합이다.

겹쳐 입기는 새로운 재단 없이도 비례를 바꾸는 방법이다. 반소매 아래로 긴소매를 드러내면 팔이 길어지고 상체의 색이 두 층으로 갈린다. 옷 한 벌의 구조보다 스타일링이 차이를 만드는 방식이다. 각각의 제품을 따로 입으면 YOKE가 제안한 비례도 상당 부분 사라진다.

YOKE Readies Third Drop of Its FW26 Collection. 사진=YOK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회갈색 긴소매 상의는 어깨선을 낮추고 소매와 몸통에 여유를 줬다. 검은색 팬츠와 연결한 구성에는 무늬와 큰 장식이 없다. 목둘레와 소매 길이, 원단이 떨어지는 정도가 착장의 인상을 결정한다.

회색과 검은색, 갈색을 중심으로 색을 좁히면 여러 벌을 함께 입기는 쉬워진다. 재킷과 팬츠, 니트의 조합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반대로 색과 무늬가 줄어든 자리에서는 원단과 재단의 차이가 분명해야 한다. 비슷한 색과 넉넉한 폭을 사용하는 다른 브랜드와 나란히 놓였을 때 구별되는 요소가 많지 않다.

최근 남성복 시장에서는 검은색 블루종과 와이드 팬츠, 짧은 니트, 빛바랜 작업복이 반복되고 있다. YOKE의 세 번째 판매도 같은 품목을 공유한다. 카프 나파와 베이비 알파카, 보일드 울을 사용하고 일부 편직물과 봉제 방식을 달리했지만 전체 옷차림은 익숙한 미니멀 남성복의 범위 안에 머문다.

YOKE Readies Third Drop of Its FW26 Collection. 사진=YOK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밝은색 셔츠는 몸통과 소매에 넉넉한 폭을 두고 길이를 길게 잡았다. 검은색 목걸이형 소품이 단색 셔츠 앞에 놓이면서 시선이 세로로 모인다. 단추와 칼라, 커프스는 일반적인 셔츠의 구성을 따른다.

흰색과 검은색의 강한 대비를 피하고 아이보리와 검은색을 사용해 경계를 누그러뜨렸다. 셔츠의 넓은 품도 같은 방향으로 작용한다. 몸을 날카롭게 자르기보다 직선적인 셔츠를 느슨하게 입는 방식이다. 장 아르프의 유기적인 곡선은 옷의 겉모양보다 착용할 때 생기는 주름과 여유에 가깝게 남았다.

7만1500엔짜리 폴리에스터 메모리 태피터 풀오버는 세 번째 판매에서 조형적 구상이 직접 드러나는 품목이다. 후드에 와이어를 넣고 허리에 조임끈을 달아 착용자가 외곽선을 바꿀 수 있도록 했다. 접어 넣는 후드와 발수 가공, 가슴·허리 포켓도 갖췄다.

와이어와 조임끈을 움직이면 옷의 폭과 주름이 달라진다. 형태가 고정되지 않고 착용자의 조작에 따라 바뀐다는 점에서 ‘Beyond Form’과 가장 가까이 붙는다. 가죽 재킷과 브이넥, 커버올처럼 이미 완성된 기본형에 작은 변화를 더한 제품들과도 구별된다.

YOKE Readies Third Drop of Its FW26 Collection. 사진=YOK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올리브색 긴 외투는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고 어깨와 몸통을 곧게 잇는다. 검은색 바지와 부츠를 맞춰 외투의 색과 길이를 강조했다. 장식은 줄였고 앞면에는 세로선이 길게 남는다.

긴 외투 한 벌로 전체 비례를 바꾸는 방식은 효과가 분명하지만 새로운 문법은 아니다. YOKE만의 차이를 가르는 부분은 겉으로 드러나는 길이보다 안쪽 구조와 원단, 여밈에 있다. 착장 전체가 어두운 색으로 묶이면서 세부 구조는 더욱 눈에 띄지 않는다.

YOKE Readies Third Drop of Its FW26 Collection. 사진=YOK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짙은 회갈색 재킷과 팬츠를 맞춘 셋업은 어깨와 허리, 바짓단까지 한 색으로 이어진다. 재킷 길이는 짧지 않고 바지는 넓게 떨어진다. 검은색 신발 외에는 강한 색 대비를 두지 않았다.

세 번째 판매의 15개 착장에는 검은색과 회색, 갈색, 올리브색이 반복된다. 상의는 짧거나 몸 가까이 정리하고 바지는 길고 넓게 입는 조합도 이어진다. 옷마다 소재는 다르지만 전체 인상은 비슷하게 유지된다.

통일된 색과 비례는 여러 제품을 한 계절의 옷장처럼 묶는다. 개별 제품의 차이는 그만큼 줄어든다. 16만5000엔짜리 가죽 재킷부터 4만4000엔짜리 니트까지 비슷한 색과 절제된 윤곽을 공유하면서 가격 차이는 겉모양보다 소재와 봉제, 편직에 집중된다.

장 아르프의 이름은 FW26 컬렉션에 미술적 배경을 더했지만 세 번째 판매를 지배하는 것은 조각 같은 외형보다 검은 블루종과 와이드 팬츠, 브이넥, 셋업이다. 와이어를 넣은 태피터 풀오버처럼 형태를 직접 바꾸는 제품도 있으나 다수는 익숙한 기본형에서 길이와 폭을 조정하는 데 그쳤다. 파리 런웨이에서 제시한 ‘Beyond Form’은 매장에 도착하면서 일상복의 범위 안으로 좁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