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산업③] 기업 98.5% 현상 유지, 확장 응답 0.1%
매출 7.9%·수출 21.4% 증가에도 운영자금 확보가 최우선…금융·세제 지원 요구 67.2%
[KtN 최기형기자]2026년 1분기 국내 콘텐츠기업 2537개사 가운데 향후 6개월 안에 주력 사업 규모를 확장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0.1%였다. 현상 유지가 98.5%를 차지했고 사업 축소와 폐업을 고려한다는 응답은 1.4%였다. 산업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7.9%, 수출이 21.4% 증가한 시기에 기업들은 외형 확대보다 기존 사업 유지에 무게를 뒀다.
현상 유지 응답은 전분기와 같은 98.5%였다. 출판 99.6%, 음악 99.2%, 영화 99.6%, 방송·영상 100.0%, 지식정보 99.1% 등 대부분 산업에서 99% 안팎을 기록했다. 콘텐츠산업 전체의 성장률과 개별 기업의 사업 계획 사이에는 적지 않은 간격이 나타났다.
사업 확장 응답은 지식정보에서만 0.9% 집계됐다. 출판·만화·음악·게임·영화·애니메이션·방송·영상·광고·캐릭터·콘텐츠솔루션에서는 확장 응답이 잡히지 않았다. 조사 결과만으로 모든 기업이 투자를 중단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향후 6개월 안에 주력 사업 규모를 늘리겠다는 판단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사업 축소나 폐업을 고려한 비율은 만화가 10.2%로 가장 높았다. 캐릭터는 3.3%, 광고 2.1%, 애니메이션 1.9%, 게임 1.6%, 콘텐츠솔루션 1.2%, 음악 0.8%였다. 만화의 응답 기업은 118개사, 축소·폐업 고려 기업은 12개사여서 산업 전체 상황으로 확대하기에는 표본상 제한이 있다.
축소·폐업 또는 업종 변경을 고려한 기업은 모두 36개사였다. 이유로는 판매 부진이 77.8%로 가장 많이 꼽혔다. 수익성 악화 63.9%, 경기 불황 36.1%, 수출 여건 악화 16.7%가 뒤를 이었다. 전체 응답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낮지만 사업을 줄이려는 기업에는 매출 부족과 수익성 하락이 동시에 작용했다.
사업을 유지하거나 확장하겠다고 답한 2501개사의 경영 전략에서도 자금 확보가 앞자리를 차지했다. 운영자금 조달 방식 개선·다각화를 선택한 비율은 50.5%였다. 핵심사업 역량 강화가 37.8%, 새로운 콘텐츠 유통·배급망 개척이 34.9%, 업무 효율성 제고가 28.3%, 신규 사업 확대가 22.2%로 집계됐다.
우수 인력 확보는 13.8%, 신기술 개발·적용 활성화는 6.4%, 전략적 파트너와의 제휴는 4.4%였다. 해외 진출 추진·확대 응답은 1.5%에 그쳤다. 수출이 38억1604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1.4% 늘었지만 조사 기업의 경영 전략에서는 해외 확장이 후순위에 놓였다.
산업별 경영 전략은 서로 달랐다. 광고기업의 83.2%가 운영자금 조달 개선을 선택했고 콘텐츠솔루션은 80.6%, 지식정보는 64.5%, 캐릭터는 52.9%, 음악은 50.9%였다. 게임에서는 같은 응답이 2.4%에 머물렀다.
게임기업은 업무 효율성 제고 60.5%, 신기술 개발·적용 56.5%, 핵심사업 역량 강화 43.5%에 응답이 집중됐다. 애니메이션기업은 핵심사업 역량 강화 80.0%와 업무 효율성 제고 78.1%를 많이 선택했다. 음악기업은 핵심사업 역량 강화가 79.4%로 가장 높았다.
방송·영상기업의 경영 판단은 유통망과 신규 사업에 집중됐다. 새로운 콘텐츠 유통·배급망 개척과 신규 사업 확대가 각각 83.0%를 기록했다. 2026년 1분기 방송·영상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6.0% 감소했다. 해외와 국내의 신규 판로 확보가 자금 조달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한 배경을 수출 감소와 함께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사업 운영에서 겪는 어려움도 자금과 제작 구조에 몰렸다. 자금 조달·운용 등 자금관리를 선택한 비율은 57.0%로 가장 높았다. 콘텐츠 기획·제작 과정의 효율화가 52.3%, 해외 진출과 국내외 신규 유통·배급 판로 개척이 31.7%, 제품 홍보와 마케팅이 28.8%, 인력 확보·유지가 18.0%로 뒤를 이었다.
자금관리 어려움은 콘텐츠솔루션에서 91.0%, 광고에서 83.5%, 음악에서 73.9%로 높았다. 캐릭터는 61.7%, 지식정보는 61.1%였다. 콘텐츠솔루션기업의 80.6%가 운영자금 조달 개선을 경영 전략으로 선택한 결과와 연결된다.
콘텐츠 기획·제작 효율화의 어려움은 애니메이션에서 92.5%에 달했다. 방송·영상은 82.1%, 영화 75.0%, 출판 69.0%, 만화 65.3%, 게임 65.1%, 음악 62.2%였다. 제작 과정의 비용과 시간, 인력 운용을 줄이려는 압박이 여러 산업에서 공통으로 나타났다.
유통·배급망 확보 부담은 방송·영상에서 78.6%, 캐릭터에서 68.3%, 광고에서 54.3%, 지식정보에서 51.2%를 기록했다. 방송·영상기업의 83.0%가 새로운 유통·배급망 개척을 최우선 전략으로 꼽은 결과와 같은 방향이다. 콘텐츠를 제작한 뒤 거래처와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단계에서도 기업별 부담이 컸다.
게임에서는 신기술 개발·적용의 어려움이 47.6%로 다른 산업보다 높았다. 콘텐츠솔루션은 인력 확보·유지가 79.0%에 달했다. 같은 콘텐츠산업 안에서도 게임은 기술 개발과 업무 효율화, 콘텐츠솔루션은 자금과 인력, 방송·영상은 제작과 판로에 응답이 집중됐다.
정책 지원 요구는 기업들의 경영 전략과 맞닿아 있었다. 금융·세제 지원 강화를 선택한 기업이 67.2%로 가장 많았다.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 개선·확대는 46.8%, 유통·배급지원 사업 개선·확대는 36.8%, 고용 유지 지원 강화는 32.6%였다.
금융·세제 지원 요구는 콘텐츠솔루션 98.2%, 애니메이션 95.3%, 캐릭터 90.6%, 게임 84.9% 순으로 높았다. 방송·영상에서는 제작지원 사업 개선·확대가 82.1%, 유통·배급지원 사업 개선·확대가 72.3%를 기록했다. 음악과 콘텐츠솔루션은 고용 유지 지원 요구가 각각 68.9%, 82.0%로 나타났다.
해외 진출 경험을 가진 기업 자체도 많지 않았다. 최근 3년 안에 해외에 진출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9.1%였다. 게임은 42.1%, 애니메이션 31.8%, 캐릭터 19.4%, 음악 13.6%, 만화 12.7%였다. 출판과 지식정보는 각각 1.5%, 방송·영상 0.9%, 광고 0.3%에 머물렀다.
2026년 3분기 콘텐츠기업 경영전망지수는 101.5로 기준점 100을 웃돌았다. 매출 전망은 104.9였지만 고용 전망은 100.1, 자금 사정은 100.5였다. 매출 회복 기대보다 채용과 자금 여건에 대한 전망이 낮게 형성됐다.
사업 확장 응답이 0.1%에 그친 흐름이 달라지려면 매출 전망만 아니라 운영자금 조달, 제작비 회수, 유통망 확보가 실제 경영지표에서 개선돼야 한다. 2분기 이후에는 금융·세제 지원 집행 규모, 콘텐츠 제작 투자, 신규 사업 진입, 고용 유지 여부가 기업들의 현상 유지 전략에 변화를 줄 변수로 남아 있다.
경영현황 수치는 2537개 표본기업의 응답을 집계한 결과로 콘텐츠산업 전체를 추정한 통계는 아니다. 산업별 표본 수와 기업 규모에 따라 편차가 발생할 수 있어 세부 비율은 각 업종의 재무·고용 자료와 함께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