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지지율①] 유시민이 꺼낸 ‘학습 중단’, 흔들린 49% 집권 연합

4월 67%에서 8월 40% 안팎까지…중도층에 이어 진보·민주당 지지층도 약해진 결집 “저는 이 대통령을 지지했지 숭배하지 않았다.”

2026-08-27     박준식 기자

[KtN 박준식기자]유시민 작가는 8월 24일 유튜브 채널 ‘장인수의 저널리스트’에 출연해 2025년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던 이유부터 꺼냈다. 권력 자체가 아니라 국가를 바꾸는 데 필요한 권한을 요구한다고 믿었고, 학습하며 발전하는 정치인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취임 1년여가 흐른 뒤 내린 평가는 달라졌다.

“학습은 중단된 것 같다.”

 

이재명 대통령을 줄곧 비판해온 야권 인사의 말이었다면 익숙한 정치 공방에 머물렀을 발언이다. 유시민 작가는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고 민주당과 진보·개혁 진영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논객이다. 대통령의 성공을 기대했던 인물이 지지와 숭배를 구분하고 나선 시점은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온 때와 겹쳤다. 

8월 하순 발표된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45%, 40.2%, 40.0%로 나타났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36.3%까지 내려왔다. 조사기관별 수치는 달랐지만 4월 고점 이후 이어진 하락세는 같았다.

유시민 작가는 방송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승리를 만들었던 정치적 기반을 스스로 허물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동산과 민생 악화가 지지율을 직접 끌어내렸다면, 대선에서 결합한 진보·개혁 세력과 중도층의 이탈은 하락세를 막아줄 정치적 기반까지 약해졌다는 진단이었다.

민주당 지지층만으로 만들지 않은 67%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올해 1월 61%, 2월 64%, 3월 65%에 이어 4월 67%까지 올랐다. 4월 넷째 주에는 민주당 지지층과 진보층의 긍정 평가가 90%를 웃돌았다. 중도층도 긍정 73%, 부정 18%로 국정 운영에 힘을 실었다. 40·50대에서는 약 80%가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20대도 50%에 이르렀다.

외교와 경제에 대한 기대가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긍정 평가 이유로 외교 19%, 경제·민생 16%, 직무 능력 9%가 꼽혔다. 전반적으로 잘한다는 응답이 8%, 소통과 서민정책·복지는 각각 5%였다. 민주당 핵심 지지층의 결집에 중도층과 일부 보수층이 가세하면서 대통령 지지율은 대선 득표율을 크게 웃돌았다. 

이 대통령은 2025년 대선에서 약 49%를 득표했다. 민주당 전통 지지층만으로 확보한 표가 아니었다. 진보·개혁 세력과 윤석열 정부에 반대한 중도 유권자가 결합했고, 취임 뒤에는 대선에서 이 대통령을 선택하지 않았던 층까지 국정 운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유시민 작가는 대선 당시 결합한 세력을 ‘내란 극복 정치 연합’으로 규정했다. 서로 다른 정책 요구를 가진 유권자들이 윤석열 정부 이후의 정치 질서를 다시 세운다는 목표 아래 모였다는 해석이다. 강한 민주당 지지층만 남기는 방식으로는 유지할 수 없는 결합이었다.

4월의 67%는 정치 연합이 대선 이후에도 확장되고 있다는 수치였다. 민주당 지지 여부와 별개로 대통령의 직무 능력과 외교, 경제 운영에 기대를 걸었던 중도층이 국정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중도층 네 명 가운데 세 명 가까이가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재명 정부의 AI 정책 환경도 문화예술 분야의 기술 활용 논의와 맞물린다.  /사진=이재명 youtub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넉 달 뒤 구성은 크게 달라졌다.

8월 셋째 주 중도층에서는 긍정 43%, 부정 46%로 평가가 뒤집혔다. 4월과 비교하면 긍정 평가가 30%포인트 내려갔다.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에서는 긍정 29%, 부정 50%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민주당 지지층과 진보층도 이전의 결집력을 유지하지 못했다. 4월 90%를 웃돌았던 긍정 평가는 8월 민주당 지지층 74%, 진보층 72%로 낮아졌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부정 평가는 80%, 보수층은 75%였다. 반대 진영은 부정 평가로 강하게 결집했지만 여권 내부에서는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비율이 함께 내려갔다.

연령별로는 40·50대의 긍정 평가가 50%대로 낮아졌고 20·30대는 30%대에 머물렀다. 중도층과 청년층이 이탈하는 동안 민주당·진보층의 결집도 약해졌다. 외연 확장이 멈춘 뒤 대선 승리를 지탱했던 세력 내부에서도 지지 유보가 늘어난 흐름이다. 

부동산 불만을 지지 철회로 바꾼 정치적 신뢰의 약화

부동산은 지지율을 끌어내린 가장 직접적인 요인이었다. 8월 셋째 주 부정 평가 이유 가운데 부동산 정책이 28%로 가장 높았다. 경제·민생 12%, 국방·안보·대북정책 7%, 독재·독단 5%, 도덕성과 본인 재판 회피 4%가 뒤를 이었다.

4월에는 부동산 정책을 부정 평가 이유로 든 응답이 8%였다. 넉 달 사이 20%포인트 늘면서 경제·민생을 제치고 가장 큰 불만으로 올라섰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56%에 이르렀다. 세제개편안을 둘러싼 찬반은 팽팽했지만 55%는 전·월세 가격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주거비와 물가, 대출이자에 대한 불안은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맞닿아 있다. 공급 확대가 실제 입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세입자의 계약 갱신과 대출 만기는 먼저 돌아온다. 정부가 미래의 공급량을 설명하는 동안 유권자는 다음 계약에서 부담할 보증금과 월세를 계산했다.

부동산만으로 민주당 지지층과 진보층의 결집 약화까지 모두 설명되지는 않는다. 4월에도 경제와 부동산에 대한 불만은 존재했지만 대통령 긍정 평가는 67%였다. 정책이 기대에 못 미쳐도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신뢰가 유지되면 불만은 지지 철회보다 정책 수정 요구로 남는다.

8월에는 양상이 달라졌다. 부동산 불만과 함께 중도층·무당층의 부정 평가가 늘었고 민주당 지지층과 진보층의 적극적인 지지도 낮아졌다. 정책 실패를 만회할 수 있다는 기대까지 약해지면서 지지율의 하락 폭이 커졌다.

유시민 작가가 꺼낸 ‘학습 중단’도 해당 변화를 겨냥했다. 대통령이 정책을 내놓지 않는다는 비판이 아니라, 반대 여론을 받아들이고 국정 운영을 조정하는 능력이 약해졌다는 평가였다. 정책 불만이 들어오더라도 대통령과 여당이 학습하고 수정할 것이라는 신뢰가 남아 있으면 지지 연합은 유지될 수 있다. 신뢰가 약해지면 같은 불만은 지지 철회로 이동한다.

유시민 작가. 사진=저널리스트 유튜브 갈무리

지지와 숭배를 나눈 말

유시민 작가의 발언 이후 민주당 일부 인사는 ‘악담’, ‘저주’, ‘반명’이라는 표현으로 반발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같은 분석 틀에 놓은 것은 부당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정부 출범 1년여 만에 실패 가능성을 거론하는 태도가 건설적인 비평과 거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논쟁은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이 어디까지 비판할 수 있는지로 번졌다. 정책과 당 운영에 대한 반대가 대통령 지지 여부를 판별하는 기준이 됐고, 발언 내용보다 유시민 작가의 정치적 위치를 따지는 반응이 이어졌다.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선택한 49%는 하나의 생각으로 묶인 집단이 아니었다. 경제와 복지, 검찰개혁, 부동산, 외교·안보, 민주당 운영을 둘러싼 견해차가 존재했다. 대통령의 성공을 바라는 유권자 안에서도 정책과 인사에 대한 비판은 나올 수밖에 없다.

지지와 숭배를 구분한 발언은 집권 연합을 유지하는 방식과 연결된다. 대통령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만 지지층으로 인정하면 연합의 범위는 좁아진다. 다른 의견을 내더라도 공동의 정치적 목표 안에 머물 수 있어야 대선에서 결합한 세력이 유지된다.

비판자를 ‘반명’으로 분류하는 동안 불만은 당내 논쟁보다 무응답과 지지 유보로 이동한다. 중도층과 무당층에서는 부정 평가가 앞섰고 민주당 지지층과 진보층의 긍정 평가는 70%대로 낮아졌다. 야권 지지층이 더 강하게 반대해서만 만들어진 하락세가 아니다. 대통령의 성공을 기대했던 유권자 가운데 일부가 적극적인 지지를 거둬들였다.

유시민 작가의 평론이 지지율 하락의 모든 원인을 설명하지는 않는다. 부동산과 물가, 경기 전망, 안보와 사법제도 개편 등 여러 사안이 대통령 평가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여권 밖의 공격이 아니라 대통령을 지지했던 진영 내부에서 정치적 신뢰의 약화를 공개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남았다.

8월 하순 국정 지지율은 주요 조사에서 40% 안팎까지 내려왔다. 일부 조사에서는 30%대가 나왔다. 중도층이 먼저 움직였고 민주당 지지층과 진보층의 결집도 약해졌다. 대선 승리를 만들었던 연합의 일부가 대통령과 거리를 두기 시작한 흐름이다.

부동산 공급량과 민생지원 규모는 숫자로 발표할 수 있다. 진보·중도층의 이탈은 정책을 더 크게 설명하는 방식만으로 되돌리기 어렵다. 반대 의견이 정책 수정으로 이어지고 대통령을 지지하면서도 비판할 수 있는 공간이 여권 안에 남아 있어야 정치적 신뢰도 다시 쌓일 수 있다.

유시민 작가가 꺼낸 ‘학습 중단’은 대통령 개인의 태도에 대한 평가에서 출발했다. 4월 이후 지지율 하락은 학습과 조정에 대한 기대까지 약해졌다는 신호를 더했다. 부동산·민생 정책의 집행 결과와 함께 중도층, 무당층, 민주당 지지층의 월간 평가가 향후 집권 연합의 추가 이탈 여부를 가를 지표로 남았다.

※ 한국갤럽 8월 셋째 주 조사는 8월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리얼미터 8월 셋째 주 조사는 8월 18~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2,02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2.2%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