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Primavera②] 알렉스 콘사니의 시퀸 드레스, 뎀나가 다시 꺼낸 구찌의 관능
숀 멘데스의 밀착 상의부터 샤오잔의 금색 바지까지 큰 옷으로 이름 알린 뎀나, 몸의 윤곽과 광택 앞세운 첫 구찌 컬렉션
[KtN 박인경기자]알렉스 콘사니(Alex Consani)는 보라색 시퀸 드레스를 입고 소파에 앉았다. 숀 멘데스(Shawn Mendes)는 몸에 밀착되는 검은 상의와 바지를 착용했다. 샤오잔(Xiao Zhan)은 상의의 장식을 줄이고 금색 바지에 시선을 모았다. 구찌 ‘Primavera’ 광고에서 세 사람이 맡은 옷은 서로 다르지만 몸의 선과 광택을 적극적으로 드러낸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발렌시아가에서 큰 어깨와 넓은 재킷, 바닥을 덮는 바지를 선보였던 뎀나(Demna)는 구찌 첫 패션쇼에서 방향을 바꿨다. 2026년 가을·겨울 컬렉션에는 짧은 드레스와 낮은 허리선, 몸에 붙는 상의, 깊게 갈라진 치마가 이어졌다. 시퀸과 가죽, 레이스, 금속성 광택도 넓게 사용했다.
구찌가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 구축한 관능적인 이미지가 다시 전면에 놓였다. 톰 포드(Tom Ford) 시절의 몸에 붙는 드레스와 낮은 허리선, 강한 광택을 그대로 복원하지는 않았다. 뎀나는 익숙한 구찌의 요소를 오늘날의 인물과 과장된 소재,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사진 형식 안에 다시 배치했다.
알렉스 콘사니가 입은 보라색 드레스에는 작은 시퀸이 촘촘하게 이어진다. 상체부터 다리까지 몸의 윤곽을 따라 떨어지고, 짧은 길이와 깊게 파인 목선이 피부 노출을 넓힌다. 드레스 전체에서 빛이 반사되기 때문에 별도의 무늬나 큰 장식을 더하지 않아도 형태가 또렷하게 남는다.
콘사니는 소파 가운데에 몸을 비스듬히 두고 두 다리를 길게 뻗었다. 드레스의 짧은 길이와 반짝이는 표면, 신체의 곡선을 한 컷에 담는 자세다. 인물을 정면에 세워 옷의 앞면을 설명하듯 보여주는 일반적인 광고 사진과 달리 소파의 굴곡과 몸의 자세가 드레스의 형태를 함께 만든다.
콘사니의 활동 영역도 ‘Primavera’가 겨냥한 방향과 맞닿아 있다. 패션쇼 모델이면서 소셜미디어와 영상 콘텐츠를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넓혔다. 런웨이와 잡지에 익숙한 소비자뿐 아니라 짧은 영상과 밈, 팬 계정을 통해 패션을 접하는 젊은 층에도 이름이 알려져 있다.
보라색 시퀸 드레스는 작은 스마트폰 사진에서도 색과 광택이 쉽게 구분된다. 재단의 세부보다 강한 색과 반사광이 먼저 전달되는 옷이다. 광고가 매장과 잡지를 넘어 소셜미디어에서 소비되는 환경까지 고려하면 콘사니와 시퀸 드레스의 결합은 출연자의 인지도와 제품의 시각적 특징을 함께 살린다.
검은색 한 벌로 드러낸 숀 멘데스의 몸
숀 멘데스는 몸에 붙는 검은색 반소매 상의와 검은 바지를 입었다. 상의의 매끄러운 광택이 가슴과 팔의 윤곽을 따라 이어진다. 손가락이 드러나는 검은 장갑까지 더해 색의 변화는 줄이고 소재와 신체의 형태를 남겼다.
진이 착용한 가죽 모터스포츠 재킷에는 절개선과 지퍼, 작은 가방이 함께 들어갔다. 숀 멘데스의 착장에서는 부속 장식과 겹쳐 입은 옷을 거의 덜어냈다. 재킷의 구조 대신 얇은 상의가 몸에 붙는 정도와 소재의 광택으로 남성복의 인상을 만들었다.
구찌 남성복에서 몸을 드러내는 방식은 새로운 흐름만은 아니다. 톰 포드가 디자인을 총괄하던 시기에는 가슴을 드러낸 셔츠와 몸에 붙는 재킷, 낮은 허리선의 바지가 브랜드 이미지를 구성했다. 알레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 시기에는 자수와 리본, 레이스, 강한 무늬를 사용해 남성복의 범위를 넓혔다.
뎀나는 두 시기의 옷을 그대로 되풀이하지 않았다. 숀 멘데스에게는 톰 포드 시기를 떠올리게 하는 몸의 윤곽을 남겼고, 성별에 따라 소재와 장식을 엄격하게 나누지 않았던 미켈레 시기의 변화도 이어받았다. 장식이 많은 옷 대신 몸에 붙는 검은 상의 한 벌로 구찌 남성복의 관능을 다시 꺼냈다.
광고에 등장한 남성 출연진의 옷도 한 방향으로 통일되지 않았다. 진은 가죽 재킷, 에스디키드는 넓은 회색 바지, 숀 멘데스는 밀착 상의, 샤오잔은 금색 바지를 맡았다. 몸을 감싸는 정도와 광택, 바지의 폭을 달리하면서 검은 정장을 중심으로 구성되던 남성 명품 광고의 익숙한 틀을 넓혔다.
샤오잔의 금색 바지, 남성복에 옮겨간 화려함
샤오잔은 소파에 몸을 기대고 앉아 금색 바지를 앞으로 드러냈다. 상의는 색과 장식을 줄였고 바지에 사용한 강한 광택이 착장의 중심을 차지한다. 다리를 접어 소파 위에 올린 자세 때문에 금색 소재가 허리부터 발목까지 넓게 펼쳐진다.
금색 바지는 검은 재킷이나 흰 셔츠를 중심으로 구성하는 남성용 명품 광고와 거리가 있다. 시퀸 드레스를 입은 콘사니에게만 화려함을 맡기지 않고 남성 출연자의 바지에도 반사광과 강한 색을 사용했다. 여성복과 남성복을 나누는 경계보다 소재가 몸에서 나타나는 효과를 앞세운 구성이다.
콘사니의 드레스는 몸을 조이고 피부를 넓게 드러낸다. 샤오잔의 바지는 다리에 여유를 두면서 금색 표면을 크게 펼친다. 같은 광택 소재라도 한쪽은 신체의 곡선, 다른 한쪽은 바지의 부피와 움직임을 강조한다. 숀 멘데스의 검은 상의까지 더하면 밀착과 여유, 어두운 광택과 밝은 반사광이 세 갈래로 나뉜다.
샤오잔은 구찌 글로벌 브랜드 앰배서더로 활동하며 중국의 영화·드라마·음악 팬층과 접점을 넓혀왔다. ‘Primavera’에서는 단정한 검은 정장 대신 금색 바지를 입었다. 대중에게 익숙한 인물에게 상대적으로 낯선 남성복을 맡겨 새 컬렉션의 변화를 전달하는 선택이다.
보티첼리에서 소셜미디어까지 옮겨온 초상화
‘Primavera’의 정지 사진은 미할 첼빈(Michal Chelbin)이 촬영했다. 인물마다 별도의 초상을 만들고 고전 회화에서 볼 수 있는 자세와 색, 무게감 있는 실내 구성을 사용했다. 오래된 벽지와 소파, 침대, 커튼 사이에 시퀸 드레스와 가죽 재킷, 금색 바지를 놓았다.
산드로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의 ‘Primavera’에는 여러 인물이 서로 다른 자세와 옷차림으로 등장한다. 구찌 광고도 한 명의 모델에게 컬렉션 전체를 맡기지 않고 출연자마다 별도의 옷과 자세를 배분했다. 고전 회화를 직접 재현하기보다 여러 인물의 몸과 의상을 한 묶음으로 구성하는 방식을 가져왔다.
고전적인 실내와 초상화 구도는 짧고 몸에 붙는 옷의 인상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오래된 소파에 앉은 콘사니의 보라색 시퀸 드레스, 어두운 배경 앞에 선 숀 멘데스의 검은 상의, 샤오잔의 금색 바지는 배경과 닮아가기보다 색과 소재의 차이로 분리된다.
뎀나의 첫 구찌 패션쇼는 큰 옷과 거리문화로 굳어진 기존 이미지를 내려놓고 짧은 길이와 낮은 허리선, 몸에 붙는 소재를 전면에 배치했다. ‘Primavera’ 광고는 런웨이에서 제시한 변화를 세 사람의 몸과 옷으로 좁혀 보여준다. 콘사니의 보라색 시퀸, 숀 멘데스의 검은 광택, 샤오잔의 금색 바지는 구찌가 다시 관능과 화려함을 판매하려 한다는 방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컬렉션의 성패는 강한 사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몸에 밀착되는 짧은 드레스와 금색 바지는 광고에서 눈에 띄지만 일상복으로 선택할 소비자의 범위가 제한될 수 있다. 가죽 제품과 가방처럼 판매 규모가 큰 품목으로 관심이 이어져야 실적에도 반영된다.
2026년 하반기에는 ‘Primavera’ 의류와 가방의 판매가 본격화된다. 콘사니·숀 멘데스·샤오잔의 사진이 소셜미디어에서 얻는 반응과 실제 의류 판매 사이의 간격, 몸을 강조한 뎀나의 구찌가 기존 고객과 젊은 소비자에게 얼마나 받아들여지는지가 다음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