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1001 Amadeus②] UR-1001 Amadeus, 소유권보다 길게 남는 한 점의 시계

한 사람은 일부 기간만 점유하고 누적 작동 시간은 다음 세대로 이전…‘유일한 물건’이 만드는 소유와 보존의 충돌

2026-08-28     박채빈 기자
URWERK Unveils the One-Of-A-Kind UR-1001 Amadeus Pocket Watch. 사진=URWERK,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채빈기자]UR-1001 Amadeus는 한 점만 제작됐다. 동일한 모델을 추가 생산하지 않는다면 구매자는 세상에 하나뿐인 시계를 소유하게 된다. 그러나 후면의 1,000년 인디케이터는 한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 완주할 수 없다. 물건은 한 명에게 귀속되지만 기계가 전제로 삼은 시간은 개인의 생애를 넘어선다.

소유자는 시계를 팔거나 증여하고 상속할 수 있다. 100년·1,000년 작동계에 쌓인 시간까지 한 세대 안에서 완결할 수는 없다. 최초 소유자는 기록의 시작을 맡고, 이후 소유자는 앞선 시간을 이어받는다. 한 점 제작이라는 희소성과 여러 세대의 관리가 같은 물건 안에서 만난다.

유일한 물건과 반복되는 소유권

대량 생산품은 한 제품이 훼손되거나 사라져도 같은 규격의 다른 제품이 남는다. 한 점 제작물은 소유권 이전과 물리적 보존이 곧 제품의 존속으로 이어진다. UR-1001 Amadeus의 케이스와 조각, 무브먼트, 누적 작동계는 다른 개체로 대체할 수 없는 하나의 이력을 형성한다.

법률상 소유권은 특정 시점의 권리를 정한다. 시계를 보유하고 사용하며 처분할 수 있는 사람도 현재 소유자다. 기계에 누적된 시간은 현재 소유자에게서 시작되지 않는다. 이전 소유자가 작동시킨 기간이 남고, 현재 소유자의 관리가 더해지며, 다음 소유자가 기록을 이어간다.

100년 작동계가 한 바퀴를 돌기 전에 소유자가 여러 차례 바뀔 수 있다. 1,000년 인디케이터가 마지막 눈금에 도달할 때까지는 더 많은 이전이 필요하다. 개인의 권리는 완결된 형태로 이동하지만 기계의 시간은 여러 사람의 기간을 하나의 연속된 기록으로 묶는다.

한 사람이 보유한 기간은 시계 전체 이력의 일부가 된다. 첫 구매자가 가장 오래 소유하더라도 1,000년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제한적이다. 소유권의 절대성과 소유 기간의 유한성이 같은 물건에서 충돌한다.

3년과 5년으로 돌아오는 관리 시간

UR-1001 Amadeus의 후면에는 5년 눈금의 ‘Oil Change’ 인디케이터가 있다. 작동 3년 뒤부터 점검 시기를 알리고, 정비를 마치면 다시 0으로 돌아간다.

점검 인디케이터는 1,000년이라는 추상적인 시간 단위를 소유자의 생활 안으로 끌어온다. 밀레니엄 인디케이터는 거의 움직이지 않지만 정비 주기는 몇 년마다 돌아온다. 장기 보존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현재 소유자가 반복해야 하는 관리로 구성된다.

점검을 마칠 때마다 ‘Oil Change’ 인디케이터는 초기화된다. 100년 카운터와 1,000년 인디케이터는 누적 작동 시간을 이어간다. 하나의 무브먼트 안에서 되돌아가는 시간과 쌓이는 시간이 동시에 움직이는 셈이다.

초기화되는 점검계는 관리의 반복을 기록하고, 초기화되지 않는 장기 작동계는 반복이 축적된 결과를 남긴다. 1,000년 인디케이터가 전진하려면 수많은 점검 주기가 먼저 지나가야 한다. 오랜 수명은 단단한 재료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 분해와 세척, 윤활과 조정이 주기적으로 더해져야 기계의 작동이 이어진다.

사용해야 남고, 사용하면 닳는 기계

보존을 위해 움직이지 않는 상태로 두면 외부 충격과 마모를 줄일 수 있다. 무브먼트의 누적 작동 시간은 멈춘다. 100년과 1,000년 작동계를 전진시키려면 기계를 계속 움직여야 하고, 작동이 이어질수록 부품의 마찰과 윤활유의 변화도 쌓인다.

UR-1001 Amadeus에는 보존과 작동 사이의 긴장이 존재한다. 조각된 티타늄 케이스를 원형에 가깝게 남기려면 외부 접촉을 줄이는 편이 유리하다. 후면의 장기 작동계를 완성하려면 시계에 지속적으로 동력을 공급해야 한다.

전시품처럼 정지 상태로 보관하면 외장의 형태는 지킬 수 있지만 기계가 기록하는 시간은 쌓이지 않는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면 작동 시간은 늘어나지만 케이스와 무브먼트에는 사용 흔적이 남는다.

39시간 파워리저브도 같은 관계를 드러낸다. 자동 로터가 움직이지 않으면 이틀이 지나기 전에 작동을 멈출 수 있다. 소유자는 시계를 보관하는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 오래 남기기 위한 관리와 계속 작동시키기 위한 사용이 분리되지 않는다.

티타늄 케이스에 남는 한 사람의 손

플로리안 귈러트(Florian Güllert)는 레이저로 티타늄의 기본 형태를 가공한 뒤 공압 끌과 줄을 이용해 부조와 문양을 마감했다. 디자인 단계를 포함한 제작 기간은 약 3개월, 작업 시간은 약 500시간이다.

케이스 전면과 후면에는 바로크풍 아라베스크가 이어진다. 문양은 인쇄하거나 별도 장식을 붙인 방식이 아니라 티타늄을 직접 파내 높이와 깊이를 만든 구조다. 점각과 새틴 브러시, 무광 마감도 구역별로 달리 적용됐다.

한 점 제작물에서 표면의 작은 흔적은 개체를 구분하는 정보가 된다. 공구가 지나간 방향과 부조의 깊이, 모서리의 형태가 다른 제품에 반복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량 생산품에서 흠집으로 취급될 수 있는 미세한 차이가 수작업 제품에서는 제작 이력의 일부로 남는다.

사용 중 생긴 흔적은 성격이 다르다. 제작자의 공구 자국 위에 소유자의 사용 흔적이 더해진다. 시간이 지나면 최초 제작 당시의 상태와 이후 축적된 흔적을 완전히 분리하기 어려워진다.

복원은 손상된 부분을 되돌리는 작업이면서 이미 축적된 시간을 일부 지우는 행위가 될 수 있다. 표면을 다시 연마하면 흠집과 함께 원래의 마감도 줄어든다. 부조를 다시 새기면 형태는 회복할 수 있지만 최초 조각가의 손이 남긴 물질은 감소한다.

원형 보존과 정상 작동 사이

기계식 시계의 가치는 외장을 손대지 않은 상태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무브먼트를 그대로 두는 일도 완전한 보존으로 보기 어렵다. 부품을 교체하면 기능은 회복되지만 최초 제작 당시의 물질은 줄어든다.

UR-1001 Amadeus의 1,000년 작동계는 수리를 배제한 채 완성하기 어려운 시간 단위를 사용한다. 점검 인디케이터가 무브먼트 내부에 포함된 이유도 작동과 정비가 분리될 수 없기 때문이다.

외장에서는 원형에 가까운 표면이 중요하고, 무브먼트에서는 정상 작동이 우선한다. 두 기준이 항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케이스를 적극적으로 복원하면 최초 마감이 달라질 수 있고, 손상을 그대로 남기면 제작 당시의 형태에서 멀어진다. 기계 부품도 교체와 보존 사이에서 같은 선택을 반복한다.

한 점 제작 시계의 수명은 물질을 전혀 바꾸지 않는 방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사용할 부분과 남겨둘 부분, 교체할 부품과 보존할 부품을 세대마다 다시 판단해야 한다. 1,000년이라는 시간은 동일한 상태의 지속보다 변화 속에서 정체성을 유지하는 문제에 가깝다.

가격이 담지 못하는 미래의 노동

구매 가격은 특정 시점의 소유권을 이전하는 금액이다. 이후 이어질 보관과 점검, 수리와 운송, 보험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까지 한 번에 끝내지는 못한다.

UR-1001 Amadeus에 새겨진 500시간은 제작이 끝난 시점까지 투입된 노동이다. 앞으로 축적될 관리 시간은 한 명의 장인이나 소유자가 담당할 수 없다. 무브먼트를 정비하는 기술자와 케이스를 복원하는 장인, 보관을 맡는 사람과 다음 소유자가 차례로 개입한다.

구매자는 완성품을 넘겨받지만 시계의 장기 작동은 완성된 상태로 구매할 수 없다. 미래의 관리가 중단되면 100년·1,000년 작동계도 함께 멈춘다. 천년을 표시하는 기능은 제품에 내장돼 있지만 천년 동안 작동한 결과는 여러 세대의 노동이 더해진 뒤에야 만들어진다.

한 점의 물건에 쌓이는 여러 사람의 시간

UR-1001의 기본 시간 체계는 2011년 공개됐다. 2026년 Amadeus에는 같은 작동 원리와 Calibre UR-10.01을 바탕으로 한 기계가 들어갔다. 기존 설계에 한 점 제작 티타늄 케이스와 수작업 조각이 더해졌다.

2011년의 설계자, 2026년의 조각가와 시계 제작자, 최초 구매자와 이후 소유자는 서로 다른 시기에 시계의 이력에 참여한다. 100년 카운터가 한 바퀴를 돌 때까지 더 많은 사람이 관리에 관여하게 된다.

최초 소유자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초침과 위성 디스플레이가 움직일 수 있다. 티타늄 케이스에는 제작자의 노동이 남고, 누적 작동계에는 여러 소유자가 이어온 시간이 쌓인다. 소유권은 사람을 따라 이동하지만 물건의 이력은 시계 내부에 계속 축적된다.

한 점만 존재한다는 사실은 현재의 희소성만 뜻하지 않는다. 대체할 개체 없이 하나의 물건이 여러 시대를 통과해야 한다는 조건도 함께 만든다. UR-1001 Amadeus의 1,000년 인디케이터는 한 사람의 장기 소유를 표시하지 않는다. 서로 만나지 못할 여러 사람이 같은 기계의 작동을 이어간 기간을 하나의 숫자로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