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1001 Amadeus③] UR-1001 Amadeus, 15년 된 기계가 신작이 되는 방식

2011년 공개된 UR-1001의 구조를 유지하고 티타늄 조각으로 한 점 제작…기술 혁신과 공예적 변형의 경계

2026-08-29     박채빈 기자
URWERK Unveils the One-Of-A-Kind UR-1001 Amadeus Pocket Watch. 사진=URWERK,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채빈기자]UR-1001 Amadeus의 기본 구조는 2026년에 처음 등장하지 않았다. URWERK는 2011년 UR-1001 Zeit Device를 공개하며 위성식 시간 표시와 회전식 캘린더, 100년·1,000년 작동계를 선보였다. Amadeus는 15년 전 개발된 기계에 새로운 티타늄 외장을 결합한 한 점 제작 모델이다.

크기도 달라지지 않았다. 2011년 UR-1001과 2026년 Amadeus는 세로 106㎜, 가로 62㎜, 두께 23㎜다. 51개의 주얼, 시간당 2만8800회 진동하는 4㎐ 무브먼트, 39시간 파워리저브와 단방향 자동 로터도 이어졌다.

Amadeus에서 달라진 부분은 케이스다. 플로리안 귈러트(Florian Güllert)가 티타늄을 깎아 바로크풍 부조와 아라베스크를 새겼다. 디자인 단계를 포함해 약 3개월, 500시간이 투입됐다. 새로운 컴플리케이션 대신 수작업 외장이 제품의 차이를 만든다.

2011년 완성된 시간 구조

UR-1001은 일반적인 시침과 분침 대신 회전하는 위성 디스플레이를 사용한다. 전면 하단의 위성 캐러셀이 시를 표시하고, 레트로그레이드 분침은 60분에 도달한 뒤 원점으로 돌아간다.

상단의 회전식 위성 캘린더는 같은 원리를 월과 날짜에 적용했다. 주야 표시와 파워리저브, 초 표시도 전면에 들어갔다.

후면에는 작동 3년 뒤부터 정비 시기를 알리는 ‘Oil Change’ 인디케이터가 있다. 100년 카운터는 무브먼트의 작동 시간을 5년 단위로 누적한다. 100년이 쌓이면 1,000년 인디케이터가 한 단계 전진한다.

시간 표시와 캘린더, 점검 주기와 누적 작동 시간을 한 몸에 배치한 구조는 2011년 모델에서 이미 완성됐다. Amadeus의 1,000년 인디케이터가 새로운 발명인 것처럼 분리해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2026년 모델의 제작 연도와 기계 구조의 탄생 연도 사이에는 15년의 간격이 있다. 제품은 새로 만들어졌지만 작동 원리는 과거의 설계를 이어받았다. 신작이라는 말이 반드시 새로운 기술을 뜻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UR-1001 Amadeus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신제품과 변형 모델의 경계

시계 산업은 오랫동안 새 무브먼트와 컴플리케이션을 기술 진보의 기준으로 삼았다. 더 얇은 두께, 긴 파워리저브, 높은 진동수, 복잡한 기능이 신제품의 차이를 설명했다.

UR-1001 Amadeus는 다른 방식을 택했다. 2011년의 기계적 구조를 유지하면서 외장의 재료와 가공 방법을 바꿨다. 차이는 무브먼트의 성능보다 티타늄 표면에 투입된 노동에서 발생한다.

기존 설계의 재사용 자체가 예외적인 일은 아니다. 시계 산업에서는 하나의 무브먼트를 여러 모델과 세대에 걸쳐 사용하는 방식이 널리 활용된다. 케이스와 다이얼, 소재와 마감을 바꾸면 같은 기계도 다른 제품으로 판매할 수 있다.

Amadeus의 경우에는 변형 범위를 한 점 제작까지 좁혔다. 동일한 구조를 반복 생산하는 대신 한 명의 장인이 외장에 긴 시간을 투입했다. 기계의 반복 가능성 위에 케이스의 비반복성을 얹은 셈이다.

Calibre UR-10.01은 동일한 규격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귈러트가 새긴 티타늄 표면은 규격만으로 재현하기 어렵다. 제품의 유일성은 무브먼트에서 생기지 않는다. 한 개의 케이스에 집중된 노동과 동일한 외장을 반복하지 않는 생산 방식이 희소성을 만든다.

미래주의 기계에 입힌 바로크 문양

2011년 UR-1001은 위성 디스플레이와 레트로그레이드 표시를 통해 전통적인 포켓워치와 다른 외형을 취했다. 원형 다이얼 중앙에 시침과 분침을 놓는 대신 숫자가 움직이는 구조를 전면에 드러냈다.

2026년 Amadeus의 외장은 기계와 다른 시대의 조형 언어를 사용한다. 티타늄 케이스에는 곡선과 식물 형태가 반복되는 바로크풍 문양이 들어갔다. 직선과 회전 구조가 많은 내부 기계와 외부의 장식적 부조가 대비된다.

내부와 외부의 시간도 서로 다르다. 무브먼트는 초와 분, 세기와 밀레니엄을 계산한다. 케이스는 과거 유럽 장식미술의 형식을 현재의 티타늄 가공으로 옮겼다. 2011년에 설계된 기계, 오래된 장식 형식, 2026년의 제작 시점이 한 물건 안에 겹쳐졌다.

바로크 문양을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과거의 공예가 그대로 되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귈러트는 레이저로 티타늄의 기본 형태를 가공한 뒤 공압 끌과 줄로 세부를 다듬었다. 현대 가공 기술과 수작업이 순서대로 투입됐다.

외장은 전통과 현대를 단순히 나누지 않는다. 레이저가 제거할 부분을 먼저 만들고, 사람의 손이 깊이와 윤곽, 표면의 차이를 조정했다. 기계 가공은 수작업을 대체하지 않았고 수작업도 기계 가공을 배제하지 않았다.

500시간이 만드는 상품의 차이

디자인 단계를 포함한 약 500시간은 한 사람이 하루 8시간씩 일한다고 계산하면 60일이 넘는다. 약 3개월의 제작 기간 대부분이 한 점의 케이스에 집중됐다.

무브먼트 개발에는 설계자와 기술자, 부품 생산과 시험을 담당하는 인력이 참여한다. 개발된 무브먼트는 여러 제품에 적용하면서 초기 비용을 분산할 수 있다. 한 점 제작 외장의 노동은 다른 개체로 나누기 어렵다. 투입된 시간이 해당 케이스에 그대로 귀속된다.

Amadeus의 상품 구조는 두 종류의 시간을 결합한다. Calibre UR-10.01에는 2011년까지 축적된 연구와 개발 시간이 들어 있다. 티타늄 케이스에는 2026년 귈러트가 투입한 500시간이 남는다.

오래된 설계를 다시 사용하는 방식은 개발비를 줄일 수 있다. 한 점 제작 케이스는 절감된 비용을 그대로 남겨두지 않고 장인의 노동과 외장 가공으로 이동시킨다. 산업 생산에서 줄어든 반복 개발과 공예 생산에서 늘어난 개별 노동이 한 제품 안에서 교차한다.

제품의 차이를 설명하는 기준도 달라진다. 새로운 기계는 성능과 구조, 특허와 제원으로 비교할 수 있다. 한 점 제작 외장은 노동 시간과 표면의 밀도, 재현 가능성으로 평가된다. 기술 제품의 비교 방식만으로는 수작업 외장의 차이를 모두 설명하기 어렵고, 공예품의 기준만으로는 무브먼트의 복잡성을 다루기 어렵다.

포켓워치가 확보한 공간

UR-1001은 손목시계가 아닌 포켓워치로 제작됐다. 세로 106㎜와 두께 23㎜의 크기는 손목 위에 올리기 어렵다. 포켓워치 형식은 두 개의 위성 디스플레이와 장기 작동계를 배치할 공간을 제공했다.

손목시계는 착용성을 위해 크기와 무게를 제한해야 한다. 포켓워치는 손목의 조건에서 벗어나지만 일상적인 사용 가능성은 낮아진다. 휴대용 시계와 소장용 기계 사이에 놓이는 이유다.

Amadeus의 티타늄 케이스는 넓은 조각 면적도 확보했다. 전면과 측면, 후면을 연결하는 문양은 일반적인 손목시계보다 큰 표면을 사용한다. 포켓워치의 크기가 기계적 기능과 외장 공예를 동시에 수용한다.

크기가 커졌다고 해서 실용성이 함께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39시간 파워리저브와 3ATM 방수 성능은 일상용 도구보다 관리가 필요한 소장품의 성격에 가깝다. 포켓워치 형식은 손목시계의 제약을 줄이는 대신 착용과 보관에서 다른 조건을 만든다.

오래된 기계가 다시 현재가 되는 과정

기계식 시계의 기술은 누적된다. 새 무브먼트도 과거의 기어와 탈진기, 태엽 구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완전히 단절된 발명보다 기존 원리를 조정하고 결합하는 방식이 많다.

UR-1001 Amadeus는 기술의 연속성을 감추지 않는다. 모델명과 무브먼트, 표시 구조를 그대로 유지한다. 2026년의 차이는 새로운 이름으로 과거를 지우는 데 있지 않고, 기존 기계에 수작업 외장을 더하는 방식에서 나타난다.

15년 된 구조를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제품의 가치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동시에 한 점 제작 케이스가 더해졌다는 이유만으로 기계까지 새로 개발된 것도 아니다. 내부의 연속성과 외부의 변화를 함께 놓아야 Amadeus의 제작 방식을 정확히 볼 수 있다.

2011년의 UR-1001은 시간 표시의 형식을 바꾼 기계였다. 2026년 Amadeus는 이미 존재하는 기계에 다시 노동 시간을 투입해 하나의 개체로 좁혔다. 전자는 복제할 수 있는 설계를 만들었고, 후자는 반복 생산되는 설계를 반복하기 어려운 외장 안에 넣었다.

대량 생산은 같은 물건을 여러 사람에게 제공한다. 한 점 제작은 한 사람에게만 돌아갈 물건을 만든다. UR-1001 Amadeus는 산업적으로 반복 가능한 무브먼트와 공예적으로 반복하기 어려운 케이스를 결합해 두 생산 방식의 경계에 놓였다.

1,000년 인디케이터가 기록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지만 기계의 출발점은 이미 과거에 있다. 2011년 설계와 2026년 제작 사이에 쌓인 15년은 Amadeus가 시간의 단위를 표시하는 물건인 동시에 여러 시대의 기술과 노동이 겹쳐진 제품이라는 사실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