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MEN ‘LEATHER PLEATS’, 노트북 가방으로 들어온 가죽 주름
13인치 노트북용 대형과 소형 숄더백 구성…대형·연질 가방 확산과 럭셔리 기업의 액세서리 강화 반영
[KtN 박인경기자]IM MEN이 9월 1일 가죽 숄더백 ‘LEATHER PLEATS’를 출시한다. 대형과 소형 두 가지 크기, 블랙과 브라운 두 가지 색상으로 구성했다. 대형에는 13인치 노트북, 소형에는 휴대전화와 지갑 등 기본 소지품을 넣을 수 있다.
가방 전면에는 길게 재단한 가죽 패널 여러 장이 세로로 겹쳐 있다. 패널 사이의 접힌 부분은 비어 있을 때 안쪽으로 모이고, 내용물을 넣으면 양옆으로 벌어진다. 표면에 주름 무늬를 더한 방식이 아니라 가죽의 중첩이 수납공간과 외형을 함께 만드는 구조다.
대형은 노트북을 넣을 수 있도록 세로 길이와 바닥 폭을 확보했다. 외곽선을 단단하게 세운 브리프케이스와 달리 가죽이 내용물을 감싸며 아래쪽으로 퍼진다. 전면 중앙의 긴 패널이 몸체를 나누고, 양옆의 접힘은 수납량에 따라 폭을 넓힌다.
소형은 대형보다 세로 길이가 짧고 가로 비율이 넓다. 노트북 대신 휴대전화와 지갑을 중심으로 수납 범위를 줄였다. 같은 가죽 패널을 사용했지만 몸체 비율과 접힘의 간격을 달리해 대형과 형태를 구분했다.
두 제품에는 내부 지퍼 포켓이 들어간다. 스트랩은 10단계로 길이를 바꿀 수 있다. 얇은 상의에서는 가방을 몸 가까이에 붙이고, 니트와 외투 위에서는 길이를 늘리는 방식이다.
블랙 대형 제품은 검은 몸체와 갈색 계열 스트랩을 조합했다. 전면 패널 사이의 짙은 음영과 스트랩의 세로선이 나뉜다. 브라운 소형 제품에서는 접힌 부분과 펼쳐진 부분의 색 농도 차이가 두드러진다. 로고와 금속 장식을 전면에 크게 배치하지 않아 가죽의 분할과 접힘이 제품 외형을 결정한다.
2026년 가을 가방 시장에서는 대형 캐리올과 부드러운 숄더백이 늘었다. 구찌와 보테가 베네타, 페라가모, 로에베 등 주요 브랜드가 넓은 수납공간과 연질 가죽을 결합한 제품을 내놨다. 가로로 긴 이스트웨스트백, 몸체가 아래로 처지는 슬라우치백, 노트북을 넣는 통근용 토트가 같은 시즌에 함께 등장했다.
작은 가방이 지배했던 흐름도 달라졌다. 노트북과 충전기, 헤드폰, 개인 소지품을 한 가방에 담는 수요가 커지면서 업무용 가방과 패션 가방의 구분이 옅어졌다. 각진 서류 가방의 수납력을 유지하면서 외형은 부드럽게 만든 가죽 숄더백이 출퇴근용 제품군으로 들어왔다.
‘LEATHER PLEATS’ 대형도 13인치 노트북 수납을 전면에 둔다. 일반적인 토트백처럼 하나의 넓은 가죽 면을 사용하지 않고 여러 패널을 겹쳐 내용물에 따라 몸체가 벌어지도록 했다. 대형 숄더백이라는 계절 흐름 안에서 세로 주름으로 외형을 나눈 제품이다.
소형을 함께 출시하는 방식은 가방을 여러 크기로 세분화하는 업계의 상품 구성과 겹친다. 하나의 디자인을 크기와 색상별로 나누면 같은 외형을 통근용과 외출용으로 각각 판매할 수 있다. 의류보다 유행 주기가 길고 계절의 영향이 적은 가방의 특성도 제품군 확대에 유리하다.
럭셔리 기업들이 가방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소비 둔화가 있다. 세계 개인용 럭셔리 상품 시장은 2024년 3640억유로에서 2025년 3580억유로로 2% 줄었다. 2026년 시장 규모는 3650억~3730억유로로 예상된다. 전년보다 2~4% 증가하는 수준으로, 과거의 두 자릿수 성장과는 차이가 있다.
LVMH의 패션·가죽제품 매출은 2024년 410억6000만유로에서 2025년 377억7000만유로로 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케어링 매출은 147억유로로 13% 줄었다. 반면 보테가 베네타는 비교 가능한 기준으로 3% 성장했다. 캄파나와 베네타 등 신규·기존 가방 제품이 매출을 뒷받침했다.
가방은 패션기업이 의류에서 확보한 디자인을 다른 제품군으로 옮기기 쉬운 품목이다. 크기와 소재, 색상을 달리해 여러 계절에 걸쳐 판매할 수 있고, 의류보다 착용자의 체형과 사이즈에 따른 제약도 적다. 브랜드를 처음 구매하는 소비자와 기존 고객을 동시에 겨냥할 수 있어 시장 둔화기에도 신제품 투입이 이어진다.
로고를 크게 드러내지 않고 가죽 구조로 브랜드를 구분하는 흐름도 강해졌다. 보테가 베네타의 인트레치아토, 로에베의 가죽 조각 결합, 더 로우의 연질 몸체처럼 외형 자체를 식별 요소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브랜드명이 보이지 않아도 짜임과 절개, 실루엣으로 제품을 알아보게 한다.
‘LEATHER PLEATS’는 세로로 겹친 가죽 패널을 같은 위치에 놓는다. 패널이 만드는 음영과 하단의 부피가 로고를 대신한다. 다만 부드러운 가죽을 사용한 대형 숄더백이 여러 브랜드에서 동시에 늘어난 만큼 크기와 소재만으로 차이를 만들기는 어렵다. IM MEN이 구분해 내세울 수 있는 부분은 가죽을 접고 겹친 구조다.
이세이 미야케의 브랜드 체계 안에서는 플리츠와 입체 구조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분화돼 왔다. PLEATS PLEASE ISSEY MIYAKE와 HOMME PLISSÉ ISSEY MIYAKE는 봉제를 마친 의류에 주름을 가공한다. 합성섬유에 일정한 간격과 복원력을 부여해 신체 움직임에 따라 옷이 늘어나고 돌아오도록 만든다.
‘LEATHER PLEATS’는 의류의 잔주름을 가죽 표면에 복제하지 않았다. 넓은 가죽 패널을 겹치고 패널 사이에 공간을 남겼다. 합성섬유 의류에서는 신체가 주름을 펼치지만 가방에서는 노트북과 소지품이 접힌 가죽을 벌린다.
가죽의 성질도 차이를 만든다. 합성섬유 플리츠는 일정한 형태로 돌아가지만 가죽은 무게와 압력, 마찰에 따라 굴곡과 광택이 달라진다. 사용이 이어질수록 자주 접히는 부분의 주름이 깊어지고 손과 옷이 닿는 부분에는 표면 변화가 남는다.
BAO BAO ISSEY MIYAKE는 같은 회사 안에서 가방을 독립적인 제품군으로 운영해 왔다. 삼각형 조각을 연결해 평면이 입체로 바뀌는 구조가 브랜드를 구분한다. 내용물을 넣을 때 외형이 달라진다는 점은 ‘LEATHER PLEATS’와 같지만 사용하는 형태와 소재는 다르다.
BAO BAO가 반복되는 삼각형과 합성소재의 기하학적 표면을 사용한다면 IM MEN은 세로로 긴 가죽 패널과 굵은 접힘을 택했다. 유사한 입체 구조를 반복하기보다 브랜드마다 사용하는 조형 단위를 나눈 구성이다.
IM MEN은 2021년 출범한 남성복 브랜드다. 개인 디자이너 한 명을 전면에 세우지 않고 제작팀이 의복의 구조와 소재를 공동으로 연구한다. 미야케 잇세이가 구축한 ‘한 장의 천’ 개념을 바탕으로 평면 재료가 신체 위에서 입체로 바뀌는 방식을 남성복에 적용해 왔다.
2026·27년 가을·겨울 컬렉션 ‘FORMLESS FORM’에서는 직사각형 천이 몸 위에서 비대칭 드레이프를 만들고, 착용 상태에 따라 외곽선이 달라지는 옷이 등장했다. ‘LEATHER PLEATS’도 평평한 가죽을 접고 겹쳐 내부 부피를 만드는 제작 흐름에 놓인다.
IM MEN은 2026년 봄·여름에도 일본 도예가 가모다 쇼지의 작품에서 가져온 굴곡을 합성가죽 가방에 적용했다. 가을에는 가죽 패널의 중첩과 13인치 노트북 수납을 결합했다. 앞선 제품이 굴곡진 표면을 강조했다면 ‘LEATHER PLEATS’는 접힌 부분을 실제 수납공간으로 사용한다.
‘LEATHER PLEATS’는 2026년 가을 대형 숄더백과 통근용 가방의 확대, 럭셔리 기업의 액세서리 강화, 이세이 미야케 내부의 구조 연구가 겹친 제품이다. IM MEN은 봄·여름 합성가죽 가방에서 굴곡과 입체적인 표면을 다룬 데 이어 가을에는 겹친 가죽과 노트북 수납을 적용했다. 판매는 9월 1일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