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WC F1 시계③] 9200달러 F1 시계, Grade 5 티타늄에 붙은 1700달러
7500달러 스틸 모델과 같은 69385 칼리버·46시간 파워리저브…소재와 팀 디자인이 가격 차이 만들어
[KtN 김상기기자]IWC 샤프하우젠(IWC Schaffhausen)의 새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 F1 팀 워치는 미국에서 세금 별도 9200달러에 판매된다. 지름 41㎜의 Grade 5 티타늄 케이스 안에 자체 제작 69385 칼리버를 넣고, 싱가포르 국화에서 가져온 보라색 다이얼과 페트로나스 그린을 조합했다.
같은 69385 칼리버를 사용하는 스테인리스 스틸 Pilot’s Watch Chronograph 41의 가격은 7500달러다. 케이스 지름과 두께, 방수 성능, 파워리저브도 같다. 두 제품의 가격 차이는 1700달러다.
IW388121의 추가 비용은 더 긴 파워리저브나 새로운 크로노그래프 기능에서 나오지 않는다. 스테인리스 스틸을 Grade 5 티타늄으로 바꾸고 메르세데스 F1 팀의 색상과 명칭을 적용한 결과다. 9200달러 가운데 기계적 성능과 F1 협업이 차지하는 범위를 기존 제품과의 비교에서 가려볼 수 있다.
스테인리스 스틸 대신 Grade 5 티타늄
IW388121의 케이스는 지름 41㎜, 두께 14.5㎜다. Grade 5 티타늄으로 만들었으며 방수 성능은 10바다. 나사식 크라운과 양면 반사 방지 코팅을 적용한 볼록한 사파이어 글라스를 갖췄다.
티타늄은 강도에 비해 밀도가 낮아 같은 크기의 스테인리스 스틸보다 손목의 무게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열과 부식에도 강하다. Grade 5 티타늄은 순수 티타늄에 알루미늄과 바나듐을 더한 합금으로 항공우주와 의료기기,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사용된다.
고성능 엔진에서는 밸브처럼 빠르게 움직이면서 반복적인 열과 압력을 견뎌야 하는 부품에 티타늄이 쓰인다. 시계 케이스는 엔진 내부와 같은 조건에 놓이지 않는다. 모터스포츠에서 사용하는 소재라는 사실은 F1과 시계를 연결하지만 시계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차이는 무게와 내식성, 착용감에 가깝다.
IWC는 IW388121의 완제품 무게를 공개하지 않았다. 같은 크기의 스테인리스 스틸 제품보다 실제로 몇 g 가벼운지 수치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티타늄의 낮은 밀도만으로 1700달러의 차이를 모두 설명할 수도 없다.
보라색 다이얼과 고무 스트랩, 페트로나스 그린 표시, 메르세데스-AMG 페트로나스 F1 팀의 명칭도 가격에 포함된다. 케이스 소재와 별도로 협업 디자인과 브랜드 사용 가치가 더해진 구성이다.
7500달러 모델과 같은 69385 칼리버
케이스 안에는 IWC 자체 제작 69385 칼리버가 들어간다. 부품 242개와 보석 33개로 구성된 자동 기계식 크로노그래프다. 진동수는 시간당 2만8800회, 4㎐이며 파워리저브는 46시간이다.
69385 칼리버는 칼럼 휠 방식으로 크로노그래프의 시작과 정지, 초기화를 제어한다. 태엽은 양방향 폴 와인딩 시스템으로 감긴다. 시계를 착용한 상태에서 회전추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여도 동력을 축적할 수 있는 구조다.
투명한 사파이어 글라스 케이스백을 통해 무브먼트를 볼 수 있다. 회전추에는 메르세데스 F1 팀을 나타내는 문구와 페트로나스 그린 장식이 들어갔다. 제네바 스트라이프와 원형 그레이닝 마감도 확인할 수 있다.
같은 69385 칼리버는 7500달러짜리 스테인리스 스틸 Pilot’s Watch Chronograph 41에도 들어간다. 파워리저브 46시간과 진동수 4㎐, 부품 수와 보석 수도 같다. 요일·날짜 표시와 크로노그래프 기능, 투명 케이스백도 공통으로 적용됐다.
두 제품의 기계적 기반이 같은 만큼 IW388121의 1700달러는 무브먼트 성능 향상에 따른 차액으로 보기 어렵다. 티타늄 케이스와 F1 팀 디자인, 협업 상품이라는 위치가 가격을 높였다.
46시간 파워리저브는 시계를 완전히 감은 뒤 착용하지 않아도 약 이틀 동안 작동할 수 있는 수준이다. 금요일 저녁에 풀어놓으면 일요일 안에 동력이 끝날 수 있다. 매일 착용하면 자동 와인딩으로 동력이 보충되지만 주말 동안 다른 시계로 바꿔 찬 뒤 다시 사용할 때는 시간과 날짜를 맞춰야 할 수 있다.
9200달러 팀 워치와 7500달러 일반 모델
스테인리스 스틸 Pilot’s Watch Chronograph 41 IW388101과 새 팀 워치 IW388121은 모두 지름 41㎜, 두께 14.5㎜다. 방수 성능은 10바이며 스트랩 폭은 20㎜다. 사파이어 글라스와 나사식 크라운, EasX-CHANGE® 스트랩 교체 장치도 같다.
IW388101은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와 파란색 다이얼, 파란색 송아지가죽 스트랩으로 구성됐다. 가격은 7500달러다. IW388121은 Grade 5 티타늄 케이스와 보라색 다이얼, 보라색 고무 스트랩을 사용하고 메르세데스 F1 팀의 페트로나스 그린을 더했다. 가격은 9200달러다.
1700달러의 격차는 일반 모델 가격의 약 22.7%에 해당한다. 소비자는 같은 무브먼트와 같은 크기의 시계를 구입하면서 티타늄과 F1 디자인을 위해 20% 넘는 비용을 더 지불한다.
앞서 출시된 첫 번째 공식 팀 워치 IW388108은 미국에서 8900달러에 판매됐다. 지름 41㎜의 Grade 5 티타늄 케이스와 69385 칼리버, 46시간 파워리저브를 갖췄다. 검은색 다이얼과 페트로나스 그린 고무 스트랩을 사용했다.
새 IW388121은 앞선 티타늄 팀 워치보다 300달러 비싸다. 케이스 크기와 두께, 무브먼트, 방수 성능, 파워리저브가 같은 만큼 가격 상승은 보라색 다이얼과 출시 시점, 제품 정책에서 발생했다. 생산원가와 가격 조정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다.
1만5200달러 세라타늄 모델과의 거리
메르세데스 F1 팀 이름을 사용한 IWC 시계 가운데 더 비싼 제품도 있다. Pilot’s Watch Performance Chronograph 41 Mercedes-AMG PETRONAS Formula One™ Team IW388306의 미국 판매가격은 1만5200달러다.
IW388306은 IWC가 개발한 세라타늄 케이스를 사용한다. 티타늄 합금의 가벼운 특성과 세라믹의 단단하고 긁힘에 강한 성질을 결합한 소재다. 검은색 다이얼과 고무 스트랩을 적용하고 베젤에는 속도를 읽는 타키미터 눈금을 넣었다.
케이스 지름은 41㎜, 두께는 14.7㎜다. 방수 성능은 10바다. 내부에는 IW388121과 같은 69385 칼리버가 들어가며 파워리저브도 46시간이다. 무브먼트가 같더라도 케이스 소재와 베젤 기능에 따라 가격이 6000달러 높아진다.
IWC의 메르세데스 F1 시계는 7500달러 스테인리스 스틸 일반 모델, 9200달러 티타늄 팀 워치, 1만5200달러 세라타늄 퍼포먼스 모델로 가격대가 나뉜다. 69385 칼리버를 공통으로 사용하면서 케이스 소재와 F1 디자인의 강도를 달리해 상품군을 넓혔다.
기계적 성능만으로 제품을 선택하면 세 모델의 차이는 제한적이다. 같은 칼리버와 파워리저브, 10바 방수를 제공한다. 티타늄의 가벼운 착용감과 세라타늄의 표면 특성, 팀 색상과 베젤 기능이 가격을 가르는 요소다.
계기판식 다이얼과 실제 판독성
IW388121의 다이얼은 항공기 계기판에서 출발한 파일럿 워치의 구성을 따른다. 굵은 숫자와 인덱스, 삼각형 모양의 12시 표시를 사용해 시간을 빠르게 읽도록 했다. 3시 방향에는 요일과 날짜 표시창을 배치했다.
보라색 바탕 위의 숫자와 인덱스에는 페트로나스 그린을 사용했다. 시침과 분침도 같은 색상의 야광 코팅으로 처리했다. 강한 색상 대비는 제품을 쉽게 구분하게 하지만 어두운 곳에서의 실제 판독성은 야광 도료의 밝기와 지속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구체적인 발광 지속시간은 공개되지 않았다.
크로노그래프는 경과 시간을 측정하는 기능이다. F1과 연결하기 좋은 장치지만 실제 경기 운영에서는 전자 계측 장비가 훨씬 정밀한 시간을 제공한다. 기계식 크로노그래프를 피트스톱 기록이나 랩타임 분석의 공식 장비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IW388121의 크로노그래프는 모터스포츠 현장에 필요한 필수 장비라기보다 F1의 시간 경쟁을 손목 위에서 표현하는 기계 장치에 가깝다. 69385 칼리버의 구조와 조작감, 부품의 움직임이 제품 가치를 구성한다.
고무 스트랩과 10바 방수
보라색 고무 스트랩에는 EasX-CHANGE® 시스템이 들어갔다. 별도의 공구 없이 버튼을 눌러 스트랩을 분리하고 교체할 수 있다. 땀과 습기에 노출되는 싱가포르의 기후나 경주 현장에서는 가죽보다 관리하기 편한 선택이다.
10바 방수는 손 씻기와 비, 일상적인 물 접촉을 견딜 수 있는 수준이다. 나사식 크라운도 물이 내부로 들어갈 가능성을 줄인다. 방수 성능은 영구적으로 유지되는 수치가 아니어서 개스킷의 노화와 충격, 정비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IWC의 기본 국제보증은 2년이다. My IWC 관리 프로그램에 제품을 등록하면 6년을 추가해 최대 8년까지 보증을 받을 수 있다. 기계식 크로노그래프는 장기간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구매가격 외에 정기 점검과 수리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고무 스트랩은 소모품이다. 땀과 자외선, 반복적인 굽힘에 따라 변색이나 경화가 생길 수 있다. 보라색 전용 스트랩의 교체 가격과 장기 공급기간은 공개되지 않았다. F1 팀 워치의 색상을 유지하려면 일반 스트랩보다 동일 색상의 부품 확보가 중요하다.
1700달러가 향하는 곳
IW388121은 스테인리스 스틸 일반 모델보다 1700달러 비싸지만 시간을 측정하는 기계적 기반은 같다. 41㎜ 크기와 14.5㎜ 두께, 10바 방수, 69385 칼리버와 46시간 파워리저브가 일치한다.
Grade 5 티타늄은 무게와 내식성에서 차이를 만든다. 보라색 다이얼과 페트로나스 그린, 메르세데스 F1 팀의 명칭은 일반 모델에서 얻을 수 없는 디자인이다. 1700달러는 성능 향상보다 소재와 협업 정체성에 지불하는 비용에 가깝다.
첫 번째 티타늄 팀 워치보다 300달러 오른 가격도 무브먼트 교체로 설명되지 않는다. 싱가포르 국화에서 가져온 보라색과 네 번째 공식 팀 워치라는 출시 순서가 상품을 구분한다. 생산 수량과 한정판 여부가 공개되지 않은 만큼 희소성보다 제품 사양과 착용성을 중심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싱가포르 그랑프리를 앞두고 보라색 시계가 주목받더라도 경기 일정이 끝나면 9200달러의 가치는 소재와 기계적 완성도, 유지관리에서 다시 평가된다. Grade 5 티타늄과 F1 팀 디자인이 같은 무브먼트를 사용한 7500달러 모델보다 1700달러 높은 선택을 뒷받침하는지가 실제 구매를 가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