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인사①] 차관은 장관으로, 의원은 행정부로…‘집행형 개각’ 전환

경제·주택은 관료에게, 법무·중기·성평등은 재선 의원에게…AI·메가프로젝트는 대통령실 조정 기능 강화

2026-08-31     박준식 기자

 

[KtN 박준식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8월 30일 6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고 대통령실과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정무특별보좌관 인사를 단행했다. 경제·주택 분야에서는 현직 차관을 장관 후보자로 올렸고 중소벤처기업·법무·성평등 분야에는 재선 국회의원을 배치했다. 국방부는 한미연합사령부와 합동참모본부를 거친 4성 장군 출신에게 맡겼다.

대통령실에는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과 가칭 메가프로젝트 보좌관을 두고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도 교체했다. 김경수 전 지방시대위원장은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으로 위촉했다. 부처는 정책을 집행하고 대통령실은 부처 사이의 사업을 조정하며 정무특보는 국회·지역과의 협의를 담당하는 구성이 갖춰졌다.

인선 기준은 분야마다 달랐다. 경제부총리와 국토교통부 장관에는 기존 정책을 곧바로 이어받을 관료가 배치됐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법무부, 성평등가족부에는 법률·예산을 다뤄온 현역 의원이 지명됐다. AI와 대형 국책사업은 여러 부처에 흩어진 업무를 대통령실과 국가AI전략위원회가 함께 관리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형일 현 재정경제부 1차관은 새 경제팀의 정책 조정을 맡는다. 경제정책 요직을 거쳤고 중동발 고유가에 대응한 석유최고가격제 도입을 주도한 경력이 있다. 외부 인사를 영입하지 않고 경제정책을 설계해온 현직 차관을 부총리 후보자로 올렸다.

현직 1차관의 승진 인사는 경제정책의 큰 방향보다 집행과 조정에 무게를 둔 선택이다. 국제유가와 물가, 내수, 성장, 가계부채, 양극화가 맞물린 상황에서 정책을 다시 파악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부처 간 협의를 곧바로 시작할 수 있다.

이형일 후보자에게 주어진 역할은 경제지표를 국민 생활의 변화로 연결하는 데 맞춰졌다. 성장률과 수출, 주가가 개선돼도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 대출이자, 주거비가 유지되면 가계가 느끼는 경제 상황은 달라진다. 자영업자는 소비 회복과 임차료·인건비·금융비용의 영향을 함께 받는다.

재정경제부의 정책 조정 범위도 넓어졌다. 주거비는 국토교통부의 공급정책과 금융당국의 대출정책에 연결되고 소상공인 지원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지방자치단체, 금융기관의 업무와 맞물린다. 산업 투자는 세제와 규제뿐 아니라 에너지와 용수, 교통망을 함께 필요로 한다. 경제부총리가 개별 부처의 정책 순서와 강도를 조정해야 하는 구조다.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홍지선 현 제2차관은 경기도에서 도시·주택 분야 요직을 거쳤다. 경기도 도시주택실장 재직 당시 주택 공급정책의 설계와 집행을 총괄했고 국토교통부 제2차관으로 교통·물류 정책을 담당했다. 주택과 교통 행정을 함께 경험한 관료가 공급정책을 책임지게 됐다.

주택 공급은 계획 발표 이후 토지 확보와 인허가, 사업성 검토, 착공과 입주 절차를 거친다. 공사비와 금리, 분양 여건이 달라지면 일정도 흔들린다. 대규모 개발이 가능한 지역과 주택 수요가 높은 지역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도 있다.

정부가 제시한 ‘국민이 원하는 곳에 충분한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한다’는 목표에는 물량과 입지, 교통, 속도가 함께 들어 있다. 외곽 공급에 집중하면 직장과 생활권에서 멀어지고 수요가 높은 지역에 사업을 집중하면 토지 확보와 인허가 부담이 커진다.

홍지선 후보자의 주택·교통 경력은 공급지역과 교통망을 한 묶음으로 설계하는 정책과 연결된다. 주택이 들어선 뒤 교통시설을 추가하는 방식보다 개발계획과 광역교통망의 일정을 맞추는 업무가 앞에 놓인다.

공급 확대와 시장 안정 사이의 조정도 필요하다. 주택과 교통망 개발계획이 발표되면 해당 지역의 토지와 주택가격이 먼저 움직일 수 있다. 장기적으로 공급을 늘리는 정책이 단기적으로 개발 기대를 키우는 구조다. 재정경제부의 세제·금융정책과 국토교통부의 공급계획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야 가격과 물량을 함께 관리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스타트업과 소상공인 정책을 맡는다. 스타트업 지원과 소상공인 보호 입법에 참여한 재선 의원으로, 관료가 맡은 경제·주택 분야와 달리 법률·예산을 다뤄온 정치인이 경제부처에 배치됐다.

스타트업과 소상공인은 같은 부처의 정책 대상이지만 지원 방식은 다르다. 스타트업에는 투자와 기술개발, 규제 개선, 인재 확보, 해외 진출이 중요하다. 소상공인은 임차료와 인건비, 금융비용, 배달·중개 수수료, 소비 감소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스타트업 지원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자원을 집중하는 산업정책의 성격이 강하다. 소상공인 지원은 넓은 사업자를 대상으로 비용 부담과 폐업 위험을 낮추는 민생정책에 가깝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혁신기업 투자와 소상공인 금융·비용 지원의 규모와 순서를 나눠야 한다.

이소영 후보자의 국회 경험은 법률 개정과 예산 협의에 활용된다. 스타트업 규제를 바꾸려면 여러 부처의 법률과 인허가를 손질해야 하고 소상공인 금융지원은 재정경제부와 금융당국의 협력이 필요하다. 현역 의원을 부처 책임자로 지명해 행정 집행에 국회 협상 기능을 결합했다.

이형일·홍지선·이소영 후보자는 하나의 경제정책망 안에 배치됐다. 재정경제부가 거시경제와 부처 조정을 맡고 국토교통부가 주거비와 주택 공급을, 중소벤처기업부가 창업과 소상공인 정책을 담당한다. 경제지표와 주거비, 자영업자의 경영 여건을 같은 정책 일정 안에서 다루는 구성이다.

국방·법무·성평등 부처에는 조직과 제도를 개편할 인사들이 배치됐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강신철 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은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을 지낸 4성 장군 출신이다. 현재 주사우디아라비아 특명전권대사를 맡고 있다.

강신철 후보자의 업무에는 한미동맹과 자주국방 역량 강화, 미래전 대비, 사관학교 통합이 포함됐다. 한미 연합방위와 독자적인 국방 역량, 군 교육체계 개편을 한 사람이 함께 맡는다.

사관학교 통합은 육·해·공군 장교 양성체계 전반과 연결된다. 각 군이 운영해온 선발과 교육과정, 병과별 전문성, 임관 이후 인사체계가 통합 범위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합동성을 높이는 공통교육과 각 군의 작전환경에 맞춘 전문교육도 다시 나눠야 한다.

육군과 해군, 공군은 작전공간과 장비, 지휘체계가 다르다. 공통교육을 늘리면 군종 사이의 이해와 합동작전 능력을 높일 수 있다. 해상·항공·지상작전에 필요한 전문교육의 비중이 줄면 각 군의 특성을 반영한 장교 양성은 약해질 수 있다.

강신철 후보자의 한미연합사 경험은 동맹 관리와 연합작전 분야에 맞닿아 있다. 자주국방 역량 강화는 국내 방위산업과 첨단전력 확보, 병력 구조 개편으로 이어진다. 미래전 대비도 AI·무인체계와 같은 기술 도입뿐 아니라 기존 병력과 장비의 운용방식을 바꾸는 작업을 포함한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는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명됐다. 판사 출신 재선 의원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다. 법원 실무와 국회 법안 심사, 여야 협상을 경험한 정치인이 형사사법 체계 개편을 책임진다.

형사사법 체계 개편은 수사와 기소 권한의 배분에 따라 작동 방식이 달라진다. 사건 접수와 수사 개시, 영장 신청, 보완수사, 기소와 공소 유지가 여러 기관으로 나뉘면 기관 사이의 사건 이첩과 책임 관계도 새로 정해야 한다.

법률 개정 뒤에는 조직과 인력, 사건관리 전산체계의 변경이 이어진다. 기관별 업무 경계가 복잡해지면 사건 처리 기간이 길어질 수 있고 피해자가 여러 기관을 거쳐야 하는 부담도 생긴다. 정부가 김승원 후보자의 지명 취지에서 피해자 권리 보호를 강조한 배경도 제도 개편을 실제 사법서비스와 연결한 것이다.

김승원 후보자는 정부의 제도 개편안을 마련하는 법무부 업무와 국회의 법안 처리 경험을 함께 갖고 있다. 법무부와 검찰, 경찰, 법원 등 관계기관의 의견을 조정하고 국회에서 관련 법률을 처리하는 역할이 한 사람에게 모였다.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는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지명됐다. 디지털 성범죄 방지와 일·가정 양립, 사회적 약자 보호 정책을 다뤄온 청년 재선 의원이다. 민주당 밖 범여권 정당 인사를 국무위원 후보자로 발탁해 내각의 정치적 범위도 넓혔다.

성평등가족부의 업무는 여러 부처와 기관에 걸쳐 있다. 일·가정 양립에는 육아휴직과 근로시간, 보육서비스, 가족돌봄, 기업의 인력 운영이 연결된다.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 지방자치단체의 제도를 함께 조정해야 한다.

디지털 성범죄 대응도 불법 촬영물의 삭제와 유통 차단, 가해자 수사, 피해자 신변 보호와 회복 지원으로 나뉜다. 수사기관과 방송·통신 규제기관, 플랫폼 사업자, 피해자 지원기관이 각각 맡은 업무의 속도를 맞추는 부처 간 협력이 필요하다.

용혜인 후보자의 국회 경험은 디지털 성범죄와 돌봄·가족정책에 필요한 법률과 예산을 행정부 안에서 연결하는 데 활용된다. 청년 정치인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세대와 성별 갈등 대응도 부처 운영의 전면에 놓였다.

AI 분야에서는 내각보다 대통령실과 국가AI전략위원회의 조정 기능이 강화됐다.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이 대통령비서실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으로 내정됐고 하정우 전 AI미래기획수석은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이동한다.

이해민 내정자는 구글 엔지니어 출신으로 AI기본법을 대표 발의했다. 기술기업과 국회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대통령실에서 범부처 AI 정책을 조정한다.

AI 정책은 연구개발 부처에만 속하지 않는다.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전력망, 공공데이터, 인재 양성, 산업 전환, 정부 행정서비스, 안전 기준이 여러 부처에 걸쳐 있다. 대규모 연산시설을 확충하려면 전력과 부지, 인허가가 필요하고 공공서비스에 AI를 도입하려면 기관별 데이터와 행정시스템을 연결해야 한다.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은 부처별 사업의 우선순위와 일정을 조정한다. 하정우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 지명자는 산업계와 학계, 연구기관의 역량을 국가 전략에 연결한다. 대통령실의 범부처 조정과 위원회의 산학연 협력이 나뉜 구조다.

가칭 메가프로젝트 보좌관에는 이원주 기후에너지환경부 에너지전환정책실장이 내정됐다. 에너지와 산업 분야에서 근무한 관료로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소재·부품 수출 규제 대응 등에 참여했다.

대형 국책사업은 산업 부처 하나의 권한으로 추진하기 어렵다. 산업시설을 조성하려면 전력과 용수, 도로와 철도, 부지와 인허가가 필요하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민간기업의 투자 일정도 맞춰야 한다.

메가프로젝트 보좌관은 여러 부처와 기관에 나뉜 사업 일정과 기반시설 구축을 대통령실에서 조정한다. 개별 부처가 맡은 사업을 대통령실이 하나의 국책사업 단위로 묶어 관리하는 방식이다.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대통령실의 산업·기술 조정 기능을 넓힌 인사다.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에는 김경수 전 지방시대위원장이 위촉됐다. 국회와 지역의 의견을 국정에 연결하고 현안별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주택 공급과 대형 국책사업은 지역의 개발계획과 연결되고 사관학교 통합과 형사사법 체계 개편은 국회 입법과 기관별 협의가 필요하다. 부처가 정책안을 집행하는 동안 김경수 특보는 국회·지역과의 정치적 협의를 담당한다.

8월 30일 인사는 관료와 정치인의 경력을 정책 단계별로 나눠 배치했다. 현직 차관들은 경제·주택정책의 연속성과 현장 집행을 맡고 재선 의원들은 법률과 예산이 필요한 부처로 이동한다. 군 작전 경험을 갖춘 장성은 국방개혁을 책임지고 여러 부처가 참여하는 AI와 대형 국책사업은 대통령실과 국가AI전략위원회가 조정한다.

장관 후보자 6명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다. 이형일·홍지선 후보자의 청문회에서는 경제·주택정책의 집행 일정이, 강신철·김승원·용혜인 후보자의 청문회에서는 사관학교 통합과 형사사법 체계 개편, 디지털 성범죄·일가정 양립 정책이 다뤄진다. 대통령실에서는 이해민 AI미래기획수석 내정자와 이원주 메가프로젝트 보좌관 내정자를 중심으로 범부처 정책조정 체계를 가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