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인사③] 유시민의 경고와 범여권 입각, 넓어진 외연·가까워진 당정
김민석 대표 선출 뒤 대통령 권력운영 비판…민주·조국혁신·기본소득당 인사 기용으로 정책연대와 공동책임 확대
[KtN 박준식기자]유시민 작가가 8월 24일 이재명 대통령을 “오만한 권력자”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김민석 대표가 선출된 지 일주일 만이었다. 대통령이 여당 대표 선출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집권 과정에서 형성된 정치연합을 스스로 좁히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엿새 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기본소득당 현역 의원들을 내각과 대통령실에 기용했다. 민주당 이소영·김승원 의원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고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은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으로 내정됐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명단에 포함됐다.
김경수 전 지방시대위원장은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에 위촉됐다. 여러 정당의 정치인을 국정 운영에 참여시키고 국회·지역과의 소통 기능을 보강한 인사다. 범여권의 인적 외연은 넓어졌고 대통령실과 여당, 내각의 거리는 가까워졌다.
유 작가의 비판은 부동산이나 경제정책에 머물지 않았다. 대통령의 권력 행사 방식과 민주당의 자율성, 대선 당시 형성된 진보·개혁 지지연합의 변화를 함께 겨냥했다. 정책 결과보다 대통령과 여당, 당원 사이의 관계를 앞세운 발언이었다.
8월 17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김민석 후보가 누적 득표율 54.08%로 당대표에 선출됐다. 정청래 후보는 45.92%를 기록했다. 김 대표가 최종 과반을 확보했지만 정 후보도 절반에 가까운 지지를 얻었다.
서울·경기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김민석 후보 46.66%, 정청래 후보 46.28%로 격차가 0.38%포인트에 불과했다. 당대표 선거는 김 대표의 승리로 끝났지만 민주당 내부의 지지 흐름은 둘로 팽팽하게 갈렸다.
유 작가는 김민석 대표의 초대 국무총리 경력과 친명계의 지원, 전당대회 기간 이어진 ‘명픽’ 논란을 대통령의 당내 영향력과 연결했다. 대통령이 여당 대표를 선택해 당선시키려는 행위는 “왕정, 귀족정으로 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원의 절반을 잃었다는 표현도 나왔다. 김 대표의 54.08%와 정 후보의 45.92%를 당내 분열의 수치로 해석한 것이다. 김 대표를 선택한 당원과 정 후보를 선택한 당원의 요구가 지도부 운영에서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대통령과 민주당 관계에 연결했다.
김민석 대표의 선출은 당·정·청 결속을 높이는 인사구조와 맞물렸다.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정치인이 집권여당 대표를 맡으면서 대통령실과 민주당 지도부의 인적 거리가 짧아졌다.
여당 대표와 대통령이 정책 방향을 공유하면 법안과 예산 처리 속도는 빨라진다. 행정부와 여당의 공개적인 충돌도 줄어든다. 형사사법 체계 개편과 주택 공급, 소상공인 지원, AI 투자처럼 국회 입법과 예산이 필요한 정책을 정부 일정에 맞춰 처리하기도 수월해진다.
민주당은 정부 정책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역할과 대통령실의 정책을 조정하는 역할을 함께 맡는다. 부동산이나 민생정책이 지지층과 중도층의 반발을 부르면 정부안의 수정과 보완을 요구해야 한다. 당·정·청의 인적 결속이 강해질수록 민주당 지도부의 독자적인 정책 결정은 더 큰 정치적 부담을 동반한다.
8월 30일 인사는 민주당 의원들을 행정부 안으로 끌어들였다. 이소영 의원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의원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국회에서 정부 정책을 심사하던 의원들이 정책을 직접 집행하는 자리로 이동한다.
이소영 후보자는 스타트업과 소상공인 정책을 맡는다. 자영업자의 영업비용과 금융 부담, 내수 회복이 국정 운영의 주요 현안으로 떠오른 시기에 민주당 재선 의원이 관련 부처를 책임진다. 경제·민생정책의 성과와 부담도 민주당의 정치적 책임에 포함된다.
김승원 후보자는 판사 출신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맡아왔다. 형사사법 체계 개편 법안을 다뤄온 의원이 법무부로 이동해 제도 시행을 책임진다. 국회에서 법무부와 수사기관을 심사하던 위치가 행정부의 개편안을 집행하는 위치로 바뀐다.
현역 의원의 입각은 정부와 국회의 정책 연결을 강화한다. 법안과 예산을 다뤄온 의원이 장관을 맡으면 부처 정책을 여당과 협의하는 과정이 빨라진다. 정책 결과도 대통령과 장관 개인, 소속 정당이 함께 부담하는 구조로 바뀐다.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은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으로 내정됐다. 구글 엔지니어 출신으로 AI기본법을 대표 발의한 이해민 내정자는 국회에서 다뤄온 AI 정책을 대통령실에서 조정한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디지털 성범죄와 일·가정 양립, 사회적 약자 보호 정책을 다뤄온 재선 의원이 행정부에서 성평등·가족정책을 맡는다.
민주당 밖의 범여권 의원들이 대통령실과 내각에 참여하면서 국정 운영의 인적 범위는 넓어졌다. 조국혁신당과 기본소득당이 다뤄온 AI·성평등 정책도 정부 정책 안으로 들어왔다. 민주당 단독 운영보다 넓은 진보·개혁 진영의 참여구조가 형성됐다.
유 작가가 주장한 집권연합 해체와는 다른 흐름이다. 대통령은 조국혁신당과 기본소득당 의원을 국정 운영에 참여시키며 범여권의 외연을 넓혔다. 여러 정당의 정책 인력이 정부 안에서 역할을 맡으면서 대선 당시 형성된 진보·개혁 연대도 행정부의 인적 구성으로 이어졌다.
정당과 대통령실의 거리는 더 가까워졌다. 국회에서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수정하던 범여권 의원들이 대통령실과 부처의 정책 책임자가 됐다. 정치적 참여 범위는 넓어졌지만 정책 결정과 집행은 대통령 중심의 국정 운영 안으로 모였다.
범여권 정당의 참여는 정책연대와 공동책임을 동시에 확대한다. 이해민 내정자가 맡는 AI 정책은 조국혁신당의 정책 역량과 연결되고 용혜인 후보자가 맡는 성평등·가족정책은 기본소득당의 정치적 지향과 맞닿는다. 정부 정책의 성과는 두 정당의 성과가 되고 정책 충돌과 집행 부담도 소속 정당으로 이어진다.
유 작가가 말한 집권연합은 정당의 숫자만 가리키지 않는다. 민주당과 범진보 정당, 중도층, 호남과 수도권 유권자들이 대선 과정에서 형성한 정치적 결합을 뜻한다. 유 작가는 대통령의 권력운영과 민주당 전당대회가 정치연합 안의 다른 목소리를 밀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8월 말 대통령 지지율은 유 작가의 발언에 무게를 더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국정 운영 긍정평가는 42%, 부정평가는 50%였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긍정평가가 38.9%로 내려갔다. 유 작가가 거론한 30%대 지지율이 리얼미터 조사에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율은 대통령 국정평가와 다른 흐름도 보였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민주당은 43.1%로 대통령 긍정평가보다 높았다. 한국갤럽에서는 민주당 39%, 국민의힘 25%, 무당층 26%였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 민주당 지지를 유지하는 유권자층이 남아 있었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집권연합 전체의 붕괴로 연결하기에는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의 움직임이 갈렸다. 국민의힘으로 이동한 층과 정당 선택을 유보한 층, 민주당 지지를 유지하면서 대통령에게 부정평가를 내린 층이 함께 존재했다.
유 작가의 비판은 지지율 수치보다 여권 내부의 토론 방식에서 더 큰 파장을 낳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을 향한 표현과 전당대회 해석을 강하게 반박했다.
박지원 의원은 악담과 저주보다 건설적인 비평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정진욱 의원도 유 작가의 정치적 전망을 공격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함께 만든 정치적 기반을 훼손하지 말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한민수 민주당 최고위원은 유 작가의 판단에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현실 정치인이 아닌 비평가가 자신의 생각을 밝힌 것으로 받아들였다. 유 작가의 발언을 여권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하는 대응과 내부 비판의 하나로 다루는 대응이 갈렸다.
유 작가의 “왕정, 귀족정” 표현은 당원 투표로 선출된 김민석 대표의 정치적 기반까지 대통령의 영향력 아래 놓는 강한 비유였다. 대통령 권력운영을 공화정의 원칙과 연결하면서 논쟁의 범위도 전당대회에서 국정 운영 전체로 넓어졌다.
민주당의 반박은 유 작가가 제기한 당의 자율성 문제와 다시 맞물렸다. 비판의 내용을 정책과 당 운영으로 반박하기보다 발언자의 의도와 정치적 위치를 공격하면 여권 내부에서 다른 의견을 수용하는 폭이 좁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김경수 전 지방시대위원장의 대통령 정무특보 위촉은 대통령실의 정치조정 기능을 강화했다. 김경수 특보는 국회와 지역의 의견을 국정에 연결하고 현안별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주택 공급과 대형 국책사업은 지역의 개발계획과 연결되고 형사사법 체계 개편은 여야 협상과 관계기관 조정이 필요하다. 장관들이 정책을 집행하고 김경수 특보가 국회·지역과의 정치적 협의를 담당하는 구조다.
김경수 특보의 역할은 대통령실의 정책을 정치권에 설명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국회와 지역에서 올라오는 반대 의견을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정책 조정으로 연결하는 기능도 포함된다. 대통령과 다른 의견이 정무라인을 거쳐 국정 운영에 반영되는 폭은 유 작가가 비판한 소통 방식과 맞닿아 있다.
8월 인사로 대통령실과 민주당 지도부, 내각의 연결은 강해졌다. 김민석 대표가 민주당을 맡고 이소영·김승원 의원은 내각으로 이동한다. 이해민 의원과 용혜인 의원은 조국혁신당과 기본소득당 소속으로 대통령실과 행정부에 합류한다. 김경수 특보는 국회와 지역을 연결하는 정무라인에 배치됐다.
김민석 지도부는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형사사법 체계 개편 법안, 경제·주택·AI 관련 예산을 처리한다. 민주당 의원 출신 후보자들은 민주당이 다수당인 국회의 청문 절차를 거쳐 행정부로 이동한다. 범여권의 참여 폭과 당·정·청의 결속, 정책 성과에 대한 공동책임이 8월 인사 이후 같은 정치구조 안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