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이기형 시장과 '지역 추천' 첫 교육장의 만남…김포 교육 협치, 과밀학급 해법까지 이어질까
민선 9기 이기형 시장과 제29대 권성규 교육장, 취임 두 달·하루 만에 첫 간담회 초등 과밀은 풀렸지만 중·고교는 여전…3만4000여 세대 입주 앞둔 김포의 '학교 시계' 교육발전특구 시범 마지막 해, 내년 정식 지정 앞두고 시·교육지원청 손발 맞추기가 관건
[KtN 임우경기자] 김포시는 2일 새롭게 선임된 김포교육지원청 교육장과 주요 간부들을 초청해 지역 교육 현안과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이기형 김포시장과 김포시 교육청소년과장, 김계순 김포시의회 의장, 권성규 김포교육지원청 교육장과 지원청 간부들이 참석했으며, 참석자들은 학생과 학부모가 체감할 수 있는 교육환경 조성과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시장은 "교육지원청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해 학생과 학부모가 체감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나가겠다"며 "교육 현장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며 지역 교육 발전을 위한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겉으로는 지방정부와 교육행정기관 간 흔한 상견례다. 그러나 두 기관의 수장이 모두 '새 얼굴'이라는 점에서 이번 만남은 김포 교육 협치의 출발점으로 읽힌다. 이기형 시장은 7월 1일 김포아트홀에서 취임식을 열고 제9대 김포시장으로서 민선 9기 시정의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권성규 교육장은 바로 전날인 9월 1일 제29대 김포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 취임했으며, 첫 공식 일정으로 대곶초등학교 등굣길 통학로 점검에 나섰다.
두 사람의 우선순위는 이미 겹쳐 있다. 이 시장은 취임사에서 5대 도약 중 두 번째로 '교육대도약'을 내세우며 "AI 시대에 맞는 교육환경을 갖추고, 부모가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교육도시", "읍·면 지역과 원거리 학생들의 통학 부담을 덜고, 교육격차 없이 누구나 꿈을 키울 수 있는 도시"를 약속했다. 권 교육장이 첫날 통학로에 선 것과 맞닿는 지점이다. 이 시장은 간담회에 앞서 8월 28일 경기도교육청 명예교권보호전담관으로 위촉돼 도교육청과의 협력 채널도 열어둔 상태다.
교육감 임명에서 지역 추천으로, 권한은 그대로
권 교육장의 선임 방식 자체가 김포 교육행정에서 새로운 실험이다. 경기도교육청 발표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올 9월 1일자 인사에서 전국 최초로 '지역추천 교육장 공모제'를 도입했다. 교직원·학생·학부모·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추천심사위원회가 후보를 면접 심사하는 방식으로, 수원·성남·고양·김포 등 12개 교육지원청에서 시범 시행됐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은 7월 28일 11개 지역 임용예정자를 발표하면서 김포교육지원청에는 당시 안양과천교육지원청 교육국장이던 권성규 교육장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안 교육감은 이 제도를 "25명의 교육장을 교육감이 선택하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지역 공동체에 돌려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육장은 2025년 김포교육지원청 교육과장으로 재직한 이력이 있어 지역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포시가 보도자료에서 "공모를 통해 새롭게 선임된 교육장"이라고 명시한 대목은 이 배경을 가리킨다. 지역 교육공동체가 추천한 교육장과 시민이 선출한 시장이 마주 앉은 이번 간담회는, 김포 교육정책의 결정 구조가 '위에서 아래로'에서 '지역 안에서'로 옮겨가는 신호라 할 수 있다.
초등 과밀 올해 해소, 중·고교는 3만4000세대 입주가 변수
김포가 마주한 교육 현안의 뿌리는 인구 구조에 있다. 한강신도시 개발 이후 급격한 인구 유입으로 학교 부족과 과밀학급이 10년 넘게 반복됐다. 2022년에는 장기동 중학교 신설 용지 가격이 4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돼 매입 단계부터 난항을 겪었고, 2025년 3월 운양동 모담초·중학교와 구래동 김포호수고가 동시에 개교하며 비로소 숨통이 트였다.
그러나 문제는 학교급별로 시차를 두고 이동한다. 김포교육지원청은 지난 3월 경기도교육청과 가진 현장 협의회에서 "관내 초등학교의 경우 올해부터 과밀학급이 전면 해소되었으나, 중·고등학교는 김포한강신도시 및 원도심 개발지역을 중심으로 과밀학급이 지속되고 있고, 향후 3만4천여 세대의 신규 입주가 예정되어 있어 중·고등학교 과밀 해소가 지연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당시 김진수 경기도교육청 제1부교육감은 김포 과밀 해소를 "경기도교육청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대응 사업은 진행 중이다. 고촌읍 향산중학교는 초·중 통합운영학교에서 분리돼 2027년 3월 1일 신설대체이전 방식으로 개교할 예정이며, 한강신도시 장기동에는 일반 36학급·복합특수 4학급 등 40학급 규모의 (가칭)장기1고가 2025년 1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해 2028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여기에 풍무역세권과 향산지구 개발에 따른 학교 신설·증축 사업도 경기도교육청 2026년도 공유재산관리계획에 올라 있어, 도의회에서는 사업 지연 없는 책임 있는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학교 신설은 교육지원청 혼자 할 수 없는 일이다. 용지 확보와 용도변경, 도시계획 조정은 시의 권한이고, 학교 설립 심사와 재정은 교육청의 영역이다. 2024년 장기·운양중학군 중학교 신설 과정에서도 교육환경영향평가 통과 뒤 김포시가 학교용지 용도변경에 착수하는 방식으로 두 기관이 역할을 나눴다. 이번 간담회가 '소통'을 강조한 배경에는 이처럼 시와 교육지원청의 행정 톱니가 맞물려야만 풀리는 현안이 놓여 있다.
교육경비 282억·특구 130억, 정식 지정 심사 하반기
협력의 또 다른 축은 재정이다. 김포시는 올해 관내 유·초·중·고를 대상으로 교육환경개선, 통학차량 지원, 자율형공립고 지원, 학교 무상급식 지원 등 15개 사업에 총 282억 원의 교육경비보조금을 확정했다. 2026년도 본예산(1조7735억 원) 편성 당시에도 학교급식경비 지원 205억 원, 학교 교육경비 지원 50억 원, 우수농산물 학교급식 지원 32억 원 등 교육 분야에 403억 원이 배정됐다.
가장 시급한 공동 과제는 교육발전특구다. 김포시는 2024년 교육부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선도지역)으로 선정돼 올해까지 시비와 국비를 포함해 총 130억 원을 투입하며, 시범 운영 마지막 해인 올해 성과를 확장해 내년 정식 지정에 총력을 다한다는 목표다. 지난해에는 시비 37억 원과 교육부 특별교부금 29억 원 등 66억여 원이 투입됐고, 올해는 49억8450만 원 규모 27개 세부사업을 시와 교육지원청이 함께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교육부 성과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았으며, 하반기 교육부 종합평가에 대응해 부서별 역할 분담과 성과지표 관리에 나선 상태다. 연세대와 협력한 인공지능·소프트웨어 김포 교과서 제작, 4개 권역 특화돌봄센터, 5개 권역 원어민 영어캠프, 이주배경청소년 진학·입시설명회 등이 핵심 사업이다.
주목할 점은 이 사업의 설계와 초기 실행이 전임 김병수 시장 체제에서 이뤄졌다는 것이다. 김포시의 올 2월과 3월 교육발전특구 관련 발표는 모두 "김포시(시장 김병수)" 명의로 나왔다. 시범 운영 마지막 해에 시장과 교육장이 동시에 바뀐 만큼, 하반기 교육부 종합평가와 정식 지정 심사를 앞두고 정책 연속성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두 신임 수장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협력 의지는 확인, 실행 구조는 미정
상견례에서 실무 협의체로 지방정부와 교육지원청의 간담회는 매년 반복되는 행사다. 이번 보도자료 역시 구체적 합의사항이나 후속 일정 없이 '협력 의지'에 머물렀다. 학부모들이 체감하는 변화는 결국 학교 신설 개교 시점, 통학 안전 예산, 돌봄 확충 같은 수치로 확인된다는 점에서, 간담회가 실무 협의체나 정례 회의로 제도화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추천권과 결정권의 거리 지역추천 공모제는 선임 과정의 대표성을 높였지만, 교육장의 인사·재정 권한은 여전히 경기도교육청에 집중돼 있다. 지역이 추천한 교육장이 지역 현안을 도교육청 우선순위에 얼마나 반영시킬 수 있는지가 제도의 실효성을 가른다. 김포처럼 학교 신설 재원이 도교육청 투자심사에 달린 지역에서는 이 문제가 더 직접적이다.
두 기관이 먼저 만난 공통 의제 반면 시장과 교육장이 임기 초에 관계를 설정하고, 시의회 의장까지 자리한 점은 예산 심의와 조례 정비까지 염두에 둔 협력 구조라는 긍정적 평가도 가능하다. 시장의 취임사 속 '통학 부담 경감'과 교육장의 첫 일정 '통학로 점검'이 겹친 것은 두 기관이 학생 안전과 체감형 교육환경이라는 공통 의제를 공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7년 향산중·2028년 장기1고 개교, 특구 지정, 과밀 로드맵
앞으로 김포 교육 협치의 성과를 판단할 지표는 비교적 분명하다. 첫째, 향산중(2027년 3월)과 장기1고(2028년 3월) 개교 일정이 지켜지는지, 풍무역세권·향산지구 학교 신설이 차질 없이 진행되는지다. 둘째, 하반기 교육부 종합평가 결과와 교육발전특구 정식 지정 여부, 이후 시 대응 예산의 규모다. 셋째, 3만4000여 세대 신규 입주에 따른 중·고교 과밀 대응 로드맵을 시와 교육지원청이 공동으로 제시하는지다.
김포시와 김포교육지원청은 앞으로도 긴밀한 소통을 바탕으로 지역 교육 현안을 함께 살피겠다고 밝혔다. 새 시장과 지역이 추천한 첫 교육장의 만남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학교 시계가 인구 시계를 따라잡는 실질적 결과로 이어질지 김포 학부모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