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조직 트렌드②] 미군 인재 전략, ‘모집’ 넘어 ‘가족 유지’까지
전면 모병제 50년 넘긴 미국, 복무 지속 조건에 가족 포함 조앤 배스 “군인을 모집하지만 가족을 유지한다” 배우자·자녀·지역사회까지 이어지는 장기복무의 생활 기반
[KtN 정석헌기자]미군의 인력 전략은 입대자를 모집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복무를 시작한 군인이 조직에 오래 남으려면 배우자와 자녀의 생활까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미 공군에서 31년간 복무한 조앤 배스(JoAnne Bass) 전 최고선임부사관은 맥킨지(McKinsey & Company)가 2026년 9월 공개한 인터뷰에서 군인가족 지원을 병력 확보와 직접 연결했다. “군인을 모집하지만 가족을 유지한다”는 미군의 표현도 소개했다.
배스는 군인가족을 양쪽 위치에서 경험했다. 미 육군에서 복무한 아버지를 보며 성장했고 1993년 미 공군에 입대했다. 처음에는 4년 정도 복무할 생각이었지만 군 생활은 31년간 이어졌다. 이후 미 공군 제19대 최고선임부사관에 올라 현역과 주방위군, 예비군, 민간인 등 68만9000명 이상의 공군 구성원과 가족을 대표했다.
장기복무에는 군인의 경력만 움직이지 않는다. 배우자는 군 생활을 함께 지원하고 자녀도 부모의 복무 일정과 생활환경 속에서 성장한다. 배스는 군인 자녀로 자란 경험과 군인 부모로 살아온 경험을 함께 언급하며 오늘날 군인 자녀와 배우자가 겪는 생활을 강조했다.
가족 지원의 범위에는 지역사회도 들어간다. 배스는 같은 거리에 사는 군인과 가족을 알고 지내는 일부터 이야기했다. 한동안 군인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면 가족만 남아 생활하고 있을 수 있고, 이때 지역 주민과의 연결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군인가족을 지원하는 주체를 군 내부 조직에 한정하지 않고 일상생활이 이어지는 지역까지 넓힌 설명이다.
배스는 가족 지원을 미국의 병력 확보와도 연결했다. 군인가족을 돌보는 일이 미국이 원하는 인재를 모집할 수 있는 능력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입대자를 확보한 뒤 복무를 지속하게 만드는 과정에서는 가족의 생활 조건도 함께 움직인다는 판단이다.
미국은 전면 모병제(all-volunteer force)를 유지하고 있다. 배스는 미국이 전면 모병제 50주년을 기념한 데 이어 75년과 100년까지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자발적으로 군 복무를 선택한 사람들로 조직을 유지하는 체제라는 점도 강조했다. 가족은 이 구조를 지속시키는 요소 가운데 하나로 언급됐다.
모집과 유지는 서로 다른 단계다. 입대를 선택하게 만드는 조건이 있다면, 이미 들어온 사람이 복무를 계속할 수 있도록 만드는 조건도 있다. 배스가 “군인을 모집하고 가족을 유지한다”고 표현한 것도 두 단계를 구분한 말이다. 선발 인원만 늘리는 방식보다 입대한 뒤 이어지는 생활까지 인력 운용에 포함하는 접근이다.
특히 장기간 한 조직에서 근무할수록 가족이 차지하는 비중은 커진다. 군인은 복무를 이어가는 동안 배우자와 자녀의 생활을 함께 고려한다. 군인가족에게 지역사회와의 연결을 강조한 배스의 발언도 복무가 직장 내부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경험에서 나왔다.
인재 확보를 둘러싼 경쟁에서도 ‘입사’와 ‘잔류’를 나누어 보는 흐름은 의미가 있다. 사람을 데려오는 조건과 오래 머물게 하는 조건이 반드시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급여와 직무가 첫 선택에 영향을 준다면 장기간 조직에 머무는 과정에서는 가족과 생활환경까지 고려 대상이 넓어질 수 있다. 미군은 전면 모병제를 지속하는 과정에서 가족을 병력 운용과 떨어뜨려 보지 않고 있다.
배스가 강조한 공동체 의식도 가족과 연결된다. 자녀들에게 부모의 봉사 활동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지역사회 봉사에 참여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부모와 교사, 코치가 아이들 주변에 공동체를 만들고 시민으로서의 책임을 가르쳐야 한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복무 중인 군인뿐 아니라 가족과 지역사회까지 하나의 생활권 안에서 바라보는 인식이다.
군과 민간기업은 조직의 목적과 고용관계가 다르다. 미군의 가족 지원 방식을 기업의 인사정책과 그대로 겹쳐 놓을 수는 없다. 다만 사람을 선발한 뒤 장기간 조직에 남게 하는 과정에서 직무 밖의 생활 조건까지 고려한다는 점은 인재 유지 전략의 범위를 넓힌다.
미국의 전면 모병제는 50년을 넘겼다. 배스는 75년과 100년까지 이어갈 미래를 말하면서 군인가족을 함께 언급했다. 한 명의 군인을 모집하는 순간 복무를 시작하는 사람은 한 명이지만, 장기간 이어지는 군 생활에는 배우자와 자녀의 일상도 함께 들어간다. 미군의 인재 전략이 모집 인원에서 가족의 생활 기반까지 넓어지는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