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국비연수③] 연수 끝나자 한 달 안에 퇴직…외교 인재 육성, ‘복귀 후 활용’까지
최근 3년 의무복무 불이행 4건 중 2건 연수 직후 공직 떠나 약 2년 미국·영국 연수한 외무공무원은 종료 다음 날 퇴직 이기헌 “선발 단계부터 복무 의지 살펴야”…인재 육성 뒤 조직 활용도 관건
[KtN 박준식기자]국비 해외연수를 마친 외무공무원이 연수 종료 다음 날 공직을 떠났다. 미국과 영국에서 2023년 6월19일부터 2025년 5월25일까지 약 2년간 연수를 받은 뒤 46개월을 의무복무해야 했지만 5월26일 퇴직했다. 외교부가 환수한 연수비용은 약 1억8440만원이었다.
미국에서 약 1년간 연수를 받은 고위 외무공무원도 2025년 12월5일 연수를 마친 뒤 26일 만인 같은 달 31일 퇴직했다. 의무복무 기간은 24개월, 환수액은 약 9399만원이었다. 최근 3년간 해외연수 뒤 의무복무를 이행하지 않은 4건 가운데 절반이 연수 종료 후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공직을 떠났다.
외교부 해외연수는 직무수행의 전문성과 미래지향적 역량을 갖춘 외교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운영된다. 매년 약 35명을 선발해 미국과 영국, 중국, 일본을 비롯한 각국 대학과 연구기관, 어학기관으로 보낸다.
해외에서 교육받은 인력을 다시 공직에서 활용하는 기간도 제도에 포함돼 있다. ‘공무원 인재개발법 시행령’ 제42조에 따라 연수자는 귀국 뒤 연수기간의 두 배를 의무복무해야 한다. 1년 연수에는 2년, 2년 연수에는 약 4년의 복무가 뒤따르는 구조다. 의무복무를 채우지 않고 퇴직하면 이미 지급한 비용 가운데 남은 복무기간에 해당하는 금액을 환수한다.
해외연수의 목적이 교육 자체에만 있지 않다는 점도 이 규정에서 드러난다. 직원이 해외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전문성을 쌓은 뒤 외교부로 돌아와 일정 기간 근무하도록 복무기간까지 정해 놓았다. 연수를 마친 뒤 조직에서 경험을 활용하는 기간이 제도 운영의 한 부분으로 들어가 있는 셈이다.
최근 3년간 의무복무를 채우지 않은 4건의 퇴직 시점은 크게 갈렸다.
UAE와 미국에서 2016년 8월부터 2019년 8월까지 3년간 연수한 외무공무원은 72개월의 의무복무 기간을 부여받았다. 2024년 10월14일 퇴직했고 환수액은 약 2739만원이었다. 미국에서 2020년 8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연수한 다른 외무공무원은 44개월의 의무복무 기간 중 2026년 1월2일 퇴직해 약 2832만원을 환수당했다.
반면 2025년에 퇴직한 두 명은 연수를 마친 직후 공직을 떠났다. 약 2년간 미국과 영국에서 연수한 외무공무원은 다음 날, 미국에서 약 1년간 연수한 고위 외무공무원은 26일 뒤 퇴직했다. 연수에서 복귀한 뒤 전문성을 활용하는 기간이 사실상 시작되기 전에 공직을 떠난 경우다.
외교부가 한 해 선발하는 해외연수 인원은 약 35명이다. 2024년에는 미국에 22명이 신규 파견됐고 중국 4명, 일본 3명 등이 뒤를 이었다. 미국 연수기관에는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터프츠대, 조지타운대, 존스홉킨스대 등이 포함됐다.
2025년에는 미국 16명, 스페인 4명, 일본과 프랑스 각각 3명, 영국 2명 등이 연수를 시작했다. 2026년에는 미국 14명, 영국 5명, 독일 3명, 일본과 러시아 각각 2명 등이 파견 중이다.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듀크대, 노스웨스턴대, 런던정경대, 에딘버러대 등 대학뿐 아니라 외교·정책 연구기관과 어학기관도 포함돼 있다.
연수 대상자를 선발하고 해외에서 교육한 뒤 다시 조직에 배치하는 과정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외교부가 지급하는 학비와 체제비, 의료보험료를 합친 관련 예산도 연간 43억~47억원에 이른다. 연수기간의 두 배를 의무복무하도록 한 규정은 교육받은 인력을 일정 기간 공직에 남겨 외교 역량으로 활용하려는 장치다.
최근 3년간 발생한 4건 가운데 2건이 연수 종료 직후 퇴직으로 이어지면서 인재 육성의 범위도 선발과 연수만으로 끝나기 어려워졌다. 해외에서 전문성을 쌓게 하는 단계와 함께 복귀 뒤 실제 조직에 남아 근무하는 기간까지 인력 운용의 연속선에 놓이기 때문이다.
이기헌 의원은 국민 세금으로 해외연수를 지원받은 뒤 개인 경력을 쌓고 의무복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다른 직원의 연수 기회까지 줄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외교부에는 해외연수 대상자를 선발하는 단계부터 복무 의지를 살피고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외교부 해외연수는 매년 약 35명을 뽑아 해외에서 교육하고, 귀국 뒤에는 연수기간의 두 배를 복무하도록 설계돼 있다. 최근 3년간 의무복무 불이행은 4건이었고 이 가운데 2명은 연수 종료 후 한 달 안에 퇴직했다. 국비를 들여 사람을 교육하는 단계에 이어, 연수를 마친 인력이 실제 외교 현장에 남아 경험을 활용하는 기간까지 인재 육성의 범위에 놓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