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I Paris FW26①] 오버사이즈 수트와 롱 코트, 느슨해진 파리지앵 테일러링
넓어진 재킷과 팬츠, 길어진 코트…셔츠와 타이는 남기고 격식은 낮춘 FW26의 비례 변화
[KtN 박인경기자]아미 파리(AMI Paris)의 2026 가을·겨울(FW26) 컬렉션에서는 재킷과 팬츠의 폭이 함께 넓어졌다. 더블브레스티드 재킷과 셔츠, 타이, 롱 코트처럼 클래식 남성복을 이루는 품목은 그대로 남았지만 몸에 맞춰 선을 정리하던 방식에서는 한층 멀어졌다. 재킷은 상체에 여유를 두고, 팬츠는 허벅지부터 밑단까지 넓게 떨어진다. 코트 아래에는 수트 팬츠뿐 아니라 데님이 들어가고, 야구모자와 스니커도 자연스럽게 섞였다.
회색 수트는 이번 시즌의 비례 변화를 가장 뚜렷하게 보여준다. 재킷은 어깨와 몸통을 조이지 않고 넉넉하게 떨어지며, 팬츠 역시 다리선을 따라 좁아지지 않는다. 상·하의를 모두 여유 있게 잡으면서 재킷만 크게 보이는 오버사이즈 스타일링과도 차이를 둔다. 옷 전체의 폭을 함께 넓혀 긴 세로선을 만드는 방식이다.
셔츠와 타이를 갖춘 구성은 전통적인 수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차이는 옷이 몸을 감싸는 정도에서 생긴다. 허리를 강하게 조이지 않는 재킷과 넓은 팬츠가 정장의 긴장감을 낮추고, 신발과 모자 같은 캐주얼한 품목이 들어갈 공간도 넓혔다.
아미 파리는 FW26 시즌 옷장을 편안하고 보호적이며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루엣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캠페인에 등장한 수트에서도 그런 방향은 재킷의 여유 있는 품과 팬츠의 폭으로 이어진다.
붉은 아우터를 입은 착장에서는 셔츠와 스트라이프 타이, 넓은 회색 팬츠가 한데 놓였다. 타이를 맸지만 전형적인 비즈니스 수트의 인상은 강하지 않다. 상의와 하의 모두 몸에 밀착되지 않고, 팬츠는 밑단까지 넉넉한 폭을 유지한다.
가느다란 타이는 넓어진 옷 사이에서 세로선을 만든다. 셔츠와 타이라는 익숙한 조합에 여유 있는 아우터와 팬츠를 더하면서 포멀웨어의 형식은 남고 착용 방식은 느슨해졌다.
FW26 캠페인에서는 타이가 수트 안에서만 사용되지 않는다. 넓은 팬츠와 아우터, 야구모자 같은 캐주얼한 요소와 함께 배치되면서 정장용 액세서리라는 기존 역할도 한층 가벼워졌다.
회색 더블브레스티드 수트에 붉은 야구모자를 쓴 착장은 변화의 폭을 더 넓힌다. 재킷의 라펠과 버튼 배열, 셔츠와 타이는 수트의 형식을 따르지만, 머리에는 스포츠웨어에서 익숙한 캡이 자리한다.
재킷과 팬츠의 넉넉한 크기가 먼저 격식을 낮추고, 붉은 캡이 캐주얼한 인상을 더한다. 정장과 스포츠웨어를 극단적으로 충돌시키기보다 서로 다른 성격의 품목을 한 착장 안에 자연스럽게 섞었다.
색은 비교적 절제됐다. 회색이 재킷과 팬츠 대부분을 차지하고 붉은색은 캡에 집중됐다. 옷의 폭이 커진 상태에서 색까지 여러 방향으로 분산시키지 않아 수트의 넓어진 윤곽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롱 코트와 데님을 함께 입은 착장에서는 여유 있는 비례가 수트 바깥으로 이어진다. 베이지 계열 코트는 무릎 아래까지 길게 내려오고, 데님 팬츠도 다리선을 조이지 않은 채 넓게 떨어진다.
긴 코트와 넓은 데님이 만나면서 상체와 하체를 잘게 나누기보다 전체 길이를 길게 가져간다. 외투 안에 여러 겹을 입을 수 있을 만큼 품도 여유롭다. 겨울철 레이어링을 고려한 실용적인 구조가 옷의 크기와 길이에 직접 반영된 셈이다.
코트 안에 반드시 수트나 포멀한 팬츠를 맞추는 방식도 보이지 않는다. 데님처럼 일상적인 하의를 긴 코트와 함께 입으면서 아우터가 가진 격식도 한층 낮아졌다. 코트의 형태를 바꾸기보다 함께 입는 옷을 달리해 활용 범위를 넓힌 구성이다.
베이지 재킷과 스트라이프 셔츠를 조합한 착장도 비슷한 흐름을 따른다. 재킷은 테일러링의 기본 구조를 유지하지만 하의와 액세서리까지 같은 격식으로 통일하지 않는다. 셔츠의 세로 줄무늬와 넓은 재킷의 면이 맞물리고, 하의에서도 여유 있는 실루엣이 이어진다.
이번 시즌 수트와 재킷에서 두드러지는 변화는 클래식한 품목을 없애는 데 있지 않다. 재킷과 셔츠, 타이를 그대로 두면서 어깨와 허리, 팬츠 폭을 조정했다. 정장과 캐주얼을 구분하는 경계도 소재나 품목보다 착용 방식에서 느슨해졌다.
여러 색이 섞인 체크 재킷과 데님을 함께 입은 착장에서는 소재와 표면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입체적인 질감의 재킷 아래에 익숙한 데님을 배치하면서 상의의 장식성과 하의의 일상성이 대비된다.
재킷 자체는 몸에 달라붙지 않는다. 셔츠와 여러 겹을 함께 입을 수 있을 만큼 여유를 남겼고, 데님과 맞춰 입어도 상체만 지나치게 격식을 갖춘 인상으로 남지 않는다. 재킷의 활용 범위를 넓힌 요소도 화려한 장식보다 넉넉한 비례에 가깝다.
FW26 캠페인에 등장한 수트와 재킷, 코트는 품목은 달라도 비슷한 방향을 공유한다. 상체에는 공간을 남기고 하의 폭도 넓혔다. 재킷과 팬츠를 함께 키우거나 긴 코트와 넓은 데님을 연결하면서 몸의 선보다 옷의 외곽선이 먼저 드러난다.
알렉상드르 마티우시(Alexandre Mattiussi)는 셔츠와 타이, 더블브레스티드 재킷, 롱 코트 같은 파리지앵 옷장의 익숙한 요소를 FW26에서도 유지했다. 대신 재킷의 품과 팬츠의 폭, 코트의 길이와 함께 입는 품목을 달리하며 착용 방식을 바꿨다.
아미 파리 FW26 컬렉션은 전 세계 아미 파리 부티크와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되고 있다. 넓어진 수트와 긴 코트, 여유 있는 팬츠가 반복되는 이번 시즌에는 포멀웨어의 형태를 남겨두면서 일상복에 가까운 착용감을 확보하려는 변화가 선명하게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