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I Paris FW26②] 레오퍼드와 장모 질감, 커진 아우터가 만든 겨울의 부피

긴 코트와 풍성한 표면, 넓어진 실루엣…베이지·회색 옷장 사이에 레오퍼드와 레드로 대비

2026-09-06     박인경 기자

[KtN 박인경기자]아미 파리(AMI Paris)의 2026 가을·겨울(FW26) 컬렉션에서는 아우터의 길이와 부피가 동시에 커졌다.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코트부터 몸 주위에 넉넉한 공간을 만드는 볼륨감 있는 아우터, 표면의 털이 길게 살아 있는 흰색 외투까지 겨울옷의 존재감이 앞선다. 베이지와 회색, 검정처럼 차분한 색을 기본으로 두면서 레오퍼드 패턴과 붉은색을 크게 끌어들인 점도 눈에 띈다. 수트와 코트를 느슨하게 풀었던 테일러링이 이번에는 소재의 표면과 외투의 부피로 이어졌다.

[AMI Paris FW26②] 레오퍼드와 장모 질감, 커진 아우터가 만든 겨울의 부피. 사진=Karim Sadli/Victor Brun,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레오퍼드 패턴의 롱 아우터는 이번 시즌 아우터 구성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낸다. 허벅지를 지나 무릎 아래까지 이어지는 긴 길이에 넉넉한 품을 갖췄고, 갈색과 검정이 반복되는 패턴이 외투 전체를 덮는다. 안쪽에서는 붉은 팬츠가 발끝까지 길게 떨어진다.

레오퍼드 패턴 자체는 강하지만 착장 구성은 복잡하지 않다. 긴 외투 하나에 색의 대부분을 맡기고, 팬츠에는 선명한 붉은색을 사용했다. 무늬가 많은 아우터와 강한 색의 하의를 함께 사용하면서도 다른 장식을 늘리지 않아 두 요소가 분명하게 나뉜다.

길이도 중요하다. 허리나 골반에서 끝나는 짧은 재킷보다 몸을 넓게 감싸는 롱 아우터를 선택하면서 패턴이 차지하는 면적까지 커졌다. 레오퍼드가 작은 장식이나 액세서리가 아니라 착장 전체를 결정하는 외투로 올라온 셈이다.

아미 파리가 FW26 옷장을 편안하고 보호적이며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루엣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한 부분도 긴 외투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품과 길이를 충분히 확보한 아우터가 상체와 하체의 상당 부분을 덮고, 안쪽에는 여러 겹을 겹쳐 입을 공간을 남긴다.

[AMI Paris FW26②] 레오퍼드와 장모 질감, 커진 아우터가 만든 겨울의 부피. 사진=Karim Sadli/Victor Brun,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흰색 장모 질감의 아우터는 패턴 대신 표면 자체로 부피를 만든다. 길게 일어난 소재가 몸의 윤곽을 감추면서 어깨와 팔, 몸통의 경계를 부드럽게 만든다. 외투가 몸에 밀착되지 않고 바깥으로 크게 퍼져 있어 색보다 질감과 크기가 먼저 들어온다.

여기에 붉은 장갑이 더해진다. 흰색이 큰 면적을 차지하는 가운데 손에 집중된 붉은색이 강한 대비를 만든다. 아우터의 형태를 여러 색으로 나누지 않고 외투는 밝은 색으로 통일한 뒤 작은 액세서리에 색을 집중했다.

FW26 캠페인에서 붉은색은 재킷과 팬츠처럼 큰 면적으로 등장하기도 하지만 장갑과 스카프, 모자처럼 작은 부분에도 반복된다. 흰색 장모 아우터와 붉은 장갑의 조합에서는 두 색의 면적 차이가 특히 크다. 외투가 가진 풍성한 표면과 손끝의 선명한 색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시선을 끈다.

아우터가 몸을 단단하게 정돈하기보다 몸 주변에 공간을 만드는 점도 수트에서 나타난 변화와 이어진다. 재킷과 팬츠의 폭을 넓혔던 1편의 테일러링이 겨울 외투에서는 더 큰 부피로 확장됐다.

[AMI Paris FW26②] 레오퍼드와 장모 질감, 커진 아우터가 만든 겨울의 부피. 사진=Karim Sadli/Victor Brun,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검정 아우터를 입고 몸을 웅크린 흑백 이미지는 색을 덜어낸 만큼 옷의 부피가 더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어깨와 소매가 크게 부풀고 몸통도 충분한 두께를 유지한다. 팔을 안쪽으로 모은 자세에서도 아우터의 외곽선은 무너지지 않는다.

검정이라는 익숙한 겨울 색을 사용했지만 실루엣은 작지 않다. 몸에 붙는 검정 재킷이나 간결한 코트와 달리 어깨와 팔 주변의 부피가 커지면서 색이 가진 절제된 인상보다 형태가 앞선다.

아미 파리 FW26의 아우터는 장식을 많이 더하는 방식보다 길이와 품, 표면의 질감으로 존재감을 키우는 쪽에 가깝다. 레오퍼드 롱 아우터가 패턴의 면적으로 부피를 강조한다면, 흰색 장모 아우터와 검정 볼륨 아우터는 소재와 형태가 같은 역할을 맡는다.

겨울옷을 얇고 날렵하게 정리하기보다 몸과 외부 사이에 공간을 확보한 구성은 컬렉션 전반에 반복된다. 실루엣을 크게 잡으면서 안에 셔츠나 니트, 재킷을 겹쳐 입을 수 있는 여지도 넓어졌다.

[AMI Paris FW26②] 레오퍼드와 장모 질감, 커진 아우터가 만든 겨울의 부피. 사진=Karim Sadli/Victor Brun,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검정과 흰색이 뒤섞인 그래픽한 표면의 후드 아우터에서는 부피와 패턴이 동시에 나타난다. 후드는 머리까지 크게 감싸고, 소매는 팔의 선을 따라 좁아지지 않는다. 상체는 넓고 풍성하게 잡은 반면 하의는 검정으로 정리돼 시선이 자연스럽게 위쪽에 머문다.

이 착장은 레오퍼드 코트와 다른 방식으로 패턴을 사용한다. 레오퍼드가 전통적으로 익숙한 동물무늬를 긴 외투 전체에 반복했다면, 흑백 아우터는 색의 대비와 불규칙한 표면을 함께 사용한다. 두 아우터 모두 패턴이 옷의 일부에 머물지 않고 상체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후드의 크기도 작지 않다. 머리 주변까지 외투의 부피를 이어가면서 얼굴과 몸을 아우터 안쪽에 넣는 구성이 된다. 겨울옷이 단순히 보온을 위한 한 겹이 아니라 착장의 외곽선을 결정하는 중심 품목으로 자리한 모습이다.

[AMI Paris FW26②] 레오퍼드와 장모 질감, 커진 아우터가 만든 겨울의 부피. 사진=Karim Sadli/Victor Brun,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검정 후디와 레오퍼드 패턴 스커트를 함께 입은 착장에서는 같은 동물무늬가 아우터 바깥으로 이동한다. 상체는 단색의 검정으로 단순하게 정리하고, 무늬를 하의에 배치했다. 파란색 타이츠가 더해지면서 검정·갈색·파랑의 색 대비가 생긴다.

레오퍼드가 롱 아우터에 쓰일 때는 착장 전체를 감싸는 역할을 하지만 스커트에서는 하체에 집중된다. 같은 패턴이라도 사용 면적과 위치가 달라지면서 인상이 달라진다. FW26에서 레오퍼드가 특정 한 벌에만 사용된 장식이 아니라 서로 다른 품목으로 이동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검정 후디는 비교적 단순한 형태로 남아 있다. 상체의 색과 형태를 절제하고 하의의 패턴과 타이츠에 변화를 주면서 부피가 큰 겨울 아우터와는 다른 방식으로 강약을 조절했다.

[AMI Paris FW26②] 레오퍼드와 장모 질감, 커진 아우터가 만든 겨울의 부피. 사진=Karim Sadli/Victor Brun,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레오퍼드 패턴 아우터를 가까이 잡은 이미지에서는 표면과 칼라의 형태가 더 분명하다. 패턴의 크기가 지나치게 잘게 쪼개지지 않고 넓은 면에 반복돼 외투의 존재감을 유지한다. 파란 야구모자를 함께 쓴 구성에서는 강한 동물무늬와 일상적인 스포츠 액세서리가 한 착장 안에 들어간다.

아미 파리 FW26에서 레오퍼드는 화려한 이브닝웨어에 한정되지 않는다. 야구모자와 넓은 팬츠, 후디처럼 일상복에 가까운 품목과 섞이면서 착용 범위가 넓어진다. 패턴 자체를 순화하기보다 주변 옷을 단순하게 구성해 일상적인 옷장 안으로 옮긴 방식이다.

베이지와 회색, 검정으로 이어지는 컬렉션의 기본 색도 아우터에서 유지된다. 여기에 레오퍼드의 갈색과 검정, 선명한 붉은색, 파란색이 부분적으로 들어간다. 차분한 색만으로 겨울옷을 통일하기보다 큰 외투와 강한 패턴을 함께 사용해 밀도를 높였다.

아미 파리의 FW26 겨울옷은 짧고 몸에 맞는 실루엣보다 긴 길이와 넉넉한 품에 무게를 둔다. 레오퍼드 롱 아우터는 패턴이 차지하는 면적을 키웠고, 흰색 장모 질감의 외투와 검정 아우터는 소재와 부피로 몸의 외곽을 넓혔다. 후드와 스커트까지 이어진 패턴은 같은 컬렉션 안에서도 위치와 면적을 달리하며 반복됐다.

FW26 컬렉션은 아미 파리의 전 세계 부티크와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되고 있다. 수트와 팬츠의 폭을 넓힌 테일러링에 이어 겨울 아우터까지 길이와 부피를 키우면서, 이번 시즌의 옷장은 몸을 드러내는 방향보다 여러 겹을 받아들이고 외곽선을 크게 만드는 쪽으로 확장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