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내렸다는데 장바구니는 왜 비쌀까…추석 상차림 9만 원 아끼는 법

[분석 리포트] 추석 차례상 비용 전통시장 30만2500원·대형마트 39만7700원…장바구니 부담 다시 커졌다 전통시장도 1년 만에 다시 30만원대…대형마트와 9만5200원 차이 폭염에 닭고기·계란·애호박·무 상승…정부 성수품 18만3000t 공급·1030억원 할인

2026-09-06     최기형 기자
농산물 내렸다는데 장바구니는 왜 비쌀까…추석 상차림 9만 원 아끼는 법  사진=2026. 09.06. 올해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 데 필요한 비용이 전통시장 기준 다시 30만원을 넘어섰다. 대형마트에서는 40만원에 육박한다.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최기형기자] 올해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 데 필요한 비용이 전통시장 기준 다시 30만원을 넘어섰다. 대형마트에서는 40만원에 육박한다. 여름철 폭염과 잦은 비가 일부 채소와 축산물 가격을 끌어올렸고 유가와 환율 부담까지 수산물 가격에 영향을 미치면서 명절을 앞둔 장바구니 부담이 지난해보다 커졌다.

전문가격조사기관 한국물가정보가 추석을 약 3주 앞두고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품목 가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 장보기 비용은 30만2500원, 대형마트는 39만77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전통시장은 3500원, 1.2% 올랐고 대형마트는 6350원, 1.6% 상승했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사이 가격 차이는 9만5200원에 달한다.

□ 전통시장 차례상 다시 30만원대…대형마트는 40만원 눈앞

전통시장 차례상 비용은 최근 수년간 30만원 안팎을 오가고 있다. 2022년 처음 30만원대에 들어선 뒤 2023년 30만9000원, 2024년 30만250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9만9000원으로 내려갔지만 올해 다시 30만원 선을 넘어섰다.

대형마트 비용은 39만7700원으로 40만원까지 2300원을 남겨뒀다. 같은 차례상을 준비해도 전통시장을 이용하면 대형마트보다 9만원 이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가격 구조가 이어진 셈이다.

전체 상승률만 놓고 보면 전통시장 1.2%, 대형마트 1.6%로 급등세와는 거리가 있다. 올여름 폭염과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농·축·수산물 가격 불안 우려가 컸던 점을 고려하면 차례상 전체 비용 상승 폭은 비교적 제한됐다. 과일과 견과류 상당수가 지난해와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했고 배추와 시금치 가격이 내려 다른 품목의 상승분을 일부 상쇄했다.

명절 상차림 비용은 개별 품목의 움직임에 따라 체감 정도가 크게 달라진다. 사과와 배 가격이 안정돼도 고기와 계란, 전류에 사용하는 채소, 수산물 가격이 동시에 오르면 실제 장보기 과정에서 느끼는 부담은 커질 수 있다.

농산물 내렸다는데 장바구니는 왜 비쌀까…추석 상차림 9만 원 아끼는 법  사진=2026. 09.06. 올해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 데 필요한 비용이 전통시장 기준 다시 30만원을 넘어섰다. 대형마트에서는 40만원에 육박한다.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닭고기 12.5%·계란 16.7%↑…애호박·무도 가격 상승

올해 차례상 비용을 끌어올린 품목 가운데 축산물이 눈에 띈다. 전통시장에서 닭고기 1.5㎏ 가격은 9000원으로 지난해보다 12.5% 올랐고 계란 10알은 3500원으로 16.7% 상승했다. 여름철 고온이 이어지면서 가축 사육 환경이 악화된 영향이 가격에 반영됐다.

채소류에서는 애호박이 지난해보다 33.3%, 무는 20% 올랐다. 높은 기온과 잦은 비가 생육뿐 아니라 산지 작업과 출하 여건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애호박은 8월 폭염 국면에서도 가격 변동성이 크게 나타났던 품목이다. 반대로 배추와 시금치는 최근 기온이 낮아지고 생육·출하 여건이 개선되면서 가격이 내려 채소류 전체 비용 상승을 눌렀다.

수산물에서는 러시아산 동태포 가격 움직임이 컸다. 전통시장 기준 동태포 가격은 1만3000원으로 지난해보다 30% 상승했다. 유가와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 비용 부담이 일부 수입 수산물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대형마트에서도 계란 가격이 20.1% 올랐고 돼지고기 앞다릿살은 10.1%, 닭고기는 7.6% 상승했다. 다시마는 6.3%, 러시아산 동태포는 5.0% 올랐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모두 축산물과 일부 수산물이 추석 장바구니 비용을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농산물 내렸다는데 장바구니는 왜 비쌀까…추석 상차림 9만 원 아끼는 법  사진=2026. 09.06. 올해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 데 필요한 비용이 전통시장 기준 다시 30만원을 넘어섰다. 대형마트에서는 40만원에 육박한다.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소비자물가 3.1%인데 농축산물은 3.5%↓…차례상 체감물가는 달랐다

9월 초 발표된 물가지표와 차례상 비용을 함께 놓으면 명절 장바구니 물가의 특성도 드러난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상승했고, 가계가 자주 구매하는 품목을 중심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도 3.2% 올랐다.

같은 기간 농축산물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3.5% 하락했다. 농산물은 6.7% 낮아졌고 신선채소와 신선과실도 각각 9.8%, 10.0% 하락했다. 전체 농축산물 가격 흐름만 보면 지난해보다 안정된 수준이다.

차례상 비용은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차례상에는 평소 장바구니보다 닭고기와 계란, 돼지고기, 생선, 전류용 채소 등 특정 품목의 비중이 높다. 여름 기상 여건이나 수입 비용의 영향을 받은 품목이 상차림에 집중되면서 전체 농축산물 물가가 내려간 상황에서도 실제 차례상 비용은 전년보다 상승했다.

물가지표 평균과 소비자가 특정 시기에 지출하는 금액 사이에 차이가 벌어질 수 있는 이유다. 전체 농산물 가격이 내려도 명절에 반드시 구매하는 몇몇 품목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면 가계가 느끼는 장보기 비용은 달라진다.

농산물 내렸다는데 장바구니는 왜 비쌀까…추석 상차림 9만 원 아끼는 법  사진=2026. 09.06. 올해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 데 필요한 비용이 전통시장 기준 다시 30만원을 넘어섰다. 대형마트에서는 40만원에 육박한다.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폭염이 바꾼 추석 물가…‘히트플레이션’이 명절 장바구니까지

올여름에는 폭염이 채소와 축산물 가격을 흔드는 흐름이 반복됐다. 8월 초 시금치와 오이, 애호박 등 고온에 민감한 채소 가격이 단기간에 크게 올랐고 가축 폐사와 사육 환경 악화로 축산물 수급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폭염이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히트플레이션’이 여름 장바구니 물가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9월 들어 기온이 내려가면서 일부 농산물의 생육과 출하 여건은 나아지고 있다. 햇상품 출하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기와도 겹친다. 추석까지 남은 기간 공급 물량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시장에 풀리느냐에 따라 실제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도 달라질 수 있다.

기후 영향은 품목별로 엇갈렸다. 애호박과 무처럼 가격이 오른 채소가 있는 반면 배추와 시금치는 출하 여건이 개선되면서 가격이 내려갔다. 과일과 견과류 상당수도 지난해와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했다. 폭염과 폭우가 모든 성수품 가격을 같은 방향으로 끌어올린 것은 아니지만,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기상 변동성이 명절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이전보다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농산물 내렸다는데 장바구니는 왜 비쌀까…추석 상차림 9만 원 아끼는 법  사진=2026. 09.06. 올해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 데 필요한 비용이 전통시장 기준 다시 30만원을 넘어섰다. 대형마트에서는 40만원에 육박한다.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추석 성수품 18만3000t 공급…농축산물 40%·수산물 50% 할인

정부도 추석을 앞두고 성수품 공급과 할인 규모를 크게 늘렸다. 19대 추석 성수품 공급량은 평소의 1.6배인 18만3000t으로 잡았다. 역대 최대 규모다.

배추와 무 등 채소류는 1만8000t, 사과와 배 등 과일은 평소보다 3배 이상 많은 3만2000t을 공급한다. 소·돼지고기는 9만t, 닭고기는 1만7000t을 시장에 풀고 계란 공급량은 평소의 2.4배까지 확대한다. 밤과 대추 등 임산물 공급도 평소의 9배 수준으로 늘린다.

수산물은 고등어와 명태, 오징어, 갈치, 참조기, 마른멸치 등 대중성 어종 6종의 정부 비축 물량 2만t을 최대 40% 낮은 가격으로 공급한다. 고등어와 명태 공급량은 평소보다 3배 이상 확대한다.

할인 지원 예산은 1030억원이다. 농축산물은 최대 40%, 주요 수산물은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농축산물 할인은 9월 3일부터 시작됐으며 수산물 할인은 9일부터 진행된다. 전통시장에서는 16일부터 20일까지 농축산물과 수산물 각각 300개 시장에서 구매액의 약 30%를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하는 행사도 예정돼 있다. 환급 한도는 2만원이다.

정부 할인과 유통업체 자체 행사를 함께 이용할 경우 한국물가정보가 조사한 차례상 가격보다 실제 결제액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조사 시점의 일반 판매가격과 소비자가 할인행사 기간 실제 지급하는 가격에는 차이가 생길 수 있어서다.

농산물 내렸다는데 장바구니는 왜 비쌀까…추석 상차림 9만 원 아끼는 법  사진=2026. 09.06. 올해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 데 필요한 비용이 전통시장 기준 다시 30만원을 넘어섰다. 대형마트에서는 40만원에 육박한다.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전통시장·대형마트 9만5200원 격차…추석 장보기 ‘어디서 사느냐’도 변수

올해 조사에서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차례상 비용 차이는 9만5200원이다. 전통시장 비용 30만2500원과 비교하면 대형마트에서 같은 구성의 차례상을 준비할 때 지출액이 30% 이상 많아지는 구조다.

추석 장보기 방식도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전통시장은 기본 판매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온누리상품권 환급과 농축산물 할인 지원이 겹치는 기간을 활용할 수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자체 할인행사와 카드 할인, 묶음 판매 등이 적용되는 품목이 있어 실제 구매 단계에서는 품목별 비교가 필요하다.

올해처럼 품목별 가격 방향이 크게 엇갈리는 시기에는 한 번에 모든 제수용품을 구매하는 방식보다 가격 변동이 큰 품목과 상대적으로 안정된 품목을 나눠 구입하는 소비도 늘어날 수 있다. 추석에 가까워질수록 햇상품 출하가 늘어나는 품목이 있는 반면 수요가 집중되면서 오르는 품목도 생긴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팀장은 추석이 가까워질수록 성수품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변동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품목별 가격 흐름을 살피면서 구매 시기를 조절하면 장보기 부담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에서 모두 지난해보다 올랐지만 상승 폭은 1%대에 머물렀다. 추석까지 남은 기간에는 18만3000t 규모의 성수품 공급과 1030억원의 할인 지원이 실제 소매가격에 얼마나 반영되는지가 남아 있다. 폭염 이후 농산물 출하 회복 속도와 축·수산물 가격, 환율과 유가 흐름도 명절 직전 장바구니 비용을 움직일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