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전도연·조여정·조인성 뭉쳤다…이창동 '가능한 사랑', 베니스 홀렸다
[문화연예] 베니스 달군 이창동 '가능한 사랑'… 설경구·전도연·조여정·조인성이 밝힌 '영화적 마법' 베니스 경쟁·런던 갈라 등 글로벌 영화제 연쇄 초청… 8년 만의 신작에 쏠린 전 세계 시선 황금사자상 정조준 거장의 귀환… 9월 23일 극장 개봉 거쳐 11월 6일 넷플릭스 공개
[KtN 신미희기자] 이창동 감독이 '버닝'(2018) 이후 8년 만에 내놓은 신작 '가능한 사랑'이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공식 상영을 시작으로 글로벌 영화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6일 오후 12시 40분(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 초청작 '가능한 사랑' 공식 기자회견에는 이창동 감독을 비롯해 주연 배우 설경구, 전도연, 조여정, 조인성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진솔한 소회를 밝혔다.
□ “이게 바로 ‘이창동 매직’”… 24년 만에 초심 마주한 설경구
'박하사탕'(2000), '오아시스'(2002) 이후 24년 만에 이창동 감독과 다시 만난 설경구는 현장에서 느낀 감독 특유의 연출력을 '이창동 매직'이라 정의했다.
설경구는 "감독님이 저를 특별히 힘들게 하거나 많은 걸 요구하시진 않는다. 근데 제 마음가짐이 연기에 더 집중하고 고민하게 되더라. 저는 이걸 '이창동 매직'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이어 "24년 만에 감독님과 다시 작업하게 됐다. '박하사탕' 당시의 긴장감이나 압박 같은 것들이 떠올랐다. 그때는 힘들고 도망치고 싶었는데 시간이 흐른 뒤 그 순간이 많이 그리웠다. 의도적으로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말도 했고, 나도 모르게 초심으로 향하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과거와 달라진 현장 분위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과거에는 현장 분위기가 무거웠는데 이번에는 '이창동 감독 현장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너무 즐거웠다"며 "혼자였으면 많이 외롭고 힘들었을 텐데, 훌륭한 동료 배우들이 함께해 준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 전도연의 고백… “생각 비우고 열린 마음으로 임해, 또 다른 성장 느꼈다”
'밀양'(2007)으로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던 전도연은 거장과의 재회에서 비움과 성장의 가치를 짚었다.
전도연은 "'밀양'이라는 작품으로 감독님을 한 번 경험했기 때문에 이번 현장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는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며 "얼마나 생각을 비우고 얼마나 열린 마음으로 현장에 가느냐, 현장에서 그 인물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핵심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밀양'을 작업할 당시 감독님이 저에게 '조금이라도 성장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때는 그 성장이 무엇인지 몰랐는데 다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됐다. 내가 그동안 어떤 연기를 해왔고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해야 할지를 깨달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이번 '가능한 사랑' 역시 욕심일진 모르겠지만 또 다른 작은 성장을 이루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처음으로 빛나는 어마어마한 동료애를 느꼈다는 점이 값지다"고 강조했다.
□ 조여정·조인성의 호흡… “배우여서 진심으로 행복, 잔향 깊었던 현장”
이창동 사단에 처음으로 합류한 조여정과 조인성은 작품이 남긴 깊은 울림을 직접 전했다.
극 중 다큐멘터리 연출가 '예지' 역을 맡은 조여정은 "배우를 하면서 과연 이창동 감독님 작품을 해볼 수 있을까 상상도 못 했던 일이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뻤다"며 "카메라 앞에만 서던 입장에서 카메라 뒤에서 무언가를 담아내는 인물을 연기해보니 완전히 새로운 시선이 열렸고, 연기하며 '배우여서 진심으로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보통은 스스로를 괴롭히고 고통스러워하며 연기해왔는데 이번에는 뿌듯하다는 감정을 느꼈다. 심지어 어떤 순간, 어떤 앵글 안에서는 자유롭기까지 했다. 잊을 수 없는 작업"이라며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남편 '상우' 역으로 분한 조인성은 "이창동 감독님, 레전드인 두 선배님, 그리고 꼭 호흡을 맞추고 싶었던 여정 씨와 함께할 수 있어 더없이 좋았다"며 "촬영이 끝난 뒤에도 이 현장이 그리울 것 같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잔향이 깊었던 영화"라고 덧붙였다.
□ 8년 침묵 깬 거장의 화두… 7대 국제영화제 초청 속 하이브리드 개봉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 호석(설경구 분)과 그의 아내 미옥(전도연 분),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 분)와 남편 상우(조인성 분) 등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계기로 얽히며 서로 다른 삶의 궤적과 내면의 은밀한 욕망을 직면하는 과정을 다룬다. 이창동 감독과 오정미 작가가 공동 각본을 맡았다.
이 감독은 이번 영화로 2002년 '오아시스'(감독상 수상) 이후 24년 만에 베니스 트로피에 도전한다. 만약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할 경우, 2012년 고(故)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이후 14년 만의 베니스 본상 수상 기록을 세우게 된다.
베니스 경쟁 부문 입성을 필두로 토론토, 뉴욕, 산세바스티안, 취리히, 밴쿠버, 그리고 영국 최대 영화제인 제70회 BFI 런던영화제 갈라 섹션까지 공식 초청되며 올가을 전 세계 영화계의 최대 화제작으로 부상했다.
'가능한 사랑'은 극장 시네마틱 경험과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의 장점을 결합한 배급 전략을 가동한다. 오는 9월 23일 국내 극장에서 선개봉해 스크린 관객을 먼저 만난 뒤, 11월 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정식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