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음악산업①] 3,800만명이 콘서트로…중국 음악 소비, 스트리밍 밖으로 이동
2025년 대형 콘서트 매출 295억5800만위안·관람객 30.8% 증가 2026년 상반기 대형 공연 1300회…스타디움 늘고 2·3선 도시까지 시장 확대 영화관 생중계·문화관광 할인 결합하며 ‘음악을 듣는 시장’에서 ‘경험을 사는 시장’으로
[KtN 전성진기자]중국 음악 소비가 스마트폰 안에서 공연장과 도시로 이동하고 있다. 2025년 중국 대형 콘서트 관람객은 약 3800만명으로 전년보다 30.8% 늘었다. 대형 콘서트 매출은 295억5800만위안으로 13.7% 증가했다. 2026년 상반기에도 대형 콘서트와 뮤직 페스티벌 1300회가 열렸고 2328만2800명이 공연장을 찾았다. 음원 스트리밍이 음악산업의 중심이던 중국에서 라이브 공연과 티켓, 굿즈, 오프라인 체험, 문화관광이 하나의 소비권으로 묶이기 시작했다.
2025년 중국 상업성 공연 매출은 616억5500만위안으로 2024년 579억5400만위안보다 6.4%가량 증가했다. 5000명 이상이 관람하는 대규모 공연 매출도 같은 기간 296억3600만위안에서 324억4800만위안으로 늘었다. 대형 콘서트가 전체 공연시장의 성장을 받치는 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관객 증가 속도는 매출 증가율을 크게 앞질렀다.
관객 증가는 2026년에도 이어졌다. 상반기 대형 콘서트와 뮤직 페스티벌 개최 횟수는 전년 동기보다 13.06% 증가한 1300회, 관람객은 20.37% 늘어난 2328만2800명을 기록했다. 매출은 171억1100만위안으로 17.7% 증가했다. 반년 만에 2300만명이 넘는 관객이 대형 음악행사에 들어간 셈이다.
공연장의 크기도 커지고 있다. 2026년 상반기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규모 공연 비중은 전년 동기보다 2%포인트 높아졌고, 공연 한 회당 판매할 수 있는 평균 티켓 수도 11% 증가했다. 단독 콘서트를 여는 가수와 대형 테마 공연에 참여하는 아티스트도 늘었다. 공연 횟수 증가와 함께 한 번에 수용하는 관객 규모까지 확대되는 흐름이다.
대형 공연만 커진 것도 아니다. 2025년 중국에서는 5000명 이하 중소형 음악 공연이 약 4만4000회 열렸다. 매출은 23억1500만위안, 관람객은 886만7300명에 달했다. 스타디움 콘서트와 대형 페스티벌 한쪽에서 시장이 커지는 동안 라이브하우스와 중소 공연장에서도 소비 기반이 넓어졌다.
지역 분포도 달라지고 있다. 중국 각지 지방정부는 공연 지원금과 인허가 절차 간소화, 공연 티켓 영수증을 활용한 문화·관광 할인 등을 도입했다.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 같은 대도시에 집중됐던 대형 공연 수요가 2·3선 도시로 퍼지면서 지방 도시들이 콘서트 개최지로 부상했다.
공연 티켓 한 장의 소비 범위도 공연장 안에 머물지 않는다. 지방정부가 티켓과 관광 할인 혜택을 연결하면 관객의 이동은 숙박과 식음료, 관광시설 소비로 이어진다. 음악 공연을 아티스트와 관객 사이의 단일 거래로 보기 어려워진 배경이다. 중국 음악산업은 디지털 스트리밍을 중심으로 음원을 판매하던 구조에서 아티스트 IP와 공연, 티켓·굿즈, 오프라인 체험과 문화관광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공연을 직접 보지 못하는 소비자에게는 영화관이 새로운 음악 공간으로 들어왔다. 음악회와 음악 예능, 콘서트를 극장에서 생중계하거나 상영하는 방식이 확산하면서 기존 영화 상영관이 라이브 콘텐츠 소비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극장에서 보는 콘서트의 가격은 일반적으로 100위안 이하로, 대형 콘서트 현장 관람보다 낮은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음악 예능 '가수 2026(歌手 2026)'은 예능 제작사와 중국영화그룹이 저작권 협력을 맺은 뒤 주요 도시 영화관에서 생중계됐다. 상영회당 좌석 점유율은 80%를 기록했다. 산둥성 웨이하이의 독립 영화관도 음악회뿐 아니라 토크쇼와 어린이 무대극 등을 들여오며 상영관 운영 범위를 넓혔다. 대형 스크린과 음향시설을 갖춘 기존 영화관이 공연 수요를 흡수하는 또 다른 유통망으로 들어온 것이다.
중국 당국도 영화관의 다목적화를 제도적으로 밀고 있다. 국가영화국과 시장감독관리총국은 2026년 6월 영화관의 다각화 경영을 촉진하는 정책을 내놓고 영화관을 종합 문화 체험 공간으로 전환하도록 지원했다. 영화 굿즈 전문점과 문화상품 판매점을 설치하고 정식 라이선스를 받은 영화 상품, 아티스트 IP 상품, 아트토이와 디자인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도 장려 대상에 포함됐다.
음악을 듣는 장소와 상품을 사는 장소가 분리돼 있던 소비 방식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공연장에서 아티스트를 보고, 영화관에서 콘서트와 음악 프로그램을 접하고, 같은 공간이나 주변 상권에서 IP 상품을 구매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음원 재생 횟수와 유료 구독자 수만으로 중국 음악시장의 규모를 설명하기 어려워진 이유다.
공연 확대는 온라인 음악 플랫폼의 사업 방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음악 사업자인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Tencent Music Entertainment·TME)는 스트리밍 구독뿐 아니라 라이브 콘서트와 아티스트 상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2026년 2분기 라이브 콘서트와 아티스트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70% 이상 증가했다. 스트리밍 구독 성장 속도가 둔화되는 사이 비구독 분야의 성장 폭이 커졌다.
TME는 우시와 항저우에 오프라인 체험 공간 '뮤직큐(MUSICQ)'도 열었다. 정식 라이선스 굿즈 판매와 음악 감상에 팬미팅, 팬사인회, 아티스트 이벤트를 결합했다. 황쯔훙판(黄子弘凡)이 방문했을 때 약 5만명이 매장을 찾았고, 아이돌 팬사인회와 신곡 발표회도 이어졌다. 온라인에서 음악을 듣던 이용자를 오프라인 소비자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중국 음악시장의 외연 확대는 대형 기획사만의 움직임에서도 벗어나 있다. 2006년 음반 레이블로 출발한 모던스카이(MODERNSKY)는 연간 30개 이상의 뮤직 페스티벌과 1000회 이상의 공연을 직접 주최하고 있다. 2026년 5월 청두에서 열린 딸기음악제에는 첫날 2만8000명이 입장했고, 공연장에는 게임 체험존과 식음료, IP 굿즈 마켓이 함께 들어섰다. 음악축제가 여러 소비 영역을 한 공간에 묶는 방식이다.
타이허뮤직(太合音乐)에서도 라이브 공연의 비중이 커졌다. 2025년 아티스트 매니지먼트와 라이브 공연 사업 매출은 7억700만위안으로 전체 매출의 54.4%를 차지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대형 공연 93회를 열어 200만명 이상을 모았고 티켓 매출은 약 15억위안에 달했다. 공연 조회와 예매 플랫폼을 직접 운영하며 대형 공연뿐 아니라 라이브하우스 공연까지 사업 범위에 넣었다.
2026년 중국 음악산업에서는 스트리밍과 공연을 별개의 시장으로 나누던 경계가 빠르게 옅어지고 있다. 2025년 대형 콘서트 관람객 3800만명에 이어 2026년 상반기에만 대형 공연 관람객이 2328만명을 넘어섰고, 스타디움 공연 비중과 회당 판매 가능한 티켓 수도 함께 늘었다. 중소형 공연은 연간 4만4000회 수준으로 확대됐고 영화관까지 음악 콘텐츠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공연장의 좌석 확대와 지방 도시의 유치 경쟁, 100위안 이하 영화관 콘서트, 굿즈와 체험 공간의 결합은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 중국 음악 소비의 무게중심은 한 곡을 재생하는 데서 아티스트를 직접 만나고, 공간을 방문하고, 상품을 구매하는 쪽으로 넓어졌다. 2026년 상반기까지 이어진 관객과 공연 횟수 증가는 중국 음악시장이 스트리밍 바깥에서 새로운 매출원을 키우고 있다는 수치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