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cob & Co. 하이워치③] 69만3000달러 단 한 점…보석·무브먼트·희소성이 겹친 피에스 유니크
42mm 화이트골드에 파스텔 사파이어·화이트 다이아몬드 366개 인비저블 세팅 Caliber JCFA02 브리지에 다이아몬드 234개…밸런스 휠에도 54개 직접 세팅 플라잉 투르비용·마이크로 로터·72시간 파워리저브…한 점만 제작해 69만3000달러
[KtN 임우경기자]69만3000달러. Jacob & Co.의 ‘Brilliant Flying Tourbillon Baguette Pastel Arlequino’는 가격부터 일반적인 시계의 비교 기준을 벗어난다. 같은 사양을 여러 점 생산해 판매량을 늘리는 제품이 아니라 단 한 점만 제작되는 피에스 유니크(pièce unique)다. 화이트골드와 다색 보석, 플라잉 투르비용,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밸런스 휠까지 하나의 시계에 집중시켰다.
42mm 화이트골드 케이스와 다이얼, 크라운, 버클에는 파스텔 사파이어와 화이트 다이아몬드 366개가 인비저블 세팅됐다. 라벤더와 핑크, 그린, 블루가 서로 맞붙으며 표면 대부분을 차지한다. 여기에 케이스 안쪽으로 들어가면 보석의 역할이 다시 달라진다. Caliber JCFA02의 브리지에는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 234개가 놓이고, 시간당 2만1600회 진동하는 밸런스 휠에도 54개의 다이아몬드가 세팅됐다.
케이스백에서는 69만3000달러라는 숫자를 외부 보석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가 드러난다. 자동식 Caliber JCFA02에는 마이크로 로터와 플라잉 투르비용이 들어가며 파워리저브는 72시간이다. 고정된 브리지 위의 다이아몬드와 움직이는 조속기관의 다이아몬드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무브먼트 안에 배치됐다.
같은 다이아몬드라도 위치에 따라 제작 조건은 달라진다. 브리지의 234개는 고정된 구조를 따라가지만, 밸런스 휠의 54개는 시계가 작동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움직인다. Jacob & Co.는 다이아몬드를 직접 세팅한 밸런스 휠을 현대 시계 제작에서 처음 구현한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브랜드가 강조하는 가치는 보석의 수량뿐 아니라 보석을 어느 부품까지 들여보냈는가에 놓여 있다.
피에스 유니크라는 조건은 가격을 바라보는 방식도 바꾼다. 반복 생산되는 시계는 같은 모델의 판매 가격과 거래 기록을 비교할 수 있지만, 한 점만 존재하는 제품에는 동일한 비교 대상이 없다. 69만3000달러라는 가격은 화이트골드와 사파이어, 다이아몬드라는 재료만이 아니라 특정한 조합을 다시 반복하지 않는 제작 방식과 함께 제시된다.
초고가 기계식 시계에서 희소성은 생산량을 줄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누구나 같은 제품을 살 수 없다는 사실이 제품 자체의 성격에 포함된다. Pastel Arlequino는 색 배열과 무브먼트, 보석 세팅 방식까지 한 점에 집중하면서 대량 생산품과 다른 가격 논리를 취한다.
다만 69만3000달러 가운데 원석과 귀금속, 무브먼트 제작, 보석 세팅, 희소성이 각각 얼마를 차지하는지는 공개된 정보만으로 나눌 수 없다. 가격을 원재료의 합계로 환산하거나 제작비를 추정하는 방식은 이 제품을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렵다. 공개된 사실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은 서로 다른 고가 제작 요소를 한 점에 겹쳐 놓았다는 구조다.
42mm 케이스의 외부에는 366개의 보석이 있고, 내부 브리지에는 234개의 다이아몬드가 들어간다. 밸런스 휠의 54개는 조속기관의 운동에 포함되고, 하단의 플라잉 투르비용은 회전을 계속한다. 소재의 희소성과 기계의 복잡성, 보석 세공의 난도가 각각 따로 존재하지 않고 하나의 물건 안에서 겹친다.
11.61mm 두께도 이 밀도를 보여주는 수치다. 화이트골드 케이스 안에는 자동식 무브먼트와 플라잉 투르비용, 마이크로 로터가 들어가고, 외부와 내부를 합쳐 여러 층의 보석 세팅이 더해졌다. 크기를 무한정 키우기보다 제한된 공간 안에 제작 요소를 집중시키는 방식이다.
가격표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기능의 필요성’과 ‘상품 가치’가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확한 시간을 확인하는 데 수백 개의 보석은 필요하지 않고, 밸런스 휠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해야 할 실용적 이유도 없다. 그러나 초고가 기계식 시계에서는 기능에 꼭 필요하지 않은 공정을 얼마나 정교하게 구현했는지가 희소성과 제작 난도를 드러내는 수단이 된다.
플라잉 투르비용도 같은 맥락에 놓인다. 현대적인 시간 측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장치는 아니지만, 복잡한 구조와 움직임을 직접 드러내면서 기계식 시계만의 제작 가치를 보여준다. 여기에 보석 세팅까지 결합되면서 Pastel Arlequino는 시간 측정 도구보다 제작 기술과 장식 공예가 겹친 오브제에 가까워진다.
69만3000달러라는 가격은 그래서 단순한 ‘보석값’으로 읽기 어렵다. 원석과 화이트골드의 재료 가치, Caliber JCFA02의 복잡기계 구조, 움직이는 밸런스 휠까지 들어간 보석 세팅, 단 한 점만 제작하는 희소성이 동시에 붙어 있다. 같은 사양의 두 번째 제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조건은 가격 비교 자체를 어렵게 만든다.
Brilliant Flying Tourbillon Baguette Pastel Arlequino는 화려함을 숨기지 않는다. 외부에는 366개의 파스텔 사파이어와 화이트 다이아몬드가 드러나고, 뒤쪽에서는 브리지의 234개 다이아몬드가 무브먼트를 따라간다. 밸런스 휠의 54개 다이아몬드는 시간당 2만1600회의 진동 속에서 움직인다.
단 한 점의 시계에 69만3000달러를 매기는 방식은 초고가 시계가 무엇을 상품으로 삼는지를 압축한다. 귀한 재료를 사용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복잡하게 만들고 어렵게 반복하며 결국 다시 만들지 않는 조건까지 가치에 포함한다. Pastel Arlequino의 가격표는 보석의 크기보다 ‘같은 물건이 하나 더 존재하지 않는다’는 데 무게를 둔 피에스 유니크의 경제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