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가마골 신작 '체온'...'"산불 속 펼쳐지는 삶과 죽음의 경계"
부산 극단 가막골 서울 공연 야심작 구원과 파멸의 경계에서 묻다... “당신의 체온은 몇 도입니까?” 지역 연극의 힘 서울 강타!!… 대학로 연극팬 매료 '엄지척'
[KtN 조영식기자] 극단 가마골의 2026년 신작 연극<Fever_체온>(작 모건강, 연출 김하영)이 지난 9월 4일 서울 대학로 열린극장에서 첫 공연을 성황리에 시작하며 대학로 연극팬들을 심쿵하게 하면서 10일간의 대장정 중에 있다.
부산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극단 가마골은, 지난 7월 부산 가마골소극장 40주년 기념 공연으로 초연된 이후 완성도를 더해 서울 동시대 연극 현장과 호흡하기 위해 기획됐다.
연극<Fever_체온>은 자본의 거대한 속도와 시스템에서 밀려난 소외된 인물들의 삶, 그리고 인간 존엄과 작품은 대형 산불이라는 극한의 재난 상황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거대한 불길을 피해 이동하는 장애를 가진 인물들과 시스템이 구제하지 못한 이들이 비현실적 공간인 '조선국'으로 모여들며 이야기는 절정으로 치닫는다.연대의 가능성을 치열하게 추적하는 묵직한 휴머니즘 무대다.
특히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파괴적인 불'과 '인간이 가진 마지막 보루인 체온'을 대비시킨 정교한 연출 구조가 돋보인다. 산불 속에서 목숨을 잃어가는 소방대원의 체온이 다른 존재에게 전이되며 감각이 깨어나는 후반부 서사는 극의 정점을 이루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감동을 선사한다.
공연장을을 찾은 관객들은 배우들의 앙상블과 강렬한 에너지에 호평을 보냈다. 관객들은 "자본주의와 재난 속에서 잊고 지낸 인간의 온기와 연대의 당위성을 다시금 일깨워준 작품", "90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몰입감이 대단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거대한 산불 한가운데 놓인 인물들을 조명하며, 속도와 자본으로 상징되는 가열된 문명 속에서 정작 차갑게 식어가는 인간관계와 무감각성을 예리하게 파고든다. 특히 장애를 지닌 인물들을 중심에 배치해 극단적 재난 상황 속 생존과 구원, 그리고 서로에게 건네는 미세한 온기를 통해 '과연 이 시대에 연극이란 예술이 인간다움과 살아갈 기운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는가'라는 본질적인 화두를 던진다.
이번 작업은 희곡의 구조적 담론 외에도 동시대 무대예술을 견인하는 창작진의 밀도 높은 협업으로 연극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모건강 작가의 텍스트를 바탕으로 김하영 연출이 선보이는 감각적 연출관에, 현대음악과 무대음악을 아우르는 최우정 음악감독, 신체 언어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오재익 안무가가 합류했다. 여기에 김남석 드라마트루그의 깊이 있는 입체적 분석이 더해져, 단순한 텍스트 전달을 넘어 음향·신체·시각적 요소가 유기적으로 얽힌 강렬한 무대 미학을 구현한다.
황근복, 김상훈, 임나래, 박석진, 김하영, 황혜림, 양현석, 조정명, 서현우 등 앙상블을 이루는 배우들의 뜨거운 연기 에너지는 멸절의 위기 속에서도 서로의 체온을 확인하려는 인간의 본능을 선명하게 각인 시킨다.
극단 가마골 연출 김하영은 “대형 산불과 전쟁, 변동성 높은 사회 등 한없이 뜨거워진 세상 속에서 참된 인간다움과 서로에게 전달되는 온기의 의미를 함께 사유하고자 했다”며 “지역 극단이 서울 대학로 무대에서 선보이는 이번 상경 공연이 이 시대에 연극이 왜 필요한지 묻고 답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지역 연극 현장의 든든한 유산과 대학로 연극계의 동시대성이 만나는 연극 <Fever_체온>은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3시에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