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use of Errors, 바늘로 만든 페인트③] 멀리선 페인트, 가까이선 패턴…House of Errors가 만든 두 겹의 디테일

색마다 다른 자수 패턴 넣어 거리 따라 달라지는 인상 8개 제품으로 확장한 ‘The Paint Collection’…그래픽보다 표면의 정보량에 무게

2026-09-15     박인경 기자
House of Errors Packs 1,500,000 Stitches Into the Jacket Leading "The Paint Collection". 사진=House of Errors,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박인경기자]House of Errors의 Fall/Winter 2026 ‘The Paint Collection’은 보는 거리에 따라 옷의 인상이 달라진다. 일정 거리에서는 재킷과 팬츠 위에 물감이 튄 듯한 색 덩어리가 먼저 들어온다. 가까이 다가가면 각각의 색 안에 들어간 작은 패턴과 자수 조직이 갈라져 드러난다. 페인트 자국 하나를 단색으로 채우지 않고 색마다 다른 무늬를 넣은 결과다.

Embroidered Paint Workwear Jacket에는 150만 스티치, Embroidered Carpenter Jeans에는 115만 스티치가 사용됐다. 앞선 두 제품에서 수백만 번 반복된 바늘땀은 넓은 면적을 색으로 채우는 데만 쓰이지 않았다. 페인트 자국 안쪽에 다시 무늬를 만들면서 멀리서 보는 외형과 가까이에서 보는 세부 구조를 나눴다.

페인트 스플래터는 원래 불규칙한 형태가 특징이다. 물감이 튀거나 흘러내린 자국은 같은 모양을 반복하기 어렵다. House of Errors는 그런 우연성을 자수 데이터로 옮겨 같은 형태를 반복 생산할 수 있는 그래픽으로 만들었다. 바깥 윤곽에서는 흩뿌려진 물감처럼 보이지만 안쪽은 일정한 패턴이 반복되는 구조다.

재킷에서는 갈색 바탕 위로 빨강과 노랑, 파랑을 비롯한 여러 색의 페인트 자국이 몸판과 소매를 가로지른다. 각각의 색은 멀리서 하나의 덩어리처럼 이어지다가 가까이에서는 작은 형태의 반복으로 나뉜다. 단순한 색 대비뿐 아니라 자수 안쪽의 패턴 차이가 시각적 밀도를 높인다.

Embroidered Carpenter Jeans도 같은 방식을 따른다. 데님 위를 가로지르는 여러 색의 자수가 페인트가 묻은 작업복을 연상시키지만, 가까이에서는 우연히 생긴 얼룩과 다른 정교한 반복이 드러난다. 자연스럽게 튄 흔적을 그대로 복제하기보다 불규칙한 외곽선과 규칙적인 내부 패턴을 한 옷 안에 함께 배치했다.

House of Errors가 선택한 방식은 그래픽을 한 번에 읽히게 하지 않는다. 첫눈에는 색과 형태가 중심이 되고,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실의 방향과 작은 무늬가 추가된다. 같은 옷 안에 큰 형태와 작은 형태를 겹쳐 놓으면서 보는 위치에 따라 정보의 양도 달라진다.

이 구조는 온라인에서 제품을 접하는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제품 목록이나 룩북에서는 전체 실루엣과 큰 페인트 자국이 먼저 들어온다. 세부 사진이나 확대 이미지에서는 색 안쪽의 자수 패턴과 실의 결이 뒤늦게 나타난다. 한 장의 이미지보다 여러 거리의 사진이 있어야 제품의 구성이 온전히 전달되는 옷에 가깝다.

패션 전자상거래에서는 실루엣과 색상뿐 아니라 디테일 컷이 제품 설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자수와 니트처럼 표면 자체에 정보가 많은 제품은 확대 이미지에서 차이가 더 선명해진다. House of Errors는 ‘The Paint Collection’에서 바로 그 근거리 정보를 디자인의 일부로 넣었다.

컬렉션의 구성도 같은 방향을 따른다. 회색 Embroidered Paint Hoodie와 Vintage Paint Cap 두 종류에서는 페인트 모티프가 더 작은 면적에 들어가고, 크림과 그레이 색상의 Knitted Wall Paint Rugby에서는 같은 주제를 니트 조직으로 옮겼다. Paint Splatter Tee까지 포함한 8개 제품은 하나의 페인트 이미지를 서로 다른 소재와 크기로 나눠 사용한다.

Knitted Wall Paint Rugby는 자수 재킷과 팬츠와 다른 방식으로 같은 이미지를 이어간다. 니트 조직 안에서 색과 형태를 구성하면서 페인트 자국을 단순히 복제하지 않고 소재의 특성에 맞게 바꿨다. 재킷과 팬츠가 바늘땀의 밀도를 전면에 내세운다면, 니트 럭비는 조직 자체가 그래픽을 만드는 역할을 맡는다.

House of Errors가 6주년 컬렉션의 한 제품에서 시작한 페인트 아이디어는 FW26에서 8개 제품으로 넓어졌다. 확대된 것은 제품 수만이 아니다. 멀리서 읽히는 색면, 가까이에서 갈라지는 패턴, 실이 쌓이면서 생기는 표면까지 하나의 그래픽 안에 겹쳤다.

The Paint Collection에서 페인트는 멀리서 먼저 보이고 자수는 가까이에서 뒤늦게 드러난다. 재킷 150만 스티치와 카펜터 진 115만 스티치는 숫자로 끝나지 않고 색마다 다른 작은 패턴으로 남는다. House of Errors가 FW26에 만든 차이는 페인트 자국의 크기보다, 가까이 다가갔을 때 더 많은 정보가 나타나는 옷의 구조에서 선명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