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PUMA PLUS. FW26②] 와시·목재에서 가져온 색, 브라운과 카키로 낮춘 겨울 팔레트
와시 종이·캔버스·목재·쇼지의 질감과 색에서 출발…강한 대비 대신 비슷한 농도를 겹쳐 깊이 만든 PROJECT PUMA PLUS. FW26
[KtN 박인경기자]PROJECT PUMA PLUS. FW26의 색은 멀리서 먼저 눈에 띄는 강한 배색보다 가까이 놓인 색 사이의 미세한 차이에 집중한다. 브라운과 베이지, 올리브, 회색, 네이비가 컬렉션 전반을 채우고, 한 착장 안에서도 명도와 농도를 조금씩 달리한다. 푸마(PUMA)는 와시 종이와 캔버스, 목재, 쇼지 종이와 블록 등 자연 소재에서 발견되는 질감과 낮은 채도를 이번 시즌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여기서 자연 소재는 실제 의복의 소재 구성을 뜻하지 않는다. PROJECT PUMA PLUS.가 가져온 것은 와시와 목재가 지닌 색의 깊이, 캔버스의 차분한 표면감, 쇼지에서 연상되는 밝고 부드러운 중간색이다. FW26는 자연물의 색을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브라운과 베이지, 올리브 같은 일상적인 색으로 범위를 좁힌 뒤 서로 다른 농도를 겹쳤다.
브라운 계열 아우터를 겹친 착장에서 이런 방식이 선명하다. 바깥쪽의 짙은 브라운과 안쪽의 한층 부드러운 브라운이 한 덩어리처럼 이어지지만 색의 농도는 같지 않다. 검은색에 가까운 이너가 목 부분에 좁게 들어가고, 하의는 다시 밝아진 뉴트럴 톤으로 내려간다. 한 가지 색을 위아래로 통일하기보다 브라운 안에서 밝고 어두운 차이를 만들고, 그 사이에 다른 색을 얇게 끼워 넣었다.
외투의 형태도 색을 읽는 방식에 영향을 준다. 짧고 넓은 아우터와 길게 내려오는 안쪽 옷이 겹쳐지면서 비슷한 갈색이 한 면으로 뭉치지 않는다. 칼라와 앞섶, 소매, 이너의 경계마다 농도가 달라지고, 옷의 겹침이 곧 색의 경계가 된다. 강한 패턴 없이도 착장이 평면적으로 보이지 않는 이유다.
브라운은 FW26에서 단순한 계절색으로만 쓰이지 않는다. 붉은 기가 강한 갈색이나 선명한 카멜보다 채도를 낮춘 토프와 다크 브라운에 가까운 범위가 반복된다. 따뜻한 계열의 색이지만 시각적으로 과도한 온기를 만들지 않고, 회색이나 검은색과 함께 놓였을 때도 대비가 크게 벌어지지 않는다. 자연 소재에서 가져온 ‘warmth and depth’라는 방향이 선명한 갈색보다 여러 단계의 중간색으로 구현된 셈이다.
올리브 계열 아우터와 밝은 팬츠를 맞춘 착장은 같은 팔레트를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다. 상체에는 채도를 낮춘 녹색을 두고, 하체에는 회백색에 가까운 밝은 팬츠를 배치했다. 안쪽에는 중간색 이너를 겹쳐 상의와 하의 사이의 간격을 좁혔다. 녹색과 흰색을 정면으로 대비시키기보다 회색과 베이지가 섞인 중간색을 사용해 색의 이동을 완만하게 만들었다.
올리브는 스포츠웨어에서 자주 사용되는 실용적인 색이지만 PROJECT PUMA PLUS.에서는 군복이나 아웃도어의 이미지를 강하게 끌어오지 않는다. 넉넉한 상의와 긴 팬츠, 부드러운 톤의 조합이 올리브의 성격을 낮춘다. 기능적인 옷에서 익숙한 색을 사용하면서도 도시에서 입는 일상복에 가까운 분위기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컬렉션 전반의 낮은 채도는 실루엣과도 맞물린다. 색이 강해지면 각 아이템의 경계가 먼저 드러나지만, 비슷한 농도의 뉴트럴 컬러를 이어 붙이면 옷의 폭과 길이, 겹쳐지는 순서가 더 또렷해진다. PROJECT PUMA PLUS. FW26에서는 색 자체가 주인공이 되기보다 넓은 몸판과 와이드 팬츠, 긴 레이어링을 방해하지 않는 쪽으로 움직인다.
밝은 베이지 계열 착장에서는 같은 방식이 가장 절제된 형태로 나타난다. 상의와 팬츠가 가까운 색으로 이어지고, 밑단 사이로 흰색에 가까운 이너가 드러난다. 색의 차이는 크지 않지만 상의, 이너, 팬츠가 서로 다른 밝기를 갖기 때문에 층이 구분된다. 브라운과 올리브 착장에서 사용했던 농도 조절을 가장 밝은 영역까지 확장한 구성이다.
베이지 역시 하나의 고정된 색으로 처리하지 않았다. 상의에는 약간 탁한 뉴트럴 톤을 두고 팬츠에는 비슷하지만 미세하게 다른 농도를 배치했다. 신발까지 낮은 채도를 유지하면서 발끝에서 갑자기 색이 끊기지 않는다. 색을 통해 몸을 여러 부분으로 나누기보다 전체 실루엣을 길게 연결하는 선택에 가깝다.
와시와 쇼지, 목재, 캔버스에서 가져온 출발점은 결국 ‘자연스럽다’는 추상적인 설명보다 컬러 운용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선명한 원색을 피하고 브라운과 올리브, 베이지, 회색처럼 서로 섞이기 쉬운 색을 선택한 뒤 밝기와 농도를 조금씩 바꿨다. 한 착장 안에서 색의 경계를 낮추면서도 완전히 같은 색으로 통일하지 않은 것이 FW26의 특징이다.
PROJECT PUMA PLUS.의 두 번째 시즌은 스포츠웨어에 자연의 색을 덧입히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브라운에서 올리브, 다시 베이지와 회색으로 이동하는 팔레트는 넉넉한 실루엣과 레이어링이 먼저 드러나도록 배경을 정리한다. 색을 강하게 내세우지 않는 선택이 오히려 옷의 길이와 부피, 서로 겹쳐지는 구조를 더 선명하게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