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전략③] 매출 절반이 아이폰…매년 ‘새로움’을 만들어야 하는 애플

2026 회계연도 3분기 iPhone 매출 542억5200만달러, 전년 대비 21.7% 증가…기록적 실적에도 신제품마다 카메라·디자인·문화 콘텐츠를 꺼내드는 사업 구조

2026-09-22     임민정 기자

[KtN 임민정기자]애플의 2026 회계연도 3분기 매출은 1094억1700만달러였다. 이 가운데 iPhone에서 나온 매출이 542억5200만달러다. 전체의 49.6%에 해당한다. 아이폰 하나가 Mac과 iPad, 웨어러블, 서비스 등 나머지 사업 전체를 합친 매출과 거의 맞먹는다.

아이폰 사업이 당장 흔들리고 있다는 수치는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다. 4~6월 iPhone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445억8200만달러에서 21.7% 증가하며 6월 분기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애플 전체 매출도 전년보다 16% 늘었다. 순이익은 297억8900만달러, 희석주당순이익은 2.02달러였다.

현재의 아이폰은 여전히 강하다. 동시에 이 강한 매출 구조 때문에 애플은 새로운 아이폰이 나올 때마다 소비자가 다시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제품의 변화가 크든 작든 매년 가을 새로운 세대를 설명해야 하고, 세계 각국의 매장과 온라인 채널을 다시 움직여야 한다.

뉴욕 첼시에서 열린 사진전 ‘What Holds Us’를 애플의 전체 사업 구조 안에서 봐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iPhone 18 Pro 판매가 시작된 9월 18일 애플은 같은 기기로 촬영한 사진전을 열었다. 알렉스 프레이거(Alex Prager), 잭 데이비슨(Jack Davison), 지미 친(Jimmy Chin)의 작품을 전시장에 걸고, 카메라 사양 대신 사진과 작가의 이름을 먼저 내세웠다.

사진전 자체가 아이폰 매출을 끌어올렸다고 볼 근거는 없다. 4~6월 실적은 iPhone 18 Pro 출시 이전에 이미 확정된 숫자다. 전시와 매출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만드는 것은 맞지 않는다. 대신 기록적인 매출을 내는 제품을 애플이 어떤 방식으로 계속 새롭게 보이게 하는지는 별개의 분석 대상이다.

부문 2026 회계연도 3분기 매출
iPhone 542억5200만달러
Services 307억3900만달러
Mac 103억5200만달러
Wearables·Home·Accessories 78억8300만달러
iPad 61억9100만달러

 

수치를 펼쳐놓으면 아이폰의 위치가 더욱 뚜렷하다. 애플이 오랫동안 서비스 사업을 키워왔지만 3분기 서비스 매출은 307억3900만달러로 iPhone의 56.7% 수준이다. Mac은 103억5200만달러, 웨어러블·홈·액세서리는 78억8300만달러, iPad는 61억9100만달러였다.

올해 회계연도 9개월 누계로 범위를 넓혀도 구조는 비슷하다. 애플 전체 매출 3643억5700만달러 가운데 iPhone 매출은 1965억1500만달러로 53.9%를 차지했다. 단일 제품군이 회사 매출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는 뜻이다.

서비스 사업이 성장했다고 해서 아이폰의 중요성이 줄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서비스 매출은 3분기 307억3900만달러로 전년보다 12.1% 늘었지만, 같은 기간 iPhone 매출 증가율은 21.7%였다. 앱스토어와 iCloud, Apple Music을 비롯한 서비스 역시 아이폰을 포함한 애플 기기의 설치 기반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애플은 주요 제품군과 지역에서 활성 기기 설치 기반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이폰이 잘 팔리는 일이 애플에는 반가운 실적이면서 동시에 사업 구조를 규정하는 조건인 셈이다. 회사 매출 절반을 담당하는 제품이라면 새로운 세대가 등장할 때마다 시장의 관심을 다시 모으는 작업도 중요해진다.

카메라는 이 과정에서 오랫동안 유용한 수단이었다. 프로세서의 연산 성능이나 내부 구조의 변화는 일반 소비자가 곧바로 알아보기 어렵다. 반면 사진은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풍경의 세밀한 부분, 인물의 질감, 야간 촬영, 줌과 동영상처럼 비교하기 쉬운 결과물이 남는다.

iPhone 18 Pro에서도 애플은 48MP Fusion 메인 카메라와 가변 조리개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러나 이번에는 제품 페이지의 사양 설명만으로 끝내지 않았다. 설산과 빙하를 촬영하는 지미 친, 신체와 점토를 다룬 잭 데이비슨, 대규모 군중을 연출한 알렉스 프레이거에게 제품을 맡겼다.

기술을 문화 콘텐츠로 옮기는 순간 카메라의 역할도 달라진다. ‘화소가 늘었다’는 설명은 제품 정보지만, 유명 사진가가 촬영하고 큐레이터가 작품을 선정해 뉴욕의 갤러리에 거는 순간 신제품에는 다른 이미지가 붙는다. 휴대전화가 소비재에서 창작 도구로 이동하는 인상을 만든다.

[애플의 전략③] 매출 절반이 아이폰…매년 ‘새로움’을 만들어야 하는 애플. 사진=Appl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전시장 벽에는 설산을 담은 대형 사진과 서로 다른 크기의 작업이 걸려 있다. 제품 진열대는 중심에 없다. 관람객이 먼저 만나는 것은 iPhone 18 Pro의 외형이 아니라 완성된 사진이다. 제품을 직접 반복 노출하는 광고와 다른 방식이다.

그렇다고 상업적 기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작품이 아무리 독립적인 사진으로 전시돼도 모든 작업이 iPhone 18 Pro로 촬영됐다는 조건은 변하지 않는다. 좋은 사진을 오래 바라볼수록 촬영 기기의 이름도 함께 기억될 가능성이 생긴다. 제품을 크게 세우지 않고도 제품 이야기가 전시장 전체에 남는다.

애플에는 이런 문화적 번역이 특히 중요하다. 아이폰은 단순히 전화와 인터넷을 사용하는 기기로만 경쟁하지 않는다. 제품 디자인과 운영체제, 앱 생태계, 카메라, 매장, 광고까지 합쳐진 프리미엄 경험을 오랫동안 구축해왔다. 새 모델의 기술 차이가 작게 느껴질수록 브랜드가 제품에 붙이는 의미는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What Holds Us’에서 예술가와 큐레이터가 등장하는 위치도 그래서 눈여겨볼 만하다. 전문 사진가의 작업은 카메라 성능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시험 결과가 아니다. 지미 친의 산악 촬영 경험이나 프레이거의 대형 세트 연출 능력은 휴대전화를 구입한다고 소비자에게 함께 제공되지 않는다.

사진가가 만든 작품과 카메라가 가진 성능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전시에 걸린 사진의 완성도를 곧바로 iPhone 18 Pro의 우수성으로 옮겨놓을 수는 없다. 반대로 애플의 입장에서는 유명 사진가의 작업이 신제품 카메라의 가능성을 가장 매력적으로 전달하는 재료가 된다.

바로 여기에서 ‘What Holds Us’의 사업적 성격이 선명해진다. 제품을 직접 설명하는 대신 전문가의 작업을 통해 제품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을 제시한다. 소비자 대부분이 같은 환경에서 같은 결과물을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아이폰으로 제작된 작품’이라는 이미지는 남는다.

사진전은 소비자가 실제로 새 휴대전화를 사야 하는 이유를 증명하지 않는다. 기존 아이폰 사용자에게 iPhone 18 Pro로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는 답도 주지 않는다. 대신 새 아이폰을 둘러싼 관심과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기술의 차이를 소비자의 욕망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문화가 활용되는 것이다.

애플의 높은 수익성도 이런 전략을 가능하게 한다. 2026 회계연도 3분기 총마진율은 50.1%였다. 다만 여기에는 관세 환급이 약 2%포인트 긍정적으로 반영됐다. 애플은 같은 분기에 연구개발비로 117억2900만달러, 판매·일반관리비로 73억4600만달러를 지출했다. 막대한 연구개발과 마케팅·관리 비용을 동시에 감당할 수 있는 사업 규모다.

기록적인 실적이 앞으로도 같은 속도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애플은 다음 분기 매출 증가율을 9~11%로 전망했고, 당시 시장 예상치 약 12%에는 미치지 못했다. 애플 경영진은 첨단 반도체와 메모리 등을 중심으로 공급 제약이 심하다고 설명했다. 실적 발표 뒤 서비스 성장세와 향후 제품 수요를 둘러싼 투자자들의 경계도 커졌다.

이 대목은 아이폰의 현재와 미래를 구분해서 볼 필요성을 남긴다. 지금 아이폰이 강하다는 사실과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기술 시장의 중심을 차지한다는 전망은 같은 얘기가 아니다.

542억5200만달러라는 분기 매출은 아이폰의 현재 힘을 설명한다. 동시에 애플이 왜 카메라 하나의 변화를 사진전까지 끌고 가며 설명하는지도 짐작하게 한다. 매출 절반을 책임지는 제품이라면 새로운 세대가 등장할 때마다 디자인과 기능뿐 아니라 소비자가 받아들일 새로운 이미지까지 만들어야 한다.

‘What Holds Us’는 그 과정의 한쪽에 놓여 있다. 뉴욕의 갤러리에 걸린 사진은 애플의 기록적 매출을 만든 원인이 아니라, 거대한 아이폰 사업을 계속 움직이기 위해 애플이 제품 바깥에서 어떤 이야기를 만드는지를 살필 수 있는 공간이다.

애플의 2026년 실적은 현재의 사업 체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사실을 말한다. 그러나 기록적인 아이폰 매출이 AI 시대의 기술 주도권까지 보증하지는 않는다. 아이폰이 회사 매출의 절반을 책임지는 동안 컴퓨팅 산업의 경쟁축은 빠르게 AI로 이동하고 있다. 현재 가장 잘 팔리는 제품과 다음 시대의 중심 기술 사이의 간격이 앞으로 애플을 바라보는 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