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한 사랑⑤] 로튼토마토 100%…해외평단이 붙잡은 계급·욕망·카메라

베니스 공개 직후 메타크리틱 11개 리뷰 평균 96점, 9월 21일 로튼토마토 31개 리뷰 신선도 100% 노동과 계급만큼 반복된 ‘타인의 고통을 찍는 행위’…전도연·설경구 연기에도 평가 집중 164분 러닝타임과 일부 서사의 작위성에는 유보적 시선, 높은 평점 안에서도 비평의 결은 달라

2026-09-25     김동희 기자
[가능한 사랑⑤] 로튼토마토 100%…해외평단이 붙잡은 계급·욕망·카메라.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김동희기자]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가능한 사랑’을 두고 해외 평단이 가장 자주 꺼낸 단어는 사랑보다 계급이었다. 해고 노동자 최호석과 아내 안미옥, 다큐멘터리 감독 이예지와 남편 상우가 만나는 164분에서 돈의 격차와 노동의 상실, 친절 뒤에 남는 권력관계, 타인의 고통을 카메라에 담는 행위가 반복해서 읽혔다. 미옥과 예지의 우정이나 두 부부 사이의 욕망도 경제적 조건과 떨어진 감정으로 해석되지 않았다.

평점도 일찍 움직였다. 베니스 공개 직후인 9월 7일 기준 ‘가능한 사랑’은 메타크리틱에서 11개 비평을 바탕으로 96점을 기록했다. 같은 시기 로튼토마토 신선도도 100%로 출발했다. 메타크리틱 96점은 영화제 초반 집계여서 이후 리뷰가 추가된 현재 점수와 같은 의미로 사용할 수 없지만, 세계 최초 공개 직후 평단의 반응이 얼마나 빠르게 한쪽으로 모였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수치다.

9월 21일 로튼토마토에는 비평 31개가 집계돼 있으며 신선도는 여전히 100%다. Brian Tallerico의 RogerEbert.com 평점은 4점 만점에 4점, 최근 추가된 여러 리뷰에서도 높은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아직 일반 관객 평가는 집계되지 않은 상태다.

수치만 놓고 보면 일관된 호평에 가깝다. 개별 리뷰를 따라가면 평가의 이유는 하나로 모이지 않는다. 노동과 계급을 먼저 읽은 비평, 두 부부의 심리와 결혼을 중심에 둔 비평, 다큐멘터리 촬영이 만드는 착취와 공감의 경계를 짚은 비평, 네 배우의 연기를 높게 본 비평이 나란히 나온다. 164분의 길이와 느린 전개, 일부 관계 설정의 작위성을 지적한 평가도 함께 존재한다.

영국 영화산업 전문지 Screen Daily의 해석은 돈에서 출발한다. 두 부부 사이에서 벌어지는 거의 모든 상호작용에 돈의 유무가 개입하고 있다고 봤다. 경제적으로 안정된 예지·상우 부부와 해고 이후 생활이 흔들린 미옥·호석 부부가 가까워질수록 계급 차이가 희미해지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긴장으로 바뀐다는 분석이다.

미옥과 예지가 친구가 되고 두 가족이 함께 휴가를 떠난다고 해서 경제적 조건까지 공유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쪽은 별장과 이동, 시간과 선택권을 갖고 있다. 호석과 미옥에게 해고와 파업은 현재 생활을 바꾼 실제 경험이지만, 예지에게 같은 경험은 다큐멘터리의 소재가 될 수 있다.

Screen Daily가 작품의 힘을 찾은 대목도 두 위치 사이의 보이지 않는 긴장이다. 노동자의 슬픔이 다큐멘터리 감독의 창작을 위한 재료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함께 읽었다. ‘가능한 사랑’을 단순한 빈부격차 영화보다 착취와 욕망까지 얽힌 관계극으로 평가한 이유다.

[가능한 사랑⑤] 로튼토마토 100%…해외평단이 붙잡은 계급·욕망·카메라.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국 BFI의 Sight and Sound는 노동 착취가 개인에게 남긴 사회적·심리적 결과에 무게를 뒀다. 두 부부의 현재를 따라가면서 과거와 관계가 조금씩 드러나는 이창동 감독의 방식을 짚었고, 일상의 사회극으로 출발할 수 있었던 이야기가 촘촘한 심리 구조를 갖게 된 배경을 인물의 과거와 현재가 천천히 연결되는 방식에서 찾았다.

호석을 바라보는 해외 비평도 해고 노동자의 전형적인 분노에서 멈추지 않았다. 직장을 잃은 뒤 자기 가치를 함께 잃어버린 사람, 파업과 진압의 기억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 가족과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삶의 리듬으로 완전히 돌아오지 못한 사람이라는 해석이 이어졌다.

미옥은 반대로 움직인다. 남편을 돌보고 생활을 이어가는 동시에 다른 삶을 바라본다. 예지와 가까워지고 상우에게 관심을 갖는 과정에서도 욕망은 성적 긴장 하나로 환원되지 않는다. 자신이 갖지 못한 경제적 안정, 생활의 여유, 다른 관계의 형태까지 함께 의식한다.

미국 RogerEbert.com은 제목의 사랑을 계급과 공감의 문제로 확장해 읽었다. 계급 차이가 공감의 가능성을 어떻게 바꾸는지, 관계 한가운데 카메라가 들어왔을 때 관찰하는 사람과 관찰되는 사람의 위치가 어떻게 갈리는지를 주요한 축으로 짚었다. 네 인물을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유형으로 만들기보다 각각 과거와 욕망, 선택권을 가진 사람으로 먼저 구축했다는 점도 높게 평가했다.

카메라에 대한 해석은 여러 해외 리뷰에서 반복된다.

예지는 노동자의 삶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다큐멘터리를 만든다. 동시에 촬영 여부와 질문, 편집 방향을 선택할 권한을 가진 사람이다. 호석에게 카메라는 집단상담에서도 꺼내지 못했던 감정을 말하게 하는 도구가 될 수 있지만, 자신의 삶이 다른 사람의 작품으로 넘어가는 통로이기도 하다.

RogerEbert.com은 카메라가 감정을 끌어내는 수단이면서 감독과 촬영 대상 사이를 갈라놓는 물체가 된다는 점을 짚었다. 호석이 카메라 앞에서는 무너질 정도로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지만 집단상담 자리에서는 빠져나오는 대비도 같은 맥락에서 분석했다.

사랑을 이야기하면서 촬영 윤리가 반복해서 등장하는 것은 해외 평단이 ‘가능한 사랑’을 멜로드라마보다 넓게 받아들였다는 뜻이기도 하다. 누군가에게 가까이 가는 행동과 누군가를 이해했다고 믿는 행동, 상대의 말을 기록해 자신의 작품으로 만드는 행동 사이에는 서로 다른 윤리적 문제가 놓인다.

미국 AwardsWatch는 한 단계 더 나아가 노동자가 노동력만 착취당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고통까지 콘텐츠로 소비될 수 있다는 방향으로 작품을 읽었다. 현대의 노동자는 공장에서 생산한 결과뿐 아니라 불행과 상처까지 기록되고 유통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예지가 가진 카메라는 계급 문제를 관찰하는 수단인 동시에 새로운 형태의 착취 가능성을 품게 된다.

박찬욱 감독이 영화 '어쩔수가없다' 언론 배급 시사회에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해외 비평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가 함께 언급되는 흐름도 나타났다. 모두 경제적 격차와 노동, 자본주의 아래에서 흔들리는 개인을 다룬다는 공통점 때문이다.

Time Out은 ‘가능한 사랑’을 후기 자본주의가 남긴 파괴를 다룬 우화로 읽었다. 경제력 차이가 큰 두 부부를 중심으로 사회가 갈라지는 방식과 인간적 연결의 가능성을 함께 다룬다고 평가하면서 ‘기생충’, ‘어쩔수가없다’와 연결되는 한국영화의 계급 서사를 언급했다. 평점은 5점 만점에 4점이었다.

다만 세 작품의 방식은 상당히 다르다. ‘기생충’이 공간의 위아래와 장르적 전환을 통해 계급 충돌을 밀어붙였다면 ‘가능한 사랑’은 두 부부를 오래 같은 공간에 머물게 한다. 폭발적인 사건보다 식사와 대화, 인터뷰와 휴가, 상대를 바라보는 표정 속에서 차이를 쌓는다.

'전도연, 100년에 한 번 나올 명연기' 외신 찬사 봇물…베니스 발칵! 외신 평점 'A' 터졌다… 7분 기립박수 쏟아진 이창동 신작 '가능한 사랑'   사진=2026. 09.07 넷플릭스 '가능한 사랑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가능한 사랑’을 한국 사회의 계급 문제만으로 좁혀 읽지 않은 평가도 있다. RogerEbert.com은 불균형한 관계가 인간적 연결 자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무게를 뒀고, Sight and Sound는 노동 착취가 심리와 부부관계에 남긴 흔적을 함께 읽었다. 빈부격차가 서사의 출발점이지만 최종적으로는 돈 때문에 달라지는 감정과 관계의 형태를 다룬다는 평가다.

Slant Magazine도 계급과 젠더, 노동을 따라가면서 작품이 명확한 도덕적 해답을 내놓지 않는다는 점을 짚었다. 첫머리에 “남의 것을 탐하지 말라”는 계명을 내놓지만 인물을 훈계하거나 욕망의 옳고 그름을 정리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탐한다’는 행위를 넓게 읽은 비평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옥이 상우를 바라보는 감정에는 남성에 대한 호감만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과 다른 생활에 대한 욕망이 함께 있다. 예지는 미옥 부부의 삶에 관심을 갖고 가까워지지만 좋은 영화를 만들려는 창작자의 욕망도 가지고 있다. 상우는 이미 많은 것을 가진 사람처럼 보이지만 더 가지려는 움직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호석은 남이 가진 것을 얻으려 하기보다 자신에게서 사라진 일자리와 존엄, 과거의 생활을 붙잡고 있다.

네 사람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계명은 불륜을 금지하는 문구보다 계급과 삶 전체를 가르는 질문으로 확대된다.

'전도연, 100년에 한 번 나올 명연기' 외신 찬사 봇물…베니스 발칵! 외신 평점 'A' 터졌다… 7분 기립박수 쏟아진 이창동 신작 '가능한 사랑'   사진=2026. 09.07.dailyfashion_news  영상 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배우 가운데 가장 빈번하게 이름이 나온 인물은 전도연이다.

RogerEbert.com은 네 배우 모두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전도연을 가장 강한 변화의 중심으로 짚었다. 남편과 아들을 위해 버티는 여성에서 예지와의 관계를 통해 다른 감정을 발견하는 과정을 두고 전도연이 작은 해방감과 슬픔을 함께 표현한다고 평가했다. 설경구 역시 무너진 남성을 전형적인 인물로 만들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9월 21일 로튼토마토에 공개된 비평에서도 전도연의 미옥은 불안하고 말이 많던 인물이 점차 강한 존엄을 가진 사람으로 변하는 과정이 언급되고 있다. 전체 31개 리뷰가 모두 신선 판정을 유지하는 가운데 연기, 계급 분석, 심리 묘사가 반복적으로 호평 대상에 올랐다.

설경구에 대한 평가는 몸과 침묵으로 모인다. 해외 리뷰에서 호석은 웃음을 잃은 사람, 노동의 자리와 자기 가치를 동시에 잃은 사람으로 반복해서 묘사됐다. 감정을 설명하는 긴 대사보다 말하지 않을 때의 태도와 갑작스럽게 무너지는 순간에 무게를 둔 연기라는 평가다.

조여정의 예지는 해석이 가장 엇갈리는 인물이다. 진심으로 노동자의 삶에 공감하는 감독인지, 좋은 다큐멘터리를 위해 타인의 고통에 가까이 가는 창작자인지 쉽게 분리되지 않는다. Screen Daily는 공감과 착취의 경계를 모호하게 남기는 인물로 읽었다. RogerEbert.com은 사회적으로 옳은 말과 행동을 하면서도 자신의 지위가 직업과 인간관계에 미치는 영향까지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는 인물로 분석했다.

조인성의 상우는 네 사람 가운데 가장 읽기 어려운 인물로 거론된다. 경제적 힘과 자신감을 가지고 있으면서 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다. 영화가 상우의 생각을 모두 설명하지 않기 때문에 미옥의 시선을 통해 보이는 매력과 호석이 느끼는 거리, 예지가 알고 있는 남편의 모습이 끝까지 한 사람 안에 겹친다.

'전도연, 100년에 한 번 나올 명연기' 외신 찬사 봇물…베니스 발칵! 외신 평점 'A' 터졌다… 7분 기립박수 쏟아진 이창동 신작 '가능한 사랑'   사진=2026. 09.07 눈물흘리는 설경구 (넷플릭스) '가능한 사랑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해외 평단의 높은 점수가 모든 요소에 대한 만장일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164분의 러닝타임에는 유보적인 반응이 있었다. Toronto International Film Festival에서 작품을 본 InSession Film은 초반부가 매우 오래 걸린다고 지적했다. 인물을 충분히 이해시키기 위한 느린 전개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본격적인 변화가 시작되기까지 시간이 지나치게 길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후 두 가족이 휴가를 함께 보내기 시작하면서 영화의 주제와 시각적 구성이 강해진다고 봤다.

Guardian의 Peter Bradshaw 역시 작품의 지성과 연기, 플래시백을 높게 평가하면서 일부 설정에서는 작위성과 자기의식이 느껴진다는 유보를 남겼다. 아이러니와 코미디에 어느 정도 무게를 둘 것인지 다소 흔들리는 부분도 지적했다.

비슷한 지적은 다른 리뷰에서도 발견된다. 거의 세 시간에 이르는 길이가 관계와 계급의 변화를 충분히 축적하게 한다는 호평과 더 짧게 압축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동시에 나왔다. 관객에게 인내를 요구하는 느린 전개가 이창동 영화의 장점인지, 작품의 부담인지에 대해서는 매체별 온도 차가 있다.

[가능한 사랑⑤] 로튼토마토 100%…해외평단이 붙잡은 계급·욕망·카메라. 사진=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높은 초기 점수보다 더 눈에 띄는 흐름은 서로 다른 국가와 매체가 비슷한 지점을 각기 다른 언어로 읽었다는 데 있다.

계급을 다룬 영화라는 평가는 공통적이지만 단순한 빈부 대립으로 정리한 리뷰는 많지 않다. 돈이 두 부부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 노동이 사라진 뒤 호석에게 남은 상처, 미옥이 다른 삶을 바라보면서 생기는 욕망, 예지가 카메라를 들면서 생기는 권력, 상우가 가진 경제적 힘이 한꺼번에 분석 대상이 됐다.

Guardian은 착취와 우정 사이의 관계를, Screen Daily는 계급과 욕망, 창작을 둘러싼 착취를, Sight and Sound는 노동 착취의 사회적·심리적 결과를, RogerEbert.com은 계급 차이가 공감과 인간적 연결에 미치는 영향을 각각 앞에 놓았다.

해외 비평이 작품의 결론보다 관계의 과정에 오래 머문 점도 눈에 띈다. 누가 누구를 사랑하게 되는지보다 누가 누구를 바라보고 있는지, 한 사람의 친절이 상대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가진 사람과 잃은 사람이 같은 공간에 머물 때 보이지 않던 차이가 언제 튀어나오는지가 주요 분석 대상으로 올라왔다.

베니스 수상 결과는 평단 반응 뒤에 따라왔다. ‘가능한 사랑’은 9월 12일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국제비평가협회(FIPRESCI)상도 함께 수상했다. 베니스 경쟁부문 심사위원단의 선택과 국제영화비평가들의 선택이 같은 작품에 겹쳤다.

수상 뒤에도 해외 평가는 계속 추가되고 있다. 토론토국제영화제 상영 이후 북미 리뷰가 늘면서 로튼토마토 집계는 31개까지 확대됐고 9월 21일까지 신선도 100%를 유지하고 있다. 베니스 직후 11개 리뷰로 형성된 메타크리틱 96점과 현재의 로튼토마토 수치를 같은 시점의 성적으로 비교해서는 안 되지만, 초기 영화제 비평과 이후 북미 상영에서 모두 호평이 이어졌다는 흐름은 확인된다.

'전도연, 100년에 한 번 나올 명연기' 외신 찬사 봇물…베니스 발칵! 외신 평점 'A' 터졌다… 7분 기립박수 쏟아진 이창동 신작 '가능한 사랑'   사진=2026. 09.07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가능한 사랑’을 둘러싼 해외 반응은 ‘이창동의 귀환’이라는 이름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8년 만의 장편이라는 기대는 베니스 상영 전부터 존재했지만, 실제 리뷰에서 반복된 것은 네 사람의 관계가 계급과 노동, 친절과 착취, 욕망과 공감 사이를 쉽게 정리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164분을 너무 길다고 본 평가도 있고 일부 설정이 작위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반대로 같은 길이를 네 사람을 충분히 살아 있는 인물로 만드는 데 필요한 시간으로 받아들인 비평도 많았다. 평가의 차이는 러닝타임과 서사의 밀도에서 갈렸지만, 전도연·설경구·조인성·조여정의 연기와 계급을 인간관계 안으로 끌어온 방식에 대해서는 호평이 넓게 이어지고 있다.

9월 23일 국내 일부 극장 개봉을 앞두고 해외 평단에서 먼저 형성된 평가는 숫자보다 작품을 읽는 방향을 남겼다. 노동을 잃은 사람과 노동자의 삶을 촬영하는 사람, 경제적으로 다른 두 부부가 가까워질수록 계급 차이는 사라지지 않고 더 사적인 영역으로 이동한다. 베니스에서 시작된 해외 비평도 바로 그 거리에서 ‘가능한 사랑’을 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