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2026①] 미디어 플랫폼화, 뉴스·영상 유통 중심이 SNS로 이동
48개 시장 평균 소셜·영상 네트워크 뉴스 이용 54%, 언론사 웹·앱 51% 첫 추월…온라인 뉴스 영상 77% 한국은 TV 뉴스 81.4% 유지 속 온라인 동영상 30.0%·숏폼 22.9%로 급증…전통 미디어와 플랫폼 소비가 겹치는 구조
[KtN 신명준기자]뉴스를 보기 위해 언론사 홈페이지를 먼저 찾는 방식보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틱톡, 페이스북 같은 외부 플랫폼에서 뉴스를 만나는 방식이 세계 평균에서 더 커졌다. 2026년 48개 시장 조사에서 소셜미디어와 영상 네트워크를 뉴스 이용 경로로 선택한 비율은 54%로 언론사 웹사이트·앱 51%를 처음 넘어섰다. 온라인 뉴스 영상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이용하는 비율은 77%까지 올라갔다. 뉴스 생산자는 여전히 언론사일 수 있지만 독자가 뉴스를 발견하고 영상을 보는 장소는 빠르게 플랫폼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6년 미디어 시장을 가르는 변화는 새로운 SNS 하나의 등장보다 유통 구조에서 먼저 나타난다. 신문과 방송이 콘텐츠를 만들고 자사 지면·채널·사이트로 이용자를 불러들이던 방식에서, 플랫폼이 뉴스와 영상, 개인 창작물, 엔터테인먼트를 한 피드 안에서 배열하는 방식으로 무게가 옮겨가고 있다. 언론사와 방송사는 더 이상 같은 업종의 경쟁사하고만 이용자 시간을 놓고 다투지 않는다. 뉴스 한 편은 유튜브 영상과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크리에이터 콘텐츠, 음악과 게임 영상 사이에서 이용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옥스퍼드대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지난 6월 공개한 ‘Digital News Report 2026’은 48개 시장의 온라인 뉴스 이용자를 조사했다. 세계 평균으로 소셜미디어와 영상 네트워크를 뉴스에 이용한다는 응답은 올해 3%포인트 늘어 54%를 기록했다. 같은 조사에서 TV 뉴스는 52%, 언론사 웹사이트와 앱은 51%였다. 소셜미디어·영상 네트워크에 AI 챗봇까지 포함하면 제3자 플랫폼을 통한 뉴스 이용 비율은 56%로 올라간다.
변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2020년 이후 TV를 뉴스에 이용한다는 비율은 세계 평균 13%포인트 낮아졌고 언론사 자체 웹사이트와 앱도 12%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소셜미디어와 영상 네트워크는 기존 미디어의 이용 감소 속에서 뉴스 유통의 앞자리로 이동했다. 소셜미디어와 영상 네트워크를 ‘주된 뉴스 경로’라고 답한 비율도 5년 전 22%에서 올해 30%로 높아졌다. 플랫폼에서만 뉴스를 접한다는 응답은 2020년 6%에서 올해 12%로 두 배가 됐다.
연령에 따라 속도 차이는 더 크다. 18~24세 가운데 소셜미디어·영상 네트워크·AI 챗봇을 주된 뉴스 경로로 꼽은 비율은 52%에 달했다. 18~24세에서는 인스타그램을 뉴스에 이용했다는 비율이 42%로 올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소셜 플랫폼이 됐다. 전 세계 기준 유튜브의 뉴스 이용률은 34%, 인스타그램 26%, 틱톡 20%로 집계됐다. 텍스트 중심 사이트에서 뉴스를 읽는 경험과 짧은 영상 사이에서 뉴스를 발견하는 경험이 세대별로 갈라지고 있다는 뜻이다.
영상에서는 플랫폼 이동이 더 선명하다. 조사 대상 48개 시장 모두에서 온라인 뉴스 영상을 보는 사람이 과반을 넘었고, 전체 평균은 77%였다. 독일·덴마크·네덜란드를 제외한 45개 시장에서는 온라인 뉴스 영상 이용자가 방송 TV 뉴스를 보는 이용자보다 많았다. 스마트TV에서 유튜브 같은 앱을 통해 주문형 뉴스를 본다는 응답도 27%에 이르렀다. TV 수상기 자체가 방송 편성표뿐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을 소비하는 단말기로 바뀌고 있다는 변화까지 나타난다.
영상 수요가 커졌다고 언론사의 자체 디지털 공간이 함께 커진 것은 아니다. 언론사 웹사이트와 앱에서 뉴스 영상을 시청한 비율은 지난해 5%포인트 떨어진 23%였다. 2021년과 비교하면 자체 사이트의 뉴스 영상 소비는 10%포인트 감소했다. 온라인 영상의 성장은 뉴스회사의 웹사이트보다 유튜브·인스타그램·틱톡 같은 제3자 플랫폼에서 집중되고 있다. 방송사의 디지털 전환이 단순히 방송 영상을 웹으로 옮기는 작업에서 끝날 수 없는 이유다.
콘텐츠 생산자의 경계도 함께 넓어졌다. 소셜미디어와 영상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만들며 공적 논의에 영향을 미치는 ‘뉴스 크리에이터’에게 매주 정보를 얻는다는 응답은 세계 조사 대상자의 27%였다. 전통 언론의 기자와 앵커뿐 아니라 해설자, 전문 분야 창작자, 독립 저널리스트가 같은 추천 피드 안에 놓인다. 이용자들은 뉴스 크리에이터 콘텐츠를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받아들이는 경향을 보이는 한편, 신뢰성과 공정성에서는 전통 언론보다 낮게 평가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플랫폼화가 공급자를 늘리는 동시에 출처와 신뢰를 구별하는 부담까지 이용자에게 넘기고 있는 셈이다.
뉴스와 이용자가 만나는 방식도 달라졌다. 유튜브와 X는 이용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해당 서비스를 뉴스에 유용한 공간으로 인식했지만, 페이스북·인스타그램·틱톡에서는 다른 목적으로 서비스를 사용하다가 뉴스를 우연히 접한다는 이용자가 더 많았다. 뉴스를 ‘찾아서 보는 것’과 피드에서 ‘마주치는 것’이 같은 플랫폼 시장 안에 공존한다.
과거 뉴스 홈페이지의 첫 화면에서 편집자가 기사 배치를 결정했다면 소셜미디어에서는 추천 시스템이 이용자의 관심사와 시청 기록에 맞춰 순서를 구성한다. 기사 제목과 첫 문단뿐 아니라 썸네일, 영상 첫 몇 초, 진행자의 얼굴과 말투, 영상 길이까지 뉴스 도달률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이다. 플랫폼에 올라온 뉴스는 정치·경제 기사끼리만 경쟁하지 않는다. 같은 시간대 이용자에게 추천되는 스포츠 영상, 패션 릴스, 뷰티 콘텐츠, 게임 방송, 크리에이터 영상과 함께 경쟁한다.
검색을 통해 언론사 사이트로 들어오던 통로도 이전과 같지 않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분석한 Chartbeat 집계에서는 2500개가 넘는 사이트로 유입된 구글 자연검색 트래픽이 2024년 11월부터 2025년 11월 사이 세계적으로 33% 감소했다. 같은 조사에 참여한 미디어 경영진들은 향후 3년 동안 검색엔진에서 들어오는 트래픽이 평균 43%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AI 검색과 요약 서비스 확산까지 겹치면서 검색 결과에서 언론사 사이트를 클릭하도록 만드는 기존 디지털 유통 모델도 압박을 받고 있다. 다만 해당 수치는 개별 언론사의 실제 감소 폭이 아니라 Chartbeat가 집계한 사이트군의 흐름과 업계 관계자 전망이라는 점에서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의 흐름은 세계 평균보다 복합적이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는 한국을 소셜미디어·영상 네트워크보다 뉴스 웹사이트와 앱 이용이 아직 앞서는 18개 시장 가운데 하나로 분류했다. 싱가포르·대만·일본과 함께 아시아에서 기존 온라인 뉴스 경로가 상대적으로 강한 시장에 속한다. 포털을 중심으로 형성된 한국 특유의 뉴스 유통 구조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영상으로 향하는 속도는 빨라졌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전국 19세 이상 성인 6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 언론수용자 조사’에서 유튜브·네이버TV 등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통한 뉴스 이용률은 2024년 18.4%에서 2025년 30.0%로 11.6%포인트 상승했다. 숏폼 뉴스 이용률은 같은 기간 11.1%에서 22.9%로 11.8%포인트 올랐다. 두 지표 모두 1년 만에 큰 폭으로 확대됐다.
전통 미디어가 곧바로 밀려난 것은 아니다. 2025년 TV 뉴스 이용률은 전년 72.2%에서 81.4%로 9.2%포인트 반등해 조사 대상 미디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인터넷 포털과 SNS 등 일부 온라인 뉴스 경로의 이용률은 오히려 낮아졌다. 한국의 미디어 변화는 TV에서 SNS로 한 방향으로 교체되는 과정이라기보다 TV와 포털, 유튜브와 숏폼이 동시에 사용되는 가운데 이용 목적과 연령에 따라 역할이 갈리는 흐름에 가깝다.
20대에서는 플랫폼을 바라보는 인식 자체도 달랐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이 ‘언론의 기능을 수행한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 39.2%였지만 20대에서는 50.4%였다. 30대 44.7%, 40대 43.2%, 50대 39.9%, 60대 34.7%, 70대 이상 22.6%로 연령이 낮을수록 높았다. ‘언론’의 범위를 신문사나 방송사라는 조직만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이용자가 젊은 층에서 늘고 있다는 변화를 읽을 수 있는 수치다.
소셜미디어를 쓰는 목적도 플랫폼마다 이미 달라지고 있다. 2026년 9월 전국 15~59세 남녀와 주요 플랫폼 이용자를 조사한 오픈서베이 자료에서 유튜브 이용 목적 가운데 ‘뉴스·시사 정보 확인’은 27.0%로 나타났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최신 트렌드 파악이 29.3%, 틱톡에서는 33.0%였다. 유튜브가 긴 시간의 영상과 정보 소비까지 흡수하는 동안 인스타그램과 틱톡은 새로운 유행을 발견하는 공간으로 기능하는 차이가 나타난다.
이용 시간도 서로 다르다. 유튜브 이용자는 식사·간식을 먹을 때 39.7%, 집안일·운동을 하면서 23.0% 이용한다고 답했다. 인스타그램과 틱톡에서는 사람이나 무언가를 기다리는 동안 이용한다는 응답이 각각 29.7%로 나타났다. 모든 플랫폼을 ‘SNS 이용시간’이라는 하나의 숫자로 묶으면 포착하기 어려운 차이다. 영상 플랫폼은 TV가 차지했던 여가시간을 일부 가져가는 동시에 이동·대기·식사처럼 기존 매체가 충분히 점유하지 못했던 짧은 시간까지 콘텐츠 소비 시간으로 바꾸고 있다.
2026년 미디어 시장에서 달라진 것은 단말기가 아니다. TV와 스마트폰의 경쟁만으로는 변화의 범위를 설명하기 어렵다. 콘텐츠를 만드는 곳, 이용자가 발견하는 곳, 광고가 붙는 곳, 반응과 공유가 일어나는 곳이 서로 다른 사업자에게 나뉘고 있다. 언론사가 뉴스를 만들어도 최초 접점은 유튜브 추천 영상일 수 있고, 방송 프로그램은 TV 본방송보다 짧게 잘린 클립이나 숏폼으로 먼저 소비될 수 있다.
세계 48개 시장에서 소셜미디어와 영상 네트워크가 뉴스사의 웹사이트·앱을 처음 앞선 2026년의 수치는 미디어 산업의 유통 권력이 어디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한국에서는 TV 뉴스 이용률이 여전히 81.4%에 이르고 포털의 영향력도 남아 있지만, 온라인 동영상 뉴스 30.0%와 숏폼 뉴스 22.9%가 동시에 커졌다. 미디어의 플랫폼화는 기존 매체가 사라지는 형태보다 같은 이용자의 하루 안에서 TV와 포털, 유튜브와 숏폼이 서로 다른 시간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