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소셜미디어의 미래, 살아남는 것은 ‘플랫폼’이 아니라 ‘사용 이유’

57억9000만 이용자 식별값과 월평균 6개 넘는 플랫폼…기능은 닮아가지만 이용 행동은 더 세분화 광고비는 디지털로 이동하고 AI 콘텐츠는 폭증…조회수보다 관계·효용·신뢰를 확보한 서비스와 콘텐츠의 생존력 커져

2026-09-21     신명준 기자
디지털 미디어 산업의 지형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모비데이즈가 사업 다각화 전략을 성공적으로 구현하며 기업 가치 상승에 성공했다.  사진=모비데이즈 홈페이지 갈무리,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KtN 신명준기자]2026년 4월 전 세계 소셜미디어 활성 이용자 식별값은 57억9000만 개에 달했다. 세계 인구의 69.9%에 해당한다. 활성 이용자는 한 달 평균 6.5개의 소셜 플랫폼을 오간다. 소셜미디어가 쇠퇴하고 있다는 표현과는 거리가 있는 숫자다. 오히려 너무 많은 플랫폼과 너무 많은 콘텐츠가 동시에 살아남은 시장에 가깝다. 이용자 한 명을 가입자로 확보하는 경쟁보다 하루 중 몇 분을 가져가고, 어떤 행동을 맡으며, 다시 돌아올 이유를 만드는 경쟁이 앞에 놓였다.

뉴스에서도 변화는 이미 숫자로 나타났다. 2026년 48개 시장 평균에서 소셜미디어와 영상 네트워크를 뉴스에 이용한 비율은 54%로 언론사 자체 웹사이트·앱 51%를 처음 넘어섰다. 온라인 뉴스 영상 이용률은 77%에 이른다. 뉴스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뉴스에 도착하는 길이 바뀌었다. 이용자는 언론사 홈페이지,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검색, AI 챗봇을 오가며 같은 정보를 서로 다른 형태로 만난다.

소셜미디어의 미래도 비슷한 방향에서 읽힌다. 살아남는 서비스가 반드시 가장 많은 기능을 가진 서비스일 가능성은 낮다. 쇼츠와 릴스와 틱톡 영상은 이미 비슷해졌고, 추천 알고리즘도 모든 주요 플랫폼의 기본 기능이 됐다. 라이브와 쇼핑, 검색, 메시지, 생성형 AI도 빠르게 서로를 닮아간다. 기능을 복제하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기능 자체는 차별화 수단으로 오래 남기 어렵다.

반대로 이용자가 플랫폼을 찾는 이유는 쉽게 복제되지 않는다.

2026년 9월 오픈서베이가 유튜브·인스타그램·틱톡 이용자 900명을 조사한 결과가 이를 잘 보여준다. 좋아요·공감을 누른 비율은 틱톡 50.0%, 인스타그램 39.0%, 유튜브 34.0%였다. 친구나 지인에게 DM·메신저로 콘텐츠를 보낸 비율은 인스타그램이 25.3%로 유튜브 10.3%, 틱톡 17.0%보다 높았다. 별다른 추가 행동 없이 시청을 끝낸 비율은 유튜브 41.0%, 인스타그램 29.0%, 틱톡 24.7%였다.

영상 형태만 보면 세 플랫폼은 가까워졌지만 사람의 행동은 오히려 분화돼 있다. 유튜브에서는 본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저장하고 보내고 관계를 이어간다. 틱톡에서는 빠르게 발견하고 반응한다. 물론 모든 이용자를 세 문장으로 나눌 수는 없다. 다만 플랫폼별 행동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앞으로의 경쟁을 이용자 수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려워진다.

이용 상황에서도 차이가 이어진다. 유튜브는 저녁 휴식뿐 아니라 식사·간식, 집안일·운동처럼 다른 활동이 계속되는 시간에 함께 소비된다. 인스타그램과 틱톡은 기다리는 시간과 쉬는 시간, 이동 중 짧게 들어오는 이용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진다. 틱톡에서는 최신 트렌드 파악이 주요 이용 목적 가운데 하나였고 인스타그램에서는 지인·친구 소식 확인과 관심사 탐색이 함께 나타났다.

플랫폼이 차지하는 것은 결국 시간이 아니라 습관이다. 아침에 정보를 찾을 때 여는 서비스, 출근길 몇 분 동안 여는 서비스, 식사하면서 틀어놓는 서비스, 친구에게 무엇인가 보내고 싶을 때 여는 서비스가 다르다. 특정 행동과 플랫폼의 연결이 반복되면 앱 아이콘보다 강한 이용 습관이 만들어진다.

한국 시장에서도 한 플랫폼이 모든 역할을 독점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는다. 오픈서베이 조사에서 최근 1개월 이용률은 네이버 93.8%, 유튜브 83.0%, 구글 78.9%, 카카오톡 73.8%, 인스타그램 63.3%였다. 카카오톡은 전년보다 6.7%포인트 낮아졌고 쓰레드는 4.5%포인트 높아졌다.

수치가 말하는 방향은 ‘1등 플랫폼이 모든 것을 가져간다’보다 검색·영상·메시지·관계·트렌드 발견이 여러 서비스에 나뉘어 있다는 쪽에 가깝다. 플랫폼의 생존 가능성도 전체 SNS 시장을 얼마나 차지하느냐보다 이용자의 특정 행동에서 얼마나 쉽게 대체될 수 있느냐와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광고는 이용자의 시간을 따라왔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2025 방송통신광고비 조사’를 인용한 기업 공시 자료를 보면 국내 디지털 광고시장은 2025년 10조7204억원에서 2026년 11조4945억원으로 늘어 전체 광고시장의 64.1%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전체 광고시장은 17조9354억원 규모가 예상됐다. 방송광고가 감소하는 동안 디지털 광고의 비중은 더 커지는 구조다.

해외에서도 같은 자금 이동이 진행된다. 미국 인터넷광고협회(IAB)는 2026년 소셜비디오 광고비 성장률을 13%로 전망했고, 크리에이터 광고시장 규모는 약 44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크리에이터 광고는 소셜미디어 안의 일회성 협찬을 넘어 하나의 독립적인 미디어 채널로 취급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돈이 몰리는 곳과 사람이 신뢰하는 곳은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

오픈서베이 조사에서 유튜브·인스타그램·틱톡 이용자의 65.7%는 ‘긍정적으로 기억나는 광고가 없다’고 답했다. 재미있어서 기억에 남았다는 응답은 11.1%, 정보가 유용해서는 9.0%였다. 부정적으로 기억한 이유에서는 과장됐다는 느낌이 20.8%, 지나친 반복이 18.7%, ‘AI로 만든 것처럼 느껴져서’가 13.2%였다.

광고가 콘텐츠에 가까워질수록 광고의 외형만 콘텐츠처럼 만드는 전략에는 한계가 생긴다. 이용자는 광고와 일반 게시물이 같은 비율의 세로 영상으로 나타나는 환경에서도 상업적 목적과 과장된 표현을 구별한다. 반복해서 보여주는 능력이 커진 만큼 반복에 대한 피로 역시 커졌다. 광고 기술이 정교해진 결과와 광고에 대한 호감은 같은 그래프를 그리지 않는다.

생성형 AI는 소셜미디어의 다음 변화를 한층 빠르게 만들고 있다. 이미지 한 장과 영상 한 편을 만드는 비용은 낮아지고, 언어와 국가별 변형도 이전보다 쉬워졌다. 콘텐츠 공급량을 늘리는 기술적 장벽은 계속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공급이 흔해질수록 희소해지는 것은 콘텐츠 자체가 아니라 ‘믿을 만한 콘텐츠’가 된다.

국내 이용자의 반응은 이미 그 방향을 가리킨다. AI 콘텐츠를 접했을 때 ‘인위적이거나 어색하다’는 응답이 49.9%, 내용이나 정보가 사실인지 의심스럽다는 응답이 39.0%, AI 사용 사실을 밝히지 않으면 속는 느낌이 든다는 응답이 33.8%였다. 창의적이라는 응답은 11.4%, 새롭다는 반응은 9.6%였다.

AI 자체에 대한 거부로만 해석할 필요는 없다. AI 사용을 특별히 신경 쓰지 않는다는 응답도 18.6%였다. 불편함의 크기는 AI가 무엇을 대신했는지에 따라 달라졌다. 뷰티·화장품과 패션에서는 AI로 만든 사람·모델에 대한 불편함이 높았고, 생활·리빙에서는 제품 자체의 모습, 식음료에서는 영상의 움직임이 더 민감한 영역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는 AI의 존재보다 AI가 현실을 대체하면서도 그 사실을 알 수 없는 상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AI 콘텐츠 표시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85.6%에 달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반드시 필요하다’는 응답만 54.1%였다. 어느 정도의 표시가 필요한지 물었을 때는 AI 사용 여부 54.7%뿐 아니라 어느 부분에 AI를 사용했는지 37.8%, 광고·협찬 여부 33.7%, 현실과 다른 연출·과장 부분 32.6%, 실제 제품 사진·정보 27.9%, 정보의 출처와 근거 26.3%까지 요구가 이어졌다.

AI가 만든 콘텐츠가 늘어날수록 사람의 존재 가치가 사라진다는 전망과는 다른 흐름도 광고시장에서 나타난다. 미국 크리에이터 광고비가 2024년 295억달러에서 2025년 약 371억달러, 2026년 약 439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IAB 전망은 AI 확대와 인간 창작자의 상업적 가치가 동시에 커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브랜드가 크리에이터에게 돈을 지불하는 이유에는 팔로어 숫자뿐 아니라 특정 인물과 축적된 관계, 취향, 설명 방식, 커뮤니티가 포함돼 있다. 생성 AI가 모방하기 쉬운 형식과 달리 오랜 시간 쌓인 관계는 즉시 복제하기 어렵다.

소셜미디어의 미래를 기술 하나로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 있다. 숏폼이 승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절반만 맞았다. 숏폼은 틱톡뿐 아니라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도 들어갔다. 추천 알고리즘도 더 이상 특정 플랫폼만의 기술이 아니다. AI 역시 머지않아 대부분의 제작·추천·광고 과정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한때 경쟁력이었던 기능이 산업 전체의 기본 사양으로 바뀌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형식은 복제할 수 있어도 이용 이유는 그렇게 쉽게 옮겨가지 않는다.

유튜브가 쇼츠를 제공한다고 틱톡이 자동으로 사라지지 않았고, 틱톡이 검색을 강화한다고 구글의 역할이 하루아침에 없어지지도 않았다. 인스타그램이 릴스를 키웠다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DM이나 팔로우 관계가 의미를 잃지도 않았다. 하나의 기능만 떼어 보면 겹치지만 이용자가 각 서비스를 찾는 이유까지 보면 차이가 남는다.

앞으로 살아남을 플랫폼은 모든 기능을 갖춘 플랫폼이라기보다 한 가지 이상의 강한 사용 이유를 가진 플랫폼일 가능성이 크다. 긴 시간을 맡든, 몇 분의 공백을 가져가든, 사람 사이의 관계를 보유하든,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하든, 검색과 구매를 연결하든 이용자에게 대체하기 어려운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콘텐츠에서는 출처와 사람이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있다. AI가 평균적인 이미지와 문장, 영상을 거의 무한하게 공급하는 환경에서는 ‘만들 수 있는가’보다 ‘누가 만들었고 왜 믿어야 하는가’가 차이를 만든다. 전문성, 실제 경험, 일관된 관점, 오랜 활동 기록, 독자와의 관계는 콘텐츠 공급량이 늘수록 상대적으로 희소해진다.

광고에서도 조회수와 노출량만으로 경쟁하기 어려워진다. 긍정적으로 기억되는 광고가 없다는 응답 65.7%와 AI 표시가 필요하다는 응답 85.6%는 서로 떨어진 숫자가 아니다. 플랫폼이 더 많은 광고를 더 정확하게 노출할 수 있게 된 시점에 이용자는 동시에 과장, 반복, AI 제작감과 실제 정보의 차이를 더 민감하게 살피고 있다.

2026년 들어 광고업계에서도 같은 긴장이 커지고 있다. IAB의 최근 조사에서 미국 광고 구매자의 38%는 저품질 AI 생성 콘텐츠, 이른바 ‘AI slop’을 미디어 투자에서 우려되는 변화로 꼽았다. AI가 광고와 콘텐츠 생산을 늘리는 도구인 동시에 브랜드가 놓이는 콘텐츠 환경의 품질을 떨어뜨릴 가능성까지 광고주가 함께 보기 시작한 것이다.

소셜미디어가 사라질 가능성보다 ‘소셜미디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여러 서비스를 설명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세계의 활성 이용자 식별값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고 뉴스와 영상, 광고, 검색과 상품 발견까지 플랫폼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동시에 이용자는 여러 서비스를 병행하며 서로 다른 역할을 맡긴다.

살아남는 것은 특정 영상 길이나 피드 디자인이 아니다. 이용자의 하루 안에서 분명한 자리를 차지하는 서비스, 다른 곳에서는 얻기 어려운 관계와 효용을 주는 콘텐츠, 실제와 합성의 경계를 숨기지 않는 정보가 남을 가능성이 크다.

플랫폼의 이름은 계속 바뀔 수 있다. 영상의 길이도 바뀌고 검색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AI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과 발견하는 방법을 다시 바꿀 것이다. 그래도 이용자가 앱을 다시 여는 이유는 사라지지 않는다. 보고 싶어서, 알고 싶어서, 사람과 연결되고 싶어서, 새로운 것을 찾고 싶어서,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얻고 싶어서 돌아온다.

소셜미디어의 다음 경쟁은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드는 경쟁보다 그 이유를 누가 가장 오래 지키느냐에서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57억9000만 개의 이용자 식별값과 무한에 가까운 콘텐츠가 공존하는 시대에 가장 부족해지는 자원은 콘텐츠가 아니라 선택할 이유와 믿을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