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나텔라 베르사체, 리볼브와 새 브랜드…2027년 패션·뷰티 사업 출범

베르사체 CCO 퇴임 이후 별도 브랜드 설립 패션·뷰티 함께 전개…리볼브 기술·유통 인프라 결합 브랜드명·제품 구성·가격대·지분 구조는 미공개

2026-09-22     박인경 기자
Dontella Versace Is Launching a New Brand.  사진=Yulia Gorbachenko

[KtN 박인경기자]도나텔라 베르사체(Donatella Versace)가 미국 패션기업 리볼브 그룹(Revolve Group)과 새 브랜드를 설립한다. 2025년 베르사체 최고창의책임자(CCO)에서 물러난 뒤 처음 공개한 신규 사업으로, 출범 시점은 2027년이다.

새 브랜드는 패션과 뷰티를 함께 다룬다. 브랜드 이름과 로고, 세부 제품 구성, 가격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도나텔라와 리볼브의 투자 규모와 지분 구조도 발표되지 않았다.

1997년 지아니 베르사체(Gianni Versace) 사망 이후 베르사체의 디자인을 맡아온 도나텔라는 2025년 CCO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재 베르사체 최고 브랜드 앰배서더를 맡고 있으며, 새 브랜드는 베르사체와 별도의 사업으로 전개된다.

베르사체의 소유구조도 같은 해 바뀌었다. 카프리홀딩스(Capri Holdings)가 보유하던 베르사체는 프라다그룹(Prada Group)에 매각됐고 거래는 2025년 12월 마무리됐다. 도나텔라가 새 사업을 준비하는 시기와 베르사체가 프라다그룹 체제로 넘어간 시기가 겹친 셈이다.

새 브랜드의 사업 파트너로 선택된 리볼브는 전통적인 럭셔리 기업과 다른 성장 경로를 밟아왔다. 2003년 설립된 리볼브는 온라인 패션 판매를 기반으로 소비자 데이터 분석, 디지털 마케팅, 자체 브랜드 운영으로 사업 범위를 넓혔다. 2025년 매출은 약 12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2026년 2분기 최근 12개월 기준 활성 고객은 304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했다. 리볼브가 발표한 수치 가운데 최근 3년 사이 가장 높은 고객 증가율이다. 같은 분기 주문 건수도 증가했다.

새 사업에서는 도나텔라가 창작 방향을 맡고 리볼브가 기술과 운영 인프라, 판매망을 제공한다. 패션하우스 내부에서 컬렉션을 설계해온 도나텔라의 경력과 전자상거래를 중심으로 성장한 리볼브의 사업 기반을 한 브랜드 안에서 결합하는 방식이다.

도나텔라는 협업 발표에서 “문화는 연결에서 나온다고 믿는다”며 리볼브와 함께 “새로운 목소리, 새로운 룩,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리볼브 공동창업자이자 공동 최고경영자인 마이클 멘테(Michael Mente)는 새 사업이 도나텔라에게 처음부터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공동 최고경영자 마이크 카라니콜라스(Mike Karanikolas)도 도나텔라의 창작 경험과 리볼브의 기술·인프라·글로벌 판매망을 결합하는 사업 구조를 강조했다.

리볼브는 최근 자체 브랜드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외부 브랜드를 판매하는 플랫폼에서 출발했지만 자체 기획 상품과 브랜드 비중을 높이며 제조·브랜드 운영 영역까지 넓혀왔다. 도나텔라와의 합작은 유명 디자이너의 이름을 단 단기 협업 상품보다 별도의 패션·뷰티 브랜드를 구축하는 형태로 추진된다.

도나텔라에게는 기존 베르사체 조직 밖에서 처음부터 브랜드 체계를 설계해야 하는 사업이다. 베르사체에서는 수십 년 동안 축적된 이름과 아카이브, 생산망, 유통망을 기반으로 컬렉션을 전개했지만 새 브랜드에서는 이름부터 제품 구성과 가격 체계, 판매 방식까지 새로 설정하게 된다.

패션과 뷰티를 동시에 출범시키는 전략도 제품별 경쟁력을 따로 요구한다. 의류와 액세서리 중심의 패션 사업과 화장품·향수 등으로 확장할 수 있는 뷰티 사업은 생산과 유통 구조가 다르다. 새 브랜드가 어느 제품군부터 시작하고 패션과 뷰티의 비중을 어떻게 나눌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리볼브가 보유한 온라인 고객 기반과 데이터 활용 능력은 초기 판매와 소비자 접근 범위를 넓힐 수 있는 사업 기반이다. 반면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는 제품의 디자인과 품질, 가격 정책, 컬렉션 간 일관성에 따라 달라진다. 플랫폼의 유통 역량과 디자이너의 인지도가 실제 제품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2027년 첫 제품부터 구체적으로 드러나게 된다.

베르사체 역시 도나텔라 퇴임 이후 새로운 창작 체제로 이동했다. 프라다그룹 산하에서 브랜드 재정비가 진행되는 동안 도나텔라는 별도 브랜드를 통해 다시 패션시장에 진입한다. 하나의 하우스 안에서 오랫동안 결합돼 있던 베르사체 브랜드와 도나텔라 개인의 창작 활동이 서로 다른 사업 구조로 나뉘는 변화다.

2027년 공개를 앞둔 새 브랜드에는 아직 이름조차 붙지 않았다. 첫 컬렉션의 제품군과 가격대, 생산 방식, 판매 채널도 미공개 상태다. 베르사체의 기존 디자인 언어와 얼마나 거리를 둘지, 패션과 뷰티 가운데 어느 부문에 무게를 실을지는 첫 제품 공개와 함께 구체화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