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EWE Crafted①] 'Field Diary', 블러드 오렌지에서 머스크까지…가장 밝게 풀어낸 앰버
로에베 Crafted Collection 첫 향, 만다린·리치·오렌지 블로섬에 아르테미시아 더해 시트러스와 우디 사이 조율
[KtN 박인경기자]로에베 퍼퓸(LOEWE Perfumes)이 새롭게 확장한 'Crafted Collection'은 다섯 향수가 하나의 앰버 어코드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Field Diary', 'Sweet Woodland', 'Rosetopia', 'Smoky Rain', 'Verdant Globe' 모두 로에베가 'LOEWE Accord'라고 부르는 레진 계열의 앰버를 바탕에 두고, 향마다 다른 재료와 비중을 더했다.
다섯 향 가운데 'Field Diary'는 시트러스와 과일, 꽃향을 앞쪽에 배치한 구성이다. 만다린과 블러드 오렌지에서 출발해 리치와 오렌지 블로섬을 거치고, 아르테미시아와 샌들우드, 머스크가 뒤를 받친다.
조향은 로에베 하우스 퍼퓨머 누리아 크루엘레스(Nuria Cruelles)가 맡았다. Field Diary에서도 다른 네 향과 동일한 LOEWE Accord를 사용했지만, 앰버를 첫인상부터 강하게 드러내지는 않는다. 처음에는 만다린과 블러드 오렌지의 밝은 시트러스가 먼저 올라오고 과일과 꽃, 허브와 우디 계열이 순서대로 연결된다.
블러드 오렌지는 일반적인 오렌지 계열의 단맛에 산미와 쌉싸름한 결을 함께 가진 재료다. 만다린과 나란히 배치하면서 첫 향을 무겁게 만들지 않고, 뒤따르는 리치와 오렌지 블로섬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는 출발점을 만든다.
리치는 시트러스보다 단맛을 높이고 오렌지 블로섬은 꽃향을 더한다. 과일에서 플로럴로 향이 이동하면서도 완전히 달콤한 쪽으로 기울지는 않는다. 중간에 들어간 아르테미시아가 흐름을 바꾼다.
아르테미시아는 향수에서 허브와 녹색 식물, 약간 쌉싸름한 인상을 만드는 데 쓰이는 재료다. Field Diary에서는 만다린과 리치, 오렌지 블로섬 사이에 대비를 만든다. 과일과 꽃의 단맛이 이어지는 구성을 한 번 끊고, 향의 결을 보다 건조한 방향으로 돌리는 역할에 가깝다.
마지막에는 샌들우드와 머스크가 자리한다. 앞부분의 시트러스와 과일이 그대로 사라지는 방식보다 우디와 머스크를 남겨 향의 무게를 낮춘다. LOEWE Accord의 앰버도 이 구간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Field Diary의 구성은 앰버를 진하고 달콤한 향으로만 사용하는 방식과 거리가 있다. 일반적으로 앰버 계열은 바닐라나 레진, 우디 계열과 결합하면서 따뜻하고 묵직한 방향으로 전개되기 쉽지만, Field Diary에서는 시트러스와 꽃향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같은 Crafted Collection에 포함된 Sweet Woodland가 패출리와 바닐라를 중심으로 단맛과 온도를 높이고, Rosetopia가 다마스크 로즈를 전면에 배치하며, Smoky Rain이 패출리와 화이트 머스크 쪽으로 무게를 내리는 것과도 차이가 난다. Field Diary에서는 공통 앰버가 개별 재료를 압도하기보다 서로 다른 향조를 묶어주는 기반으로 남는다.
제품 이미지에서도 녹색과 흰색이 중심을 이룬다. 투명한 향수병 주변에는 녹색과 흰색이 크게 나뉘고, 병 위에는 Crafted Collection 공통 요소인 화강암 캡이 놓였다. 다른 제품과 같은 병 형태와 캡을 사용하면서 배경 색과 질감을 달리해 Field Diary를 구분했다.
화강암 캡은 다섯 향을 묶는 시각적 요소다. 매끈하게 균질화한 장식보다 돌의 입자와 표면을 그대로 드러내는 방식으로 제작됐고, 향수병에는 각 제품에 따라 서로 다른 표면 처리가 적용됐다. 향에서는 하나의 LOEWE Accord를 공유하고 용기에서는 동일한 화강암 캡을 반복하는 구조다.
Field Diary는 Crafted Collection의 공통 앰버를 가장 밝은 방향으로 이동시킨 향이다. 만다린과 블러드 오렌지가 출발점을 만들고, 리치와 오렌지 블로섬이 단맛과 꽃향을 더한 뒤 아르테미시아가 중간을 가른다. 샌들우드와 머스크는 마지막에 남아 시트러스 중심의 첫인상을 우디 계열로 바꾼다.
다섯 제품이 같은 LOEWE Accord에서 출발한다는 조건을 놓고 보면 Field Diary의 위치도 선명해진다. 앰버 자체의 농도를 전면에 세우기보다 시트러스와 플로럴, 허브와 우디가 차례로 지나갈 수 있도록 뒤에서 연결하는 방식이다. Crafted Collection이 하나의 공통 향을 얼마나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첫 갈래가 Field Diary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