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韓 자살률 4.7% 감소에도 OECD 2배…10대 위기·필수의료 공백 심각
작년 자살률 감소에도 OECD 1위 불명예…10대 사망·모성 사망비 급증 '경고음' 전체 자살 사망자 4.9% 줄었지만 1040 사망 원인 1위 유지 10대 자살률 8.6명 역대 최고치…필수 의료 공백 속 모성 사망비 28.8% 급증
[KtN 홍은희기자] 지난해 국내 전체 자살 사망자 수가 감소세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을 이어갔다. 특히 생산연령층인 20~40대는 물론 10대에서도 사망 원인 1위를 기록했으며,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10대에서만 자살 사망자가 증가했다. 분만 인프라 붕괴와 필수의료 인력난이 심화되면서 임신·출산 관련 모성 사망비도 큰 폭으로 치솟았다.
2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총사망자 수는 36만2,968명으로 전년 대비 4,399명(1.2%) 늘었다. 코로나19 충격이 극에 달했던 2022년을 제외하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초고령사회 진입 가속화로 80세 이상 사망자 비중은 전체의 54.7%에 달해 10년 전보다 13.9%포인트 증가했다.
전체 사망 원인 1위는 악성신생물(암)로 전체의 24.9%(9만203명)를 기록했다. 인구 10만 명당 암 사망률은 177.1명으로 전년 대비 1.6% 올랐으며, 심장 질환, 폐렴, 뇌혈관 질환이 뒤를 이었다. 3대 사인(암, 심장 질환, 폐렴)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7%로 집계됐다.
□ 전체 자살자 2년 만에 감소 전환…OECD 평균의 2배 웃돌아
지난해 전체 자살 사망자 수는 1만4,144명으로 전년보다 728명(4.9%) 줄었다.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 이어졌던 증가세가 꺾이며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27.8명(OECD 표준인구 기준 24.9명)으로 전년(29.1명) 대비 4.7% 하락했다.
그러나 국제 비교 기준 수치는 여전히 압도적인 1위다. OECD 평균 자살률인 10.9명과 비교해 두 배를 웃돌며, 2위인 리투아니아(18.1명)와도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연령대별 통계에서도 청소년과 청년, 중장년층 전반에 걸쳐 자살이 주요 사망 요인으로 확인됐다. 10대부터 40대까지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었으며, 50대에서는 2위, 60대에서는 4위를 차지했다.
□ 10대 자살 사망자 7.5% 증가 '역대 최고'…가정·정신건강 위기 노출
다른 연령대의 자살 사망자가 일제히 감소한 반면, 10대 자살 사망자는 전년 대비 7.5% 늘어 유일하게 증가 곡선을 그렸다. 10대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8.6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교육 당국 집계에 따르면 10대 청소년의 주요 자살 원인은 가정 문제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과적 문제, 학업 및 진로 문제가 뒤를 이었다. 학업 경쟁 압박과 교우 관계 단절, 심리적 불안정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청소년 정신건강 안전망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 필수의료 인력난 여파…산모 사망 28.8% 급증·영아 사망 연쇄 충격
의료 공백의 여파는 분만 취약 지표에서 수치로 확인됐다. 지난해 모성 사망자 수는 33명으로 전년 대비 9명 늘었다. 출생아 10만 명당 모성 사망자를 의미하는 모성 사망비는 13.0명으로 1년 만에 28.8% 급등했다. 이는 10년 전 대비 50%가량 증가한 수치로 OECD 평균(10.9명)을 넘어선 규모다.
산과적 색전증과 분만 후 출혈 등 즉각적인 응급 처치가 요구되는 '직접 산과적 사망'은 27명으로 전년 대비 10명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절반은 비수도권에서 발생해 지방 분만 인프라 붕괴와 응급 이송 체계 마비가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임신 28주 이상 태아 및 생후 7일 미만 신생아 사망을 뜻하는 '출생 전·후기 사망자' 역시 591명으로 전년 대비 8.2% 증가했다.
□ 패혈증 사망 순위 8위로 상승…고령화에 취약 질환 부담 확대
지난해 상위 10대 사망 원인은 암, 심장 질환, 폐렴, 뇌혈관 질환, 자살, 알츠하이머병, 당뇨병, 패혈증, 고혈압성 질환, 간 질환 순이었으며 전체 사망 원인의 67.2%를 차지했다.
사인 순위 변동에서는 감염성 합병증인 패혈증이 전년보다 두 계단 상승해 8위로 올라섰다. 인구 10만 명당 패혈증 사망률은 13.5% 급증했으며 알츠하이머병(12.1%), 고혈압성 질환(5.6%), 당뇨병(3.2%) 등 만성·퇴행성 질환 사망률도 일제히 상승했다.
통계 당국 관계자는 패혈증 순위 상승과 외인사 및 자살률의 하락을 이번 통계의 주된 특징으로 꼽았다. 고령 인구의 급증에 따른 감염 취약성 문제와 더불어, 취약 연령대 자살 예방 및 필수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구조적 대응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