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EDBY VINTAGE④] 밀라노로 간 ‘새 빈티지’…780유로 데님이 겨냥한 다음 시장

FW26부터 이탈리아 ANTONIA 판매 시작…일본 데님 시장 2026년 20억7160만달러 전망 455유로 기본 진에서 780유로 디스트레스드까지 가격 폭 확대…원단·가공·핏으로 프리미엄 시장 공략

2026-09-27     박인경 기자

[KtN 박인경기자]밀라노의 편집숍 ANTONIA에 걸린 니드바이 빈티지(NEEDBY VINTAGE)의 2026년 가을·겨울 데님은 455유로에서 시작한다. 워싱을 넣은 스트레이트 진은 455유로, 여유 있는 실루엣의 제품은 490유로, 강한 디스트레스드 가공을 적용한 블루 진은 780유로에 판매되고 있다. 모두 일본에서 생산한 제품이다. 일부 모델에서는 이미 특정 사이즈가 품절 표시됐다. 일본 오카야마에서 시작한 ‘새 빈티지’가 자국 시장을 넘어 유럽의 프리미엄 패션 유통망으로 이동한 것이다.

NEEDBY VINTAGE는 FW26부터 일본 주요 셀렉트숍과 함께 밀라노 ANTONIA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2027년 봄·여름 이후에는 일본과 해외 유통을 더 넓힐 계획도 세웠다. 2026년 봄·여름 출범 이후 원단과 가공을 앞세운 일본 데님 브랜드가 해외 판로까지 넓히기 시작한 셈이다.

[NEEDBY VINTAGE④] 밀라노로 간 ‘새 빈티지’…780유로 데님이 겨냥한 다음 시장. 사진=NEEDBY VINTAG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두 모델이 데님 재킷과 팬츠를 함께 입은 착장은 브랜드가 청바지 한 품목에 머물지 않는 방향을 보여준다. 워싱 농도와 상·하의의 색을 달리하면서도 전체 실루엣은 여유 있게 잡았다. 오래된 데님의 색과 표면을 가져오되 완제품은 현재의 옷장 안에서 조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해외 시장에서 NEEDBY VINTAGE가 경쟁해야 할 범위는 좁지 않다. 2026년 세계 데님 진 시장은 961억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2033년에는 1463억달러까지 늘어 연평균 5.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 시장은 2025년 19억4050만달러에서 2026년 20억7160만달러로 늘고, 2033년에는 34억348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2026~2033년 연평균 성장률은 7.5%로 세계 시장 전망치보다 높다.

일본 데님이 해외에서 경쟁하는 방식은 생산량보다 차별화에 가깝다. NEEDBY VINTAGE도 값싼 기본 청바지를 대량으로 공급하기보다 원사와 직조, 워싱, 수선 가공을 한 제품 안에 겹친다. 앞선 FW26에서 경사에는 링스펀 원사를, 위사에는 오픈엔드 원사를 사용했고 빈티지 셔틀 직기로 원단을 짰다. 같은 데님에서도 KABUKI, UKIYO, URUSHI 가공을 달리해 페이딩과 페인트, 수선, 덧댐의 농도를 바꿨다.

가격도 가공 정도에 따라 벌어진다. ANTONIA에서 판매하는 기본적인 워시드 5포켓 진은 455유로지만, 강한 디스트레스드 가공을 적용한 제품은 780유로다. 두 제품 모두 100% 면으로 일본에서 생산됐지만 표면에 투입된 작업의 차이가 가격에도 반영돼 있다.

[NEEDBY VINTAGE④] 밀라노로 간 ‘새 빈티지’…780유로 데님이 겨냥한 다음 시장. 사진=NEEDBY VINTAG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짙은 인디고 재킷과 팬츠를 맞춘 착장에서는 강한 파손이나 페인트보다 원단 색과 봉제 구조가 앞선다. 빈티지 효과를 크게 드러내지 않아도 짙은 데님 자체의 질감과 여유 있는 비례로 제품의 성격을 유지한다. 모든 제품을 높은 가공비가 들어가는 디스트레스드 데님으로 채우지 않고 기본 데님과 강한 가공 제품 사이에 폭을 두는 구성이 해외 판매에서도 중요해진다.

프리미엄 데님 시장에서는 ‘일본산’만으로 가격 차이를 설명하기 어렵다. 소비자가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차이가 있어야 한다. 원사의 성격과 원단의 조직, 핏, 워싱 이후 촉감, 봉제와 부자재, 착용하면서 다시 변하는 색이 제품마다 구분돼야 한다. NEEDBY VINTAGE는 새 청바지를 오래된 것처럼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 벌 안에서 여러 시기의 마모와 수선이 겹친 것 같은 표면을 만드는 쪽으로 차이를 넓혔다.

빈티지와 중고 의류를 찾는 소비가 커진 시장 환경도 맞물린다. 세계 중고 의류 시장은 2030년 393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 의류 시장보다 두 배 빠른 성장세가 예상되며, 2030년까지 시장 증가분의 70% 이상을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차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NEEDBY VINTAGE는 중고 의류를 판매하지 않는다. 대신 오래 입은 옷에서 소비자가 찾는 색 빠짐과 마모, 수선 흔적을 새 제품에 옮긴다. 실제 빈티지에서 원하는 사이즈와 상태를 찾는 수고를 줄이면서 새 제품의 원단과 핏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방식이다. 중고 의류 시장의 성장과 프리미엄 새 데님 시장이 서로 다른 영역에 있으면서도 소비자가 오래된 옷의 외관을 받아들이는 폭은 넓어지고 있다.

[NEEDBY VINTAGE④] 밀라노로 간 ‘새 빈티지’…780유로 데님이 겨냥한 다음 시장. 사진=NEEDBY VINTAGE,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밝은 워싱의 데님 재킷과 팬츠를 한 벌로 입은 착장에서는 색 빠짐이 제품 전체로 확대된다. 짙은 인디고를 유지한 착장과 비교하면 같은 데님 셋업에서도 인상이 크게 달라진다. 해외 소비자가 브랜드를 처음 접할 때도 하나의 강한 디스트레스드 제품만 보여주는 것보다 인디고의 농도와 실루엣을 여러 단계로 나누는 제품 구성이 선택 폭을 넓힌다.

해외 판매가 늘어나면 핏은 더 민감한 부분이 된다. ANTONIA의 NEEDBY VINTAGE 판매 페이지에는 데님 제품이 작게 나오는 편이라 평소보다 큰 사이즈를 선택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455유로와 490유로를 지불하는 소비자에게 온라인 주문에서의 사이즈 오차는 작은 문제가 아니다. 빈티지 구매의 불편을 줄이는 것이 브랜드 출발점 가운데 하나였다면 새 제품에서도 일관된 사이즈 정보와 실측, 착용 비교가 중요해진다.

오프라인 유통의 비중도 여전히 크다. 2025년 세계 데님 진 시장에서 오프라인 판매가 전체 매출의 78.4%를 차지했다. 데님은 허리와 밑위, 허벅지 폭, 원단의 두께와 뻣뻣함을 직접 확인한 뒤 구매하는 비중이 높은 품목이다. NEEDBY VINTAGE가 온라인 판매만 늘리기보다 ANTONIA와 같은 셀렉트숍을 해외 진출의 접점으로 택한 배경도 실제 착용과 원단 확인이 중요한 데님 소비 특성과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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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농도의 데님을 겹쳐 입은 착장에서는 재킷과 팬츠가 같은 색이어야 한다는 셋업의 공식에서 벗어난다. 중간 톤의 재킷과 옅은 팬츠를 함께 두면서 워싱 차이가 스타일의 일부가 된다. 청바지 한 벌의 가공 기술을 보여주는 데서 벗어나 재킷과 셔츠, 팬츠를 한 브랜드의 데님 옷장으로 묶으려는 방향과 연결된다.

FW26의 EDO와 ISE는 가격과 제품군을 넓히는 역할도 맡았다. EDO는 4만9500엔, ISE는 7만3700엔으로 책정됐다. EDO에는 셀비지 데님과 서스펜더 버튼을 사용하고 위사에 오픈엔드 원사를 넣었다. 염색에는 환경 부담을 낮추는 i-Next 기술을 적용했다. ISE는 가볍고 유연한 셔츠 원단과 가슴 패치워크, 두 개의 포켓을 사용했다. 청바지와 재킷 중심이던 제품군에 과거의 워크웨어 구조를 가져온 셔츠와 새로운 팬츠가 더해졌다.

가공을 많이 사용하는 브랜드에는 생산 과정도 가격만큼 중요해진다. 탈색과 워싱, 페인트, 수선이 늘어나면 공정의 수도 많아진다. EDO에 i-Next 염색을 적용한 것은 이런 제조 구조 안에서 자원 사용을 줄이는 기술을 제품 단계에 넣은 움직임이다. 해외 시장에서 일본의 세밀한 가공을 전면에 내세울수록 어떤 원단과 염색, 후가공을 사용했는지도 제품의 차이를 설명하는 요소가 된다.

대량 생산 브랜드와 같은 가격 경쟁으로 들어갈 이유는 크지 않다. 2026년 세계 데님 진 시장이 961억달러까지 커졌지만 제품 대부분은 NEEDBY가 판매하는 455~780유로보다 낮은 가격대에 놓여 있다. 오카야마 생산과 셔틀 직조, 복합 가공을 유지한다면 판매량을 크게 늘리기보다 가공과 원단 차이를 이해하는 소비자에게 높은 가격을 받아내는 구조가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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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에 가까운 워싱의 데님 재킷과 팬츠는 전통적인 블루 인디고에서 색의 범위를 넓힌다. 같은 스트레이트 팬츠와 데님 재킷도 색을 바꾸면 빈티지 워크웨어의 인상에서 현재의 도시적인 착장으로 이동한다. 해외 시장에서 NEEDBY가 보여줘야 할 것도 ‘일본 빈티지 데님’이라는 한 가지 이미지보다 원단과 가공을 이용해 얼마나 다양한 옷을 만들 수 있는지에 가깝다.

밀라노 판매는 브랜드 규모가 커졌다는 선언보다 실제 가격과 제품이 해외 소비자 앞에 놓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 455유로의 워시드 진과 780유로의 디스트레스드 진이 같은 매장에서 경쟁하고, 일본에서 만든 원단과 복잡한 가공이 유럽 프리미엄 데님 소비자에게 직접 비교된다. ANTONIA 판매를 시작으로 2027년 봄·여름 이후 해외 유통을 더 넓히겠다는 계획도 이미 잡혀 있다.

앞으로 판매 지역이 늘어날수록 제품의 차이는 더 구체적으로 설명돼야 한다. 1970년대 데님의 거친 촉감을 어떤 원사로 만들었는지, 같은 원단이 KABUKI·UKIYO·URUSHI에서 어떻게 달라지는지, EDO의 가벼운 셀비지가 실제 착용에서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가 가격과 함께 전달돼야 한다. 복잡한 빈티지 가공만으로 시선을 끄는 단계에서 벗어나 원단과 핏, 착용감까지 반복해서 선택할 이유를 만드는 쪽으로 경쟁이 옮겨간다.

NEEDBY VINTAGE는 새 청바지에 과거의 흔적을 먼저 넣는 방식으로 출발했다. FW26에서는 그 방식이 오카야마의 원사와 직조, 세 종류의 가공, 초기 데님과 워크웨어의 구조까지 넓어졌고 판매 무대도 밀라노로 이동했다. 일본 데님 시장은 2033년 34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세계 중고 의류 시장은 3930억달러를 향하고 있다.

빈티지를 기다리지 않고 새 제품에서 오래된 데님의 색과 질감을 고르는 소비가 어디까지 커질지는 이제 해외 매장에서 확인될 단계에 들어섰다. NEEDBY VINTAGE가 밀라노에 내놓은 455~780유로 데님은 값비싼 빈티지 효과만 파는 제품이 아니다. 원사와 직조에서 시작해 워싱과 수선까지 이어지는 일본 데님 제조 기술을 현재의 핏과 가격으로 묶어 해외 시장에 내놓은 제품이다. 2027년 봄·여름 이후 예정된 유통 확대는 오카야마에서 만든 ‘새 빈티지’가 일본 밖에서도 하나의 프리미엄 데님 영역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지를 가르는 다음 단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