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vin Klein Underwear①] 테야나 테일러, 캘빈클라인 속옷 광고에 춤을 끌어오다
침대와 블루룸 오가며 팔·허리·몸통 크게 쓰는 안무 전개 FW26 Perfectly Fit Custom Lift 캠페인, 정적인 착용 사진과 퍼포먼스 한 흐름에 배치
[KtN 박인경기자]테야나 테일러(Teyana Taylor)가 침대 위에 앉아 카메라를 바라본다. 검은색 브라와 브리프를 입은 채 상체를 곧게 세운 모습은 익숙한 언더웨어 광고의 구도에 가깝다. 팔을 머리 위로 올리고 허리를 비틀기 시작하면 사진의 중심도 달라진다. 블루 조명이 들어오는 공간에서는 한쪽 팔을 머리 뒤로 넘기고 몸통을 크게 기울인다. 캘빈클라인(Calvin Klein)이 9월 22일 공개한 2026년 가을 언더웨어 캠페인은 테일러의 몸을 고정된 자세보다 움직임 속에 오래 두었다.
고든 폰 스타이너(Gordon Von Steiner)가 연출한 캠페인에는 Perfectly Fit Custom Lift 브라가 사용됐다. 캘빈클라인은 제품의 가벼운 착용감과 유연한 지지력을 내세웠고, 영상에는 티나 터너(Tina Turner)의 ‘The Best’를 삽입했다. 제품을 정면에서 보여주는 착용 이미지와 테일러의 춤을 같은 흐름 안에 놓으면서 브라를 설명하는 방식도 인물의 퍼포먼스와 연결했다.
침대 위에 앉은 테일러는 양손을 다리 가까이에 두고 얼굴을 정면 쪽으로 향한다. 따뜻한 조명과 흰 침구, 짙은 목재가 배경을 단순하게 정리하면서 검은색 언더웨어와 인물이 중앙에 남는다. 가슴과 허리, 골반으로 이어지는 신체의 선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구성은 캘빈클라인 언더웨어 광고가 오랫동안 사용해온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진의 비중 역시 제품보다 사람 쪽에 가깝다. 브라의 세부 구조를 따로 확대하거나 기능을 설명하는 장치를 두기보다 테일러의 얼굴과 몸을 한 프레임에 담는다. 유명인의 이름과 이미지를 제품보다 먼저 기억하게 만드는 셀러브리티 광고의 기본 구조가 그대로 남아 있다.
양팔을 머리 위로 길게 올리자 어깨와 몸통의 선이 크게 달라진다. 상체가 길게 펴지고 허리의 방향도 바뀌면서 같은 검은색 언더웨어가 정적인 착용 컷과 다른 인상을 만든다. 포즈를 바꾸는 정도에 머물지 않고 팔과 허리, 골반을 함께 움직이는 동작이 들어오면서 테일러의 춤 경력이 광고 안에서 실제 이미지로 사용된다.
영상에서는 움직임이 더 길게 이어진다. 테일러는 어두운 블루 공간에서 비를 바라보다 춤을 시작하고, 이후 따뜻한 침실로 자리를 옮겨 바닥과 침대를 활용한 동작을 이어간다. 팔을 크게 뻗고 허리를 젖히며 상체를 비트는 동작이 반복되고, 음악의 박자에 따라 몸의 높이와 방향도 계속 달라진다.
테일러의 경력은 이번 광고의 구성과 직접 맞닿아 있다. 가수와 배우로 활동해온 이력에 더해 춤과 안무를 자신의 공연 이미지에 꾸준히 사용해 왔다. 캘빈클라인은 유명인의 얼굴만 빌리는 대신 테일러가 이미 구축해온 퍼포먼스를 캠페인의 주요 요소로 가져왔다.
테일러도 캠페인 공개와 함께 옷과 움직임의 관계를 언급했다. “입고 있는 옷이 좋게 느껴지면 움직이는 방식에서도 드러난다”며 레드카펫과 공연,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 집에서의 생활을 함께 거론했다. Perfectly Fit 브라에 대해서는 “움직일 수 있고, 숨 쉴 수 있고, 그냥 나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발언에서 반복되는 단어도 ‘모양’보다 ‘움직임’에 가깝다. 속옷 광고에서 흔히 사용되는 볼륨이나 실루엣에 대한 직접적인 설명보다 공연과 일상에서 몸을 움직이는 상황을 앞에 놓았다. 캘빈클라인이 이번 캠페인에서 큰 동작을 반복해서 사용한 배경도 같은 방향에서 읽을 수 있다.
푸른 세로 조명 앞에서는 몸의 움직임이 더 크게 드러난다. 한쪽 팔을 머리 뒤로 올리고 반대쪽 팔은 옆으로 뻗었으며 어깨와 골반의 방향도 서로 어긋나 있다. 따뜻한 침실에서 상대적으로 좁게 사용했던 동작보다 몸 전체의 선이 길게 펼쳐진다.
공간이 바뀌어도 검은색 브라와 브리프는 그대로 유지된다. 의상에 변화를 주기보다 테일러의 자세와 조명, 배경을 달리해 이미지를 바꾼다. 같은 제품을 반복해서 보여주면서도 사진마다 다른 인상을 만드는 수단으로 안무를 사용한 셈이다.
캠페인이 춤을 앞세웠다고 해서 언더웨어 광고의 오래된 방식을 벗어난 것은 아니다. 카메라는 여전히 테일러의 상체와 허리, 골반을 가까이 잡고 신체를 제품 이미지의 중심에 놓는다. 따뜻한 조명에서는 피부와 검은색 언더웨어의 대비를 크게 살리고, 블루룸에서는 조명과 몸의 윤곽을 겹친다.
달라진 부분은 한 자세로 몸을 보여주는 시간 사이에 공연자의 동작이 깊숙이 들어왔다는 데 있다. 정면에 가까운 착용 사진, 팔을 위로 들어 올린 자세, 블루룸에서 몸 전체를 쓰는 춤이 한 캠페인 안에서 이어진다. 테일러의 신체가 제품을 보여주는 대상이면서 동시에 광고의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요소로 사용됐다.
캘빈클라인은 이번에도 유명인의 이름과 몸을 언더웨어 캠페인의 중심에 놓았다. FW26에서는 테야나 테일러가 이미 갖고 있던 춤과 퍼포먼스까지 광고 안으로 끌어들였다. 침대에 앉아 카메라를 바라보는 순간과 푸른 조명 아래 몸을 크게 움직이는 순간이 함께 배치되면서, 전통적인 언더웨어 화보와 퍼포먼스 영상의 경계도 한 캠페인 안에서 겹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