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컨설팅⑤] 회색보다 핑크가 맞는 사람, 블루가 맞는 사람

피치·페일 블루·옐로·코발트까지 넓어진 색…얼굴 가까이 둘 색과 하의로 내릴 색은 달라진다

2026-10-02     임우경 기자

[KtN 임우경기자]피치와 연분홍은 드레스와 아우터의 넓은 면적을 차지했고, 코발트 블루는 회색 팬츠 위에서 강한 대비를 만들었다. 옐로는 볼륨 드레스 전체를 덮었으며 검정과 회색, 네이비는 컬렉션의 기본색으로 남았다. 시몬 벨로티(Simone Bellotti)의 Jil Sander 2027년 봄여름 컬렉션은 뉴트럴 컬러를 유지하면서도 밝고 선명한 색을 얼굴 가까이, 몸 전체, 하의와 슈즈까지 서로 다른 면적으로 배치했다. 같은 옷이라도 어떤 색을 얼굴 옆에 놓고 어떤 색을 아래로 내리느냐에 따라 사람의 인상은 달라진다.

퍼스널컬러를 적용할 때 옷장 전체를 한 계절의 색으로 채울 필요는 없다. 얼굴 가까이에 놓이는 재킷과 셔츠, 드레스의 상단은 피부색과 직접 맞닿기 때문에 색의 영향을 크게 받지만 팬츠와 스커트, 슈즈와 가방은 얼굴에서 거리가 있다. 평소 잘 받지 않는 색도 위치와 면적을 바꾸면 사용할 수 있다.

사계절 퍼스널컬러 분류에서는 봄(Spring) 드레스 컬러에 피치·오렌지 핑크·옐로·민트 그린, 여름(Summer)에 스카이 블루·라벤더·베이비 핑크·레몬, 가을(Autumn)에 골드·브라운·그린 계열, 겨울(Winter)에 블루·버건디·퍼플·블랙을 제시한다. Jil Sander SS27에는 이 네 계절과 연결할 수 있는 색이 비교적 고르게 들어가 있다.

Jil Sander SS27 Puts a Wrinkle In Its Minimalism. 사진=Filippo Fior,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피치에 가까운 밝은 색은 봄 유형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컬러다. 노란 기가 섞인 피부, 따뜻하고 밝은 인상이 살아나는 사람에게는 베이지나 회색보다 피치와 옐로가 얼굴의 생기를 살리는 쪽으로 작용할 수 있다. 봄 유형에 피치와 오렌지 핑크, 옐로가 제시되는 이유와도 맞물린다.

Jil Sander의 피치는 장식적인 색으로 사용되지 않았다. 프릴이나 꽃무늬를 더하기보다 단순한 실루엣의 넓은 면적을 채웠다. 그래서 봄 유형이라고 해서 반드시 사랑스럽거나 가벼운 이미지로만 연결되지 않는다. 밝은 색을 입더라도 옷의 구조가 간결하면 충분히 절제된 인상을 유지할 수 있다.

봄 유형이 검정이나 차콜 수트를 입고 싶다면 얼굴과 검정 사이에 밝은 셔츠를 넣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피치나 크림, 밝은 옐로 계열을 셔츠나 이너로 사용하고 검정은 팬츠나 가방, 슈즈로 내려보내면 Jil Sander의 무채색 구조를 유지하면서 얼굴 주변의 대비를 낮출 수 있다.

반대로 피치가 얼굴을 노랗거나 붉게 보이게 한다면 드레스 전체를 포기하기보다 하의나 가방으로 위치를 옮기는 편이 낫다. 퍼스널컬러에서 중요한 것은 색 자체의 금지보다 얼굴과 색의 거리다.

Jil Sander SS27 Puts a Wrinkle In Its Minimalism. 사진=Filippo Fior,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연분홍 아우터는 여름 유형과 봄 유형 사이의 차이를 설명하기 좋다. 같은 핑크라도 노란 기가 섞인 코럴이나 오렌지 핑크는 봄에 가깝고, 푸른 기가 섞이고 채도가 낮은 베이비 핑크는 여름 유형과 연결하기 쉽다. 자료에서도 여름 드레스 컬러에 스카이 블루와 라벤더, 베이비 핑크, 레몬이 제시된다.

여름 유형에게 Jil Sander SS27은 선택지가 넓다. 컬렉션에 반복된 라이트 그레이, 페일 블루, 부드러운 핑크는 강한 명암 대비보다 차분한 색 연결을 만들기 쉽다. 검정 재킷보다 회색 재킷을 얼굴 가까이에 두고, 안쪽 셔츠를 페일 블루나 부드러운 화이트로 조정하면 컬렉션의 미니멀한 성격도 유지된다.

여름 유형에서는 색보다 명도와 채도의 조정이 중요하다. 핑크가 너무 선명하거나 블루가 지나치게 강해지면 얼굴보다 옷이 먼저 들어올 수 있다. Jil Sander의 연분홍이나 페일 블루처럼 밝고 부드러운 색을 넓게 사용하고, 강한 코발트는 팬츠·가방·슈즈처럼 얼굴에서 떨어진 위치에 놓는 방법이 안정적이다.

헤어 컬러와도 연결된다. 쿨톤에 어울리는 헤어 컬러로 애쉬 그레이와 블랙 등이 제시돼 있어, 페일 블루와 그레이 수트처럼 차가운 색을 사용할 때 헤어까지 지나치게 따뜻한 브라운으로 만들기보다 전체 색의 방향을 맞추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Jil Sander SS27 Puts a Wrinkle In Its Minimalism. 사진=Filippo Fior,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코발트에 가까운 블루는 겨울 유형에서 가장 힘을 발휘한다. 얼굴과 머리카락 사이의 명암 대비가 크고 선명한 색을 받아낼 수 있는 사람에게는 회색보다 강한 블루가 오히려 얼굴선을 또렷하게 만들 수 있다. 겨울 유형에 블루와 버건디, 퍼플, 블랙이 제시되는 분류와도 연결된다.

Jil Sander의 코발트 블루가 좋은 이유는 색을 복잡한 장식과 함께 사용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상의 자체는 비교적 간결하고 팬츠는 회색으로 낮췄다. 색이 강할수록 실루엣과 액세서리의 정보량을 줄이면 사람과 옷이 경쟁하는 정도를 낮출 수 있다.

겨울 유형은 검정과 코발트, 짙은 네이비를 얼굴 가까이에 가져갈 수 있는 범위가 넓다. 흰색이나 밝은 회색을 함께 사용하면 명암 대비도 분명해진다. 컬렉션의 검정 가죽과 회색 수트, 선명한 블루를 가장 직접적으로 조합할 수 있는 유형이기도 하다.

다만 겨울 유형이라고 해서 모든 어두운 색이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탁한 브라운이나 노란 기가 강한 베이지가 얼굴 가까이 넓게 들어오면 선명한 대비가 줄어들 수 있다. 이런 색은 코트의 하단이나 팬츠, 가방에 사용하고 얼굴 주변에는 블랙·화이트·네이비·블루를 남기는 편이 낫다.

가을 유형에서는 Jil Sander SS27의 뉴트럴을 다시 볼 필요가 있다. 회색과 검정만 눈에 들어오지만 컬렉션에는 베이지와 브라운에 가까운 따뜻한 중간색도 있다. 자료에서는 가을 컬러에 골드, 브라운, 그린 계열을 제시하고 있으며, 별도의 계절 팔레트에서도 다크 브라운·브릭 레드·카키·골드·올리브·카멜처럼 따뜻하고 깊이 있는 색을 가을 범주로 설명한다.

가을 유형이라면 차가운 회색 수트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보다 그레이 브라운이나 카멜, 올리브가 섞인 뉴트럴로 방향을 옮기는 편이 자연스럽다. 검정은 얼굴 바로 아래보다 가방이나 슈즈에 두고, 재킷이나 셔츠에는 따뜻한 베이지와 브라운을 사용할 수 있다.

피치도 가을 유형에서 완전히 배제할 색은 아니다. 밝고 맑은 피치보다 채도를 낮춘 살구색이나 브릭에 가까운 핑크로 이동하면 피부와 연결되는 범위가 넓어진다. Jil Sander의 색을 그대로 복제하기보다 자신의 명도와 채도에 맞춰 한두 단계 조정하는 쪽이 현실적인 적용이다.

Jil Sander SS27 Puts a Wrinkle In Its Minimalism. 사진=Filippo Fior,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베이지 계열 아우터와 핑크가 함께 들어간 착장은 퍼스널컬러를 한 가지 색으로만 판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잘 드러낸다. 얼굴과 가까운 아우터의 색, 몸 중앙에 들어간 핑크, 다리와 슈즈의 색이 각각 다른 역할을 한다.

따뜻한 피부에서는 베이지나 카멜을 얼굴 가까이에 두고 핑크를 아래쪽으로 내릴 수 있다. 차가운 피부에서는 반대로 핑크나 쿨 그레이를 상체로 올리고 노란 기가 강한 베이지를 팬츠나 액세서리로 내려보내는 식의 조정이 가능하다.

퍼스널컬러가 옷의 색을 결정한다면 면적은 그 색의 영향력을 결정한다. 같은 코발트도 귀걸이만큼 작은 면적과 상의 전체를 덮는 면적은 결과가 다르다. 잘 받는 색은 얼굴 가까이에 넓게 쓰고, 부담스러운 색은 하체나 슈즈처럼 면적과 거리를 줄이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이다.

Jil Sander SS27에서 사용된 컬러 스타킹과 슈즈도 이 점에서 활용도가 높다. 얼굴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평소 얼굴에 잘 받지 않는 선명한 핑크나 레드도 시도하기 쉽다. 검정이나 회색 수트를 유지한 채 발끝에 색을 남기면 컬렉션의 컬러 대비도 가져갈 수 있다.

퍼스널컬러와 얼굴선도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 선명한 코발트와 검정은 색의 대비가 커 직선적인 얼굴선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고, 페일 블루와 베이비 핑크는 얼굴선의 대비를 낮춘다. 각진 얼굴에 강한 색까지 겹치면 샤프한 인상이 커지고, 곡선형 얼굴에 부드러운 색을 두면 전체적으로 완만한 인상이 이어진다.

원하는 이미지에 따라 반대로 사용할 수도 있다. 곡선형 얼굴에 코발트 블루를 사용하면 색으로 긴장감을 만들 수 있고, 직선형 얼굴에 페일 핑크나 부드러운 회색을 놓으면 얼굴의 각을 완화할 수 있다. 어울림은 자신의 특징을 반복하는 방법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부분을 강하게 하고 어느 부분을 누를 것인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머리카락 색 역시 얼굴 주변의 컬러 면적 가운데 하나다. 웜톤 헤어에는 밀크 브라운과 카키 브라운, 다크 브라운 등이, 쿨톤에는 애쉬 그레이와 블랙 등이 제시된다. 코트와 셔츠만 바꾸고 헤어를 제외하면 얼굴 주변의 실제 색 조합을 절반만 보는 셈이 된다.

Jil Sander SS27의 색을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은 자신을 한 계절에 가둔 뒤 다른 색을 지우는 것이 아니다. 봄 유형은 피치와 옐로를 얼굴 가까이에 두고 검정의 위치를 낮출 수 있다. 여름 유형은 페일 블루와 부드러운 회색, 베이비 핑크를 넓게 사용할 수 있다. 가을 유형은 베이지와 브라운, 카멜에 가까운 뉴트럴을 중심에 두고 밝은 색의 채도를 조정할 수 있다. 겨울 유형은 블랙과 코발트, 네이비처럼 대비가 큰 색을 상체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벨로티의 SS27에서는 회색과 검정이 사라지지 않았지만 컬러가 머물 수 있는 위치는 분명히 넓어졌다. 피치는 드레스를 덮고, 핑크는 아우터와 하의에 들어가며, 코발트 블루는 회색 사이에서 강한 면을 만든다. 옐로 역시 작은 장식이 아니라 드레스 전체를 차지했다.

같은 컬렉션에서도 누구에게는 회색보다 핑크가 얼굴을 더 맑게 만들고, 누구에게는 페일 블루보다 코발트가 더 자연스럽다. 또 어떤 사람에게는 좋아하는 색을 얼굴에서 조금 떨어뜨리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Jil Sander SS27의 컬러를 개인의 옷으로 바꾸는 기준은 유행색을 그대로 입는 데 있지 않다. 자신의 피부와 머리카락 옆에 남길 색, 몸 아래로 내릴 색, 작은 면적으로 사용할 색을 나누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