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가모 SS27④] 가죽 셔츠부터 드레스까지…광택과 주름으로 강조한 실루엣

갈색·버건디·검정 가죽으로 구성한 남녀 의상…허리와 소매의 여유에 따라 달라진 형태 같은 색의 상하의부터 스카프 드레스까지…소재의 활용 범위 넓혀

2026-10-04     박인경 기자

[KtN 박인경기자]페라가모가 SS27 컬렉션에서 가죽을 셔츠와 팬츠, 스커트, 드레스에 폭넓게 사용했다. 같은 색의 가죽을 상하의에 적용한 의상은 표면의 광택과 주름으로 변화를 줬고, 가죽 셔츠에 직물 팬츠를 맞춘 조합은 소재의 대비를 강조했다. 허리로 모이는 주름과 길게 내려오는 자락에 따라 가죽옷의 형태도 달라졌다.

지난 9월 26일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선보인 컬렉션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맥시밀리언 데이비스는 1940년대 복식의 특징을 가죽으로 옮겼다. 셔츠의 깃과 앞여밈, 허리를 강조한 재단, 무릎길이 스커트는 유지하되 소재를 바꿔 인상을 달리했다. 작업복과 정장에서 가져온 형태에 가죽 특유의 광택이 더해지면서 옷의 굴곡이 더욱 두드러졌다.

페라가모 SS27의 갈색 가죽 의상. 셔츠 형태의 상체와 여유 있는 팬츠를 같은 색으로 연결하고 허리 주변의 주름을 강조했다. 사진=Ferragamo

갈색 가죽을 전신에 적용한 남성복은 상체에서 허리로 모이는 주름이 눈에 띈다. 목둘레를 열어 둔 셔츠 형태의 상체는 몸에 밀착하지 않고, 허리 부근에서 소재가 접히면서 여유가 생긴다. 팬츠도 다리를 따라 비교적 넉넉하게 내려온다. 같은 색과 소재를 사용했지만 상체의 접힘과 바지의 긴 선이 서로 다른 형태를 만든다.

빛을 받는 부분에서는 갈색이 밝아지고, 접힌 부분에서는 짙어진다. 별도의 무늬 없이도 주름을 따라 색의 농도가 달라 보이는 이유다. 가죽을 팽팽하게 당겨 몸의 윤곽을 드러내는 방식과 달리, 소재가 접힐 공간을 남겨 상체와 허리에 변화를 줬다. 셔츠의 깃과 소매는 익숙하지만 표면의 반사 때문에 직물 셔츠보다 굴곡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짙은 갈색 가죽으로 구성한 민소매 상의와 스커트. 허리의 벨트와 소재의 광택이 상하체의 비례를 강조한다. 사진=Ferragamo

짙은 갈색 민소매 상의와 스커트는 가죽의 광택을 여성 정장의 형태에 적용했다. 어깨와 팔을 드러내 상체의 부피를 줄이고, 허리에는 벨트를 더했다. 스커트는 무릎 부근까지 내려와 길이를 절제했다. 같은 색의 가죽이 이어지지만 허리에서 상하체가 분명하게 나뉜다.

민소매 상의는 긴소매 셔츠보다 옷이 몸을 덮는 면적이 작다. 어깨와 팔이 드러나는 만큼 상체 전체가 가죽으로 덮였을 때의 무거운 인상도 줄어든다. 허리에서는 주름이 모이고 스커트에서는 비교적 넓은 표면이 드러나, 같은 소재 안에서도 반사광의 모양이 달라진다. 장식을 많이 더하지 않고 재단과 주름으로 변화를 만든 의상이다.

검정 가죽 재킷과 팬츠를 맞춘 남성복. 재킷에 잡힌 주름과 팬츠의 광택이 같은 색 안에서 질감의 차이를 만든다. 사진=Ferragamo

검정 가죽 재킷과 팬츠는 갈색 의상보다 표면의 명암이 강하게 드러난다. 재킷에는 세로 방향으로 주름과 여밈이 이어지고, 팬츠에는 넓고 매끄러운 부분과 접힌 부분이 함께 나타난다. 색을 통일했지만 빛을 받는 방식이 달라 상하의의 질감이 구분된다.

재킷의 길이는 팬츠의 윗부분을 일부 덮는다. 허리선을 적극적으로 드러낸 갈색 의상과 달리, 상체의 형태를 유지한 채 아래로 이어지는 구성이다. 검정 가죽을 전신에 사용하면 색의 변화가 줄어드는 대신 주름과 반사광이 두드러진다. 상하의 모두 광택이 강한 만큼 재킷의 부피와 바지의 폭이 전체 인상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버건디색 가죽 셔츠에 갈색 팬츠를 조합했다. 상의의 광택과 팬츠의 차분한 표면을 대비시켰다. 사진=Ferragamo

버건디색 셔츠와 갈색 팬츠는 가죽을 상의에만 사용한 조합이다. 붉은 기가 도는 셔츠는 목둘레와 가슴, 소매에서 빛을 반사하고, 팬츠는 상대적으로 차분한 표면을 유지한다. 가죽으로 상하의를 통일한 의상보다 소재의 차이가 분명하다. 색과 광택이 상체에 집중되면서 시선도 셔츠로 향한다.

셔츠를 바지 안으로 넣어 허리 주변에 생기는 주름도 강조했다. 소매와 몸통에는 여유를 남기고 허리 부근에서 정리해, 넓은 상체와 바지의 경계를 구분한다. 가죽 셔츠가 옷차림의 중심을 차지하는 만큼 팬츠에는 강한 광택이나 별도의 장식을 더하지 않았다. 서로 다른 소재를 맞춰 가죽의 존재감을 조절한 방식이다.

갈색 가죽 드레스에 어깨에서 길게 내려오는 같은 색의 자락을 더했다. 무릎길이 치마와 긴 자락의 대비가 의상의 길이에 변화를 준다. 사진=Ferragamo

갈색 가죽 드레스는 몸을 따라 재단한 부분과 길게 늘어뜨린 부분을 함께 사용했다. 목과 어깨를 감싼 소재가 한쪽으로 길게 내려오고, 드레스의 치맛단은 무릎 부근에서 끝난다. 몸통에는 가죽이 접히는 주름이 모여 있지만 긴 자락은 아래로 이어진다. 같은 소재를 몸에 가깝게 붙이거나 느슨하게 늘어뜨려 서로 다른 형태를 만든 것이다.

길게 내려오는 자락은 단순한 무릎길이 드레스의 인상을 바꾼다. 정면에서는 몸의 윤곽과 허리가 강조되고, 옆으로는 긴 가죽 장식이 더해져 전체 길이가 늘어난다. 드레스와 장식의 색을 통일해 차이는 길이와 주름에서 드러나도록 했다. 스카프처럼 감싸고 늘어뜨리는 구성을 가죽에 적용하면서 셔츠나 재킷과는 다른 쓰임을 제시했다.

가죽의 광택은 재단을 돋보이게 하지만 주름과 겹침도 쉽게 드러낸다. 허리에 소재가 많이 모이면 그 부위의 부피가 커 보이고, 상하의 모두 강하게 빛나면 옷의 여러 부분으로 시선이 분산될 수 있다. 페라가모는 민소매로 상체의 면적을 줄이거나 광택이 적은 팬츠를 맞추는 방식으로 이를 조절했다. 전신을 같은 소재로 구성한 의상에서는 색을 절제하고 길이와 폭의 차이를 강조했다.

SS27의 가죽 의상은 셔츠의 깃과 주머니, 스커트의 길이처럼 익숙한 형태를 유지하면서 소재가 만드는 효과를 달리했다. 갈색 가죽을 전신에 적용한 의상은 색과 질감의 통일성을, 버건디색 셔츠와 직물 팬츠는 소재의 대비를 앞세웠다. 긴 자락을 더한 드레스는 가죽을 감싸고 늘어뜨리는 방식으로 형태를 확장했다. 같은 가죽을 사용하더라도 몸에 남기는 여유와 다른 소재를 조합하는 방식에 따라 옷의 성격이 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