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xus LY 680②] 렉서스 요트는 대만에서 만든다…Horizon·Volvo Penta로 짠 글로벌 제조 구조
대만 Horizon Group이 건조하고 Volvo Penta가 추진계 공급 자동차 공장을 바다로 옮기지 않고 전문 조선·해양 기술 결합…Toyota Production System도 생산 과정에 적용
[KtN 김상기기자]렉서스 LY 680의 선체에는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이름이 붙지만 실제 생산 과정은 렉서스 자동차와 전혀 다른 산업 구조 위에서 움직인다. 외관과 실내, 제품 구성은 렉서스가 맡고 67.7피트 선체 건조는 대만 Horizon Group이 담당한다. 동력은 Volvo Penta의 IPS 추진계에서 나온다.
한 회사가 엔진과 차체, 조립공장을 중심으로 완성차를 생산하는 방식과 달리 LY 680은 요트 건조사와 해양 추진계 전문기업의 기술을 하나의 제품으로 묶었다. 자동차 제조사가 새로운 생산시설을 직접 세우는 대신 이미 구축된 조선 산업의 기술과 공급망을 이용해 럭셔리 제품군을 넓힌 방식이다.
LY 680은 길이 67.7피트, 폭 18.9피트에 이른다. 자동차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진 구조물 안에는 운항 설비뿐 아니라 메인 살롱과 조리 공간, 3개의 캐빈, 외부 라운지와 수영 플랫폼까지 들어간다. 선체와 추진계, 전기설비, 배관, 생활 공간을 하나의 완성품으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대형 요트의 제조 조건은 자동차 공장과도 상당히 다르다. 자동차는 동일한 플랫폼과 부품을 짧은 시간 안에 반복적으로 조립하는 대량생산 체계를 발전시켜 왔다. 대형 요트는 생산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선체와 실내를 만드는 과정에서 수작업과 개별 공정의 비중이 커진다.
렉서스가 LY 680 생산을 Horizon Group과 함께 진행하는 배경도 이런 산업 차이와 연결된다. Horizon은 대형 요트 제작을 담당하고 렉서스는 제품 기획과 디자인, 고객이 실제로 이용하는 공간의 성격을 결정한다.
자동차 기업이 새로운 산업으로 진입할 때 반드시 모든 제조설비를 직접 확보할 필요는 없다는 점도 LY 680에서 드러난다. 선박 생산 경험이 축적된 조선사를 활용하면 자동차 기업은 브랜드와 디자인, 품질관리, 고객 경험에 더 많은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
Horizon의 생산 과정에는 Toyota Production System(TPS)을 응용한 방식도 적용됐다. 자동차 생산에서 발전한 공정관리 방법을 요트 건조 현장에 접목한 것이다.
TPS는 필요한 물건을 필요한 시점에 공급하고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낭비와 품질 문제를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LY 680에서는 자동차 조립라인을 그대로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요트 제조 조건에 맞춰 생산관리 방식을 활용한다.
수십만 대 단위로 생산되는 자동차와 대형 요트의 생산량을 같은 기준에서 비교할 수는 없다. 다만 렉서스가 기존 자동차 제조에서 축적한 생산관리 경험을 조선사와의 협업 과정에서도 활용한다는 점에서 브랜드만 붙인 외부 생산과는 차이가 생긴다.
선박의 핵심인 추진계도 렉서스 자체 기술을 고집하지 않았다. LY 680에는 Volvo Penta IPS 1050 또는 IPS 1350 두 기가 탑재된다.
IPS 1050은 한 기당 800마력으로 합산 출력이 1,600마력이다. IPS 1350은 한 기당 1,000마력으로 두 기를 합하면 최대 2,000마력에 이른다.
렉서스가 자동차에서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오랫동안 개발해 왔다고 해서 같은 기술을 선박에 그대로 적용한 것은 아니다. 해양용 추진 시스템은 자동차와 다른 운항 환경과 구동 구조를 요구한다. 렉서스는 별도의 선박용 동력계를 새로 개발하는 대신 해양 분야에서 구축된 Volvo Penta의 추진 기술을 선택했다.
1,060갤런 규모의 연료탱크와 225갤런 담수탱크도 자동차 제조와 다른 설계 조건을 보여준다. 대형 요트에서는 추진 성능뿐 아니라 장시간 운항과 승객의 생활에 필요한 연료와 물을 함께 실어야 한다.
선박 내부에는 수많은 기능이 동시에 들어간다. 자동차에서 실내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가 시트와 대시보드, 도어 트림, 공조장치라면 LY 680에서는 침실과 조리 공간, 수납 설비, 급수 시설까지 하나의 선체에 들어가야 한다.
조리 공간에는 수납장과 조리 설비가 들어가고 메인 살롱과 연결되는 동선도 마련됐다. 요트 제작은 선체 안에 건축과 인테리어, 기계 설비를 함께 집어넣는 작업에 가깝다.
3개의 캐빈에서는 최대 6명이 숙박한다. 숙박 공간에는 가구와 수납시설뿐 아니라 전기와 조명, 공조를 비롯한 생활 설비가 필요하다. 같은 선체 아래에 사람이 잠을 자는 공간과 수천 마력의 추진계가 함께 들어가는 만큼 제조 과정도 여러 전문 영역이 동시에 맞물린다.
LY 650에서 LY 680으로 바뀌면서 넓어진 부분 역시 제조사의 역할 분담을 보여준다. 플라이브리지는 이전 모델보다 4.6피트 늘었고 선미 수영 플랫폼은 2.3피트 길어졌다.
선체 크기만 늘리는 것으로 끝나는 변화가 아니다. 외부 구조물이 길어지면 선체 설계와 중량 배분, 실내외 구조도 함께 조정해야 한다. 렉서스가 원하는 공간 구성을 실제 선박으로 구현하는 역할은 전문 조선사의 영역과 연결된다.
LY 680의 제조 방식을 자동차식 수직계열화와 같은 기준에서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동차 회사는 플랫폼과 파워트레인, 차체 생산과 최종 조립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통제하지만 요트에서는 선체 건조와 추진계, 각종 해양 장비를 전문업체가 나눠 맡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렉서스는 모든 부품에 자사 이름을 붙이는 대신 최종 제품의 디자인과 공간, 브랜드 경험을 통합하는 역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요트의 물리적인 생산은 Horizon Group이 맡고 추진계는 Volvo Penta를 사용하면서 완성품에는 Lexus LY 680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브랜드의 국적과 실제 생산지가 일치하지 않는 구조도 선명하다. 제품 기획의 중심에는 일본 렉서스가 있지만 선체는 대만에서 만들어진다. 동력계 역시 외부 해양 전문기업 제품을 사용한다.
글로벌 제조업에서는 이미 익숙한 방식이지만 럭셔리 요트에서는 각 기업의 전문성이 제품 자체의 가치와 직결된다. 자동차 회사가 선박 제작 경험을 처음부터 쌓는 대신 기존 요트 산업의 기술을 활용하면 시장 진입에 필요한 제조 기반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렉서스의 역할이 줄어드는 구조라고 단순화하기도 어렵다. 선체의 형태와 실내 디자인, 플라이브리지와 수영 플랫폼의 공간 구성은 최종 제품에서 브랜드를 결정하는 요소다. 조선사가 만들 수 있는 선박 위에 렉서스가 원하는 사용 방식과 디자인을 입히는 협업 구조에 가깝다.
해외 판매가 시작되면서 생산망의 범위도 넓어진다. 일본 고객을 대상으로 선박을 공급하던 단계에서 벗어나면 건조 일정과 추진계 공급, 완성 선박의 인도까지 여러 시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생산량이 자동차보다 훨씬 적더라도 대형 선박 한 척에 들어가는 부품과 작업 범위는 넓다. 선체 제작부터 객실 마감, 추진계 설치, 각종 생활 설비까지 여러 공정이 완성돼야 한 척의 LY 680이 고객에게 전달된다.
2026년 9월 해외 판매 시작은 렉서스뿐 아니라 Horizon Group과 Volvo Penta까지 연결된 제조 체계가 일본 밖 고객을 상대하는 단계로 넘어갔다는 의미도 갖는다.
LY 680의 제조 구조는 자동차 회사가 새로운 산업으로 사업을 넓히는 방법 가운데 하나를 보여준다. 자동차 공장을 그대로 바다로 옮기지 않고 요트 건조와 해양 추진계 기술을 가진 기업을 생산망 안에 결합했다.
렉서스는 디자인과 제품 구성, 자동차 제조에서 축적한 생산관리 경험을 가져왔고 Horizon Group은 대형 요트를 실제 선체로 만들었다. Volvo Penta는 최대 합산 2,000마력의 추진계를 공급한다. 서로 다른 산업의 기술을 하나의 제품으로 묶은 구조가 LY 680을 만드는 기반이다.
2026년 해외 판매 확대 이후에는 이 제조망이 선박 인도와 유지·보수까지 어떻게 이어지는지가 중요해진다. 대만에서 건조한 선체와 외부 업체의 추진계를 렉서스가 각 시장에서 어떤 서비스 체계로 연결하는지는 제품을 만드는 문제에서 실제 소유 경험으로 이어지는 다음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