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EWE SS27②] 셸 재킷·아노락·메탈릭 칼라, 스포츠웨어로 확장한 로에베

옐로·블루·코발트 아우터에 오렌지와 블루의 금속성 칼라…기능복의 구조와 매끈한 소재를 결합한 Jack McCollough·Lazaro Hernandez의 SS27

2026-10-05     박인경 기자

[KtN 박인경기자]검정 레더 재킷 아래에는 베이지 팬츠가 놓이고, 옐로와 블루를 나눈 스포츠 재킷은 회색 팬츠와 이어졌다. 민트색 셸 재킷은 허리에서 짧게 끊겼고, 강한 코발트 블루의 아우터는 쇼츠와 함께 등장했다. 로에베(LOEWE) SS27에서 잭 맥컬러(Jack McCollough)와 라자로 에르난데스(Lazaro Hernandez)는 스포츠웨어를 별도의 캐주얼 영역으로 떼어놓지 않았다. 셸 재킷과 아노락, 유틸리티 코트, 레더 아우터를 테일러링과 같은 비중으로 다루면서 컬렉션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

스포츠의 흔적은 로고나 전형적인 트랙 수트보다 재킷의 소재와 구조에서 먼저 드러난다. 몸을 단단하게 조이는 재킷 대신 소매와 몸판에는 움직일 폭을 남겼고, 표면은 매끈하게 정리했다. 지퍼와 포켓, 짧은 밑단처럼 기능복에서 익숙한 요소도 그대로 보인다. 여기에 옐로와 블루, 민트, 코발트처럼 강한 색을 얹으면서 운동복의 기능적인 인상을 로에베 특유의 선명한 옷으로 바꿨다.

재킷의 길이 역시 일정하지 않다. 허리 가까이에서 끝나는 짧은 블루종이 있는가 하면 허벅지를 덮는 유틸리티 아우터와 긴 코트도 이어진다. 길이가 달라질 때마다 함께 입은 팬츠와 쇼츠의 비율도 달라졌다. 아우터 하나만 크게 만드는 대신 상·하의의 길이를 함께 조정해 실루엣을 정리한 구성이다.

검정 레더 재킷을 허리 가까이에서 짧게 끊고 밝은 이너와 베이지 팬츠를 연결했다. 상체의 짙고 매끈한 표면과 느슨하게 떨어지는 밝은 하의가 스포츠 블루종의 가벼운 비율을 만든다. 사진=LOEWE·Umberto Fratini/Gorunway.com,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검정 레더 재킷은 가죽 아우터를 무겁게 다루지 않는다. 어깨에서 허리까지 비교적 짧게 떨어지고, 몸판과 소매에도 지나치게 단단한 형태를 세우지 않았다. 지퍼를 중심으로 앞면을 단순하게 정리하면서 블루종에 가까운 인상을 남긴다.

베이지 팬츠와의 조합도 레더 재킷의 무게를 낮춘다. 검정 팬츠까지 이어 강한 색면을 만들기보다 하체를 밝게 풀어 상체와 하체의 온도를 갈랐다. 허리 위에서는 검정이 중심을 잡고, 아래에서는 넓고 밝은 팬츠가 움직임을 만든다.

머리를 감싼 캡은 이번 시즌에 반복된 수상 스포츠의 이미지를 더한다. 로에베는 수영모를 연상시키는 형태를 가죽으로 옮기고, 스쿠버 슈즈를 떠올리게 하는 모카신도 함께 선보였다. 기능을 그대로 재현한 스포츠 장비보다 스포츠의 형태를 패션 액세서리로 옮긴 접근에 가깝다.

아우터 역시 같은 방향을 따른다. 야외 활동을 위해 만들어진 셸 재킷과 아노락의 문법을 가져오되 러닝이나 하이킹 복장으로 완성하지 않는다. 팬츠와 셔츠, 가죽 액세서리를 붙이면서 도시적인 일상복의 범위로 이동시킨다.

옐로와 블루를 사용한 재킷에서는 스포츠웨어의 성격이 한층 또렷해진다. 어깨와 소매에 들어간 강한 블루가 밝은 옐로 몸판과 나뉘고, 지퍼와 허리 밴드가 짧은 상체를 만든다. 컬러 블로킹 자체는 스포츠 재킷에서 익숙하지만 함께 놓인 회색 팬츠가 전체를 한결 차분하게 정리한다.

옐로 몸판과 블루 소매가 선명하게 나뉜 재킷 아래로 회색 팬츠가 길게 떨어진다. 강한 스포츠 컬러를 상체에 집중하고 하체는 중간색으로 낮춰 재킷의 색과 짧은 길이를 강조했다. 사진=LOEWE·Umberto Fratini/Gorunway.com,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옐로와 블루의 대비는 넓은 면적으로 사용됐지만 복잡해 보이지 않는다. 상체에서 두 색을 크게 나누고 팬츠는 회색 한 색으로 정리했기 때문이다. 컬러가 많아질수록 디자인을 더하는 대신 나머지 부분을 줄이는 선택이 반복된다.

회색 팬츠는 재킷의 스포츠 감각을 일상 쪽으로 끌어오는 역할도 한다. 트랙 팬츠나 같은 소재의 하의를 연결했다면 셋업에 가까웠겠지만, 반듯하고 넉넉한 회색 팬츠가 들어가면서 상·하체가 서로 다른 옷의 성격을 갖는다.

로에베 SS27에서 스포츠웨어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 종류의 옷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셸 재킷에는 테일러드 팬츠를 붙이고, 유틸리티 아우터 아래에는 짧은 하의를 두며, 기능복을 연상시키는 상의에 가죽 가방을 든다. 운동복의 요소가 기존 옷장 안으로 들어가는 방식이다.

칼라는 작은 면적에서 아우터의 성격을 바꿨다. 일반적인 가죽이나 코듀로이 칼라가 놓일 자리에 금속성 광택의 칼라를 사용하고, 오렌지와 블루가 번지는 그라데이션을 더했다. 몸판 전체를 광택 소재로 만들지 않고 얼굴과 가장 가까운 부분에 집중하면서 시선을 상체 위쪽으로 끌어올렸다.

금속성 칼라는 소재의 대비도 만든다. 무광이나 비교적 차분한 몸판 위에 빛을 반사하는 부분이 올라가면서 재킷의 경계가 선명해진다. 장식물을 별도로 붙이지 않아도 칼라의 표면 하나만으로 옷의 인상이 바뀐다.

랩 스타일 선글라스와의 연결도 눈에 띈다. 얼굴을 가로지르는 스포츠 선글라스와 블루·오렌지 계열의 칼라가 가까운 위치에 놓이면서 목 위쪽에 색과 광택이 집중된다. 기능적인 스포츠 액세서리가 아우터의 디자인과 따로 놀지 않고 얼굴 주변에서 하나의 스타일을 만든다.

무릎 가까이 내려오는 검정 아우터의 목 주변에 선명한 블루를 배치하고 같은 계열의 랩 스타일 선글라스를 더했다. 짙은 몸판을 유지한 채 얼굴 가까이에 색과 광택을 집중해 긴 아우터의 인상을 바꿨다. 사진=LOEWE·Umberto Fratini/Gorunway.com,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검정 아우터는 컬러 블로킹보다 제한된 면적의 색을 이용한다. 몸통과 소매 대부분을 검정으로 남기고 목 주변에 블루를 집중하면서 긴 아우터가 하나의 어두운 덩어리로 끝나지 않는다.

강한 블루가 얼굴 바로 아래에 들어가면서 시선도 위쪽에 머문다. 같은 블루 계열의 선글라스가 더해져 목과 얼굴 주변의 색이 연결되고, 아래쪽의 검정은 상대적으로 뒤로 물러난다.

재킷 전체를 원색으로 채우는 방법과는 반대다. 색의 면적은 작지만 위치가 높아 존재감은 크다. 로에베 SS27이 강한 컬러를 사용하는 방법이 단순한 원색 경쟁에 머물지 않는 이유다.

민트와 터쿼이즈 계열에서는 스포츠 아우터 자체를 색면으로 사용한다. 검정 이너와 팬츠 위에 밝은 민트 재킷을 올리면 상체의 외곽만 강하게 떠오른다. 허리에서 짧게 끊긴 길이는 팬츠의 비중을 키우고, 넓은 소매는 짧은 몸판과 다른 크기를 만든다.

옐로와 블루 재킷이 스포츠 유니폼에 가까운 선명한 색 분할을 보여줬다면 민트색 아우터는 한 가지 색으로 형태를 강조한다. 색을 여러 개 나누지 않아 소매와 허리, 지퍼의 구조가 오히려 쉽게 읽힌다.

아노락과 셸 재킷에서 중요한 부분은 얇고 매끈한 표면이다. 두꺼운 울이나 거친 트위드와 달리 빛을 비교적 고르게 받아 옷이 가볍게 보인다. 넉넉한 소매와 몸판도 소재가 무겁게 처지지 않아 스포츠웨어 특유의 민첩한 인상을 유지한다.

코발트 블루 아우터에서는 색과 길이를 동시에 밀어붙였다. 상체 전체를 강한 블루로 채우고 하의도 짧게 가져가면서 다리를 크게 드러냈다. 검정 부츠가 발목 위까지 올라와 밝은 아우터와 하체 사이를 다시 끊는다.

강한 코발트 블루 아우터와 같은 계열의 짧은 하의가 상체부터 허벅지까지 하나의 색으로 이어진다. 검정 부츠가 아래에서 무게를 잡으면서 선명한 블루의 면적을 또렷하게 남겼다. 사진=LOEWE·Umberto Fratini/Gorunway.com, K trendy NEWS DB ⓒ케이 트렌디뉴스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코발트 블루는 아우터의 형태를 숨기지 않는다. 포켓과 여밈, 소매의 부피가 같은 색 안에서 드러나고, 짧은 하의까지 이어지면서 상체와 하체 일부가 하나의 강한 색면으로 묶인다.

여기에 검정 부츠를 붙이자 실루엣이 두 구간으로 갈린다. 블루가 상체와 허벅지의 비중을 키우고, 검정이 종아리 아래를 단단하게 잡는다. 스포츠 아우터의 가벼운 표면과 부츠의 무게가 대조를 만든다.

강한 색을 썼지만 형태 자체는 복잡하지 않다. 큰 장식이나 프린트 없이 포켓과 여밈, 재킷의 기본 구조를 남겼다. 원색의 힘을 충분히 사용하기 위해 다른 요소를 줄인 선택이다.

유틸리티 코트에서는 스포츠웨어가 보다 긴 형태로 이동한다. 포켓과 넉넉한 몸판, 움직이기 쉬운 길이를 유지하면서 베이지와 브라운 같은 차분한 색을 사용했다. 밝은 원색의 셸 재킷과 같은 기능적인 문법을 공유하지만 인상은 훨씬 도시적이다.

아노락도 비슷하다. 머리와 목을 감싸는 구조, 여유 있는 소매와 가벼운 표면이 스포츠웨어를 떠올리게 하지만 로에베는 이를 트랙 팬츠와 묶지 않았다. 검정 팬츠나 쇼츠, 컬러 슈즈를 연결해 각각의 아이템을 분리했다.

팬츠의 작은 로고 역시 같은 절제 안에 놓인다. 로고를 가슴이나 등판에 크게 확대하지 않고 플라이 부근의 작은 태그로 남겼다. 운동복과 기능복이 브랜드 로고를 크게 사용하는 방식과 거리를 둔 부분이다. 스포츠웨어의 형태를 가져오면서도 로에베라는 이름을 앞세우기보다 옷의 소재와 비율을 먼저 보여준다.

신발에서는 스쿠버의 이미지가 보다 직접적으로 나타난다. 모카신의 기본 형태에 물에서 신는 신발을 떠올리게 하는 매끈한 인상을 더하고, 탄·검정·핑크·옐로처럼 다양한 색으로 전개했다. 팬츠 아래에 놓였을 때는 클래식한 로퍼보다 가볍고, 일반적인 스니커즈보다는 정돈된 인상을 남긴다.

레더 캡도 같은 맥락에 있다. 수영모를 연상시키는 형태를 가죽으로 제작해 기능복의 이미지를 고급 소재와 결합했다. 스포츠의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한 물건이라기보다 형태의 기억을 패션으로 가져온 액세서리다.

잭 맥컬러와 라자로 에르난데스는 SS27에서 스포츠웨어를 로에베의 새로운 유니폼처럼 고정하지 않았다. 검정 레더 재킷은 베이지 팬츠와, 옐로·블루 재킷은 회색 팬츠와, 검정 롱 아우터는 선명한 칼라와 선글라스와 연결됐다. 코발트 블루 아우터에서는 짧은 하의와 검정 부츠를 붙였다. 같은 스포츠의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한 가지 스타일로 수렴하지 않는다.

소재를 다루는 범위도 넓다. 매끈한 셸과 레더, 금속성 광택의 칼라가 각각 다른 반사를 만들고, 차분한 팬츠와 코트가 그 사이의 강도를 낮춘다. 강한 색만으로 스포츠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표면의 차이를 함께 사용했다.

SS27의 아우터가 일상복으로 가까워지는 지점도 여기에서 나온다. 셸 재킷을 그대로 운동복 세트로 완성하지 않고 회색 팬츠와 입을 수 있게 만들고, 검정 레더 블루종에는 베이지 팬츠를 연결한다. 한 벌 전체를 스포츠웨어로 바꾸기보다 옷장에 이미 있는 테일러링과 기능복을 섞는다.

로에베가 이번 시즌 제시한 스포츠 감각은 속도나 활동성을 과장하는 디자인과도 다르다. 넉넉한 소매와 가벼운 표면, 짧은 재킷과 실용적인 포켓은 움직임을 고려하지만 런웨이에서는 색과 소재의 대비가 더 선명하게 남는다. 기능복의 구조를 유지한 채 패션이 보는 지점을 다시 정한 셈이다.

금속성 칼라와 랩 선글라스, 스쿠버형 모카신과 레더 캡까지 연결하면 SS27의 스포츠웨어는 물과 여름의 이미지로도 넓어진다. 그러나 비치웨어에 머물지는 않는다. 검정 아우터와 회색 팬츠, 레더 재킷과 유틸리티 코트가 함께 있기 때문에 휴양지의 옷보다 도시에서 입는 스포츠웨어에 더 가까운 균형을 만든다.

잭 맥컬러와 라자로 에르난데스가 로에베에서 다룬 스포츠는 재킷 한 벌의 형태를 바꾸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칼라에는 금속성 광택을 넣고, 셸 소재에는 강한 색을 입히고, 스포츠용품에서 익숙한 캡과 신발의 형태를 가죽과 모카신으로 옮겼다.

LOEWE SS27의 아우터는 테일러링을 밀어내고 스포츠웨어로 자리를 바꾼 결과라기보다 두 옷장의 경계를 느슨하게 만든 결과에 가깝다. 회색 팬츠 위에 옐로 재킷을 입고, 베이지 팬츠 위에는 검정 레더를 올리며, 긴 검정 아우터의 칼라에는 블루의 광택을 남긴다. 스포츠웨어가 특별한 날의 스타일이 아니라 재킷과 팬츠 사이에 자연스럽게 들어가는 옷으로 이동했다.